'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 게임중독이 이렇게나 이롭습니다(?)

노르웨이 소년 마츠는 안타깝게도 희귀성 근육 퇴행 질환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출생 후 한동안은 건강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근육이 퇴화하며 신체기능이 제한되고 전동 휠체어에 의존하다가 마지막에는 손가락만 겨우 까딱거릴 수 있는 상태가 되죠.
마츠는 자연스레 어려서부터 집에서만 생활하며 현실을 잊고 다른 삶을 대리체험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렇게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으로 보내다가 결국 2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구, 연인을 사귀거나 사회활동을 하는 등의 제대로 된 인생경험을 해보지 못하고 떠난 마츠의 죽음을 슬퍼하던 두 부모님과 여동생은 마츠의 흔적을 정리하다가 게임 외에도 블로그 활동을 했었다는 걸 알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온라인 지인들에게라도 소식을 전하기 위해 블로그에 부고를 올리게 됩니다.
누구 관심 가지는 사람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포스팅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츠 아버지의 이메일 수신함이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어제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은 아마 올해 여러분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 중 하나인 동시에 가슴 아프면서도 아련하고 감동적인 우정, 사랑 그리고 공동체에 관한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영화이기도 할 것입니다. 왜 그런지는 영화에서 설명도 해주지만 그냥 보시면 자연스럽게 와닿게 되구요.
본편에서 가족들이 뒤늦게 알게되는 마츠의 '비범한 인생'이 어떤 것일지는 예고편이나 간략한 소개글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가는데 그렇다고 감동이 흐릿해지거나 하지는 않네요. 온라인 상에서 게임중독, 소셜미디어 중독 등이 개인의 우울증은 물론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문제가 되기 쉽다는 것은 각종 뉴스나 창작물 등을 통해서 아시겠지만 그래도 간혹 이렇게 너무나도 선한 순기능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취향 상관없이 기꺼이 추천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갑툭튀입니다만,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이야기가 일본 쪽에서도 나온게 있긴 합니다.
[빛의 아버지 파이날판타지 XIV] 이라고, 일본 쪽에서는 유명했던 실화 소재의 영상물입니다.
이 쪽은 골수 게이머 아들과 무뚝뚝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가족물 드라마라서, 개인의 삶을 다룬 다큐드라마에 가까운 이벨린과는 조금 방향이 다르긴 합니다.
일단 '빛의 아버지'는 실화 기반 각색물인데, 드라마가 먼저 나오고 극장 영화로도 나왔고요… 극장 영화판은 드라마에서 아버지 역의 배우가 사망하는 바람에 배우가 싹 다 바뀌었습니다.
다만 이야기 편집이 극장판 쪽이 조금 더 무난한 느낌이라 생각하네요. 극장 영화를 보시고 볼만하다 싶으시면 드라마를 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드라마 판은 현재 넷플릭스에 있어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만…
빛의 아버지 <= (링크) 드라마판 넷플릭스
영화판 예고편입니다.
개인적으론 드라마보다, 영화판을 추천합니다만 영화판이 왓챠에 있던가 국내 OTT 어디 쪽에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영화판은 국내 개봉 때 극장에서 봤습니다만 사실 별 기대 안했는데, 극장에서 파이날 판타지의 '그 음악'이 나오는 순간 그 자리에서 찡하고 오는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온라인 게임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만, 게임 화면과 음악이 나오는 순간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다 한꺼번에 튀어나오는 흔한 소재인지라, 외려 더 음악과 화면만으로도 제법 심금을 울렸다고 하겠습니다.
혹시나 시간 되시면 이 쪽도 봐주시는 것도 ㅎㅎㅎ
:DAIN.
아 이건 부자가 게임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는 그런 내용인가보군요. 실화라니 처음 알았습니다. 영화판은 시간날때 한번 보도록 해볼께요! 드라마는 잘 안봐서 ㅎㅎ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게임 컨트롤러도 만들어 팔고 그러더라구요. 이런 걸 봐도 '게임=마약'을 미는 분들이야 변함 없겠지만 저 같은 사람은 의리(?)로라도 봐야할 것 같은 영화네요. 하하. 찜부터 해 두겠습니다!
작중에서도 마츠가 그런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거의 한 손으로만 조작을 하더군요.
사실 뭐가 됐든 '중독'되는 수준까지 가면 좋을리가 거의 없지만 이건 정말 레어한 케이스로 볼 수 있어서 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내내 울면서 봤어요. 스톰윈드 골드샤이어 레이크샤이어 지형이 너무 낯익어서 고향사람 이야기 같이 느껴지네요. 저는 이 게임을 4년정도 했던 것 같아요. 롤플레이 서버같은 건 없는 한국이지만 그래도 초창기에는 비슷한 분위기가 있기도 했거든요. 기억할만한 특별한 순간도 서너개 있었고요. ㅎㅎ
저는 어지간한 슬픈 영화/드라마를 봐도 진짜 눈물까지 가는 일은 드문데 이건 정말 보다가 계속 울컥하더라구요. 게임 속 연애 이야기를 흐뭇하게 보다가 접속만 하면 30분간 뛰어다니기만 했다는 얘기가 나올때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하고 ㅠㅠ
저는 와우는 전혀 모르는데도 한껏 몰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