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2를 뒤늦게 보고(스포있음, 화면속의 자유, 화면밖엔 없는 정신)

보면서 이렇게까지 사람들한테 혹평받을 정도의 영화는 아닌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영화로서 전개나 연출은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충실해요. 그러니까 관객들이나 먼저 본 평론가들이 불만을 품을 요소는 당연... 이야기 그 자체와 캐릭터구성, 그리고 결말입니다. 트위터에서 누가 적었는데... 이 영화는 조커가 아서 플랙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라고요.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는 후반부 자신을 조커라고 하지 않아요. 죄를 있는 그대로,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여죄까지 고백하죠. 그리고 판결문은 아서로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전작 조커에서 많은 관객들은 그가 벌인 행위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했고 납득했어요. 그렇다면 조커2는 그러한 행위들을 제대로 알아봐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하지 않죠. 어떻게보면...(위험한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만) 전작이 관객이 바랬던 악당이 된 이유에 서사를 부여했다면, 속편은 그 서사를 영화속 인물들에게 납득시키려는 시도를 의도적으로 막습니다. 옆집 이웃이었던 소피가 그렇습니다. 친구였던 게리 퍼들스도요. 심지어 레이디 가가의 할리퀸도 그렇죠.


배트맨 일가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검사가 등장하고요. 결말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보고나서 좀... 많이 개인적인 생각이 났습니다. 우린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로 여기기도 했지만 생각을 풀어놓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로인해 역으로 인터넷이 개개인의 생각에 너무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곳이 되어버렸어요. 또한 언어적으로, 문자적으로는 뭐든 가능해서, 생각대로 쓰게 되고, 쓴 것들이 대개 사실처럼 받아들여졌지요. 하지만 인터넷을 떠나있으면 그건 인터넷 속에만 존재하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린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고 여겼지만, 실은 정신 그 자체를 인터넷에 가둬두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 머 J영화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마지막의 인터넷 관련으로는… 개인의 기록을 쌓아서 남기는 '공개된 일기장' 같은 것처럼 삼는 건 개인의 선택입니다만 공개된다는 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국민학교 때에 일기장 쓰게 시키고 교사들이 그걸 보고 있었단 말이지요. 어쨌든 남이 볼 거라 생각한다면 조금은 감추기도 하고 부끄러움이기도 한 건데… J영화는 전작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했으면서 전작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처럼도 보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갈꺼면 아서 플렉은 정말로 토머스 웨인의 사생아였거나, 최소한 페니 플렉의 사생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쫓아낸 악덕 주인이었음을 더 확실하게 보여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고 감춰질 것을 끄집어내는 이야기라면 확실하게 무엇이 부끄러운 건지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지만요.


      하여튼 인터넷이 창고이자 쓰레기장이고, 심연이자 황야이기도 한… 양면적 측면이 있는데, 인간이 인터넷에 묶이는게 아니라 인터넷이 인간을 묶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담삼아 하는 말인데 '심연에 돌을 던지는 자는, 심연 밖에서도 심연 안에서도 돌을 맞게 되더라'~라는 거고요. (농담입니다)

      • 상당히 골밀도가 있는 농담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11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6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5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9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4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6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4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51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7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5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9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6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8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