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SA에서 2024년 2월에 발표한 역대 미국 대통령 순위 조사
APSA는 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의 약자입니다. 괄호의 숫자는 100에서 0까지의 지수입니다.
1위: 에이브러햄 링컨(93.87): 남북전쟁으로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고 노예제를 폐지한 위인입니다.
2위: 프랭클린 루즈벨트(90.83):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 대전을 승리의 길로 이끈 대통령입니다.
3위: 조지 워싱턴(90.32): 미국의 국부이자 세계 최초의 대통령입니다.
4위: 시어도어 루즈벨트(78.58): 국내에서는 악덕 자본가들을 견제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시행했고, 국외에서는 매킨리 때부터 시작된 제국주의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좋은 소리를 해주기 어렵지만 어쨌든 여러 모로 대단한 인물이긴 합니다.
5위: 토머스 제퍼슨(77.53): 애덤스의 라이벌이자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인물입니다. 나폴레옹과의 영토 거래로 뉴올리언스부터 몬태나까지의 영토를 획득하기도 했고요. 물론 샐리 헤밍스와의 관계는 현 시점에서 보면 꺼림직합니다.
6위: 해리 트루먼(75.34): FDR이 죽은 후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나서 2차 대전을 종결시켰습니다. 1948년 대선 때에는 본인도 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고 일어나 보니 당선되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고마운 양반입니다.
7위: 버락 오바마(73.8):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싫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동성 결혼을 미 전역에서 법적으로 인정한 것만큼은 확실한 그의 업적입니다. 최근 대통령인데도 평가가 '매우' 높은 이유는 후임자가 '도널드 트럼프'라서 그런 것도 있겠죠.
8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73.73): 군인으로서도 대통령으로서도 유능했던 아이크는 (비록 백인 중산층에게 한정되었지만) 50년대 미국의 풍요와 번영을 이끌었습니다.
9위: 린든 B. 존슨(72.86): 1964년 연방 민권법, 메디케어, 위대한 사회 정책 등 국내 정책에서는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는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10위: 존 F. 케네디(68.37): JFK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과소평가와 과대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지만, 아폴로 계획의 시작을 알린 것만큼은 확실한 그의 업적입니다.
11위: 제임스 매디슨(67.16): 미영전쟁을 겪었던 미 헌법의 아버지입니다.
12위: 빌 클린턴(66.42): 르윈스키 사건 등 여러 잡음이 있긴 했지만 90년대 미국의 호황을 이끈 대통령이죠.
13위: 존 애덤스(62.66): 초대 부통령 겸 제2대 대통령 겸 연방주의자였던 존 애덤스는 반연방주의자였던 제퍼슨의 라이벌이었습니다. 건국의 아버지 멤버들 중에서는 다소 저평가 받는 인물입니다.
14위: 조 바이든(62.66): 트럼프보다는 낫다고 만족하기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마무리를 엉망으로 한 것부터 해서 까일 거리가 많습니다. 2024년 2월에 발표 조사라서 그래도 높게 나왔는데, 트럼프와의 6월 토론에서 영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결국 재선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조사에서는 분명 지금보다 순위가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5위: 우드로 윌슨(61.8): 미 행정학의 아버지이자 여러 분야에서 위선적이었던 모습을 보인 대통령입니다. 여러 대통령 순위 조사에서도 예전보다 확실히 인기가 떨어진 편입니다.
16위: 로널드 레이건(61.62): 마가렛 대처와 더불어 신자유주의의 대표주자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인 것과 별개로 대중적인 인기는 높았지만, 80년대 미국의 어두운 면이 부각되면서 역시 예전보다 순위가 내려갔습니다.
17위: 율리시스 그랜트(60.93): 군인으로서는 유능했지만 대통령으로서는 별로 유능하지 못했던 인물로 평가 받았고, 과거에는 순위 조사에서 하위권에 속했던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대통령 시절의 행보가 재평가되면서 순위가 꾸준히 올랐고 중상위권까지 이르렀습니다.
18위: 제임스 먼로(60.15): 먼로 독트린과 1820년 미주리 협정으로 설명 끝. 전자는 훗날 미국의 세력 확장에 영향을 준 선언이었지만, 후자는 이후 반세기 이상을 남북 갈등으로 몰고 간 미봉책이었습니다.
19위: 조지 H. W. 부시(58.54): 걸프전의 성과만 봐도 아들보다 나은 아버지였지만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입니다. 경제가 문제라던 빌 클린턴의 발언이 그에게 치명타였죠.
20위: 존 퀸시 애덤스(55.41): 존 애덤스의 아들이자 1824년 대선에서 득표수와 선거인단 모두 지고도 대통령이 된 인물입니다. 이후 그가 속해 있던 민주공화당은 민주당(앤드루 잭슨)과 국민공화당(JQA)으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퇴임 후 노예제를 날서게 비판했던 건 인정할 만 합니다.
21위: 앤드루 잭슨(54.7): 암울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앤드루 잭슨은 엽관제 활성화 등을 통해 대중주의적 정치의 시발점이 된 인물이자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가혹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원주민 학살 때문에 이 양반도 인기가 떨어지는 중이죠.
22위: 지미 카터(54.26): 2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경제 위기, 주 이란 미 대사관 인질극 사건 등 재임 기간은 영 좋지 못했던 대통령인데, 후임자들(레이건 시대의 문제점 부각, 아들 부시의 실책, 트럼프의 존재 자체) 덕분에 평가가 오른 면이 있습니다.
23위: 윌리엄 태프트(51.67): 가쓰라 태프트 밀약의 그 태프트입니다. 전임자 테디와 후임자 윌슨 사이에서 뚱뚱한 것만 부각되는데, 대통령으로서는 딱 중간 정도였고 연방대법원장으로서 오히려 나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24위: 윌리엄 매킨리(51.23): 미서전쟁으로 푸에르토리코, 괌, 필리핀을 차지하면서 미 제국주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아나키스트에게 암살.
25위: 제임스 포크(49.83): 멕시코를 침략해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등을 얻었지만, 미멕전쟁 원툴이라 의외로 인지도는 낮은 인물입니다. 미멕전쟁 자체는 미국 내에서도 많이 까였고, 확장된 영토에서 노예제를 채택할지 말지 남북 갈등이 재점화 되었습니다.
26위: 그로버 클리블랜드(48.31): 임기를 나누어서 수행한 대통령입니다. (아서-클리블랜드-해리슨-클리블랜드-매킨리 순) 개인적으로는 청렴하고 강직한 인물이었지만, 헤이마켓 사건이 일어나는 등 노동운동에는 적대적이었습니다.
27위: 제럴드 포드(46.09): 부통령직도 승계를 통해 되었고 대통령직도 승계를 통해 된 인물입니다. 부통령이었던 스피로 애그뉴와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이 잘못했죠.
28위: 마틴 밴 뷰런(45.46);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받게 되었습니다.
29위: 러더퍼드 헤이스(41.15): 득표수에서 지고도 선거인단 1개 차이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선거에서의 논란으로 인해 남부의 군정(남북전쟁 종료 후 남부는 연방군의 직접적인 통치를 받음)은 종료되고 연방군도 철수하였습니다.
30위: 제임스 가필드(40.98): 저격으로 인해 대통령 된 지 6개월만에 죽은 관계로 업적이라 할게 딱히 없습니다. 엽관제의 폐해에 희생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유일한 업적이겠죠 아마.
31위: 벤저민 해리슨(40.64): 윌리엄 해리슨의 손자입니다. 총 득표수에서는 졌지만 뉴욕주 득표에서 이긴 덕에 총 선거인단에서도 이기며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이미지의 러더퍼드 헤이스처럼 큰 업적은 못 남겼습니다.
32위: 조지 W. 부시(40.43): 아빠보다 능력이 한참 아래였던 아들입니다. 이라크 전쟁만 안했어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 정도로 말아먹지는 않았을텐데 싶습니다. 원래는 최하위권이었지만 트럼프 덕에 상대적으로 평가가 올라갔습니다.
33위: 체스터 아서(39.61): 펜들턴 법으로 엽관제를 타파했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존재감이 부족한 인물입니다. 전임자 가필드는 암살당했고, 후임자 클리블랜드는 임기를 나누어 수행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아서는 펜들턴 법을 빼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생각나는게 없습니다. (보빙사 접견도 있기는 한데...)
34위: 캘빈 쿨리지(39.38): 그는 자다가 대통령이 된 말 없는 사나이였습니다. 2번째 대선에 나서지 않은 덕에 대공황을 피해간 운 좋은 놈이기도 합니다. 물론 대공황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 못합니다.
35위: 리처드 닉슨(36.41): 데탕트 등 내세울 만한 업적이 있음에도 남는 건 워터게이트 뿐인 사기꾼입니다.
36위: 허버트 후버(34.08):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유능한 인물이었지만, 대통령이 된 후 벌어진 대공황에는 대책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보너스 군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진 것도 있었습니다. (이쪽은 맥아더가 후버의 지시 사항을 넘는 무력진압을 한 것도 컸음.)
37위: 존 타일러(32.99):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원칙을 남긴게 유일한 업적인 인물입니다.
38위: 재커리 테일러(32.97): 남북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에 음식 잘못 먹었다 대통령 된 지 1년 4개월만에 죽었습니다. 재커리 테일러 본인은 남부 출신이었지만, 연방을 어떻게든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39위: 밀러드 필모어(30.33): 1850년의 타협안이 시행되었지만, 그 역시 남북 갈등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도망 노예법도 이 때부터 시행되었습니다.
40위: 워런 하딩(27.76): 그는 필모어, 피어스, 뷰캐넌처럼 남북 갈등의 위기를 맞이한 것도 아니고, 앤드루 존슨처럼 남북전쟁과 링컨 암살의 여파가 남은 것도 아닌데도 무능하고 썩은 모습만 보였습니다.
41위: 윌리엄 해리슨(26.01): 서민 코스프레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비 오는 날 연설하다가 대통령 된 지 1달만에 죽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다윈상 수상감이죠.
42위: 프랭클린 피어스(24.6): 얼굴은 잘생겼지만, 캔자스 네브래스카 법으로 남북 갈등을 더욱 확대시킨 인물입니다.
43위: 앤드루 존슨(21.56): 탄핵 위기에 몰렸던 첫번째 대통령입니다. 남부 편을 들면서 미국의 흑인들에게 배신감을 안겼습니다. 링컨의 후임자라서 더욱 까일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44위: 제임스 뷰캐넌(16.71): 유일한 독신 대통령이자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인물입니다. 링컨의 전임자라서 여러 모로 까일 수 밖에 없습니다.
45위: 도널드 트럼프(10.92):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깽판의 원흉인데, 그러고도 2024년 대선 후보에 오른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미국엔 대통령이 참 많았구나... 라는 당연한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아주 유명한 대통령 몇 명 이름과 행적만 대충 알고서 되게 많이 아는 듯 착각하고 살았던 걸 느끼며 좀 민망... 해지기도 하지만 어차피 미국인들은 한국 대통령 물어보면 김정은 아니냐고 그럴텐데 뭐!! 라고 정신 승리를 해 보구요. ㅋㅋ
역시나 그 분이 최하위군요. 이건 예상 했는데 본문에도 적어 주셨듯이 카터가 사실 저런 캐릭터였군요. 허허.
그 와중에 최상위권에 랭크된 오바마 아저씨는 이번 대선 때문에 요즘 바쁘게 지내는 것 같더라구요. 지금 미국 대선 분위기가 하도 수상하고 예측 불허여서 참 결과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