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잘 만들어서 할 얘기가 없는,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잡담입니다

 - 2023년작입니다. 90분 조금 안 되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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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건파이트'라고 볼만한 장면은 거의 안 나옵니다. 카피는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시면... ㅋㅋ)



 - 대략 70년대쯤 되어 보이네요. 배경은 당연히 유마 카운티... 인데 헐리웃 영화 팬들에게 쓸 데 없이 익숙한 고속도로 길가의 주유소 & 식당이 배경이에요. 여기에 이혼해서 떨어져 지내는 딸을 만나러 가는 칼 외판원 아저씨가 기름을 넣으러 들르는데, 유조차가 아직 안 와서 식당에서 기다려야 할 상황이 되네요. 식당 주인은 미모의 여사장 샬럿. 보안관 남편이 태워다 줘서 막 도착해 영업을 시작하는데... 이때 슬쩍 화면이 전환되며 이들이 기다리는 유조차가 곧 도착할 일은 없을 거라는 걸 보여줍니다. 언덕길에서 아래로 굴러 떨어져 박살이 나 있거든요.


 그런데 잠시 후, 은행 강도 성공 후 현금을 들고 도주 중이던 2인조 범죄자들이 역시 기름을 넣으러 왔다가 이 식당에 눌러 앉게 되구요. 마침 차에서 내리기 전에 라디오 뉴스로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들었던 외판원이 이들의 정체를 눈치 채요. 그래서 소근소근 샬럿에게 알려주니 샬럿이 남편에게 전화를 거는데... 남편이 게으름을 피우다 뒤늦게 전화를 받았을 땐 이미 범죄자들이 샬럿을 총으로 겨누고 있습니다. 빨리 좀 받지.


 그래서 이들은 다 함께 식당에 눌러 앉게 됩니다. 유조차가 오든가, 아니면 기름이 가득 찬 차를 몰고 가던 손님이 하나 도착하든가. 그 때까진 매우 불편하게 아무 일도 없는 척을 해야 하는 갑갑한 상황인 가운데 점점 식당엔 손님이 늘어가고. 평화로운 해결의 길은 멀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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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장르물 팬들에겐 마음의 고향... 까진 아니어도 참으로 익숙 친숙하기 그지 없는 곳이죠. 죽기 전에 한 번 가 보고 싶... 진 않습니다. 뭐 별 거 있겠어요?)



 - 그러니까 대충 어떤 영화인지 빤히 보이시죠. 식당에는 계속해서 개성 확실한 캐릭터들이 차곡차곡 쌓여 성황을 이루게 되구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긴장감 넘치는 대화와 맥 빠지는 허무 개그스런 상황이 마구 교차하며 웃음을 주고요. 샬럿을 비롯한 착한 편이든 은행 강도들이든 간에 뭘 해도 얄궂은 우연과 실수들 때문에 일이 제대로 풀리질 않구요. 그러다 어느 순간엔 드디어 총성이 울리고 피가 흐르게 되겠죠.


 뭐 이런 식의 이야기에 타란티노나 코엔 형제가 특허를 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가장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그 분들을 소환해 봅니다. 간단히 말해서 타란티노 풍으로 시작해서 코엔 형제스럽게 끝이 난달까... 뭐 그런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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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슬린 도나휴 이 분은 예쁘기도 하지만 유난히 60~70년대 스타일 미인이라 이 시대 배경 영화에 자주 캐스팅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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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칼 외판원 아저씨도 딱 그 시절 스타일이 참 잘 어울리는 비주얼이고요.)



 - 그런데 그게 꽤 훌륭합니다. '훌륭하다'라니 참 영양가 없고 의미 없는 표현인데 이 영화엔 이런 표현이 가장 잘 어울려요.

 그러니까 저 두 감독들이 만들었던 비슷한 류의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차별화 되는 구석 같은 건 없어요. 타란티노처럼 경박스럽다 싶을 정도로 막 나가진 않고, 코엔 형제들만큼 시니컬하진 않지만 대신 그 두 가지 스타일이 참 잘 섞여서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런닝 타임의 절반을 차곡차곡 긴장을 쌓아만 가는 전개가 지루하지 않구요. 쾅! 하고 터지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나 이후에 필연적으로 찾아 올 차가운 클라이막스와 엔딩 모두 훌륭합니다. 허술하거나 빈틈으로 보이는 것이 거의 없고 참 노련하고 날렵하고 그래요. 이게 감독님 장편 데뷔작이라는데 처음부터 이 정도 실력이면 앞으로도 내내 잘 나가며 장수하시겠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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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봐도 캐릭터가 보이지 않습니까. 다혈질 멍청이, 침착한 리더, 당찬 피해자. 캐스팅과 스타일링은 이렇게나 중요한 것입니다!)



 - 근데... 에... 뭐 더 할 말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잘 만들었어요. 탄탄합니다. 별 일 안 터뜨리면서 꾸준히 긴장감 파도타기 유지하는 솜씨도 훌륭. 그동안 캐릭터들 성격과 드라마 차곡차곡 쌓아올려서 막판에 기분 쎄~ 하게 만드는 것도 아주 깔끔하게 잘 해내구요. 중간중간 유머를 가미해서 완급 조절 해주는 것도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고. 어라? 벌써 이런 장면이 나오면 어쩌려고? 라는 식으로 허를 찌르며 이야기 이어 가는 센스도 좋았고. 아주 모범적으로 잘 만든 영화에요. 재미도 있고 기억에도 남습니다. 특히 위에서 말한 타란티노-코엔 형제 스타일 소품 범죄물을 좋아하셨다면 그냥 보세요. 어차피 그 양반들은 이제 이런 영화 만들 일이 없을 테니 대체재라도 찾아 봐야죠. 하하.


 근데 너무 모범생스러워서 그런가, 보고 나서 수다를 떨고 싶은 부분이 생각이 안 납니다. ㅋㅋ 

 그냥 재밌어요. 별로 취향 탈 것도 없이 깔끔하게 잘 만든 소품입니다. 심심하신 왓챠 유저님들 모두 한 번 틀어 보세요. 아마도 어지간해선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만. 다 보고 나서 '근데 할 말이 별로 없네?'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아 내 성향이 로이배티랑 좀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ㅋㅋ 끝입니다.




 + 글 제목 칸에 너무 길어서 생략해 버렸는데 정확한 번역제는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 사건'입니다. 너무 저렴해 보이기도 하고. 또 '주유소 습격 사건'이랑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 영화이기도 해서 마음에 안 드네요. 심지어 배경이 주유소도 아니라구요. ㅋㅋ



 ++ 여배우들이 은근 화려... 한 건 아니고 그냥 제 취향 영화들에서 자주 보이는 분들이 많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조슬린 도나휴는 '악마의 집'으로 얼굴을 익혔고 '닥터 슬립'에도 나왔죠. 바바라 크램턴이야 뭐 스튜어트 고든 영화들로 유명한 레전드이시고. 주로 저엉말로 저렴한 B급 호러, 스릴러 많이 나오시는 알렉스 에쏘라는 분도 나오셨어요. 플래나간 시리즈들에 작은 역할로 종종 얼굴 비추시기도 하구요.

 ...하지만 역할상 거의 주연급이었던 조슬린 도나휴를 제외한 두 분은 비중이 얼마 없으십니다. ㅋㅋㅋ 뭐 어쩔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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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바바라 크램턴은 검색하니 짤이라도 나오네요. 알렉스 에쏘는 그것도 없...)



 +++ 계속 '루바브 파이'라는 게 언급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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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 ㅋㅋㅋ)


 극중에서도 한 인물이 먹긴 하는데 자세히 안 보여줘서 대체 어떻게 생긴 물건인가... 해서 찾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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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에 들어 있는 채소가 '루바브'라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일단 제 취향은 아닐 듯 하니 그만 궁금해하는 걸로. 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순서대로 정리하자면요.

 먼저 칼 외판원이 식당에 들어와 앉습니다. 습관대로 칼 상자를 들고 와서 사장에게 영업을 하려고 해요.

 사장은 처음에 적었듯이 남편이 보안관이에요. 방금도 남편이 태워다줘서 출근했구요.

 은행 강도 2인조가 들어오는데 나이 많고 똑똑한 놈, 젊고 멍청한 놈 조합입니다. 외판원이 이들이 타고 온 차가 뉴스에서 들은 것과 일치한다는 걸 알고 긴장하자 바로 눈치를 챈 것도 당연히 똑똑한 쪽이겠죠. 그래서 외판원과 사장을 위협해서 절대 티내기 없기~ 라고 다짐을 받고 카운터의 전화기는 선을 잘라 버려요. 이제 주유차가 올 때까지, 혹은 기름 가득한 차를 모는 누군가가 배고파서 이곳에 들어올 때까지 버티기 시작!


 다음엔 노부부가 들어옵니다. 불행히도 이들 역시 기름이 없어요. 덕택에 상황을 눈치 못 채고 자기들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긴 합니다만.

 이때 멍청한 놈이 화장실에 가느라 자리를 비우는데, 그 동안에 부보안관이 보안관(사장님 남편)의 커피 심부름을 와요. 그때 사장님이 필사의 두뇌 풀가동 모드로 꾀를 냅니다. 쳐다 보고 있는 똑똑이의 눈을 피해 남편 커피에 설탕을 콰콰콰콰 부어 주는데 남편은 설탕 커피 혐오자거든요. 그러고서 남편의 컵 뚜껑 안쪽에 HELP 라고 적어 놓죠. 그걸 부보안관에게 건네주며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데... 이 멍청한 부보안관(실제로 멍청한 걸로 나옵니다 ㅋㅋ)이 커피를 들고 나가다가 밖에 서 있던 멍청한 놈과 부딪혀서 커피를 다 쏟아 버려요. 그래서 작전은 완벽하게 실패.


 다음엔 주유소 & 모텔 사장님이 와서 식사를 합니다. 전화기 선이 끊긴 걸 보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위기감을 조성하지만 열심히 둘러댄 보람이 있어서 그냥 고개를 갸우뚱하며 돌아가구요.


 다음엔 젊은 커플이 도착하는데, 둘 다 나사가 수십 개 정도 풀린 돌아이들입니다. 근데 이제 막 먹고 살 걱정을 시작하는 참이구요. 근데 둘 중 남자 쪽이 식당 앞에 주차된 범죄자들 차를 즉각 알아 보고는... 신고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트렁크를 털려고 합니다. ㅋㅋㅋㅋ 여자 친구에게 망 보라고 하고 자기 차에서 꺼낸 크로우바로 영차영차 해보는데 잘 안 되고. 그러다 밥 먹고 나가는 주유소 사장님과 마주치는 바람에 포기하고 식당에 들어와 앉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근에서 목장을 하는 미국 원주민 혈통 아저씨가 들어옵니다. 이 식당 단골이구요. 밥 먹으러 온 것이다 보니 기름을 가득 채운 차를 몰고 오셨네요. 그렇다는 사실을 확인한 똑똑이 범죄자님은 기쁨에 차서 주크 박스에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랄랄라 이 순간을 즐기는데... 이때 카메라가 사람들을 슥 훑어줍니다만. 여기에서 우리는 이 식당의 거의 모두가 무장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ㅋㅋ 목장 아저씨는 물론이고 젊은 커플 중 남자, 그리고 노부부 중 할아버지가 모두 권총을 갖고 있어요. 외판원은 칼을 꺼내서 몰래 쥐고 있고 식당 사장 샬럿도 혹시나 하는 맘에 주방 식칼을 꺼내 두르고 있던 앞치마 주머니에 넣습니다. 잠시 후 노래가 끝나고, 똑똑 범죄자님이 정체를 드러내며 총을 꺼내들고 샬럿을 인질로 잡아요. 그러고는 목장 아저씨에게 얌전히 차 키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슬프게도 우리 목장 아저씨는 의외로 아주 당차고 멋지신 분이었습니다. ㅋㅋ 곧바로 총을 꺼내 들고 대치 하며 샬럿을 놓아 줘야 키를 주겠다! 고 선언하구요. 당연히 똑똑 빌런은 니가 먼저 키 안 내놓으면 샬럿을 죽여 버린다고 으르렁대고. 이러는 와중에 젊은 커플 남자가 자신의 권총을 뽑아드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총구가 향하는 곳은 목장 아저씨 쪽입니다. 그러고 범죄자들에게 딜을 제안해요. 내가 이 놈 쏴 버려서 니들 도와주면 나한테도 돈 좀 나눠줄래? 범죄자들은 오케이 하구요. 그러자 그 순간 이번엔 노부부 할배가 본인 권총을 뽑아 들고 또 범죄자를 겨누고... 상황을 정리하자면


 샬럿을 겨누고 있는 똑똑 범죄자를 겨누고 있는 할배를 겨누고 있는 멍청 범죄자를 겨누고 있는 목장 아저씨를 겨누고 있는 게 커플남... 인 상황 되겠습니다. ㅋㅋ 커플녀와 할머니는 옆에서 부들부들만 하고 있고 외판원 아저씨는 테이블 밑에 들어가서 팔러 온 자기 칼을 쥐고 벌벌 떨고 있어요. 그리고 샬럿은 천천히, 은근슬쩍 주머니에 손을 넣어 칼을 움켜 쥐는데...


 이때, 의외로 예리한 면모를 드러낸 할아버지가 샬럿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바로 해요!"


 그러자 샬럿은 바로 칼을 꺼내 뒤에 서 있던 똑똑이의 허벅지를 찌르고. 그 순간 빈틈이 생긴 똑똑이를 할배가 쏘고, 할배의 총알이 목에 빗맞은 똑똑이가 얼떨결에 방아쇠를 당겨 샬럿이 맞고, 멍청이가 할배와 할매를 쏘고, 커플남이 목장 아저씨를 노리지만 사격술이 형편 없어서 오히려 본인만 총에 맞구요. 그 틈을 타서 똑똑이와 멍청이가 목장 아저씨를 쏩니다. 그리고 총소리를 듣고는 샷건을 챙겨 갖고 출동한 주유소 사장님이 멍청이를 한 방에 날려 버리지만 사각에 있던 똑똑이를 못 봐서 곧바로 벌집이 되구요. 근데 이걸로 똑똑이는 총알을 다 쓴 데다가 목에서 계속 출혈이 나서 움직일 수 없어요. 곧 죽을 상황.


 그러나 그간 숨어 있던 커플녀가 튀어나와 총을 잡는데... 외판원이 얼른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니 "왜? 나는 저 돈 가질 건데?"라며 사뿐히 거부. 그러자 제발 나라도 살려달라고 비는 외판원인데요. 내가 널 어떻게 믿고!!! 라며 총을 쏘지만, 일생에 이런 걸 다뤄보지 않아서 엉뚱한 데로 쏘고선 총을 떨어뜨립니다. 그러자 죽자 살자 뛰쳐나가서 본인 칼로 커플녀를 처치하는 외판원. 잠시 후 똑똑이는 숨을 거뒀기 때문에 결국 이 난장판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당연히... 얘도 돈 욕심을 내겠죠. 경찰에 신고 하려고 시도는 하는데 주유소 전화기로 다이얼을 돌리다 말고 그만 둬요. 시대가 70년대 아닙니까. cctv도 없고 위치 추적도 없고 그냥 부르릉 달려 가버리면 끝인 것. 그래서 목장 아저씨 차의 기름을 본인 차에 옮겨 채우고 강도들 차 키를 가져다가 돈가방을 꺼내 본인 차에 싣고는 출발 직전에 아차. 하고는 강도들 차 키를 원래 있던 곳, 똑똑이 주머니에 넣고 나오는데...


 망할. 추가 손님이 도착했습니다. ㅋㅋㅋ 젊은 부부에요. 외판원은 처음엔 그냥 숨어서 눈에 안 띄려고 했는데요. 남편 쪽이 식당 안의 아수라장을 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자고 떠드는 걸 보고는 총을 들고 뛰쳐 나가서는 횡설수설을 마구 하며 말립니다. 난 아무도 안 죽였어! 내가 강도질한 것도 아냐!! 아무튼 난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라며 주절주절 떠들다 보니... 앞뒤가 안 맞잖아요? ㅋㅋ 그래서 그냥 죽이려고 하는데, 그 순간 겁에 질린 남편이 아내에게 "사라 사랑해!!!" 라고 외치는 걸 듣고 맘을 바꿉니다. 자기 딸래미랑 이름이 같아요(...) 그래서 딜을 제안하죠. 내가 저 강도질 돈에서 1만 달러를 니들 주겠다. 이걸 받고 너희는 나 신고하지 마. 오케이?


 근데... 남편은 오케이 땡큐를 외쳤지만 아내 쪽이 "하지만 그걸 받으면 공범이 되는 거잖아? 그렇게 살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는 바람에 일이 꼬이죠. 에라 모르겠다 내가 기회도 줬는데 니들 그냥 죽어줘. 하고 방아쇠를 당기는데, 낡은 총이라서 불발됩니다. 그 순간 남편이 뛰어들어 몸싸움을 벌이고, 그제서야 격발된 총에 맞아서 아내 측이 먼저 사망. 남은 두 남자가 바닥을 뒹굴며 싸우다가 사방에 총알을 쏴 댄 후 아까 커플남이 강도들 차 털려고 썼던 크로우바를 주워 힘차게 휘두른 외판원이 승리합니다. 


 그러고 차를 몰고 떠나려는데... 아이고 이게 뭡니까. 방금 죽인 젊은 부부에겐 아기가 있었어요. 부부의 차 베이비 시트에 앉아서 울고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라는 심정으로 차를 몰고 떠나는 외판원입니다.


 그리고 이때. 이미 세상을 뜬 샬럿의 남편이 부보안관과 함께 현장에 도착합니다. 마누라가 전화를 안 받으니 그냥 와 본 건데 안을 들여다보니 대체 이게 무슨... 근데 이 양반이 또 의외로 유능하네요. 범인들 차 옆자리 바닥에 휘발유가 흘러 고인 걸 보고는 "누군가 한 놈이 더 있다. 지금 도주 중이다." 라고 정확히 상황 판단을 하고 차를 달려 쫓습니다. 하지만 이미 멀리 가고 있는 외판원인데...


 갑자기 기름이 다 떨어져서 멈춰섭니다. 방금 전 남편과의 몸싸움 중에 아무 데로나 발사된 총알이 연료관을 망가뜨려서 기름을 바닥에 콸콸 흘리며 달렸던 거죠. 좌절과 분노에 사로잡힌 외판원이 고개를 돌려 보니 도로 곁 언덕 아래엔 오늘 이 모든 사단의 발단이 된 그 '사고 나서 못 온 유조차'가 뒹굴고 있구요. 여기에 뭐라도 도움 될 게 없을까... 해서 내려가 봤지만 흘러 나온 휘발유에 흠뻑 젖은 바닥 말곤 볼 것도 쓸 것도 없네요.


 그때 보안관이 홀로 차를 달려 외판원이 방금 버리고 내린 차를 봅니다. 차 안을 뒤져보니 외판원이 파는 칼이 보이는데, 그게 방금 전 식당에서 젊은 커플녀의 가슴에 박혀 있던 칼과 같아요. 이놈이구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고는 유조차에 알짱거리는 외판원을 발견. 비록 돈 욕심에 실수하긴 했지만 자긴 아무도 안 죽였다는 외판원에게 "그럼 니 칼이 왜 여자 가슴에 박혀 있는데!!" 라며 몰아붙이고. 아무 무기가 없던 외판원은 라이터를 꺼내 유조차 아래에 흐른 휘발유에 불을 붙이고 부리나케 튑니다. 하지만 명사수 보안관님에게 배를 관통당해 쓰러지고. 그 순간 유조차가 대폭발하며 그 옆에 서 있던 보안관님도 사망. 잠시 후 비틀거리며 일어나 돈가방을 들고 터덜터덜 걷던 외판원도... 결국 쓰러져 숨을 거두면서 엔딩입니다. 이때 "세상엔 돈 보다 소중한 게 많지롱요~" 하는 가사의 노래가 나오는 게 개그라면 개그... 이렇게 끝이에요. 

    • 저도 듀게에선가 들은 바 있어서 올라오자 바로 봤어요. 후기 올리신 '애비게일'과 함께 최근 본 난장판 영화 2종 세트네요.


      대체 '유마'라는 지역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3:10투 유마'도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서요. 우리로 치면 벽지하면 떠오르는 어느 곳 쯤 되나 봅니다.


      요새는 ott로 뭘 보면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시간 확인할 때가 많은데 이 영화는 시간이 후딱 가더군요. 그만큼 긴장감과 기대감(우리 편이 잘 해결할 수도? 라는)을 잘 유지하면서 촘촘한 에피소드들로 짠 거 같아요. 재밌게 봤어요. 


      유조차 운전자는 차량도 없어 보이는 도로에서 졸았을까요. 조심 좀 하지. 


      올리신 파이 사진은 매우 질척하니 호감이 안 가는데 여기 식당에선 조각으로 파는 걸 보면 좀 단단한 폼이고 맛도 나을 거라 생각해 봅니다.  

      • 저도 이 영화 전의 유마는 그 영화 제목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내친 김에 Yuma city로 검색을 해 보니... 음. 그냥 이미지 속 유마와 현실 유마가 그리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ㅋㅋ




        이야기 페이스가 느긋한 듯 하면서도 은근 꽉 차 있고 상황과 상황의 연속이어서 말씀대로 몰입해서 쭉 달리게 되더라구요. 참 잘 만들었죠.




        차가 쓰러져 있는 모양을 보면 누구랑 부딪힌 것도 아니고 혼자 구른 것 같던데. 운전자님은 그 대가로 세상을 뜨셨으니 비난은 하지 않는 걸로. ㅋㅋ 하지만 그 덕택에 사람이 참 많이 죽었네요(...)

    • 아니 그 루밥 파이라는 게 저런 색깔 저런 흐물텅이 말고 내용물이 예쁜 빨간색이고 모양도 딱 잡힌, 비주얼 좋은게 있습니다, 분명히....
      • 이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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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말씀대로 예쁘고 멀쩡하기 생기긴 했는데... 하지만 검색하다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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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재료의 실체를 알아 버렸기 때문에 역시나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 ㅋㅋㅋ


        영화를 재밌게 본 정으로 먹을 기회가 생기면 한 번 맛은 볼 것 같은데. 거의 반 백년을 사는 동안 한 번도 구경해 보질 못한 아이템이니 아마 일생 기회 없지 않을까 싶네요. 하하;




    • 오 이것도 확 땡깁니다!

      장편 데뷔작인데 잘 만들었다니 감독님이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예정인 프로젝트에 이블 데드가 있어서 호감 지수가 상승했습니다ㅎㅎ

      영화 챙겨볼게요!!
      • 이블 데드는 리부트작과 '라이즈' 두 편도 각각 감독이 다른데 차기작도 새로운 사람을 쓰네요. 레이미 아저씨가 자기 시리즈를 신인 호러 감독들 키우는 용도로 쓰는 것 같습니다. ㅋㅋ 근데 그 두 편 다 재밌었고, 이 영화 감독님도 능력은 출중해 보이니 다음 편도 기대를!




        재밌게 보시길!!!

    • 코엔 형제, 타란티노 초기작 느낌이라는 비유가 뻔하지만 딱 어울리죠. 사실 저 둘 이후로 영향을 받지않은 감독들을 찾기가 더 어려워서 이렇게 훌륭하게 모방(?)했다면 그것도 나름 인정해줄만한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점점 쌓여가던 텐션을 중간에 터뜨릴때 벌써 이러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후 전개도 상당히 영리하고 좋았어요. 어쩌다 휘말리게 된 '진주인공'을 보면서 나라도 저렇게 될 가능성이 없진 않을꺼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짧은 러닝타임에 딱히 유명배우는 없지만 적절하게 캐스팅 되서 딱딱 제역할 잘하고 빠져주고 마무리까지 깔끔하니 뒷맛도 찝찝하지 않은 진짜 웰메이드 소품이었습니다.




      조슬린 도나휴라는 분은 몰랐던 분인데 참 매력있고 연기도 좋으셔서 감상 후 바로 검색해봤더니 한글 위키에 '조슬린 도너휴(영어: Jocelin Donahue, 1981년 11월 8일 ~ )는 미국의 배우이다. 심형래 감독의 연출작 《라스트 갓파더》의 여주인공 역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뜨네요... 본인이 한글로 검색해보실 일은 없어서 모르시겠지만 어쨌든 지못미 ㅠㅠ




      정말 미국영화, 드라마들을 보다보면 저 미국식 다이너에 너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죠. 저도 무슨 꼭 가보고싶다 이런 건 아니지만 저기서 블랙커피랑 체리파이 같은 거 하나 시켜보고싶다는 생각은 종종 해봅니다. 이건 트윈픽스의 영향 ㅋ

      • 따라해도 이 정도로 잘 따라해 버리면 칭찬 밖에 할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 본문에도 적었듯이 정작 창시자(?)들은 요즘 이런 영화를 잘 안 만들기도 하구요.




        정말 영화가 시작부터 끝까지 쭉 딱히 흠 잡을 데가 없죠. 그리고 영화가 이렇게 과하게 멀쩡하면(?) 재미가 없거나 별 매력이 없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건 재미도 있구요.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데뷔작이었어요.




        조슬린 도나휴씨는... 음... 그래도 한국에서 '라스트 갓파더'가 생각 외로 흥행을 좀 했었더라구요? ㅋㅋ 하지만 어차피 미국인들은 아무도 모를 테니 그걸로 누가 아는 척 할 일도 없을 거라 괜찮으신 걸로 하겠습니다(...)




        정말로 저런 식당에 가 보고 싶진 않거든요? 하지만 말씀대로 너무 자주 보다 보니... 음... 전 만약 가게 된다면 팬케이크 수북히 쌓아달라 그래서 먹고 싶습니다. 별 맛은 없겠지만 어차피 뭐 다 영화, 드라마 때문이니. ㅋㅋㅋ

    • 전개 예측이 힘든 그런 영화를 좋아하는데 말씀하신대로 헤이트풀 8 같은 타란티노 영화가 떠오르네요.
      고립된 사막의 다이너가 배경이니 70년대 레트로 연출이 비교적 용이했을것 같구요. 상당히 간단한 플롯인데 만듦새가 좋은 것 같네요. 
      인디 영화라서 그런지 유료 스트리밍 밖에 없어서 리뷰 감상으로 대신 할께요. ㅎㅎ 
      • 맞아요. '펄프 픽션'이랑도 닮은 데가 많고 '헤이트풀8'이랑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봤습니다.




        한국 OTT들이 은근 이렇게 인디 영화나 별로 안 유명한 작품, 고전 영화들 같은 걸 많이 챙겨 놓더라구요. 아무래도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덴 거의 블럭버스터 위주로 가니까... 대신 한국 넷플릭스, 아마존은 미국 대비 미국 컨텐츠가 훨씬 적으니 일장일단이 있는 듯 해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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