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윤석열의 최후


 1.그저께는 밤샘작업을 해야 해서 미리 한숨 잤어요. 1시쯤 일어나 보니 듀게친구에게 카톡이 와 있었어요. 내용은 '에휴 윤석열 왜 저래'였어요.


 사실 '에휴 윤석열 왜 저래'는 늘 하는 말이니까 놀랄 건 없는데 문제는 시간대였어요. 밤 12시는 '윤석열 왜 저래'라는 카톡을 보내기에 좋은 시간이 아니니까요. 



 2.카톡에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또다른 사람이 보낸 카톡을 클릭하며 약간 상상해봤어요. 작가적 역량을 발휘해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맞춰 보려고요.


 다른 카톡을 클릭하며 몇 초 동안 상정해본 최악의 시나리오...물론 '가능한 영역의' 시나리오 중에서 3개 정도의 시나리오가 떠올랐어요. 그 셋중 최악의 사건은 윤석열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서 뉴스를 탄 일이었어요.



 3.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다니...이건 너무 최악의 가정이라서 그건 상상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다른 사람이 보낸 카톡을 클릭해봤죠.


 '계엄'


 와하핫 그렇구나.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이 음주운전 따위를 할 리가 없잖아! 내 작가적 상상력이 너무 지나쳤구만....................................어? 씨발.



 4.휴.



 5.생각해보면 윤석열은 평생 저렇게 살아왔어요.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감행할 수 없는 파멸적인 배팅을 젊을때부터 해왔죠. 일단 사법시험에 9년을 태우는 것부터가 그의 올인인생의 시작이었던 것 같네요.


 9수만에 합격을 했으니까 9년의 배팅으로 끝났을 뿐이지 당시 윤석열의 인터뷰를 보면, 그때 합격을 못 했어도 될 때까지 자신의 인생을 올인했을 거예요. 본인도 당시 시험에 합격 못할 줄 알고 시험장에 갔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니까요.



 6.그리고 검사 시절에는 일개 검사가 재벌회장을 털겠다고 검사생명을 걸었다고 하죠. 그건 꽤나 정의로운 일 같지만 사실 그것도 본인의 모든 칩-미래를 포함한-을 다 걸고 올인을 질러버린 거겠죠. 


 솔직이 말하면 그건 배팅도 아니예요. 온몸에 기름을 두르고 불질을 하는 땡깡에 가깝죠.


 문제는,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배팅을 한두번만 해도 인생이 망하는데 윤석열은 60년을 넘게 저런 배팅을 하면서 살아남았다는 거예요. 그가 가진 칩은 점점 많아졌고, 결국 그의 칩은 본인의 파멸만이 아니라 타인의 파멸까지도 담보될 정도로 많아진 것 같아요.



 7.조국 사태 때도 윤석열은 본인의 파멸을 즐기는 것처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자폭돌격을 했어요. 그 배팅에는 본인만이 아니라 그의 가문, 아내의 미래...모든 것이 달려있었죠. 그게 정의이든 불의이든, 그 누구도 검찰총장의 자리에서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돌격을 할 순 없는 거거든요. 윤석열 이외에는 그 누구도 말이죠. 그런 시도가 실패하는 순간 본인이 쌓아온 커리어, 명예, 주위 사람들의 안위가 끝장이 나니까요.


 이제와서 보면 윤석열은 그냥 파멸적인 배팅을 즐겼던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본인의 완전한 파멸까지도 감수하고 그때 집을 수 있는 가장 큰 카드를 들고 폭주하는 도박사 말이죠.

 


 8.문제는 불행하게도-그 자신에게도-그 올인배팅이 또 성공해버렸다는 거죠. 그렇게 그가 대통령이 되자 그에게 주어진 칩은 더 많아졌고 또다시 윤석열은 평소 하던대로 한 것 같아요. 손안에 들어온 패이긴 하지만 아무도 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카드...그 카드를 자신의 모든 칩을 걸고 질러버리는 도박사의 못된 버릇 말이죠.


 그런데 대통령이 된 그가 쥔 칩은 본인이나 본인의 가문 정도가 아니잖아요. 대한민국의 국민, 입지, 외교, 역사, 안전, 같은 당 동지들의 정치생명, 평판...그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들을 마치 제 것인 것마냥, 평생 해오던 대로 질러버린 거예요.



 9.국민을 위해서나 그 자신을 위해서나...윤석열의 도박 버릇은 좀더 일찍 고쳐졌어야 해요. 강제로 말이죠. 하지만 그는 평생동안 운좋게(또는 나쁘게) 올인배팅에서 성공해왔고, 결국 마지막 자리까지 와버렸죠. 


 남은 2년을 그냥 식물대통령으로 지내면서 끝냈어도 그는 대통령이고 승리자예요. 나라면, 그 정도의 승리를 거뒀다면 더이상 미친 배팅은 안했을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그 자리까지 올라가면서 얻은 명성, 권세, 자기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윤석열은 그저 도박에 미친 사람이었던 건지...손에 들고 있는 모든 칩을 걸고 땡깡을 부리는 걸 결국 참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윤석열의 마지막 도박판이 됐네요. 


 

 10.차라리 그가 더 이른 시기에 몰락했다면 무언가는 지킬 수 있었지 않을까. 재벌 회장을 들이받다가 짤렸으면 신념있는 검사라는 소리라도 들었을 거고, 박근혜를 들이받다가 짤렸어도 기개있는 사람이라고 칭송받았을 거고, 조국을 들이받다가 짤렸어도 또라이지만 화끈한 놈이라는 평을 얻었겠죠. 언제 어떻게 몰락했어도 좋게 봐주는 사람은 있었겠죠.


 한데 그가 벌일 수 있는 마지막 판에서 몰락해버리니...그에겐 정말 아무것도 없게 됐어요. 계엄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그간의 커리어든, 한때 그를 좋게 봤던 고시생 친구들이든, 정치적 동지들이든...어떤 좋은 것도 남게 되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윤석열이 30대와 40대를 다 배팅하고도 고시에 실패했다면 국민을 위해서든 그 자신을 위해서든 훨씬 나은 결말이었을 텐데 말이죠. '계엄을 저지른 대통령'으로 영원히 기록되는 게 촌부의 인생을 살다 잊혀지는 것보다 더 무시무시한 일이니까요. 


 






    • 우리의 그 분은 계엄을 '저지른'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게 무시무시한 일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실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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