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바낭] 그거슨 고인 능욕. '스타쉽 트루퍼스' 잡담입니다
- 요즘 식 표기로는 스타'십'이 맞는 듯 하지만 어쨌든 1997년엔 스타'쉽' 트루퍼스로 개봉했었구요. 런닝 타임은 2시간 10분. 스포일러는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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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한 얘기지만 저 시절 특유의 저 타이포를 보면 참 정겨운 기분이 듭니다.)
- 먼 미래의 고등학교에서 시작합니다. 왠지 파충류 외계인들 잘 잡아 죽일 것 같은 인상의 '라채크' 라는 교사가 수업을 하는데, 대략 썩을 놈의 정치가들 때문에 위험에 빠진 인류를 정의롭고 강한 우리 군인님하들이 들고 일어나 다 뒤집어 엎고 지금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다... 이런 아주 수상한 얘길 하네요.
그리고 주인공은 선생이 그러거나 말거나 알콩달콩 다정한 커플 낙서에 여념이 없는 갑부집 금수저 '리코'와 직업 군인으로 우주선을 모는 게 꿈인 그 여자 친구' 카르멘'. 그리고 이들의 친구 천재 소년 두기와 리코를 짝사랑하는 액션 미녀 디지...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네 사람이 졸업 후 모두 군에 입대해서 정체불명의 외계 벌레들로부터 인류를 지킨다! 뭐 이런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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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를 보면 당시 가장 유명했던 스틸샷들이 기억에 떠오르는데 제 경우엔 이것이었습니다. 우리 곤충님 너무 간지나시는 것...)
- 바보 같은 얘기지만 이걸 다시 한 번 봐야지... 라고 맘 먹은지 몇 년이 됐거든요. 근데 디즈니 플러스에 있는 걸 모르고 iptv 유료 vod에 찜만 해놨는데. 못돼 먹은 지니 티비가 이걸 '소장용'으로만 팔아서 괘씸해서 안 볼 거야!! 이러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그러다 어제 우연히 발견하고 곧바로 틀어서 다시 봤어요. 뭐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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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결의를 나누고 있는 우리의 고딩들. 야심차고 순수했던 십대들이 사회로 나가 부딪히고 깨지고 고생하다 나중엔 이겨내고 성장하고... 이런 하이틴 성장담이에요.)
- 이걸 보면서 새삼 깨달은 건... 20여년 전의 저는 참 그 시절 대한민국스럽게 건전하고 바른 사고 방식(?)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ㅋㅋ 무슨 얘기냐면요, 옛날에 보면서는 이게 이렇게 대놓고 막나가는 코미디라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아마도 대략 블럭버스터 SF 액션 전쟁물이라는 느낌으로 보면서 '근데 자꾸 이상한 개그가 나오네?' 라든가, '이야기 성향이 어딘가 수상한데?' 라든가... 이러면서 봤었나 봅니다. 영화 속의 미남 미녀 주인공들이 징그럽게 생긴 외계 생명체로부터 인류를 지킨다고 목숨을 걸고 있는데, 영화가 그걸 비웃고 있을 거라는 생각 같은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바른 생활 관객이었던 거죠. 하긴 뭐 '바탈리언'을 보면서도 공포 영화인데 왜 웃기는 장면이 나오지? 하고 의아해하던 인간이니 당연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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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대꾸하는 훈련병에겐 나이프가 제격이죠. ㅋㅋ 처음 볼 땐 와 과격하네! 했는데 지금 보니 애초에 개그 장면이었던 것... 인데. 이렇게 올려 놓고 보니 그런 생각보단 빌런 전문 성격파 배우 두 분이 함께한 모습이 정겹고 좋습니다.)
- 그래서 이야기에 대략 두 개의 층이 있습니다.
하나는 부잣집에서 귀하게 자란 도련님이 여자 친구에게 환심 사려고 철 없이 군에 입대했다가, 인류의 운명을 건 거대한 전쟁의 한 복판에서 큰 희생과 비극들을 겪고, 그러면서 동료와 훌륭한 리더들을 통해 교훈을 얻고 성숙해서 마지막엔 믿음직한 히어로로 성장하는 SF & 전쟁 & 청소년 성장물인데요. 여기에 원작자의 성향대로 군국주의, 파시즘 찬양(...)이라는 난감한 메시지가 노골적으로 들어갑니다. 이게 베이스구요.
다른 하나는 폴 버호벤이 이걸 영화로 만들면서 첨가한 부분이죠. 주인공이 철 없는 멍청이로 시작해서 전쟁 영웅으로 끝나는 건 동일한데, 군국주의 찬양하고 시민들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쓰레기 상사와 국가 이념에 물들어서 앞으로 고쳐 쓰지도 못할 폐급의 인간이 되어 버린다... 는 해석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버호벤은 이걸 철저하게 코미디로 표현을 해요. 중간중간 들어가는 '배달의 기수'나 '대한 늬우스' 톤의 뉴스 자료 화면들이 이걸 뒷받침하구요. 그러니까 정말로 문자 그대로의 고인 능욕 영화가 됩니다. 이게 하인라인 사후에 만들어진 영화였기에 망정이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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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성장했다고 아주 폼나게 이러고 있는데요. 이렇게 멋지게 성장한 결과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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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나는 소년병들 앞에서 '명령 안 들으면 내가 바로 사살해줄거야~' 라며 폼 잡는 아저씨라는 거... ㅋㅋㅋ
- 근데 참으로 그 시절 버호벤답게 적당히, 톤 조절 같은 거 없이 걍 강력한 야유로 쭉 달려 버리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이 조금. 아니 많이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을 비롯한 인간 캐릭터들은 거의 모두 다 바보(...)로 만들어 버렸어요. 훈련소에서 자기 맘에 안 드는 훈련병들을 다 골절 시켜 버리고 '의무병!!!'이라고 외치는 쓰레기 교관이 인류의 영웅으로서 마지막을 감동적(?)으로 장식한다든가. 사지로 내몰리는 전투 보병들이 다 어리버리 멍청한 놈들로 묘사 되면서 비장해질 기회 한 번 얻지 못하고 하찮고 끔찍하게 죽어 나간다든가. 주인공 리코 같은 경우에도 막판에 가면 본인이 뭔가 깨닫고 성장한 듯이 행동하는데, 그게 정말 성장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시작할 때랑 똑같이 멍청한 놈인데 본인 혼자서 성장한 것처럼 착각하는 걸로 보인다든가... 그러다 보니 어딘가 감정 이입하고 따라갈만한 구석이 별로 없구요. 캐릭터들이 다 얄팍하기 짝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야기도 한 없이 가벼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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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와중에 여성 캐릭터들은 대체로 똑똑하고 자기 앞가림 잘 하고 그래요. 이 분은 대략 '로보캅'의 파트너 같은 포지션으로 멋지게 나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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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만 해도 큰 보탬은 안 되지만 남자들만큼 멍청하고 그런 건 없... 는데 데니스 리처드 정말 젊다 못해 아가아가하네요. ㅋㅋㅋ)
또 한 가지는 이야기에 개연성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아무리 우익이니 군국주의니 그래도 어쨌든 하인라인은 일류 SF 작가였는데요. 이 영화의 각색은 과학적으로든 그냥 논리적으로든 앞뒤가 안 맞고 말이 안 되는 것 투성이입니다. 애초에 목표가 벌레 섬멸인데, 그리고 맘 먹으면 별 하나 정도 포격으로 쑥대밭 만들고도 남을 만한 기술력과 화력이 있는데 대체 뭐하러 보병들이 내려가서 백병전을 벌이는지도 모르겠고. 워프까지 자유자재로 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대체 어째서 요즘 군대에서 쓰는 것보다도 구려 보이는 기관총, 수류탄만 잔뜩 갖고 가서 쏘아 대다 죽어나가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거든요?
아마도 버호벤의 의도는 그렇게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전체주의 국가의 야비함, 거기에 세뇌되어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멍청함... 을 풍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 야비함과 멍청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뭔지 영화 속 인간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멍청하고 비효율적인 짓만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보니 영화 전체가 그냥 가벼운 농담이 되어 버립니다. 진지하게 봐 주기가 힘들어요. 뭐 아예 코미디로 즐겨 버리면 고민 해결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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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폼이 안 나지 않습니까? 애초에 감독님 의도가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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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아이언사이드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전 역시 'V'가 최우선인데요. 방금 확인해 보니 이 영화 찍을 땐 40대, V 찍을 땐 무려 30대 중반이셨어요. 헐...;)
- 근데 뭐... 이런 거 말고도 장점이 많습니다.
일단 이게 1997년 영화란 말입니다? cg가 미칠 듯한 스피드로 발전하던 시절인 동시에 아직 아날로그 특수 효과들이 많이 남아 있던 시기죠. 근데 cg가 상당히 고퀄이면서 아날로그 효과 & 시각 디자인은 그 시절 스타일로 투박하면서도 꽤 그럴싸해요. 간단히 말해 꽤 보기 좋은 영홥니다. 특히 클라이막스 즈음 전투 장면에서 지평선을 빽빽하게 가득 메운 벌레들이 주인공네 진지로 끝없이 달려오는 모습 같은 건 지금 봐도 훌륭해서 감탄이 나왔구요. 인간들이 타고 다니는 우주선이나 그 안 이런저런 장비들의 참으로 정겨운 구식 디자인들은 그 자체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구요.
또 버호벤이 '액션을 멋지게' 찍는 감독은 아닐 지언정 '폭력을 폭력답게' 찍는 쪽으로는 한 가닥 하시던 분 아닙니까. 그래서 피칠갑에 인간의 사지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날아다니는 전쟁 장면들을 꽤 임팩트 있게 잘 찍었어요. 영화 내내 주인공들이 전투에서 하는 일이라곤 똑같이 생긴 전투복들 입고 일렬로 서서 똑같이 생긴 총 난사하는 것 밖에 없는데도 전쟁 장면이 심심하지 않습니다. 인간들이 워낙 타격감 있게 죽어 나가서 말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웃겨요. 생각해 보면 이미 '로보캅'에서 선보였던 위악적이고 살벌한 개그를 좀 더 강화하면서 비중을 팍팍 늘인 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개그 센스도 그대로인 데다가 생김새 부터 그런 의도에 어울리도록 잘 캐스팅 된 배우들의 본의 아닌 열연(?) 덕에 참 재밌습니다. 특히 캐스퍼 반 디엔은 정말 완벽한 캐스팅이었네요. 멀쩡하게 잘 생긴 미남인데 어딘가 좀 어수룩해 보이는 인상이 있어서 놀려대기 딱 좋은 그림을 계속해서 쉬지 않고 만들어줍니다. (배우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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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깔끔한 느낌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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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보면서는 정말 놀랐어요. 아니 저 시절이 이게 가능했다고???)
- 그래서 마무리하자면요.
두 시간 내내 우악스럽다 싶을 정도로 아주 대놓고 삐딱선으로 달리는 풍자 코믹 SF 전쟁 영화... 입니다.
버호벤 아저씨의 반골 스피릿을 오랜만에 다시 즐기고 싶다든가. 그 시절에 이미 이 정도 수준의 특수 효과가 완성 되어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고 싶으시다든가. 아님 하인라인의 생전 사상이 영 맘에 안 들어서 능욕 당하는 걸 구경하고 싶으시다든가... 이런 분들이 보심 되겠습니다. ㅋㅋ
제 기억에 아마도 이 영화 역시 개봉 당시엔 평이 참 별로였던 것 같은데요. 감독님이 시대를 앞서가 버리셨던 것인지 지금 보기엔 오히려 되게 재밌고 좋았어요. 그 유명한 작품을 이렇게 제작비 많이 들여서 이 따위로 만들어 내놓다니! 라며 감독님 패기에 감탄하기도 했구요. 하하. 그래서 즐겁게 잘 봤습니다!!
+ 요즘 제 뻘글이 뜸해진 건 연말 업무 러시 때문도 있지만 일 하다 중간중간 노는 시간에 영화를 안 보고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근데 그 게임이 다름아닌 스타크래프트2입니다. ㅋㅋ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우연의 일치로 본의 아닌 미디어 믹스 놀이를 하고 있네요.
++ 마이클 아이언사이드에 제이크 부시, 클랜시 브라운이라니 이거슨 뭔가 B급 빌런들 모아 놓은 익스펜더블 같은 느낌이 들어 웃었습니다. 아쉽게도 셋이 한 자리에 모여 악다구니 쓰는 장면 같은 건 없더라구요. 심지어 제이크 부시는 알고 보니 착한 놈... 아 맞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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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도 나오십니다. ㅋㅋㅋ 이 때부터 비주얼도 완성(...)되어 계셨고 연기와 캐릭터도 마찬가지더라구요. 브레이킹 배드의 그 분을 요 세계로 옮겨 놓으면 그냥 저러고 있겠구나 싶어서 또 웃었습니다.
예전에 [추리소설 읽는 법]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 원작자 로버트 A 하인라인은 정말 양으로도 엄청나게 SF를 썼는데요. 경이적인 것은 단 한번도 수정을 안했데요!
머리 속에 다 있었나봐요. 영상으로 된 인터뷰를 보았는데 감독은 자기가 헐리우드에서 밀려난게 '파티에 참석 안하는 등 사교활동'을 안해서라고 믿고 있더라고요...
"너무도 과장되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폭력 묘사, 사회 풍자와 대담한 성적 묘사가 트레이드마크이다.
1997년 스타쉽 트루퍼스를 선보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수효과 부문에 후보작으로 올랐을 정도로 특수효과가 뛰어났지만 개봉 당시엔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이 쓴 원작 소설의 팬들도 가장 중요한 가제트인 파워드 슈츠가 예산 문제로 빠진 데다가 감독이 제대로 원작을 읽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재해석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고 결국 흥행에 실패했다.
다만 이 작품은 쇼걸과 달리 우수한 CG 완성도와 폴 버호벤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연출 및 위악적 테이스트가 뒤늦게 인정받아 2000년대에 들어서 재평가되었다.
한국에서는 국민 게임인 블리자드 사의 게임 스타크래프트 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게임 중간 CG 컷신에서 나오는 테란의 전쟁 관련
선전뉴스 부분은 완벽한 스타쉽 트루퍼스의 오마주 장면이다."
바로 요 영화가 흥행에 크게 실패한 게 가장 큰 이유다... 라고 다들 알고 있지만 버호벤 입장에선 자기보다 말아 먹고도 기회를 더 받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니 그런 식으로 생각할만도 할 것 같... 기도 하구요. 정확한 사정이야 당사자들만 알겠죠. 하하.
그래도 21세기 들어와서 재평가를 받긴 했군요. 근데 정말로 요즘 기준으로 보면 못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영감님께서 당시에 시대를 너무 앞서가셨나봐요. ㅋㅋ
요즘 '온리팬스'가 유행이래요. 몇몇은 돈을 아주 많이 벌기도 하고요. 딸이 인기가 있자 엄마인 데니스 리처드도 시작했데요.
[러브 액츄얼리]에도 잠깐 나와요. 마지막 공항 장면에서인데 눈이 부셔요.
이 영화 다음에 출연했던 '와일드 씽'이 또 배우 커리어에 큰 도움은 못 됐을지 몰라도 그 시절 데니스 리처드의 미모를 열심히 잘 써먹은 영화였죠. 근데 그 영화에서부턴 섹시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려서... 결국 도움이 못 된 건 맞는 듯 하기도 하구요.
러브 액츄얼리의 그 장면도 기억합니다. 와! 데니스 리처드다!! 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요. ㅋㅋ 결국 크게 성공은 못 하셨지만... ㅠㅜ
잘 읽었습니다. 로보캅을 대한극장에서 보고 감명 받았던 소년 시절의 마음에, 이후 토탈 리콜은"머 재미있게 잘 봤네"~였고, 스타쉽 트루퍼즈는 "아아 유럽 감성이 미국 가서 꼰대 마인드를 배우는 거구나"라고 치기 어린 감상을 일기장에 적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좀 더 좋아 보일거라 생각되고 실제 보면 그렇게 재평가의 기분에 휩쓸릴 것이 확실합니다만 굳이 볼 생각은 안 나네요. 그래서 로이님 감상글로 머릿속에서 기억과 상상을 조합하는 걸로 만족을… (웃음)
:DAIN.
뭔가 그 시절엔 '버호벤이 헐리웃 물 먹고 점점 평범해진다' 라는 식의 평가가 많았던 것 같은데요. 지금 다시 보니 왜 그렇게들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봐도 정상적인 헐리웃 블럭버스터가 아니고 '로보캅' 시절의 그 성향은 다 그대로 남아 있는데요. ㅋㅋ '애초에 비꼬는 코미디 영화다'라고 생각하고 보면 못 만들었다는 생각도 안 들고 거기에 덧붙여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감상한 투자자들의 당혹스러움이 예상 되어서 괜히 즐겁기도 합니다(...)
1 당시 "한밤의 tv연예" 영상을 보면 감독이 "코믹 북 아이디어"를 강조하던데...원작 잘 안보고 미국 b급 만화책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도요
2 특수 효과가 아날로그와 디지틀 사이를 묘하게 오가는 건 아날로그 전문가이면서 주리기 공원에서 ILM에게 까이고 각성한 필 티펫이 특촬 감독이었기 때문에...
3. 여튼 당시 재미있게 봤는데 남녀 공용 샤워장이 개봉당시 짤렸는지 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감독은 남녀평등 사상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하고, 촬영할 때 배우들이 어색해하길래 자기가 먼저 옷을 훌떡 벗었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4 손바닥 크기 탄창으로 저렇게 오래 총을 쏘는게 미래의 첨단 기술! 하지만 지금 보니 로봇 의수는 만들어도 탈모는 여전히 극복 못하는.....
5 오늘 라떼 끝
원작 소설을 읽다가 내용이 너무 맘에 안 들어서 때려 치웠다... 라는 게 본인 오피셜 입장입니다. ㅋㅋ 원래 로보캅 때부터 과장된 폭력 연출에는 도가 튼 분이셨으니 본인 스타일일 텐데, 코믹북을 좋아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로 상도 받으셨다니 필 티펫 할배도 소원은 성취하신 듯 하구요.
남녀 평등... 이라지만 스토리만 보면 그나마 비교적 정신 온전한 건 싹 다 여성들이라 페미니즘에 가깝지 않나 싶기도 해요. 요즘들어 할배님 내놓으시는 영화들 보면 더 그렇게 보이구요.
아... 그렇군요. 무한탄창!! ㅋㅋㅋ 탈모는 뭐. 혹시 압니까 그 세계관에선 대머리가 멋의 상징일 수도!! ㅋㅋ
그 게임은 안 해봤는데 설정만 봐도 이 영화 생각 나긴 하더라구요. ㅋㅋ 소설보다 영화에 가까운 듯 해요.
외계 생물들이 꽃게 같아서, 저것들 다 죽여서 삶아 먹으면 맛있겠군 하고 느꼈습니다. (외계 생물들이 전부 절지 동물. 삶아서 살 빼 먹기 좋음) 당시 남녀 공용 샤워실이 인상적이었죠.
한국인들을 출동시켜야겠군요!! ㅋㅋㅋ 꽃게를 한국인들만큼 사랑하는 민족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구요.
전 희한하게 그 기억이 없어서 옛날에도 이 장면이 있었나...? 했는데. 참으로 '쇼걸' 감독님다운 발상이다 싶었습니다. ㅋㅋ

그 장면 비화도 웃긴 게 사실은 로보캅 1편 때 이미 미래의 경찰은 성중립(탈의실, 샤워 등)이라는 설정을 넣었는데 너무 잠깐 나와서 아무도 그런 의미인지 눈치를 못챘길래 이거 만들때는 확실히 강조했다고 ㅋㅋㅋ
배우들도 다들 알고 출연한거지만 막상 촬영당일에는 다들 뻘쭘해서 쭈뼛쭈뼛하고 있으니까 버호벤 영감님이 아 이게 뭐라고 그래 빨리 벗어! 하니까 그럼 감독님부터 벗어보시던가요! 했더니 진짜로 촬영감독이랑 둘이 먼저 홀라당 벗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배우, 스태프들도 다 빵터지고 이후로는 재밌게 촬영했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이게 첫 개봉했을 당시에는 감독이 이런 군국주의를 풍자/비판하는 건지 아니면 진지하게 프로파간다 영화를 만든건지 관객들은 물론이고 영화보는 걸로 잔뼈 굵은 비평가들도 엄청 의견이 갈린 모양이더라구요. ㅋㅋㅋ 뭐 제가 처음봤을때는 그냥 남녀 샤워랑 수위높은 전투씬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무슨 사상이고 뭐고는 눈치도 못챘지만 말이죠. 영화 중간 중간에 나오는 체제선전 광고영상들 같은 건 나중에 다시보니까 진짜 웃기더라구요. 어린애들이 막 벌레 밟아 죽이고 ㅋㅋ
주인공 연기하신 배우분은 말씀하신대로 정말 이런 역할에 딱이었어요. 이게 꼭 좋은 의미는 아닌데 ㅋ 이후로는 커리어가 별볼일 없이 그냥 이게 유일한 대표작으로 남은 것 같더군요. 리즈시절 탑급 섹시스타였던 데니스 리처즈와 나름 꾸준히 잘 활동하고 있는 닐 패트릭 해리스랑 비교하면 안습하죠. 나중에 재감상 해보니까 처음에는 카르멘보다 안이쁜데? 하고 끝이었던 디지의 순정 로맨스에 가장 마음이 가더군요. 디나 메이어는 쏘우 시리즈에서 여형사 역으로 나왔을때 반가웠어요. 언급하신 B급 악역전문 배우 트리오도 재감상때 인지한 부분이네요.
맞아요. 궁서체로 진지하게 버호벤의 위험한 사상을 비판하는 평론 글들 본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나도 선명 투명하게 의도가 보이는 걸 보면 역시 감독님이 시대를 앞서가신 것 같구요. 벌레 밟는 장면을 기억하시는군요. ㅋㅋㅋㅋ 저도 이번에 보면서 그게 제일 웃겼습니다. 짤로 올려주신 장면도 그랬구요.
그래도 나름 그 시절엔 무슨 드라마로 인기 끌던 라이징 스타였는데... 여기에서 너무 맹한 역할을 맡아 버렸던 건지 이후로 커리어가 영 망하셨죠.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커리어는 이어가고 있으니 제가 안타깝게 여길 일은 아닌 것 같고. ㅋㅋㅋ 요 '스타쉽 트루퍼스' 관련 게임 같은 일도 종종 맡는 걸 보면 사실은 성공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어차피 탑스타는 못 되셨을 분 같아서(...)
데니스 리처드는 남자 보는 눈이 크게 망해서. ㅠㅜ 왜 하필 찰리 쉰...;
디나 메이어도 아마 그 시절에 좀 뜨는 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후로 크게 임팩트 있는 작품을 남긴 적은 없지만 역시나 잘 살고 계시니까!! ㅋㅋㅋ
아? 이게 3편은 나름 괜찮은가요? 대충 사람들 평으론 괴작 & 괴작이라는 식이던데.
표면적인 이유로는 제작비 때문에 강화복을 뺀 거라고 하지만 저는 사람 신체가 찢겨나가는 장면을 막 집어넣기 위해 감독님이 일부러 뺐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ㅎㅎ
지인 한분은 이 영화 보고는 쥬라기 공원을 버호벤이 감독했어야했다는 말을...
만약 그랬다면 당시 공룡에 빠져있던 시절의 제가 영화를 보러갔다가 동심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 같네요 하하하;;;
말씀하신 그런 맥락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주인공과 '인류'를 비웃고 조롱하는 게 목적인 영화이다 보니 킹왕짱 세고 폼 나는 파워 슈트 같은 건 돈이 있어도 넣기 싫었을 것 같아요. ㅋㅋ
당시 영화 따위는 안보는 오직 게임만 주구장창하던 청소년들에게 "야~ 테란과 저그가 싸우는 영화가있데!"라는 소문으로 그들을 비디오가게로 보낸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하죠.
근데 실제 게임 제작진들이 스타쉽 트루퍼스의 원작 소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니 이거슨 '근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의 현실판이라능....
제가 지금 스타크래프트1 캠페인을 끝내고 2를 하고 있거든요. 중간에 딱 알겠더라구요. 아 이 장면이네. 요 장면도 영화를 그대로 재연했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