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잡담. 여자를 만났을 때 범하는 실수들
1.여자를 만나면 뭘해야 할까요? 그야 잘보이고 싶은 여자를 만나면 말이죠. 애초에 잘보이고 싶지 않은 여자와는 만나지도 않을 테니까, 내가 만나는 여자라면 일단 잘보이고 싶어지는 여자겠지만요.
2.하지만 이리 실패하고 저리 실패해 보니, 여자를 만나면 최대한으로 뭘 안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해봤자 그걸 잘해내면 본전, 보통으로 하거나 못하면 마이너스거든요. 아주 잘해야만 +5점 정도죠.
사실 나를 만나러 왔다는 건 여자 쪽에서도 나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뜻이니까, 둘이서 만난 것만으로도 성공이긴 해요. 이미 만난 것만으로도 80점 정도의 성공은 한 거니까 그냥 그 80점을 잘 유지하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 80점을 100점으로 만들려는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거든요.
3.하지만 말이 쉬운 거지, 예쁜 여자를 만나면 자꾸 말과 행동이 많아진단 말이죠. 애초에 여자를 만났는데 말과 행동이 적어지는 건 별 생각이 없어서거든요. 그러니까 정리하자면...상대에게 여유를 느껴야 말과 행동이 적어질 수 있는 거지 하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예요.
뭐 어쨌든. 여자를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은 최대한 안 하는 게 좋긴 해요.
4.휴.
5.하지만 최근에도 실패했어요. 최근에 어떤 여자에게 김치볶음밥을 얻어먹었어요. 먹고 있는 내게 그녀가 맛이 괜찮냐고 물어봤어요. 나는 순간 너무나 답답하고 화가 나서 본래의 화법으로 말해버렸어요.
'이봐. 이 가게는 오랫동안 존재했어. 그리고 저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오랫동안 일했겠지. 그리고 주방에서 지금 일하고있는 저 사람이 김치볶음밥도 맛있게 못 만드는 사람이라면 이미 짤렸을거야. 하지만 저 사람은 아직 안 짤리고 오늘도 출근했어.'
여기까지 대답했으면 충분한 대답이 된 것 같아서 나는 다시 김치볶음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가만히 있다가 '그래서 김치볶음밥은 맛이 괜찮은 거야?'라고 한번 더 물어봤어요. 너무 답답해서 다시 대답했죠. '김치볶음밥은 정말 만들기 쉬운 음식이야. 김치볶음밥도 못 만드는 사람은 주방에서 돈받고 일할 자격이 없어.'라고요.
6.나는 좀 그렇긴 해요. 친구와 말할 때도 기본적인 부분은 다 생략하고 넘어가거든요. 대화에 서론1단계-2단계-본론이 있다면, 이 단계도 다 패스해요. 본론에 대한 결론만 말하죠. 사실 이제부터 상대가 뭘 물어보고 뭘 궁금해할지는 다 정해진 거기 때문에 질문도 생략하고 대답만 나오는 거죠.
그래서 친구나 나는 저런 1차원적인 말은 꺼내지도 않아요. 무언가가 맛있다? 맛이 없다? 그런 걸 물어볼 필요가 없잖아요? 식당에 갔는데 내가 한 입 먹고 계속 먹고 있으면 맛있다는 뜻이고 한 입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면 맛없다는 거니까요. 행성에 비유하면 지표면이나 내부는 다 빼고 맨틀...핵심에 대해서만 논하는 화법을 구사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무슨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처음 보는 재료로 만든 요리도 아니고, 돈을 내고 사먹는 김치볶음밥이 맛있냐는 질문은 정말 화가 나요. 그런 질문에 '맛있다'라는 뻔한 대답을 하는 건 언어를 낭비하는 거니까요.
7.하지만 그건 친구와의 대화일 때만 가능한 대화법인 거예요. 친구가 아닌 사람과 대화할 때는 김치볶음밥이 맛있냐고 물어보면 그냥 '맛있네'라고 대답하는 게 백번 나은 거죠.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뭐 생각해보면, 그 여자와의 대화에서 내가 본래의 화법을 참지 못하고 드러낸 건 그녀가 예뻐서인 거예요. 만약 그녀가 평범했다면 아마 나는 '맛있네. 잘 먹을께.'정도로 대답했겠죠. 평범한 여자에겐 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의욕조차 안 생길 거니까요.
8.정리하자면 여자랑 만났을 때는 마이너스 점수를 내는 걸 피하는 게 정답이지만...결국 잘 보이고 싶은 여자 앞에서는 실수를 하고 마는 게 인간이란 거죠. 어쩔 수 없는거예요.
결국 그걸 피하려면...나 자신의 레벨을 계속 높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잘 보이고 싶은 여자를 만나도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하지만 문제는, 나자신의 레벨을 높이면 만나는 여자의 레벨도 올라가고, 그럼 또다시 그녀 앞에서 실수를 범한다는 거예요. 결국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