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그 시절 홍콩의 하이컨셉(?) 귀신 로맨스, '연지구' 잡담입니다
- 1987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3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
(얼핏 보면 화양연화인 줄 알겠습니다.)
- 1930년대의 홍콩에서 출발합니다. '십이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진진방'이란 이름의 부잣집 한량이 동네 가장 잘 나가는 기생집의 에이스 '여화'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남장을 해도 예쁘고 평소 차림을 해도 아름다우며 화장을 안 해도, 진하게 해도 빠짐 없이 아름답고 섹시한 여화가 일부러 튕기며 진진방의 애를 태우고. 진진방은 점점 더 격하게 빠져들어 세기의 로맨티스트급 이벤트를 연발하며 여화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렇게 둘이 드디어 예쁜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
현대 별들이 소곤 홍콩의 밤거리에요. 신문사의 여기자 & 데스크 담당남 커플이 알콩달콩하는 장면이 잠시 나온 후 난데 없이 여화가 30년대의 모습 그대로 신문사에 나타나서 사람 찾는 광고를 의뢰합니다. 십이소 진진방님 여화가 기다립니다. 3월 8일 밤 11시에 우리가 만나던 그 장소에서... 하지만 돈이 없어서 바로 싣진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는데. 남자가 퇴근하는 길을 기다렸다가 졸졸 따라와 같은 버스까지 타고서는 태연하게 '나는 1930년대 사람인데 세상 참 많이 변했네' 같은 소릴 해요. 남자는 곧바로 '당신 귀신이지! 나에게 왜 이래!!' 라며 경악하는데, 가만히 보니 이 귀신이 별로 무섭지 않고 오히려 불쌍해 보입니다. 그래서 결국 집에다 데려다 놓고 진진방을 찾아주기로 결심하는데...
![]()
(짤 선정이 잘못되어 살짝 코믹해 보입니다만. 진지한 영화입니다!!! ㅋㅋ)
- 홍콩 뉴웨이브!! 관금붕!!! 이런 걸 기억하는 분들에겐 추억의 영화이고 아니면 그냥 흘러간 옛날 홍콩 영화이고... 그렇겠죠. 또 장국영과 매염방을 알고, 좋아했고, 둘의 관계까지 대충 알고 있는 분들에겐 추억이 흐르다 못해 두 사람 얼굴만 봐도 눈물까지 터질 수도 있는 영화겠구요. 암튼 대략 90년대에 보긴 봤는데 아마 비디오방 같은 데서 친구들이랑 수다 떨며 대충 봤던 것 같아요. 본 기억은 있고 줄거리는 아는데 어떤 느낌이었는지 거의 기억이 없는. 그래서 다시 봤습니다.
![]()
(너무 일찍 가 버린 두 분이십니다. 심지어 생전에 절친이셨다니 더더욱 아쉽구요.)
- 1987년이 어떤 해였냐면요, 영웅본색2가 나왔구요. 천녀유혼 1편이 나왔습니다. 굳이 이 두 영화를 언급한 건 영웅본색엔 장국영이 나왔고 천녀유혼은 여자 귀신의 사랑 이야기라서 이 영화랑 갖다 붙여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구요. ㅋㅋ 이러한 액션, 환타지 영화가 흥행을 빵빵 터뜨리는 와중에 나온 요 '연지구'는 젊은 감독의 고독한 예술혼이 불타오르는 소품 예술 영화였죠. '홍콩산 예술 영화' 라는 게 그렇게 익숙하지 않던 시절이기 때문에 당시에 볼 때는 되게 독특하다, 인상적이다... 라고 생각해며 봤는데요.
이제 37년의 세월이 흘러서 별다른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그냥 다시 보니 의외로 정직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여화와 진진방의 사연은 정말 원형적인 '운명적 & 비극적 사랑 이야기' 그 자체죠. 우월한 비주얼의 선남선녀가 거의 첫눈에 서로 반해서 뜨겁게 사랑하고, 그러다 찾아오는 비극적 운명 속에 조금씩 변해가다 파국을 맞는다. 라는 이야기이고 별다른 디테일이나 현실감 없이 그냥 강렬, 애틋, 로맨틱에만 집중합니다. 요즘엔 잘 안 나오는 류의 이야기이다 보니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드는 게 재밌었구요.
80년대에 등장하는 현대 커플의 역할은 선조들의 저 강렬한 로맨틱!!! 과 대비를 이루어서 그들의 목숨까지 내던지는 사랑을 강조하고, 동시에 요즘 것들(...)의 미적지근한 삶과 연애관에 대해 잔소리를 날리는, 뭐 그런 겁니다. ㅋㅋ 그래서 이야기 말미에는 이들이 여화의 사랑에 감명을 받아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되고 그런 거죠. 참으로 그 시절다운 라떼 훈계조 이야기 설정입니다만. 이런 이야기 역시 요즘엔 잘 없어서 신선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어차피 현대 파트의 커플은 그저 80년대에 나타난 여화 귀신을 돕기 위한 기능적 캐릭터일 뿐 비중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훈계의 느낌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행이겠죠.
![]()
(의도적으로 정말 '평범' 그 자체를 목표로 빚어 놓은 듯한 인물들이구요. 뭐 어차피 매염방 70, 장국영 20에 이 분은 지분 10 이하라서 괜찮습니...)
- 이게 그냥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 로맨스 영화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는 건 여기에 덧붙여진 두 가지 포인트 때문입니다.
일단 이 이야기가 다루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렇게 달콤하고 로맨틱하며 이상적인 측면만 가진 것이 아닙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이야기의 결말이... ㅋㅋㅋ 그러니까 그런 운명적이고 격정적인 사랑을 아주 낭만적인 분위기로 보여줌과 동시에, 그 사랑이란 감정이 어떻게 변하고 또 하찮아지는가. 이런 부분까지 다루거든요. 심지어 후자가 이야기의 마무리를 맡고 아주 강렬하게 표출이 되기 때문에 전자보다 더 강조되는 편이죠. 말하자면 뜨겁고 달콤하게 시작해서 차갑고 쓰디 쓴 맛으로 끝나는 이야깁니다. 게다가 설득력도 쩔어요.
또 한 가지는 홍콩의 1930년대와 1980년대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구성을 통해 영화 내내 진하게 표출되는 과거에 대한 향수입니다. 그렇게 으리으리하고 멋지던 건물들이 사라지고, 어린이집이 되고... 이런 상황들을 교차 편집과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콕콕 찝어주고요. 또 그 시절 사는 모습과 요즘 사람들 사는 모습도 조금씩 대비하며 '그 때가 좋았지' 류의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우리 여화님께서 자기 애인을 찾으러 돌아온 건지, 아님 좋았던 그 시절을 돌이키며 아쉬워하기 위해 돌아온 건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ㅋㅋ 당연히 그 두 가지를 모두 의도한 거겠지만요.
![]()
(30년대를 그리워하는 80년대 영화를 2024년에 보며 추억에 젖는. 뭐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 영화에 특수 효과랄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초자연적 존재는 여화 귀신 하나 뿐인데 이 분이 그냥 사람처럼 존재하거든요. 몸이 싸늘하게 식고 심장이 뛰지 않을 뿐 사람들 눈에 다 보이고 물리적으로 공간도 차지하고 있어요. 벽 뚫기 같은 거 못 합니다. ㅋㅋ 신출귀몰 능력이 있긴 한데 역시 그냥 편집을 통해 표현하지 특별한 효과는 쓰지 않아요. 당연히 호러 느낌 나는 장면 같은 건 아예 없구요.
그래서 보다 보면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 여행물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50년 전 과거의 여인이 그 시절 차림새 그대로 현대에 나타나서 홀로 이 장소, 저 장소를 거닐며 과거를 떠올리고. 변해 버린 도시와 변해 버린 사랑을 느끼며 기뻐하고, 슬퍼하고, 웃고 울고 그러는 거죠. 그 여인을 연기하는 게 전성기의 매염방이기 때문에 그 그림은 충분히 폼이 나며 아름답구요. 그렇게 그냥 분위기만 즐겨도 본전은 뽑을 수 있는 영화였어요. ㅋㅋ
매염방이 제작자인 성룡(!)을 협박해서 출연시켰다는 장국영은 뭐랄까. 좀 기능적인 캐스팅입니다. 이 분은 그냥 비주얼로 끝나요. 매우 예쁘게 잘 생겼으면서 동시에 은근 유약한 면모를 드러내면 끝날 캐릭터인데 이건 애초에 장국영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연기가 필요 없는 수준의 찰떡 캐스팅이었네요. 하하.
![]()
(당연히 투톱 영화일 것 같지만 사실은 매염방 원톱 영화에 장국영이 비중 큰 조연으로 나온다. 라고 생각하시는 게 정확할 겁니다.)
- 암튼 뭐랄까... 요즘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크게 튀는 스타일도 아니고, 이야기도 살짝 심심할 수 있고 그래요.
하지만 미술도 좋고 미장센도 좋고 촬영도 좋은 데다가 두 주인공이 매염방 장국영이란 말이죠. 그렇게 눈이 즐거운 영화구요. 또 그냥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꿈결 같은 분위기를 내내 잘 살려냅니다. 80년대의 홍콩 도시 곳곳을 누비는 매염방 귀신의 느낌도 아주 신비롭고 처연하게 아름답구요.
또 아주 전통적인 동양 고전 괴담 스타일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로맨틱으로 흘러가다가 막판에 갑자기 무자비하게 현실적으로 가 버리는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렇죠. 그런(?) 이야기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 실감이 나죠. ㅋㅋㅋ
그래서 잘 봤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 이런저런 추억에 잠기고픈 분들. 특히 그 시절 홍콩 영화 좋아하셨는데 이 영화는 아직 안 보신 분들 등등에게 추천해요. 끄읕.
![]()
(두 배우 중 한 명만 좋아하셔도 꼭 보셔야 할 영화가 아닌가 싶구요. 뭐 그런 분이라면 이미 옛날에 다 보셨겠지만요. ㅋㅋ)
+ 원작 소설이 있답니다. 근데 제작자 성룡을 비롯한 몇몇의 아이디어로 이야기 중간에 경극이 들어가고 그걸 연기하는 게 장국영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본 원작자는 그 장면에 감명을 받아 새 소설을 쓰는데... 제목이 뭐겠습니까? ㅋㅋ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패왕별희 비긴즈... 였던 것.
![]()
(저런 분칠을 해놓아도 잘 생긴 사람은 잘 생겼군요...)
++ 글 제목을 보고 어라? 했던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게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땐 '인지구' 라고 했거든요. 번역 사고였나 봅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이번엔 정말로 간단하게 요약해 보겠어요
과거 파트에서 여화와 진진봉은 참으로 깊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결혼까지 생각하게 됩니다만. 당연히 진진방의 부모가 반대를 합니다. 부잣집 딸래미에게 장가 보낼 거라며 '온 김에 니 애인 와이프에게 선물할 옷 모델 좀 서 줄래?' 라는 굴욕적인 상황까지 체험시키고 그래요. 하지만 우리 사랑꾼 진방씨는 무엇도 우리 사랑을 막을 순 없으심! 하고 가출해서 여화와 둘이 살기로 결정하구요. 내친 김에 여화 덕에 관심을 갖게 된 경극 배우의 길을 걸어 보겠다고 결심하죠. 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꼬꼬마 뉴비니까 당연히 엑스트라 같은 역할부터 시작을 하겠죠. 대단한 재능이라도 있을 거라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현실은 달랐고. 소식을 들은 부모와 정혼자가 찾아와 공연을 본 후 '이제 그만 집에 돌아오렴!' 이라고 종용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더 많이 흔들리는 진진봉입니다. 그래서 불안해진 여화는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며 애인을 붙들어 보려다가... 결국엔 동반자살을 계획하게 되죠. 그래서 함께 술을 마신 후 아편을 떠먹고 죽었음. 다만 죽기 전에 '다음 생에 태어나면 서로를 기억하고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이때 여화가 제시한 게 3811, 3월 8일 밤 11시에요.
현재의 신문사 커플은 여화의 이야기를 듣고 홀딱 반해서는 어떻게든 도와주기로 결심을 해요. 그래서 일단 신문 광고를 내구요. 아무 연락이 없자 '혹시 그 3811이 날짜가 아니라 다른 걸지도?' 하고 주소로도 찾아보고 삐삐 번호(아니 대체 어떻게...;)로 연락도 해 보고 오만 노력을 다 해봅니다만, 연락은 오지 않네요. 그리고 남자 친구 하나 다시 보겠다고 저승에서 올라온 여화는 점점 기력이 쇠해져서 이러다 세상을 떠나 버릴 지경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격하게 열심히 진진봉을 찾으려 노력하던 현대 커플은... 어느 골동품 상점을 지나가다가 마치 운명의 기적처럼 보이는 우연의 일치를 겪고 그 자리에 눌러 앉았다가 여화가 죽을 당시의 옛날 신문을 발견해요. 그리고 그 신문 기사에서 발견한 진실은...
진진봉은 죽지 않았다는 겁니다. 여화만 죽었어요. 동반 자살 시도를 한 건 맞는데 암튼 여화만 성공했던 거고 여화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저승에서 진진봉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근데 이때 과거 일 얘길 하다가 둘의 동반 자살 시도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게 되는데 그게... 사실 진진봉은 이 동반 자살을 딱히 원치 않았어요. 여화가 술 먹이고 강권하다시피 지른 일이었고, 그래서 운 좋게 살아난 진진봉은 다시 죽을 생각 없이 그냥 살아 버린 거죠.
그래서 여화는 배신감을 느끼지만 현대 커플 중 여자 쪽도 화가 납니다. 니가 저지른 짓은 사실상 살인 아니냐. 나 너 같은 거 안 도울 테니 이만 꺼져. 그러자 여화는 진짜로 거리로 휘리릭 나가 버리는데... 그때 전화가 와요. 처음에 낸 광고를 보고 뒤늦게 전화한 젊은 남자인데, 자신이 진진봉의 아들이라 주장하면서 우리 아빠 따위(...)를 왜 찾냐고 묻네요. 당황해서 '옛날에 잘 나갔던 경극 배우들 인터뷰다'라고 둘러댔더니 피식 비웃으며 우리 아빤 일생 엑스트라나 했지 잘 나간 적 없는데 무슨 개소리냐. 라며 비웃고요. 사이 안 좋아서 지금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대충 영화 촬영장 같은 데서 굴러 먹으며 일자리 찾고 있을 거라고 하네요.
이 소식을 듣고 거리로 뛰쳐 나가 여화를 찾아 헤매던 현대 커플은 결국 길거리 경극 공연을 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여화를 발견하네요. 꿈 꾸는 듯한 표정으로 무대 위 경극 배우를 바라보며 '저는 그 분을 찾았어요'라고 말하는 여화입니다만, 현대 커플은 사정을 설명하고 여화를 영화 촬영장으로 끌고 가죠. 하지만 좀 멀쩡해 보이는 구역의 사람들은 아무도 진진봉의 이름을 모르고. 거의 노숙자급 상태의 무리들이 모여 있던 곳에서 진진봉을 아는 사람을 발견해요. x도 없는 주제에 자기가 옛날엔 부잣집 자식이었네 뭐네 하면서 헛소리하는 놈이라며(...) 암튼 이 분의 힌트대로 더 더 상태 안 좋은 구역을 헤매던 중에... 문득 여화가 누군가의 뒤를 따라갑니다. 다 쓰러져가는 건물 뒷편에 노상 방뇨를 하며 이젠 오줌빨이 예전 같지 않다느니 하는 깨는 혼잣말을 하는, 폭삭 늙은 거야 당연하지만 상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그 남자. 심지어 숨어서 마약까지 하네요.
현대 커플은 정말 저 인간이 맞냐고 묻지만 여화는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이 은혜는 다음 생에 만나서 꼭 갚을 게요." 라고 깍듯하게 인사하고는 아무 말 없이 그에게 다가가 눈을 마주치고 한참을 들여다 보다 처음 만날 때 불렀던 노래를 불러줘요. 그리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남자에게 50년 전에 선물 받았던 연지함(아마 이게 '연지구'의 뜻인 듯 합니다)을 돌려주고는 "더는 기다리지 않아요." 라는 말을 남긴 채 단호하게 등을 돌려 걸어갑니다. 남자는 한참 뒤에야 여화의 이름을 부르며 "평생을 기다렸는데!" 라며 쫓아가지만 여화는 그대로 허공으로 사라지구요. 가슴을 움켜쥐며 바닥에 주저 앉는 남자. 이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현대 커플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엔딩입니다.
맞아요. 사실 관금붕이라고 하면 저 위에도 적은 '홍콩 뉴웨이브'라는 호칭과 연지구, 완령옥부터 기억나니까요. 이 글 적으면서 이 분이 2018년에도 영화를 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ㅋㅋㅋ
그 천녀유혼스런 영화 촬영 장면은 좀 아리송하더라구요. 처음엔 천녀유혼 인용인가? 했는데 개봉 연도는 같고. 펠리니 영화 비슷한 느낌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굳이 마지막을 영화 촬영장으로 설정한 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두 배우는 뭐... ㅠㅜ
예전에 영화 책에 소개하는 영화들은 직접 볼 수 없는 영화가 무척 많았잖아요. 그래도 영화마을 같은 체인점이 생겨서 그나마 찾아 봤던 영화들이 조금 있었는데 아마 그 통로로 봤던 거 같네요.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요. 영화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나서 스포일러 보니까 그나마 뿌옅게 기억이 나네요. 용기를 내어 말하면 저는 장국영이 한번도 잘 생겼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어가지고 더 기억이 흐릿한 듯.
그 당시엔 개봉하지 않고 책에만 적혀 있던 영화들을 보면 내 기준으로 감상을 제대로 한다기 보다 '음 좋다고 하니 좋은 영화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고 '나도 봤음요' 같은 기분만 챙긴 작품이 많은 거 같아요.ㅎ
영화마을이 그 당시 씨네필 워너비 & 호소인들에게 참으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죠. 저희 동네 영화마을에 키에슬로프스키 '십계' 시리즈 세트를 들여 놓고 예쁘게 진열해 놓았던 게 생각나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 그게 그것이 맞았는지 갑자기 자신이...;;
세기말에 갑작스레 들이닥친 씨네필 유행(?)에 휩쓸려 감당 안 되는 영화들 열심히 보고 다녔던 청춘들 많았죠. 물론 제가 그 중 하나였구요. ㅋㅋㅋ 동아리까지 잘못(??) 들어가서 신입생 때 1년 내내 누벨바그 영화들 보고 살았는데. 솔직히 한 번 보고도 재밌거나 인상 깊었던 영화는 별로 없었습니다... 만. 나아중에 시간 많이 지나고 그때 생각 나서 다시 찾아보니 그땐 또 대체로 좋더라구요. 옛날에 이미 한 번씩 본 경험이 재감상에 도움이 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 그래도 그런 경험 덕에 소위 '예술 영화'라는 것도 거리감 없이 가끔이라도 챙겨볼 수 있는 사람이 된 건 좋은 일이겠죠.
읽은 내용이어요. 아시는 이야기 처럼 관금붕(스탠리 콴!)이 동성애자잖아요. 홍콩을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만든다고 하더군요,
어린 마음에 근사하게 들렸어요 :)
도시를 여성으로 생각하고 영화를 만든다. 라는 건 옛날 필름 느와르 감독님들이랑 비슷한 느낌... 도 있지만 그쪽은 다 부정적으로 그리는 편이었으니 관금붕이랑은 전혀 다르기도 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