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협려


1982년 장철 감독 작품
북경어, 105분(셀레스철 복원판 기준)

장철이 만든 김용 영화 7편 중에 6번째 작품이자 [사조영웅전] 시리즈 4편에 해당하는 영화입니다. 어... 제목은 [신조협려]인데?


'사조영웅전'이 디게 길고 사람도 겁나 많이 나오는 소설이잖아요. 예광과 장철이 영화로 각색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너무 길어서 고생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3편까지 진행했어도 황용이 개방을 장악하는 부분까지밖에 못갔어요. 아직 한참을 남았는데...
그래놓고선 완결을 안시키고는 바로 원작소설의 속편인 '신조협려'를 영화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마치 작금의 한국 만화가들이 하던 거 연중시키고 신작 내는 것처럼

시리즈 죽 기다리면서 봤던 사람들은 황당하겠죠.
근데 영화를 직접 보게되면, 제목은 [신조협려]인데 [사조영웅전] 이야기가 계속되는 겁니다. 배우들은 대폭 바뀌어서요.
배우가 바뀐다면 그것도 황당한 일이지만 이 시리즈는 애초에 무슨 [반지의 제왕] 이런 것처럼 설계도를 다 짜놓고 시작한 시리즈가 아니거든요. 1,2,3편 나오는 동안에도 수시로 배우가 바뀌었어요. 남주인 곽정은 계속해서 부성이 하긴 했지만 여주인공 황용도 중간에 배우가 바뀌었는걸요. [신조협려]에선 곽정 역할이 곽추(곽진봉)로 교체되었습니다. 곽추는 전작들에선 주백통으로 나왔었죠.

그렇게 해서 영화의 앞부분 1/3 정도를 '사조영웅전' 이야기로 채웁니다. 아직 사조영웅전에서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았는데 30분 남짓에 그게 다 들어갈리는 없는 거고... 걍 '신조협려'의 주인공 양과의 출생과 관련된 과거 사건 정도만 대충 추려낸 거라 결국 사조영웅전 이야기는 미완인 걸로...
그리고는 곽/황 커플이 갓난아기 양과와 만난 시점에서 점프해서 어른이 된 양과가 바로 나옵니다. 양과역은.... 부성ㅎㅎ


사실 부성은 곽정역으로는 썩 어울리는 선택은 아니었다고 봐요. 곽정하면 세상 재미없는 바른생활 사나이인데, 부성은 그런 이미지가 아니거든요. 대략 [사형도수] [취권]에 나오는 초기의 성룡 캐릭터가 부성을 벤치마크한 겁니다. 그런 악동 캐릭터라서 곽정역으론 좀...ㅎㅎ 차라리 곽추가 곽정에는 더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해요. 부성이 양과역으로는 잘 어울렸냐하면 그건 또 별개의 문제지만...

장철 영화가 대체로 그렇듯이 원작의 흐름은 대체로 따라가면서 돈 안드는 방향으로 뭉텅뭉텅 넘어갑니다.

두시간도 안되는 영화에 앞부분 1/3은 딴 이야기로 때웠으니 '신조협려'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개할 공간도 없죠. 대충 도입부 정도 분량이고 나오는 장소는 딱 세군데, 도화도하고 철창묘하고 전진교 본부 뿐입니다.
도화도는 분명히 섬인데, 배경에 물 한번 안나오고, 도화도에서 몇걸음만 걸어가면 바로 철창묘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수시로 왔다갔다 합니다.

양과가 장난꾸러기인데다 '사조영웅전'의 끝판왕인 구양봉이 '신조협려'에선 개그 캐릭터가 되기 때문에 코미디가 많이 늘었습니다.

글고....... 원작팬이라면 발광..기함할 일이 있는데...
'신조협려', 제목이 '신조협(양과)와 그 짝(소용녀)'이고, 소용녀가 누굽니까. 김용 소설 전체에서도 인기 상위권을 달리는 캐릭터인데... '신조협려' 영상화라고 하면 소용녀역을 과연 누가 하는가가 최대 관심사가 되잖아요. 하 지 만,
장철의 [신조협려]에는 소용녀가 안나옵니다.
'신조협려'에서 '려'가 안나오는 거죠. (신조도 안나오니까... 제목 사기!!!)


소용녀가 나오기 전에 영화가 끝납니다.(뭐 소용녀로 추정할 수도 있는 인물이 0.5초쯤? 망원경으로 봐야할 정도의 샷으로 나오기는 하는데... (얼굴은 안보임))...

그것도 뭐 다음에 또 만나요도 아니고 뭔가 하나 매듭 지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클리프행어도 아닌 상태에서 '어 이게 끝이야?' 싶은데 걍 끊겨요. 거기다 앞으로 할일이 많이 남아있는 인물이나 한참 지나서야 나오는 악역/조역도 끌어와서 막 죽여버리면서 끝낸 걸 보면 그냥 더이상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뭔가... 팬들을 우롱하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 여배우가 활약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로 알려진 장철이 과연 소용녀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해한 사람도 꽤 있었을텐데 말이죠...

사정상 성인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이야기 전개상으로는 양과의 어린시절에서 멈추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부인 소용녀와 만나기도 전에 영화가 끝나니까 영화 끝날때까지도 주인공은 무술을 거의 배우지 못한채라는 거죠. 그래서 부성은 주로 개그를 치고있고 액션은 곽추가 전담합니다. 거기다 엉뚱하게 무수문(전소호)까지 끌고들어와 마지막 액션장면에 배치하는데 그러니까 영화의 액션을 책임지는 게 오독 멤버들. 이번에도 끝판왕(곽도 왕자)은 강생이 맡아서 곽추와 공중전을 벌입니다. 그니까 이 영화도 실질적인 오독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독팀이 만들어내는 아크로바틱 호흡은 물론 훌륭하지만 이야기와 무술이 따로노는 감이 있습니다.


장철의 쇼부라다스 시절의 끝자락에 있는 영화라 상당히 날림으로 만든 티가 나고 퀄리티면에선 썩 좋다하기 어려워 보이고, 원작팬들이 좋아할 영화라 보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어쨌든 장철의 쇼부라다스 말년 이후작들은 괴작보는 맛으로 보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까.....ㅎㅎ



양강역에 용천상
구양공자역에 이수현
다르바역에 주객
조지경역에 녹봉
한소영역에 이려려
무술지도는 오독팀(곽추, 녹봉, 강생, 주객)




TheBraveArcherandHisMate+1982-55-b.jpg

좌에서 우로

양강,황용,양과,감독,목염자,무수문




셀레스쳘 예고편




"'신조협려'인데 왜 소용녀가 안나와!!!"라고 발광절규했을 관객들을 배려해? 쇼부라다스는 1년뒤에 또다른 '신조협려' 영화를 내놓습니다. 이 영화 속편은 아니고 리부트. 거긴 소용녀 확실하게 나옵니다.
    • 김용 소설 같은 길이의 장편은 극장용 영화로 만들려면 애초에 마구 잘라내는 각색이 불가피한데 써주신대로라면 그냥 일단 무작정 만든 느낌이 강하군요? ㅋㅋ 




      배우 바뀐 얘기가 나오니 소오강호 - 동방불패가 이어지는 시리즈 영화였다는 걸 뒤늦게 알고 무척 황당했던 기억도 납니다. 조연급 여배우 한명 빼고 출연진이 싹 다 바뀌었으니 당시 정보력으로 알 턱이 없죠. 알고보니 소오강호 영제가 Swordsman I, 동방불패가 Swordsman II 였더군요.

      • 원작 아는 사람은 동방불패가 소오강호 후속작이란 걸 바로 알수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은 그랬을 수도 있겠군요. 전 동방불패에 이연걸이 영호충 역으로 나온다는 말을 듣고, '아무리 요새 잘나간다지만 너무 아무 역할이나 다 시키는 게 아닌가...' 했습니다.ㅎㅎ 영화를 보니 그럭저럭 납득이 갈 정도는 되더군요.

        • 네 영화를 접할 당시에는 김용 소설이라는 것 자체를 접하기 전이어서 ㅎㅎ 

    • 제가 극장에서 본 신조협려는 유덕화, 곽부성, 매염방에 글로리아 입이 나오는 1991년작이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김용 소설과 거의 관계가 없었고 스토리는 무려 일본 만화 '시티헌터'의 앤젤더스트 에피소드를 그대로 갖다 베낀 거였죠. ㅋㅋ 원작 소설도 읽은 후였는데 보는 내내 이게 대체 뭐지?? 라고 혼란스러워했던 추억의 영화입니다.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액션은 스트리트 파이터2의 보스 캐릭터 디자인과 스킬을 그대로 베껴 썼던(...)

      • 저도 이 영화 생각하면서 들어왔습니다. 이 영화가 아마 유덕화가 만든 영화사의 첫 작품이었을 거예요. 기억이 잘못되었는지 그래도 시대 배경은 옛날 중국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현대물이었네요...ㅎㅎ

        • 네 영웅문 2부(?) 생각하고 극장 갔다가 현대가 배경이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ㅋ 그게 유덕화가 직접 만든 영화였군요. 그래도 그 시절이니 흥행은 잘 됐을 듯!

        • 현대라고 하기도 좀 애매하고 시대불명이었습니다. 현대문물이 많이 나오긴 하고요.

      • 유덕화, 매염방, 그로랴입을 대충 양과, 소용녀, 곽양이라고 자기최면을 걸고 보면 대략 비슷한 점이 보이긴 하죠ㅎㅎ.


        그 영화 다분히 [딕 트레이시]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대놓고 만화같은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는걸 보면. 그래서, 만화인 시티헌터를 찝어서 영상화하기로 마음먹은 모양인데, 정식 판권절차는 당연히 안밟은 것 같고 어찌어찌 기획안이 구르고 구르다 '신조협려'와 믹스된게 아닌가 싶어요.


        글고... 주인공 유덕화는 TV 시리즈에서 양과역을 한 적이 있고 각본쓴 왕가위는 나중에 김용소설을 마음대로 뜯어고친 영화를 또 만들기도....

    • 제가 기억하는 유덕화 나오는 현대판 신조협려는, 원전 무협지 내용 중 절정곡에서 소용녀와 헤어지고 16년 동안 못만나는걸 아파트 옆동에 사는데 시간대가 달라서 16개월동안 마주치지 못하는 바보같은 시츄에이션에, 정화의 꽃밭에 뛰어들어 정화의 독으로 괴로워하는 대신 유덕화가 깨진 유리 위에서 무릎으로 기는 걸로 표현하는 거였는데 뭔가 제 기억의 문제인지 좀 궁금해집니다 OTL

      • 말씀하신 장면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유덕화-매염방 스토리는 대략 원작 내용을 개작한 거였는데 유덕화-글로리아 입 스토리가 시티 헌터를 베낀 거였든가... 둘의 관계가 딱 사에바 료-카오리 사이였고 엔젤더스트처럼 파워업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악당이 나오고 글로리아 입 오빠인가 누구인가가 살해당해서 복수하고... 그랬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물론 34년 묵은 기억이라 정확하지는 않구요. ㅠㅜ

      • 유덕화가 쓰는 컴퓨터 운영체제가 윈도우 3.1인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스나 95 이후 윈도우가 나오는 영화는 수도없이 봤지만 3.1이 나오는 건 거의 본 기억이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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