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아니 분명히 개판인데... '엑소시즘: 잠들지 못하는 시간' 잡담입니다
-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27분이고 스포일러는 늘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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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이 짤을 보니 광고 카피가 영화를 안 보고 만든 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되네요. 영화 내용은 정반대인데... ㅋㅋ)
- 의학도 칼라에겐 블레이크라는 남동생이 있고. 얘는 유전적 희귀 질병을 앓고 있으니 그거슨 바로 잠을 못 자는 병입니다. 이대로 잠을 못 자다가 결국엔 죽을 거래요. 근데 이게 또 가족력이어서 얘들 엄마도 같은 병을 앓았고, 역시 의사였던 얘들 아빠가 엄마를 치료해 보려 했지만 어쩌다보니 자기 손으로 엄마를 죽이고 자살했다는 끔찍한 과거가 있었답니다.
근데 칼라의 담당 교수이자 부모의 친구였던 로버트 박사님이 한 가지 제안을 해요. 자기가 운영하는 비밀스런 연구실이 있는데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하지만 본인 생각에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방식으로 블레이크와 비슷한 사람들을 치료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네요. 고민할 것도 없이 칼라는 그걸 받아들이고, 같은 과의 구남친 패트릭, 절친 앨리스와 함께 지하의 비밀 연구실을 향합니다. 그리고 벌어지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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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가족사를 지닌 서로 아끼는 남매... 라는 설정으로 드라마를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각본 상태가 도와주질 못해서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조금 불쌍.)
- 다행히도(?) 뭔가 길게 설명해 볼 의욕이 안 생기는 영화라서 대충 적어 보겠습니다.
글 제목에도 적었듯이 일단 시나리오는 개판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개연성을 말아 먹으면서 전개가 되는데 한참 보다 보면 '이 사람들이 일부러 이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ㅋㅋㅋ
예를 들어 그 '비밀 연구실'은 의대 건물 지하에 있고 엘리베이터도 운행을 합니다. 근데 어떻게 비밀일 수가 있죠. 블레이크를 가둬 놓고 실험을 진행하는 공간엔 블레이크 말고도 두 명의 환자가 더 있어요. 대체 이 환자들은 어디에서 구해서 데려온 걸까요. 게다가 이들을 블레이크가 들어오자마자 공포에 떠는데 둘 중 한 명은 끝까지 내보내 달라는 말도 안 하고 그냥 공포에 떨기만 하다가 험한 꼴을 당합니다. 등장 인물들 중 그 누구도 핸드폰이 없어서 밖에 연락을 못하면서 험한 꼴을 당하구요. 중간에 큰 일이 생겨서 로버트 박사님이 사람을 보내 달라고 병원에 연락을 하는데 다음 날까지 아무도 오지 않지만 등장 인물들 중 누구도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또 의사 & 의대생 멤버들이 차례로 하나씩 이상한 일을 당하는데 서로가 당하는 걸 서로 아무도 보지 못하고 그런 일을 겪었다는 말도 믿지 않아요. 자기도 당했으면서! ㅋㅋ 마지막으로 이 연구실은 사실 주인공의 부모도 이용했던 곳이고 그 시절 물건들이 그냥 다 남아 있는데. 이야기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또한 참 말이 안 됩니다. 진작에 다 치워 버리는 것이 당연한데...
덧붙여서 이 외에도 소소하게 이 장면과 저 장면이 앞뒤가 안 맞고 어색하게 이어지는 게 하도 많아서 나중에 대략 말이 되게 이어지는 게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에요. 제가 오죽하면 '개판'이란 표현까지 썼겠습니까. 정말 이 영화의 각본은 총체적 난국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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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명 나오지도 않는 캐릭터들이지만 딱히 '캐릭터'라고 할만한 부분도 별로 없어서 허무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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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개연성에 너무 신경을 안 써서 이 불쌍한 여자분을 보면서도 불쌍하단 생각보단 '그래서 님은 왜 여기서 그러고 있는데요?'라는 생각만...)
- 그런 난감함을 잠시 미뤄두고 그냥 스토리만 놓고 보면, 번역 제목 그대로인 이야기에요. 수면 장애를 소재로 한 호러이고 엑소시즘으로 마무리 되죠.
실제 질병(!)을 소재로 한 의학적 배경이 있고, 지하의 음침하고 위험한 실험실이 있고, 끈끈하고 눈물겨운 가족애를 바탕에 깔고 악마의 장난 속에 사람이 하나씩 죽어 나가는 B급 호러. 뭐 이러한데요. 하나 같이 흔하고 익숙하지만 어쨌든 구색은 맞춰져 있는 장르물이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위에 이미 적었듯이 디테일이 다 개판이라 이런 멀쩡하게 갖춰진 구색이 무색해지구요. 또 간신히 구색만 맞추는 수준에 급급했는지 뭔가 차별화 되는 아이디어나 설정이 전혀 없어요. 비슷한 이야기들이 보여주는 흔하디 흔하고 뻔하디 뻔한 길을 그냥 걸어갑니다. 아니 힘겹게 걸어간다고 해야 맞겠군요. ㅋㅋㅋ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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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가 이상할 정도로 낯익다 했더니 최근에 재밌게 본 '커밍 홈 인 더 다크'의 주인공님이셨습니다. 아 요즘 배우들 얼굴, 이름 너무 못 기억하네요;;)
- 의외로 호러 장면들 각각은 괜찮습니다? ㅋㅋㅋ
주로 정직하게 크고 거슬리는 효과음을 동반한 점프 스케어로 승부를 합니다만 그게 꽤 잘 되어 있어서 정말 놀라게 되긴 해요.
악마 들린 동생 역의 배우를 비주얼적으로 참 잘 캐스팅해서 별 것 아닌 장면도 아주 그럴싸하게 으스스한 느낌을 주기도 하구요.
참 뻔한 의도가 들여다 보이는 과거 사건을 기록한 VHS 비디오라든가. 악마 들린 동생과 다른 환자들이 만들어내는 기괴한 사건들이라든가. 역시나 빠짐 없이 뻔하고 흔하지만 어쨌든 연출이 잘 되어 있어서 상당히 그럴싸합니다. 장면 장면을 떼어 놓고 각각 평가해주자면 그래요. 아마 하일라이트만 편집해서 줄거리 읊어 주는 출발 스포일러 여행스런 컨텐츠로 만든다면 상당히 재밌는 호러 영화로 보일 가능성이 커요. 절대 아닙니다만. 분명히 그렇게 보일 것 같아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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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 유발 짤은 안 올리려고 노력하는지라 여기에서의 모습은 너무 멀쩡해 보입니다만, 대체로 악마 빙의된 위험한 존재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갖추신 배우님이셨어요. ㅋㅋ)
- 그래서 결론은... 당연히 보지 마시라는 겁니다만. 뭐 이런 번역제 달고 있는 영화 vod를 굳이 틀어 볼 사람이 듀게에 또 계시긴 하려나... 싶으니 쓸 데 없는 말이겠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저냥 봤습니다. 계속되는 말도 안 되는 전개는 낄낄대고 웃으면서 즐기고, 의외로 그럴싸한 호러 장면들은 오오 감독님 그래도 연출 센스는 나쁘지 않네... 이러면서 즐기고. 런닝 타임도 80분 남짓이니 그러다 금방 다 봤어요. 그렇긴 하지만, 역시나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ㅋㅋ 분명히 괜찮은 구석도 있는 영화였지만 그게 즐비한 커다란 단점들을 덮어줄 만큼은 아니었구요. 어쨌든 연출 센스는 있는 감독님 같으니 언젠간 나올 차기작을 기대해 보는 걸로. 그리고 그땐 각본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시는 걸로(...)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정말 간단하게!
암튼 그래서 주인공 동생 블레이크는 자꾸만 악마에 빙의해서 함께 갇혀 있던 사람들을 무섭게 하구요. 주인공들은 연구실 구석에 숨겨져 있던 박스에서 VHS 테이프들을 발견하고 보기 시작하는데, 거기엔 자기 부모가 로버트 박사님 + 신부 하나와 진행한 실험 푸티지가 기록되어 있었고... 아무리 봐도 이게 그냥 환자들 상태가 아닌 거죠. 사람이 순간 이동을 하고 방 전체 벽에 피 묻은 성경 페이지를 날려 붙여대는데 이게 정상일 리가 있겠습니까. ㅋㅋㅋ
그러다 점점 더 악령 기운이 강해진 동생 블레이크는 급기야 같이 있는 환자 한 명을 조종해서 자살하게 만들어요. (이때 눈 앞에서 방금 목 매단 사람을 보고는 곧바로 좌절(?)해서 냅두고 실험실을 뛰쳐 나가 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임팩트가... ㅋㅋㅋ) 주인공들은 박사님께 이제 밖으로 나가자고 하지만 박사님께선 엘리베이터 열쇠가 고장나서 못 올라간다며 실험실의 하나 뿐인 유선 전화기로 병원 측과 통화를 하고는 다음 날 사람들이 도착할 거라며 하루만 참자고 하죠.
근데 그 날 밤 더 더 강해진 블레이크는 주인공 절친을 조종해 자살하게 만들고. 그러는 동안 주인공과 전남친은 다른 곳에 숨겨져 있었던 VHS 기록 완결편(...)을 보고 로버트 박사님이 범인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당장 도망가자는 전남친이지만 주인공은 죽어도 자긴 동생을 데리고 나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박사님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전남친은 칼에 찔려 죽습니다. 쯧쯧.
그러고 기절했다가 결박된 채로 깨어난 주인공은 로버트 박사님의 구구절절 사연을 듣게 되구요. 그러니까 어려서 폭력적인 아빠에게 학대를 당하며 살고 있었는데 동생에게 악마가 빙의했고. 그 악마의 장난으로 망할 놈의 아빠가 죽었어요. 그러니까 악마에게 구원 받은 셈이라 그 악마를 은인이라 생각하게 되었는데 정작 동생은 아빠가 죽은 걸 보고 곧바로 자살을 해 버렸고. 언젠가 그 악마를 다시 만나고 싶다... 고 생각하며 이런저런 문헌들을 찾아 읽고 자료를 모아가며 재회를 기대하고 있었고. 그 공부를 바탕으로 요 악마는 수면 장애로 오래 잠을 못 잔 사람에게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주인공의 부모를 꼬드겨서 요 비밀 실험실로 끌고 들어왔는데 악마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려는 순간 주인공네 아빠가 엄마를 죽이고 자살해 버리는 바람에 실패. 근데 이 병이 가족력이고 하니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가 결국 주인공 동생을 통해 일생의 꿈을 이뤄 보려 했던 거래요. 그래서 이제 최종 단계, 주문 하나만 읊어주면 동생에게 빙의한 악마가 숙주를 버리고 이 세상에 나타나게 된다고.
그때 타이밍 좋게 동생이 이 장소로 걸어 들어오고. 바로 악마 짱짱맨 주문을 읊기 시작하는 박사님. 그리고 주머니에 들어 있던 지포 라이터로 결박을 끊고 옛날에 죽은 신부가 남긴 일기장 속 악마 퇴치 문을 영창하기 시작하는 주인공. 이렇게 둘이 마주보고 주문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동생은 그 가운데 서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다가... 결국 악마가 이겨서 동생을 지배하고는 곧바로 박사가 자살하도록 만듭니다. 그러고 주인공을 노려보는데, 주인공이 "블레이크! 나야 누나야!!! 제발 그 악마와 싸워 이겨!!!!" 라고 외치자 바로 고통의 몸 배배 꼬기를 시전하는 동생. 고작 몇 초만에 정말로 몸에서 악마가 튀어나와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뭐야 왜 이리 쉬운데. ㅋㅋㅋㅋ
자막으로 '3일 후'라고 뜬 후 같은 병실에 나란히 입원해 있는 둘의 모습이 보여요. 동생은 이 난리통의 보람이 있는지 드디어 쿨쿨 자고 있구요. 근데 카메라가 움직여 보면 정작 주인공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굳은 표정으로 누워 있습니다. 가족력이라고 하고 엄마도 같은 병을 앓았으니 어쩜 이제 주인공 차례일 수도 있겠다. 라는 암시로 끝이에요.
비밀 연구실이나 병원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악마나 엑소시즘은 별로이고...내용이 많이 아쉬운 영화네요 ㅎㅎㅎ
사실 저도 호러 소재들 중에 엑소시즘 쪽은 별로 안 좋아하긴 합니다. 잘 만든 영화는 그래도 재밌지만 기본적으로 제겐 매력이 떨어져요. 사람 묶어 놓고 영차영차 하는 분위기도 별로고. 악마들린 사람 연기들도 아무리 잘 해도 왠지 별로... ㅋㅋ
기껏 비밀 연구실, 병원 소재로 갈 거면 귀신 출동시키지 말고 좀 과학, 의학 쪽 호러나 스릴러로 가는 쪽이 더 보기 좋은 것 같아요. 근데... 댓글 적다 보니 이런 취향인 주제에 이 영화를 왜 봤나 싶군요. 정말 왜 봤을까요. ㅋㅋ
선구안이라기 보단 그냥 운빨에 가까운데 지난 한 주는 제게 운빨이 따르는 주가 아니었나 봅니다. ㅋㅋㅋ 보통은 듣보 영화처럼 보여도 나름 이리저리 검증된 것들을 찾아 보는 편이라 칭찬 글이 많지요. 어쩌다 정말로 아무 정보 없는 영화를 과감하게 골라 보면 성공률이... orz
암튼 저는 사실은 망작 컬렉터가 아닌 것입니다! ㅋㅋ 재밌을 것 같을 때, 정말 듣보여도 뭐라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을 때 선택하는 게 기본이고 일부러 검증 끝난 망작을 챙겨 보는 건 정말 드문 일이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