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어쨌든 로맨틱한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 잡담

 - 이제는 재작년인 2023년 작품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2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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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제도, 카피도 좀 무리수가 꽃을 피우는 느낌입니다만. 무려 2만 8천명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니 그냥 인정하겠습니다. ㅋㅋ)



 - 우크라이나 뉴스가 라디오에서 계속 나오는 걸 보면 시간적 배경은 최근인 듯 하구요. 대형 슈퍼 직원으로 일하는 여자 '안사'의 퍽퍽하고 건조한 일과를 먼저 보여줍니다. 다음엔 성격 까칠한 공장 노동자 아저씨(이름이 영화 거의 마지막에나 나오니 여기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ㅋㅋ)가 동료에게 반쯤 강제로 끌려간 가라오케에서 안사와 친구를 만나요. 엄밀히 말하면 마주쳤습니다. 서로 맘에 들었던 모양이지만 멀리서 힐끗힐끗 쳐다보다 눈 마주치고 시선 피하고... 이러다 말거든요.

 잠시 후 안사와 아저씨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생깁니다. 그 와중에 우연히 마주친 둘은 이번엔 대화도 살짝 하고 다음에 보자며 안사의 전화 번호를 받아가고 그럽니다만 이 칠칠맞은 아저씨가 인사하고 헤어지자 마자 그 종이를 바람에 날려 버리고...

 ...뭐 이런 식으로 스토리 소개하는 게 뭔 의미가 있겠나 싶네요. ㅋㅋ 암튼 그렇게 둘이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사랑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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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데이트는 극장이죠! 라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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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영화 사랑을 격하게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특히 고전 영화들 말이죠.)



 - 아키 카리우스마키. 아키 카우리스마키. 이 이름을 헷갈린지 대략 30년이 된 것 같지만 여전히 글자로 적을 땐 확인을 해야 합니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를 씨네마데크에서 빌린 짭 비디오 테잎(...)으로 본 게 이 분 영화를 처음 접한 경험이었을 거에요. 헐리웃 아니면 끽해야 영국, 프랑스 영화. 가아끔가다 독일 영화를 보는 정도가 다양성의 맥시멈에 가까웠던 그 시절에 참으로 낯설고 생소한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사실 또 그 시절엔 짐 자무쉬의 자매품(?) 같은 느낌으로 널리 알려졌던 것 같기도 하구요. 짐 자무쉬. 다시 적어 봐도 참 이름도 멋지고 영화 제목도 죽여주지 않았습니까. '천국보다 낯선' 말이죠. ㅋㅋ 암튼 뻘소리는 이 정도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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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행인들도 무뚝뚝, 심지어 공연하는 밴드와 그 관객들도 무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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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주인공과 친구들도... ㅋㅋㅋ 아 저 동료 아저씨 너무 귀여웠어요.)



 - 참으로 일관성 있는 감독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표정 & 무뚝뚝한 사람들만 가득한, 현실이라기 보단 옛날 고전 영화들 속의 세상 같은 느낌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구요. 그렇게 무뚝뚝한 가운데 썰렁 개그인 건지 웃긴데 썰렁한 건지 구분하기 어려운 농담들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구요. 그렇게 큰 인생 반전 없이 일관되게 고단한 삶을 살아갈 것 같이 생긴 사람들이 나와서 나름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끌고 갑니다. 본지 하도 오래돼서 자신할 수는 없지만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도 대략 비슷한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해요. 다만 아무래도 30년의 경력이 쌓였다 보니 이 영화가 훨씬 잘 다듬어졌달까,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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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삶의 노동 현장을 참 많이, 리얼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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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절망적이진 않아요. 우리(?)에겐 멋진 동료들이 있거든요!!!)



 - 주인공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중요한 배경 역할을 하는 이야깁니다. 둘 다 고단한 육체 노동으로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사는 노동자들이구요. 잘리기도 쉽고 월급 떼어 먹히기도 쉬운 참 사회적으로 '만만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일하는 모습과 그 환경을 자주, 차분하지만 현실적인 톤으로 보여줘요. 그리고 둘 다 실직을 겪는 상황이 꽤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구요. 이러다가 둘이 연애는 집어 치우고 붉은 깃발 휘두르며 '레볼루숀!!!!'을 외치는 전개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 게다가 '모던 타임즈'의 노골적인 인용 장면까지 나오잖아요. 


 정말로 이런 배경을 소홀히 대하지 않으며 대략 씁쓸하고 서늘한 방향으로 보여줄 건 다 보여주는 영화입니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별로 어둡지 않습니다.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뻘하게 웃기는 좋은 사람들이 주인공들 주변에서 무뚝뚝한 듯 다정하게 머물러주고요. 주인공들 역시 크게 좌절하지도, 희망을 포기하지도 않아요. 뭣보다 참 당당합니다. 특히 안사의 캐릭터와 그 절친이 그렇죠. 퇴근하고 작고 좁은 집에 혼자 들어가 고물 라디오로 뉴스를 들으며 직장에서 몰래 가져온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데우고 있어도 궁상맞지 않고 늘 어떤 위엄 같은 게 도사리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전혀 걱정이 안 되더라구요. 이 연애가 잘 되든 잘 안 되든 안사는 언제나 씩씩하게 잘 살 거야... 라는 느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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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처음으로 자연광이 자연광스럽게 촥! 하고 느껴지는 장면이었던 듯. 기분이 막 좋아지더라구요.)



 - 그리고 참으로 로맨틱합니다.

 일단 비주얼 면에서 그렇습니다. 일을 마치고 어두운 밤길로 혼자 터덜터덜 멀어져가는 안사의 모습이나 대중 교통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 같은 것들이 고단하고 힘들어 보이면서도 동시에 낭만적으로 보여요. 두 배우가 다 허름하고 평범한 듯 하면서도 차림새든 생김새든 은근 폼나고 보기 좋은 것도 한 몫 하구요.

 음악도 참 좋습니다. 진짜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주인공들 상황을 정직하게 반영한 가사의 노래들이 자꾸 튀어나오는데 그냥 곡들이 좋아요. ㅋㅋ 그리고 그런 음악을 잘 활용하는 장면 연출들도 좋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로맨틱한 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영화가 보여주는 태도입니다. 둘의 감정이 생겨나고 발전하는 데에는 무슨 디테일 같은 게 별로 없어요. 대략 첫눈에 호감을 가지고 그 감정이 그냥 일사천리로 발전하거든요. 거의 동화 속 '운명적 사랑 이야기' 수준인데 영화가 거기에 대해 무척이나 당당하고 확신에 차 있어요. 암튼 내 말이 맞으니 나를 따르라!!! 라는 식인데 보다 보면 설득이 됩니다. ㅋㅋ 현실에서 안사 같은 여자가 남자 주인공 같은 녀석에게 빠져서 기다려주고 돌봐주고 그러고 있다면 제발 정신 차리라고 뒷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겠지만, 여기선 그런 비관이나 냉소 없이 그냥 응원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선 뭐라고 더 설명을 못 하겠는데, 마침 듀나님께서 너무 적절한 말씀을 해 주신 게 보여서 인용으로 때우고 넘어 갑니다.


 "영화는 이게 사랑의 힘이라고 말하는데, 그걸 냉소 없이 믿어버리게 만드는 영화라는 점에서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정말로 뛰어난 로맨스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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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게 묘사되는 건 아니지만 뭔가 당하는 일도 거의 자업자득에 얼빵한 구석이 많았던 남자님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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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사님은 그냥 너무 멋지지 않겠습니까. 대체 왜 주인공 같은 남자에게 꽂히고 그게 또 오래 가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게 사랑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였습니다. ㅋㅋ)



 - 이 영화 그냥 재밌습니다. 비평이 어떻고 아트하우스가 어떻고 해외 영화제 수상이 어떻고 이런 배경들 전혀 신경 쓰실 필요 없구요. 귀엽고 소소하게 웃기고 로맨틱한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보시면 됩니다. 

 주인공들의 불행 때문에 보기 부담스러워지는 류의 이야기도 전혀 아니에요. 시선이 되게 낙관적이거든요. 보다 보면 주인공들의 처지가 저러한데, 그걸 또 저렇게 대략 사실적으로 그리는데도 크게 걱정이 안 되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네요. ㅋㅋㅋ

 런닝타임 거의 내내 키득키득 웃음을 유발하다가 마지막엔 찡하고 훈훈한 느낌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해주는 이야기이면서 또 아주 훌륭한 로맨스물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분명히 고전이 될 거에요! 라는 근거 없는 드립으로, 끝입니다.



 + 바로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얼른 적고 자려고 디테일 막 생략하고 왜곡도 좀 되어 있으니 걸러 읽어주십... (쿨럭;)


 가라오케에서 짧은 시선 교환을 나눈 것만으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 두 주인공. 안사는 유통기한 만료된 음식을 집으로 가져가 먹던 걸 들켜서 해고 당하고, 남자는 알콜 중독으로 일하는 와중에서 내내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걸 들키면서 해고 당합니다. 당장 생활비가 없어서 급하게 주점 알바를 구한 안사는 첫 봉급을 받는 날에 주점 사장이 마약 거래로 체포되어 가버리는 바람에 월급을 떼이구요. 남자는 정신 못 차리고 계속 술 퍼마시다가 새로 구한 일자리에서도 잘리네요.


 그러다 우연히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빵도 뜯어 먹고.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하면서 호감을 확인하구요. 남자가 안사에게 전화 번호까지 받아내지만... 실수로 번호를 적은 종이를 날려 버리면서 본의 아니게 안사를 바람 맞히게 되죠. 심지어 이름도 안 물어봤답니다(...) 


 그래서 둘은 한참을 못 만나게 되고. 각자 열심히 고되게 일해서 각자 꾸역꾸역 먹고 삽니다만. 결국 안사를 잊지 못한 남자가 안사와 함께 갔던 극장 앞에서 몇날 며칠을 버틴 끝에 다시 마주치는 데 성공해요. "이번엔 잃어버리지 마세요." 라며 다시 연락처와 주소를 적어 주는 안사. 다음 날 그 집에 방문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훈훈한 시간을 보냅니다만, 남자의 알콜 의존증을 알게 된 안사가 "난 당신이 참 좋지만 술주정뱅이를 만나고 싶진 않다." 라고 딱 잘라 말하고, 남자는 "나도 잔소리꾼 여자는 싫거든!!" 이라고 화를 내며 떠나갑니다.


 그러고 또 각자 열심히 살면서 시간이 흘러요. 결국 안사를 잊지 못한 남자는 술을 끊습니다. 다시 직장을 구해서 열심히 일 하구요. 그렇게 생활이 안정되자 첫 직장의 동료였던 나이가 많아서 슬픈 아저씨(...)에게 부탁을 해서 안사에게 다시 연락할 방법을 찾네요. 전화를 하고, 당신을 위해 술을 끊었다고 고백하구요. 쏘쿨하게 그럼 지금 만나자. 라고 하는 안사의 말에 신이 나서 폼나는 옷도 빌려 입고 거리로 뛰쳐나가서...


 기차에 치입니다(...)


 설마 죽는 거냐!!! 라고 걱정했지만 아닙니다. ㅋㅋ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 나이 많은 동료 아저씨가 안사를 찾아가서 혼수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 주인공의 사정을 이야기 해주요. 안사는 바로 병원을 찾아가 의식 없는 주인공에게 열심히 책도 읽어주고 세상 이야기도 해주고 그래요. (이때 나오는 '영혼의 자매' 드립에 크게 웃었습니다. ㅋㅋㅋ) 그렇게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남자는 깨어나구요. 퇴원하는 날 안사는 그동안 키우게 된 강아지를 데리고 가서 남자를 기다려요. 역시나 실 없는 농담을 하는 남자와 무심 시크하지만 참 기분 좋아 보이는 안사가 개님과 함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주며 엔딩입니다. 

    • 남주인공의 동료가 너무 재밌어요^^ 이분 카우라스마키 영화 주인공으로도 나오셨던데 황혼의 빛이었던가요?

      전 개인적으로 카우라스마키 영화 중에서 젤 재밌게 봤습니다. 그냥 이분 영화는 너무 다 진실해요.
      • 맞아요 나오면 나올 때마다 웃기고 귀여운 짓을 하셔서 계속 기대하게 되더라구요. ㅋㅋㅋ 전 사실 레닌그라드 이후로 앤솔로지 수록작 말곤 본 게 없었는데. 이참에 가능한 것들은 다시 챙겨볼까 하는 생각 중입니다.
    • 커리어 내내 일정한 소재와 톤을 유지하며 작품활동을 하는 감독들은 많지만 이 아저씨는 그중에서도 일관성 하나는 제일 으뜸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만해도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나 극장에서 상영하는 '데드 돈 다이' 같은 것만 빼면 그냥 8~90년대에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발표했던 영화라고 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잖아요? ㅎㅎ 




      웨스 앤더슨 작품의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외향적으로 느껴질만큼 항상 과하게 무뚝뚝한 캐릭터들과 바에서 무뚝뚝하게 공연하는 밴드들 하며 그와중에도 특유의 무뚝뚝한 유머는 뜬금없이 훅 들어와서 무방비로 웃겨주죠. 다른 핀란드 작품을 접하기 어려운 입장에서 이 감독님 작품으로만 구경하다보니 진짜 핀란드에 가면 저런 분위기일까 싶기도 하구요. ㅋㅋ 




      켄 로치 영화 주인공들처럼 힘겹게 하루 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노동자 계급 주인공들인데도 정말 인용하신 저 표현처럼 시니컬하기 않게 그대로 로맨스를 믿어버리게 만들고 심지어 행복함까지 느끼게 하는 이런 게 감독님의 진짜 마법같은 능력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저 동료 아저씨 정말 너무 귀여우셨죠. 그때 카라오케 바에서 노래 잘했다니까 그렇게 솔직한 의견을 항상 말하고 다니라고 ㅋㅋㅋ 



      • 그렇기도 하고, 또 그땐 잘 모르고 봤지만 애초부터 옛날 영화(80년대 기준으로도 더) 스타일로 만드셨던 것 같더라구요. 근데 그게 정말 그럴싸해서 흑백 상영 해도 참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ㅋㅋ



        핀란드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대체로 '노르딕' 국가들이 대략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긴 하더라구요. 무덤덤 삭막 거칠거칠! 하지만 그 스타일로 호러 멜로 코미디 다 하는. ㅋㅋ



        정말 '낙관적'이란 이런 거구나. 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그러면서 그게 대책 없이 가벼워보이지 않는 게 정말 훌륭하다 싶었구요. 헐리웃 낙관과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잖아요. ㅋㅋㅋ

    • 칸 프리미어 직후 영상인데 감독님 너무 유쾌하심 춤도 추시고 ㅋㅋㅋ 덩치도 크고 무뚝뚝하게 생기셔서 자기 영화 유머감각이 그대로네요.

      • 오호 남자 주인공께서 술을 끊으셨는지 훨씬 젊어지셨네요. 못 알아 볼 뻔.ㅋ


        감독님 건강 관리하시고 몇 작품 더 내 놓으시길.



      • 어찌보면 살짝 홍상수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이야기나 사상(?)이 비슷하다는 게 아니라 영화가 그냥 본인 성격 그 자체랄까... ㅋㅋㅋㅋ

    • 오호 재밌어 보여요. 꼭 봐야겠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키 카우리스마키 영화의 인물들이 무뚝뚝한 것도 있겠지만 헐리웃 영화의 주인공들이 너무 오바하는 건 아닌가 가끔 생각합니다. 말투나 표정, 제스처요. 제가 이것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를 잘 못 봐요.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요. 미국과 핀란드의 문화 차이인 것 같기도 한데 여튼.


      그리고 강아지가 아주 귀엽네요. 포스터에 들어간 그림도 마음에 들어요.

      • 옛날부터 서양인들의 솔직 화려한 감정 표현과 동양인들의 소극적 삼가는 감정 표현에 대해선 말이 많았죠. 한국인들 보기엔 서양 사람들이 너무 오바하는 것 같은데 그쪽 사람들 보기엔 한국인들이 너무 감정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고... ㅋㅋㅋ




        강아지 귀엽죠.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으로 말하자면 똥개(...) 비슷한 느낌이라 더욱 정이 갑니다. 하하.

    • 극장에서 즐겁게 보긴 했으나 저에게 카우리스마키 로맨스의 정점은 역시 '과거가 없는 남자' 였던 것 같아요. '낙엽'의 주인공들을 젊은 선남선녀로 보이게 할 만큼 늙그수레하고 무뚝뚝한 과거없는 남자와 구세군 아줌마의 로맨스가 저에게는 더 와닿았달까요.   

      • 마침 왓챠에서 바로 그 영화를 올려 놨더라구요. 찜 해놨는데 조만간 봐야겠어요. 보는 김에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도 한 번 다시 볼까 싶구요. 짧게 설명해주신 걸 보니 저도 취향에 맞을 것 같습니다. ㅋㅋ 추천 감사합니다!

    • 보셨군요. 이 감독님의 영화는 보는 편수가 늘수록 정이 가는 거 같고 그 남다름이 저는 참 좋습니다. 그래서 개봉 때 여러 난관을(주로 게으름이지만) 뚫고 봤던, 극장에선 처음 본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가 되었어요. 


      인물도 사건도 현실적이면서 동화적이기도 하고, 시간도 현재라고는 해도 몇 십 년 전의 분위기였죠. 여기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세상이야, 라는 듯이. 


      뭔가 사람들은 한 템포 느리게 말하고 늦게 현실에 대응하는 거 같은데 그게 진실해 보이는 이유같기도 합니다. 


      감독님 장수와 다음 작품을 바랍니다. 

      • 사실성과 그 동화적인 느낌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데 어색함 없이 어울리는 게 이미 완성된 스타일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분이 영화 만들어 온 세월 동안 숙성되어 나온 결과물이 이 작품일 텐데. 앞으로 내놓으실 영화들도 다 이 영화만큼 좋지 않을까 싶어 기대가 됩니다.


        저도 감독님 건강 무병 장수와 많은 작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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