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컴플리트 언노운' 감상

뮤지션 전기물이라는 것도 일종의 표준화된 장르로 기승전결이 항상 뻔한데 밥 딜런의 삶과 경력에 대해 유명 히트곡 몇개를 제외하고는 잘 모르는 그러니까 저같은 관객들에게는 서사 자체는 다소 심심하고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복잡한 연애관계, 마약/알콜 중독 등으로 인한 추락과 부활같은 드라마틱한 장치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데 특히 클라이막스인 뉴포트 페스티발에서 일렉트릭을 사용한 공연이 왜 그렇게 논란이었는지 영화상 직관적으로 와닿지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2시간 2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꽤 즐거웠던 것은 실존인물들보다 더 매력적인 외모로 직접 노래를 그럴싸하게 재현한 출연진들의 연기였습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억지로 밥 딜런과 비슷하게 보이려고 과한 분장이나 성대모사를 하지않고 그냥 헤어스타일과 원래 본인 목소리에 밥 딜런 스타일을 따라서 노래를 부르는 정도로 소화하고 있는데 이건 밥 딜런을 똑같이 재현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보다 그냥 잘생긴 본판으로 멋지게 기타치고 하모니카 불고 노래를 부르는 티모시 샬라메를 보고 싶어할 팬들이 훨씬 많을 것을 생각하면 상업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아주 대중적인 스타일이 아닌 60년대 포크가수 주인공의 차분한 전기물인데도 흥행수익 1억불을 넘긴 결과로 증명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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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라메는 뭐 오늘날 가장 믿음직한 젊은 무비스타이자 연기파배우로 딱 기대한만큼이었는데 조안 바에즈를 연기한 모니카 바바로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드는 재미가 더 컸습니다. 매버릭으로 세계에 얼굴을 알린 이후 이렇다할 돋보이는 출연작이 없었는데 나름 다양성 신경쓴다고 끼워넣은 여성 파일럿 토큰 정도였던 매버릭에 비해 이번에는 정말 역할 자체가 좋았어요.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도 올랐고 충분히 그럴만했습니다. 이 모멘텀을 이번에는 잘 살려서 더 다양한 배역으로 만나고 싶네요. 에드워드 노튼, 엘르 패닝은 주어진 재료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주 크게 돋보일만한 역할이 아니어서 낭비된 느낌이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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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시기가 겹치다보니 당대 최고의 뮤지션 중 하나였던 조니 캐쉬(보이드 홀브룩이 연기)도 등장하는데 재밌게도 제임스 맨골드가 와킨 피닉스 주연의 '앙코르'도 만들었던 경력이 있죠.


이번 작품에서는 밥 딜런이 연인 실비(엘르 패닝)를 두고 조안 바에즈와 바람을 피우는 일종의 삼각관계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같은 뮤지션이라서 서로 더 통하는 게 많고 무대에서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실비가 상처를 받는 그런 장면도 나오는데 이것 역시 '앙코르'에서 조강지처를 두고 준 카터와 외도를 하던 조니 캐쉬가 생각나서 재밌었습니다. 심지어 그 작품에서 둘이 같이 불렀던 'It Ain't Me, Babe'를 여기서도 딜런과 바에즈가 부르는데 밥 딜런이 원곡자였더군요.

    • 저도 시간이 맞으면 보고 싶네요. 근데 이 영화도 심심한 맛인가 봐요? 저는 '9월5일 위험한 특종'을 봤는데 너무 심심한 거 아닌가 생각했거든요. 


      전기기타의 사용은 포크 정신에 위배된다고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가졌던 거 아닐까요. 


      존 바에즈, 한 때 무척 많이 들었는데...역할을 한 배우는 실제 인물보다 부티나게(?화려하게) 생겼네요. 존 바에즈는 아름답긴 하지만 더 건조하고 소박하게 생긴 거 같습니다. 주로 흑백 사진으로 접해 그런 인상을 가진 건지도 모르지만요.ㅎ (부티, 빈티 표현이 걸려서 수정했어요...죄송)

      • 그러니까 스토리로만 보면 기존 뮤지션 전기영화들이랑 비교해서도 더욱 심심한데 배우들 연기와 노래 듣는 재미가 있어서 지루하진 않습니다. 저도 위험한 특종 봤는데 나름 이쪽에서도 긴박하긴 했구나 싶으면서도 심심한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보고나서 오랜만에 스필버그의 뮌헨을 재감상하니 서로 보완이 잘되더군요. ㅋ




        전기기타는 그 이유는 알겠는데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인 것 치고는 딱히 큰 위기상황이라고 느껴지지도 않고 임팩트가 약했어요. 2020년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겨우 그거 가지고 '포크부심' 부리면서 사람들이 난리였단 말야? 했죠.




        실존인물들하고 비교하면 사실 다 그렇습니다. ㅋㅋ 밥 딜런 -> 티모시 샬라메의 위화감부터가 엄청 크죠.






      • 저는 아임 낫 데어를 밥 딜런에 대해서 지금보다도 더 아는 것이 없을 때 봐서 화려한 출연진만 보고 감상했다가 졸았어요. 케이트 블란쳇의 남장연기는 인상적이었는데 지금 다시 봐보면 어떨까 모르겠네요.

    • 밥 딜런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떠올리는 저같은 사람에게도 다가오는 대중적인 영화였다고 봅니다. 어느 영화평론가가 언급한 것처럼 딜런이 좀 재수없는 사람이라는 걸 감추지 않아서 더 인간적으로 묘사된 것 같고요. 노랫 가사는 인류애가 담겨있는지 모르겠는데, 두 여자 주인공을 대하는 태도는 영 아니었거든요. 자니 캐쉬도 누구인줄 잘 모르다가 영화를 보고 좋아졌는데 맨골드 감독 덕분에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들을 알게 되네요.

      • 듀나님도 트윗 감상에 재수없는 그 부분 얘기하시던데요. ㅎㅎ 그냥 원래 잘나고 좀 이기적이고 마이웨이 이런 인간상으로 그려낸 것 같았어요. '앙코르'의 자니 캐쉬는 (외도이긴 하지만)일편단심 준 카터 바라기로 그려진 부분이 매력이었어요.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와 더불어 와킨 피닉스 최애 연기 탑2입니다.

        • 저는 아직 안보았는데 [앙코르]는 사실을 많이 미화시켰다네요>_<

          • '실화에 기반함' 영화들이 뭐 다 그렇듯이 그랬겠죠 뭐 하하하;;; 예전에 영화 보고나서 나름 찾아보니 당연히 실제로는 더 지저분한 뒷사정들이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물론 영화에서도 명백히 불륜으로 다루지만 또 낭만적으로 꾸며주기도 하고

    • 매버릭의 그 분인가요? 전혀 달라 보이는데 신기합니다. ㅋㅋ


      밥 딜런 얘길 하면 곧바로 밴드 월플라워스 생각이 나요. 아들래미를 거의 안 보고 살았다던데 나중엔 한 번은 아들 대표 히트곡을 함께 부르기도 한 걸 보면 좀 풀었으려나요.
      • 군복입은 이미지랑 많이 다르긴 하죠? 저는 얼굴은 단번에 알아보겠더라구요.




        이 영화속에서 묘사한 성격이 실제라면 아들래미랑 그런 트러블이 있었다는 것도 굉장히 당연하게 생각됩니다. ㅋㅋㅋ

    • 밥 딜런과 티모시 샬라메 사이의 간극을 생각하면, ITZY의 류진과 한소희 or 김지은은 진짜 닮아 보이더군요.
      • 걸그룹을 잘 몰라서 검색해보니 상대적으로 훨씬 닮은 것 맞네요. ㅋㅋ

    • 멋대로 사는 능력있는 예술가 캐릭터에 살라메가 어울려요. 모니카 바바로에 대해 호평하시니 궁금하네요. 눈과 귀가 즐거운 감상이 되겠어요. walk the line(원제가 이게 맞나요, 가물가물)에서 리즈 위더스푼도 좋았어요. 제가 봤던 리즈 위더스푼 중에선 이 작품에서가 제일 좋더라고요. 영화 자체로는 불륜을 얼렁뚱땅 그리는 면은 있었지만 영화니까 그러련 했지요.
      • 모니카 바바로 이 작품에서는 비중도 높고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고 그만큼 잘 소화했습니다.




        원제 맞습니다. '앙코르'라는 국내 개봉명은 정말 이도저도 아니고 별로였어요. 그냥 '워크 더 라인'으로 하면 이것도 별로긴 하지만 차라리 나았을듯... 리즈 위더스푼 최고작은 저도 동감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렉션'도 좋아해요.

      • 아예 영화속 룩을 이렇게 세트로 팔기도 하는군요. 하긴 전부 같은 브랜드라면 좋은 상술이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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