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곳의 불합리함...(feat 소년의 시간)
1.소년의 시간을 봤어요. 학교라는 곳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곳이냐면, 예를 들어 15살 아이가 있다고 쳐요. 그런 아이들을 50명씩 같은 공간에 몰아넣죠. 내 시대 기준으로요.
인간이라는 종족은 애초에 개체값이 각각 심하게 다르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그에 영향을 많이 받는 법이거든요. 한데 성인이 아닌 시기엔 더욱더 심하죠.
2.사람이 50명이나 모여있으면 그 중에는 남들보다 빨리 자란 사람이 있고 덜 자란 사람이 있어요. 어떤 사람은 누가 봐도 8살 아이처럼 어리고, 심지어는 왜소하죠. 또 어떤 사람은 무슨 30살쯤 되어보일 정도로 삭았는데다가 산적처럼 험상궂고, 수염이 마구 자라있고, 키가 190쯤 될 수도 있고요.
같은 공간에 이 정도 편차가 있는 사람들을 몰아넣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지만 어쨌든 그 관행은 수백 수천년동안 이어져오고 있어요.
3.하긴 15살이면 옛날에는 전쟁터에 뛰어나가서 적군을 마구 썰고 다니던 놈도 있었어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쯤이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을 때고요. 그걸 감안하면 성장이 빠른 15살은 기능상으로는 사실상 어른이 맞겠죠.
4.휴.
5.한데 자신의 격투 기술을 한계까지 올리고, 알거 다 아는 성인 격투가끼리도 체급이라는 격벽으로 서로가 겹치지 않게 분리시켜요. 그리고 그 체급차는 고작 1.5kg에서 2kg. 많아봐야 몇 kg정도로 매우 세세하게 나눠져 있죠. 이건 인간들 간에 5kg만 차이가 난다면 웬만해선 상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매우 불합리한 수준의 체격 차이라는 게 공인된거죠.
그런데 학교란 곳은 무슨 10kg는 기본이고 30kg, 50kg씩 차이가 나는 사람들을 수두룩하게 같은 공간에 몰아넣고 알아서들 지내라고 시키는 곳인 거죠. 그런 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딱히 생각하지 않고요.
6.소년의 시간을 보면서 처음에는 주인공이 미친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보며 꽤나 피해자의 면모가 있다 싶었어요. 사실 한 사람을 저렇게 여러 명이서, 그것도 학교가 끝난 후에도 인터넷을 통해 린치한다면 그 사람은 제정신일 수 없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주인공이 그런 공격대상이 된 이유는 오직 하나...그냥 또래보다 성장이 더뎌서인거죠. 20살만 되면 누구나 자신의 포텐셜에 맞게 성인 체격을 지니지만, 그 나이 또래는 5년 더 늙어보이는 놈, 5년 더 어려보이는 놈들이 즐비하니까요. 그리고 또래보다 신체 발달이 빠르다는 건 남들보다 구구단을 빨리 외는 것 따위보다 훨씬 더 큰 메리트가 있는 거고요. 반대의 경우는 페널티가 되어버리는 곳이 학교라는 곳이예요.
7.물론 그렇다고 해서 학교라는 곳을 체급차나 얼마나 성인에 가까운지를 따져가며 반을 나눌 수는 없는 법이예요. 하지만 소년의 시간을 보니 역시, 공격성이 엄청나게 발휘되는 시기에, 같은 공간에 저렇게 랜덤으로 사람들을 몰아넣는 위험한 짓거리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예요.
3화에 주인공이 말하는 못생김 드립도 일부러 잘생긴 배우를 뽑아놓고 저런 대사를 줬나 싶을정도로, 그 나이 또래들의 가스라이팅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어요.
제목에 스포를 안써서 최대한 스포를 피해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