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5일 잠적의 원인. 'P의 거짓' 잡담입니다

먼저 트레일러부터 올려 보구요.



 2023년에 나온 국산 게임입니다.

 그렇게 히트를 하진 못했지만 사람들 기대를 뛰어 넘는 호평에 실제 게이머들 평가도 아주 좋아서 '한국 게임도 할 수 있구나!'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한 참으로 기특한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소울 라이크'라는 장르 특성상 적응까지 꽤 높은 진입 장벽을 치고 있는 게임인지라 발매 당시엔 두 시간 정도 하다가 접었고. 그대로 1년여를 잊고 있다가 '2주 뒤에 게임패스에서 내려감!' 이라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다시 한 번 확인이나 해 볼까? 하고 플레이 했습니다. 그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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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러한 느낌의 액션 게임입니다. 재밌게 잘 만들었습니다만 모두가 알고 계실 그 문제로...)



 일단 아주 분명하고도 거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게임이죠. 이 글을 굳이 클릭해서 여기까지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모르는 분이 없으시겠습니다만,

 태생부터 완벽한 표절 게임이라는 겁니다. ㅋㅋㅋ '소울 라이크' 장르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 '블러드본'을 그냥 통째로 갖다 베낀. '블러드본'의 쓸 데 없이 고퀄의 유저 모드인데 그걸 독립된 작품으로 돈 받고 파는 게임 같은 느낌이랄까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무엇을 어느 정도로 베꼈는지 일일이 언급하는 게 완전히 무의미할 정도로 베꼈어요. 솔직히 이건 정말 심합니다. 게임 쪽이 이런 문제에 있어 다른 문화 분야들보다 많이 관대한 편이긴 합니다만, 그런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프롬 소프트가 왜 이걸 고소 안 했는지 궁금할 정도였어요. 정말로, 왜 안 했죠? ㅋㅋㅋㅋ


 근데 또 게임 쪽의 특징이란 게. 그렇게 엄청 심하게 베끼더라도 원본의 재미나 완성도를 따라가는 게 아주 힘들다는 겁니다. 게임의 재미라는 게 여러 시스템의 조합과 조화가 중요한데 어중간하게 베껴서는 '이 게임도 저 게임에 있는 것들은 똑같이 다 있는데 왜 재미가 없지?'가 되기 일쑤구요. 또 이게 액션 게임이니까요. 캐릭터 움직임에 프레임 단위로 의미와 기능을 부여하고 적절한 이펙트를 넣고 뭘 어쩌고 저쩌고... 해서 그 총합을 통해 그 게임의 재미란 게 결정되는 건데 이 역시 '똑같이 보이게 만들자' 라는 정도의 태도로 원본을 카피해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게 어설프게 따라하다 망한 표절작, 아류작들이 숱하게 많아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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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게임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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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이 같은 게임의 다른 스테이지라고 해도 모르는 분들은 다들 그러려니 할 걸요? ㅋㅋ 직접 해보면 더합니다.)



 이 게임은 놀랍게도 그걸 엄청나게 잘 해냈습니다. ㅋㅋㅋㅋ

 때리고, 피하고, 막아내는 손맛이라든가. 불합리해 보일 정도로 강력한 보스를 던져 주지만 죽고 죽고 또 죽다 보면 희한하게 결국 파훼법을 찾아내고 잡아내게 만드는 게임 디자인이라든가. 어두침침 기괴한 버전의 옛날 유럽 풍경과 복식으로 만들어내는 다크 환타지의 비주얼 매력이라든가... 원본의 핵심 포인트들을 다 잘 분석해서 아주 높은 완성도로 재현해냈어요.


 거기에 덧붙여서 원작에 없는 차별화 포인트들도 다들 썩 괜찮습니다. 새로 입수한 무기의 칼날과 자루에 따로 특성을 설정해서 이것저것 조합을 만들어내는 시스템도 완벽하진 않아도 기대 이상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주구요. '피노키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져다가 중2병 일본 만화스럽게 재창조해낸 세계관과 스토리도 기대 이상으로 탄탄합니다. 게임 속에서 주어지는 선택지를 통해 결말을 바꿔 나가는 시스템은 오히려 프롬 게임들보다 합리적으로 스토리에 잘 녹여냈다 싶었구요. 뭣보다... 기술적으로는 프롬 게임들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합니다. ㅋㅋㅋ 뭔가 프롬 게임들은 특정 구역에서 덜덜거리는 프레임과 갈라지는 화면이 그냥 필수 요소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인데. 이 게임은 그런 기술적 문제가 거의 없는 데다가 최적화도 잘 되어 있어서 내내 아주 훌륭한 비주얼, 쾌적한 플레이 감각을 제공해요. 이런 게임 처음 만드는 회사가 이 정도인데 대체 프롬은 뭐하고 있는 건가 비난하고 싶어질 정도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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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PC 버전으로 플레이했지만 그쪽 역시 최적화는 거의 완벽 수준이었고. 콘솔판도 아주 잘 뽑았다는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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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캐릭터 상태 창을 봐도 프롬 게임을 그대로 복붙한 건 맞는데... 그 안에 들어 있는 시스템들은 나름 고유의 아이디어들이, 썩 괜찮은 퀄리티로 녹아들어 있어서 한참 하다 보면 점차 관대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덧붙여서 프롬의 게임들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초심자들을 위한 배려란 것이 존재하고 또 그 역시 잘 되어 있습니다.

 다 원래 프롬 게임들에, 블러드본에도 있던 것들인데요. ㅋㅋ 보스전에서 소환할 수 있는 '조력자'의 능력치를 높게 설정해서 도저히 이 보스는 못 깨겠다 싶을 때 사용하면 기대보다 훨씬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프롬 게임에는 '그냥 이런 것도 있단다' 수준으로 존재하는 투척 무기들이 대체로 쓸만하게 되어 있고, 작정하고 만든 사기템 같은 것도 있어서 이걸로만 깰 순 없지만 넘나 힘든 순간에는 유의미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정도. 그 정도로 조율을 잘 해서 넣어뒀습니다. 이제 반사 신경 다 팔아 먹은 똥손 게이머인 제가 고작 1주일 동안에 이 게임의 엔딩을 볼 수 있었던 건 이런 친절한 시스템 덕분이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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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스코어들도 꽤 훌륭한 수준이구요. 게임 내 서브퀘스트로 얻게 되는 곡들도 거의 퀄리티가 좋습니다. '다 베꼈다'는 것만 빼곤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이게 말이 되느냐는 다음 문제겠구요. ㅋㅋㅋ)



 그래서 뭐...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일단 그래봤자 결국엔 어려운 게임입니다. ㅋㅋ 난이도 높은 게임들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추천할 물건은 절대 아닙니다만. 만약 '소울 라이크'라 불리는 프롬 게임들 스타일에 문외한이고, 언젠가 하나 접해 보고 싶으시다면 '입문작'으로 강하게 추천할만큼 잘 뽑힌 게임이었습니다. 초심자들 배려가 잘 되어 있으면서 프롬 게임들 특유의 재미도 충분히 잘 재현해 냈으니까요. 

 다만 맨 첫머리에 적어 놓았듯이 태생부터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싶을 정도로 대놓고 베낀 게임이어서 그게 영 거슬리긴 해요. 그래서 부디 다음 작품에선 '대놓고 베낀' 거 말고 그냥 '소울 라이크' 게임으로 돌아와 주길 기원해 봅니다. 실력은 충분해 보이니까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일단은 믿어 보네요. 하하.




 + 엔딩을 보고 나면 다음 편 떡밥 비슷한 짧은 영상이 나오는데 아마도 다음 편은 아니고 DLC 스토리인가 보죠.

 상큼 발랄한 소녀의 발걸음이 보여지고 '도로시'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걸 봐서 피노키오 다음으로 오즈의 마법사를 택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식의 컨셉 선정은 맘에 드네요.



 ++ 총 플레이타임은 60시간. 캐릭터 레벨은 170을 찍었는데... 2회차 플레이까지 달려서 두 번 엔딩을 봤기 때문입니다. 소울류 게임의 특성상 게임이 맘에 든다면 2회차는 거의 필수 코스인 것인데요. 게임패스 내려가기 이틀 전에, 플레이를 재개한지 6일만에 첫 엔딩을 봤는데 이게 배드 - 노멀 - 최선의 엔딩 중에 노멀 엔딩이었어요. 그래서 최선의 엔딩도 한 번 보고 싶었고. 이 장르 특성상 2회차 플레이 시엔 체감 난이도가 엄청 내려가기 때문에 죽어라고 달렸죠. 그래서 정말 게임이 내려가기 직전에 간신히 원했던 엔딩까지 보는 데 성공했습니다만. 덕택에 전 일주일 내내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듀게에 글 적는 건 엄두도 못 냈고... 네... 그랬습니다. ㅋㅋㅋㅋ 결국 목표를 이룬 건 뿌듯하지만 그동안 느낀 격렬한 피로를 생각하면 다시는 이런 짓 안 하는 걸로. 네, 정말로 안 할 겁니다. ㅋㅋㅋ

    •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세요. 게임은 뭐 잘 모르겠고...
      • 축하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대단했는데 대단한 잉여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건 아닌 듯 하고... ㅋㅋㅋㅋ

    • 그 게임 PD부터 다 다크소울 광팬들이라... 인터뷰 같은 걸 보면 애초에 팬픽에 가깝게 만든 겜이라 봐야죠.ㅎ 아마 프롬 디렉터랑도 미리 이야기가 됐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 아 그런 배경 스토리가 있었나요. ㅋㅋㅋ 소울 게임들 느낌을 이토록 완벽에 가깝게 카피해낸 걸 보고 제작진이 광팬인 건 분명하다 싶었지만 프롬 쪽 사람과도 교류가 있었던 건 몰랐네요. 그렇담 좀 덜 불편하게 생각해도 될 것 같기도 하구요. 하하.

    • 아니 업무 때문에 너무너무 바쁘셔서 5일간 글 올릴 엄두도 못내시는줄 알았는데! ㅋㅋㅋㅋ




      결국 하루내내 글이 안올라온 굴욕적인(?) 기록이 생겼는데 이게 다 배티님 책임입니다?

      • 사실 업무는 아무리 바빠도 5일씩이나 글을 못 올릴 정도의 일은 없습니... (쿨럭;)




        그 날은 참. 원래 글을 올릴 예정이었는데요. 엔딩 보고 끝내려다가 한 번 더 돌려 버리는 바람에 그만... 얼른 끝내려고 죽어라 집중하는 바람에 듀게에 글 안 올라온 것도 몰랐습니다. 슬픔... ㅠㅜ

    • 그니까 5일동안 60시간 게임을 하셨다는 거죠? 게임이 무서운 취미란건 알고 있었지만 이제 보니 로이님이 더 무섭…

      눈이 건강하신건지, 컴 사양이 좋은건지, 로이님의 집념이 대단하신건지 궁금해집니다ㅎㅎ
      • 아닙니다! 아무리 폐인이어도 출퇴근하면서 그건 무리죠. ㅋㅋㅋ 5일동안 엔딩 보고 이틀 더 해서 두 번 엔딩 보면서 60 시간 채운 거니까 5일에 60은 아니에요!! 그게 그거 같지만 많이 다릅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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