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카자흐스탄 슬래셔 코미디 '여보 미안해 킬링캠프' 잡담입니다
- 2020년작이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2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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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영화의 정체를 잘 알려주는 포스터이긴 한데 별로 호감이 가지는 않습니다? ㅋㅋㅋ)
- 만삭 아내의 바가지에 짓눌려 삶이 피곤한 젊은이 다스탄. 잠시 숨 쉴 틈을 만들어 보겠다고 아직 장가 안 간 절친 둘과 함께 훌쩍 낚시 여행을 떠납니다만. 그 와중에 4인조 갱단이 사람을 죽이는 광경을 목격해 버리고. 쫓고 쫓기는 난리 부르스 와중에 이번엔 또 정체불명의 애꾸눈 괴인이 나타나 영문을 알 수 없게 갱단 보스를 잔혹하게 죽여 버립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보지 못한 나머지 세 갱은 주인공들이 자기네 보스를 죽인 줄 알고 복수 하고야 말겠다며 그 뒤를 쫓구요. 이렇게 쌩뚱맞게 찾아온 생명의 위기 속에 세 찐따들(...)은 계속해서 멍청한 몸개그를 날리며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 칩니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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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찐따들... 을 의도는 했습니다. 의도는... ㅋㅋㅋ 암튼 주인공들이구요.)
- 글 제목을 보고 짐작하셨겠지만 국적과 장르 때문에 봤습니다. 제가 한 때는 넷플릭스에서 일부러 낯선 나라 컨텐츠들만 열심히 챙겨보던 사람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그런데 카자흐스탄제 슬래셔 코미디라니.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오늘도 팍팍 늘어나고 있는 보석함(...) 속 찜 리스트를 외면하고 이걸 봤습니다. 그랬는데요. 안타깝게도 뭘 길게 얘기할 거리는 없는 작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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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코믹하고 귀여운 악당들을 의도했습니다. '의도' 말입니다.)
-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기술적으로 아주 매끈하고 연출 감각도 좋아요. 근데 담겨 있는 이야기와 유머 코드, 정서 같은 게 한국으로 치면 딱 세기말 갬수성 수준이네요. 그래서 재미가 없습니다.
어찌보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금 적은 말 그대로 그냥 기술적으로만 매끈한 게 아니라 호러 코미디, 슬래셔 문법에도 꽤 충실한 편이에요. (빼어난 수준 까지 아니고, '충실'합니다. ㅋㅋㅋ) 막 허접하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전체적인 그릇은 최소 평작 이상으로 준수한 편인데, 내용물이 참 맛(?)이 없는 거죠.
그리고 그 내용물이란 것은 뭐가 문제냐면... 그냥 시대에 안 맞습니다. 어리버리 모자란 남자애들 셋이 어쩌다 모험에 휘말려서 뻘짓 하다가 정신 차리고 서로의 우정을 다지고 어른이 된다! 이런 이야기에 슬래셔와 화장실 유머를 잔뜩 얹은 건데요. 이 컨셉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냥 총체적으로 낡았어요. 가볍게 농담조로 다뤄지긴 하지만 '우리 남자들 인생은 피곤해!'라는 식의 시선도 그렇거니와 화장실 유머나 슬랩스틱들도 다 20~30년 전에 보던 것들이 그 상태 그대로 짜잔~ 하고 튀어 나와 있어서 당혹스러울 지경. 나름 배우들은 잘 해준 것 같고 연출도 준수한데도 도통 웃을 수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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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여자의 잔소리에 지쳐가는 불쌍한 남자들!! 이럴 땐 남자들만의 여행을 떠나자!!!! 라고 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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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와아ㅓ노이러ㅔㄴ어르ㅏㅣㅇㄹ와아아!!! 이렇게 되는 전개인데. '남자들만의 뭐뭐'에 진지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딱히 다른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애매합니다.)
- 그 외에도 자잘한 아쉬움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처음에도 적었듯이 제가 이걸 굳이 눌러 본 이유가 카자흐스탄, 제게 생소한 나라의 장르물이었기 때문인데 영화 속에 지역색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요. 아무래도 이게 산과 들과 물만 있는 동네로 낚시 여행 간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괴인에게 도륙 당하는 이야기이다 보니 그런 게 들어갈 틈이 거의 없는 거죠. 물론 이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유니버설(?)한 호러물로서는 잘 뽑은 편입니다.) 제 기대에 어긋났다는 얘기구요.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당연히 들어갈 법한 것들이 빠져 있는 게 좀 눈에 띄구요. 예를 들어 영화 내내 활약하는 금강불괴 살인귀의 정체나 배경 같은 게 전혀 설명되지 않구요. 또 얘가 누구는 죽이고 누구는 안 죽이고서 끌고 다니고 그러는데 그 이유도 전혀 알 수가 없어요. 당연히 무슨 사연이 나오겠거니 했는데 영화가 그냥 끝나 버리거든요. ㅋㅋ 각본이 덜 다듬어진 거겠죠.
그리고 '슬래셔 코미디를 할 거야!'라는 데 집중하면서 이야기 흐름에 별로 신경을 안 쓰기도 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심경 변화나 계기 같은 게 되게 별 이유 없이 그냥 툭 툭 튀어나오는 식이라 캐릭터들에 정이 안 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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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철이 안 들어서 결혼도 안 하고 차에 러브돌이나 잔뜩 싣고 다닌대요!! 라는 설정 개그인데 별로 웃기지도 못하고 보기 민망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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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여성 타자화를 아주 확실하게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여자=이해 못할 바가지 생명체'로 끝!)
- 암튼 뭐. 태어나서 처음 본 카자흐스탄제 호러물이었습니다만. B급 호러물로서의 기본기는 기대보다 훨씬 탄탄했습니다... 만.
대체로 준수한 가운데 특별히 내세울만한 개성이나 아이디어는 없었고. 또 담겨 있는 이야기나 그걸 끌고 나가는 캐릭터들이 많이 요즘 시대와 안 맞는 느낌이어서 잘 갖춘 기본기를 살려내지 못하는 느낌이었구요. 아주 간단히 말해서 '생김새는 멀쩡한데 별로 재미는 없네'라는 영화였어요.
그래도 기본도 제대로 못 하면서 다짜고짜 비틀고 변형하기부터 시도하는 걸 좋아하는 주제 파악 안 되는 영화들보단 확실히 낫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딱히 재미는 없었어요. ㅋㅋㅋ 그랬습니다.
+ 원제는 뭔지 모르겠고 영어 제목은 'Sweetie, You Won't Believe It'입니다. 번역제는 뭐랄까... 애 쓴 건 알겠는데 좀 많이 별로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바보 주인공 3인방이 바보 갱단 3인방에게 쫓기는 가운데 괴인이 나타나고. 갱단 둘이 하나씩 잔혹하게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갱 하나는 더욱 더 가열차게 주인공들을 쫓죠. 그러는 와중에 잠시 주인공의 핸드폰이 통화권에 들어가서 음성 메시지가 와다다다 쏟아지는데... 아내가 양수가 터져서 애를 낳으려 병원에 들어갔대요. 그래서 얼른 돌아가야 한다고 조바심 내는 주인공을 친구 하나가 비웃어요. 난 니가 결혼하고 우리랑 연락도 잘 안 하는 그런 놈일 줄 몰랐다. 남자들간의 우정은 다 어디로 갔냐!! 그러자 주인공은 어처구니 없어 하며 친구들을 마구 디스합니다. 그 나이까지 결혼은 커녕 연애도 못 해 본 놈들이 뭘 알겠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다! 니들도 이렇게 찐따처럼 평생 살지 말고 결혼을 해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가족이라고!!!
그러다 서로 맘이 상한 친구들은 주인공 & 나머지 둘로 찢어지게 되구요. 그러자마자 주인공은 누군가에게 뒷통수를 맞고 어딘가로 질질 끌려가는데... 영화 도입부에 아주 전형적인 호러 공식으로 등장했던 미국풍 주유소 겸 슈퍼의 흉악한 비주얼 노인 & 딸이 있었거든요. 이들이 범인이었습니다. 목적은 못생기고 사회성 떨어져서 은둔 중이지만 결혼은 하고 싶은 딸래미의 소원 풀어주려고... 그래서 강제로 합방 당할 위기에 처하는 주인공인데요. 이때 또 타이밍 좋게 주인공을 쫓던 갱이 집에 들어와 노인과 딸을 사살하고 주인공도 쏘려는 순간 다시 괴인이 등장해서 갱을 발차기로 날려 버리고, 갱은 붕 날아가 벽에 걸린 장식에 배를 관통. 쓰러져요. 그리고 괴인은... 영문을 알 수 없게 주인공은 죽이지 않고 자기 은신처로 끌고 가네요.
그런데 그때 은신처엔 멋모르고 길 헤매다 들어간 주인공의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괴인의 귀환에 당황해 둘이 찢어져 방 안에 숨는데, 결국 친구 하나는 탈출에 성공하지만 나머지 한 친구는 잡혀요. 야 이 배신자야~~ 라고 외쳐 보지만 소용 없을 뿐이고. 그 길로 친구고 뭐고 나부터 살자며 도망가던 놈은 대뜸 집 근처 늪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하는데... 도입부에서 갱단이 끌고 다니던 말이 다가와서 고삐를 던져(?) 주고 덕택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 놈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며 친구들을 구하러 집으로 돌아갑니다.
더 이상 길게 적기도 귀찮아서 간단히, 그 집에서 괴인 & 친구 셋 & 아까 배를 뚫렸지만 불굴의 의지로 돌아온 갱... 까지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대환장의 액션 파티를 벌이구요. 갱이 급습하며 적중시킨 총알 한 발과 뒤늦게 분전한 친구 3인조의 활약 덕에 괴인을 집안에 묶어두고 밖으로 도망쳐서 가스 폭발. 집을 날려 버려요.
이제 오해를 푼 갱은 자기가 데려왔던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주인공들도 황급히 차를 달려 주인공 아내의 출산을 보러 병원을 향하구요. 아이를 낳고는 천사처럼 온화해진 아내를 보며 사랑한다 외치는 주인공. 이제부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며 행복해 하는데... 그 순간 아내가 요 난리통에 사라진 주인공의 결혼 반지가 어딨냐고 지적하고. 다시 메가톤 바가지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엔딩...
인데 당연히. 불 타 사라져버린 집의 잔해에서 괴인의 손이 쭉! 뻗어 나오는 장면을 보여주고 나서 끝입니다. 뭐 그렇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보랏의 배경이라는 것 말고는 전혀 모르는 나라인데 영화 산업이 다변화되서 장르 영화씩이나 만든다고 대견하게 생각했더니 꼭 그런 경우는 아니었군요.
제 소감은 이러하지만 무려 썩은 도마도 88%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ㅋㅋ 뭐 샘플이 적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냥 슬래셔로의 완성도만 따지면 못 만든 영환 아니에요. 담겨 있는 내용이 좀 과하게 시대 착오적일 뿐...;
카자흐스탄 갔을 때 거기 TV에서 코미디 프로를 봤는데 말입니다...무대 위에 세워진 마이크 앞에서 만담을 하거나, 꽁트 같은 걸 하는 프로였는데....(그 마이크 앞에서 대사치는...)
정말 그 옛날 '유머1번지'나 '웃으면 복이와요'를 보는 느낌이었달까요? 관객들은 재밌어서 많이 웃었고 저야 당연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으니 재미는 없었는데....
참 신기하더라고요. 같은 지구 시간에 같은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며 사는 시대인데....이렇게 고색창연한 코미디 프로라니. 이 작품도 읽어보니 왠지 느낌이 아련한 옛 추억 속 영화 느낌일 것 같군요...ㅎㅎ
나라마다 가치관도 다르고 취향도 다른 건 당연하지만 뭔가 대한민국의 옛날 스타일이 현재 진행 중인 나라를 보면 좀 반갑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ㅋㅋ 그거랑 영화의 재미는 별개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