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옛날 옛적 서부에서', 혹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잡담입니다

 - 196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55분이라고 구글에 나오지만 넷플릭스 버전은 2시간 46분이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대충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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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팜므 파탈을 사이에 둔 세 남자의 4각 관계 로맨스... 가 맞습니다? ㅋㅋㅋ)



 - 때는 서부 개척 시대. 대략 총잡이들의 전성기가 끝나가는 무렵의 그 동네입니다. 배경이 되는 마을에 끝까지 이름이 안 나오는 하모니카 사나이가 나타나요. 등장하자마자 자신을 반기는 총잡이 셋을 사뿐히 처리하고 어딘가를 향하는데요. 비슷한 시각에 그 마을의 부자 아저씨 맥베인씨는 다 큰 딸래미와 적당히 큰 아들, 어린 아들을 데리고 자신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네요. 하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빌런 프랭크가 나타나 애 어른 할 것 없이 싹 다 사살해 버리고 그걸 그 동네의 네임드 불한당 샤이엔에게 뒤집어 씌웁니다. 뒤늦게 나타난 예비 신부 질은 예상치 못한 극단적 인생 꼬임에 당황하지만 마을을 떠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 남아 보려 애를 쓰구요. 이렇게 한 여자와 세 총잡이가 서로 얽히고 설키는 가운데 마을은 피바다 난장판이 되겠죠. 뭐 대충 이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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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확실히 폼은 나지만 저 날씨에 저 동네에서 저렇게 입고 다닐 걸 생각하면 그냥 곧바로 피로와 짜증이... ㅋㅋㅋㅋ)



 - 서부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름 명작 소리 듣는 작품들, 그 중에서도 정말 유명하게 인기 많았던 작품들은 먼 옛날에 다 챙겨보긴 했지만 솔직히 좋아하진 않았어요. 이건 정말 그냥 취향의 문제인데요. 전에도 여러 번 했던 얘기지만 전 서부극에 나오는 사람들 사는 걸 구경하고 있으면 자동으로 피곤해지는 인간이거든요. ㅋㅋ 그 꽤죄죄 불편해 보이는 옷차림에 진심 맛 없어 보이는 음식들에 눈으로만 훑어도 땟국물이 진하게 우러 나올 것 같은 행색들... 그리고 모래, 먼지 구덩이에서 총 쏘고 맞고 피 흘리고 굴러다니는 걸 보고 있노라면 아 정말 싫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그냥 제가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어쩔 수가 없네요. ㅋㅋㅋ


 그래서 이 영화도 제가 위에다 나열한 제가 서부극을 기피하는 이유가 몽땅 다 들어가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당연하겠지요. 게다가 런닝 타임이 3시간에 육박해요. 피하고 싶었지만 어인 일로 넷플릭스가 고전 영화를 다? 라는 기특함. 그리고 요 고전 서부극들을 싹 다 20대 시절에 보고 이후로 한 번도 안 건드려서 사실상 안 본 듯이 다 까먹어 버렸다는 게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해서... 한참 전에 찜을 해놓고 머뭇거리다가 엊그제 봤어요.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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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하모니카 등장! 씬. 음악과 사운드, 촬영, 편집, 연출까지 그냥 완벽합니다.)



 - 그냥 도입부부터 압도 되었습니다. 

 기차역에 세 총잡이가 나타나서 기다립니다. 기다리구요. 계속 기다립니다. 그러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하고, 주인공 하모니카 남자가 등장하고. 서로 미소를 머금고 한참을 주시하다가 한 순간에 타타탕! 결과는 뭐 당연히 예상할 그대로겠구요. 그냥 그것 뿐인데 이게 뭐라고 15분을 넘게 잡아 먹어요. 근데 이게 지루함 전혀 없이 긴장되고, 흥분되고, 멋지고 다 합니다. 허허.

 저 15분 중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 대사가 없어요. 음악도 안 나오고 삐걱대며 돌아가는 풍차(인지 풍향계인지) 소리에 파리 날아들고 천장에서 총잡이 모자 위로 물 떨어지고... 이런 것들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것 뿐인데 그게 기가 막히게 긴장감을 유지하구요. 결정적인 순간엔 엔니오 모리코네의 멋들어진 음악이 합세하며 방점을 찍어주는데 이게 또 가히 폭발적입니다. 와 정말 감독님 대가셨구나. 라고 감탄하며 보낸 15분이었구요.


 이 영화의 총격전 장면들은 대부분 이런 식입니다. 천천히, 느긋하고 조용하게 긴장감을 한참 동안 쌓아 올리다가 본편(?)은 매번 정말 순식간에 끝나 버려요. 그래서 뭐 화려하고 폼나는 무언가는 거의 안 나옵니다만. 그 '쌓아 올리는' 장면들이 참 기가 막히고 또 그게 폭발하는 '순간'을 정말 멋지게, 드라마틱하게 잡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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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전설의 장면이었죠. 정말 한 순간입니다만, 그걸 참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요.)



 - 캐릭터들도 참 강렬합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티꺼운 미소를 짓고 폼만 잡는 역할의 하모니카맨 아저씨는 그 폼을 참 잘 잡아요. ㅋㅋ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절정 고수 마냥 그 어떤 상황에서도 늘 무뚝뚝하지만 여유롭다가 총을 빼어드는 순간엔 절대 무적. 이런 식이니 단순하다면 정말 단순한 캐릭터인데 찰스 브론슨 아저씨의 그 무뚝뚝한 고목 같은 표정 연기가 당최 뭐하는 놈인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는 요 캐릭터에 참 잘 맞구요. 그러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사연이 밝혀지는 순간엔 나름 임팩트도 있고 그렇습니다.

 또 처음엔 마치 불쾌하기 짝이 없는 악당일 것 같았던 샤이엔씨.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점점 의외의 면모를 드러내더니 막판에는 비인간 수준 최종 빌런과 하모니카맨 사이에서 긴장 해소도 해 주고 나름 인간미도 드러내는 역할을 맡아서 활약해주시구요. 마지막엔 심지어 좀 짠하고 찡한 느낌까지 주고 그럽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사실상의 주인공급인 악당 프랭크. 헨리 폰다의 기존 이미지 파괴로 이슈가 되었다지만 전 당연히 그런 건 모르고요(...) 시작부터 '60년대 영화에서 이런 짓이라니!'라고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악행을 시전한 후 내내 최종 빌런다운 짓만 계속합니다만, 그러는 와중에 살짝살짝 흘리는 내적인 모습들 때문에 이야기가 끝날 때쯤엔 나름 입체적이라고 할만한 면모를 지닌 무언가로 완성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쳐부수는 쾌감을 극대화 해줄만한 캐릭터를 계속 유지하구요. 또 배우님의 연기도 그걸 아주 절묘하게 잘 살려줘요. 뭔가 예상 외, 기대 이상의 임팩트를 가진 캐릭터라 내내 흥미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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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변신! 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극악의 빌런을 잘 연기하신 헨리 폰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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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매우 익숙한 그 연기를 그냥 똑같이 하고 계시지만 캐릭터와 연출로 승화 당하신 찰스 브론슨옹...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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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상황을 가리지 않는 일관된 연기를 뽐내주십니다만, 그게 세계관 최강자의 무심 시크한 멋으로 그럴싸하게 승화됩니다.)



 - 그 와중에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질. 이 분은 뭔가 좀 이야기하기가 복잡한 부분이 있네요.

 아무래도 60년 묵은 영화인 데다가 장르가 서부극이다 보니 운신의 폭이 넓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서부극이고 총질로 다 끝내야 할 이야기인데 이 캐릭터가 갑자기 여걸로 변신해서 다 쏴 죽이고 마을 접수하고 이렇게 될 리는 없잖아요? ㅋㅋ 그리고 그 와중에 세 남자가 모두 이 분을 희롱(...)해댄단 말이죠. 그러다 마지막엔 그 중 한 명에게 연심을 품는 것까지 여러모로 2025년 기준으로 볼 때 그렇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닙니다만.

 대략 그런 시대적 & 장르적 한계를 감안하고 볼 때 이 분 또한 단순하지 않은, 흥미로운 캐릭터였습니다. 그 거친 세상에 던져진 기댈 곳 없는 여자로서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그래서 오기를 품었다가 또 포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어쨌든 끝까지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끝까지 다 보고 나면 나름 이야기의 승자 비슷하게 마무리 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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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셋에게 모두 성추행을 한 번씩 당하는 험한 캐릭터지만 그렇게 쉽게 '요즘 시대에 안 맞는 캐릭터'라고 말할 순 없는 면이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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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그냥 돈 많은 호구 빌런처럼 보이던 이 모턴 캐릭터 같은 경우에도 다 나름의 감정, 생각이 있고 디테일이 있고 그렇습니다. 각본이 참 섬세해요.)



 - 세르지오 레오네가 무려 다리오 아르젠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와 함께 쓴 이야기도 좋습니다. 

 대체 하모니카맨의 정체는 무엇인가. 프랭크는 왜 맥베인 가족을 학살했고 맥베인 아저씨가 노렸던 바는 무엇인가. 질은 어떤 여자이며 무엇을 바라는가... 등등 간단한 미스터리 요소를 깔아가며 어찌보면 평이할 수 있는 스토리를 계속 흥미롭게 끌고 가구요. 또 중간중간 반전 같은 게 적절하게 들어가는 데다가 인간적 드라마까지 챙겨 줘서 총잡이 아저씨들의 멋진 폼을 제외하더라도 그냥 이야기 자체가 재밌습니다. 주요 캐릭터들을 이렇게 붙이고 저렇게 조합해가며 상황을 만들고 풀어가는 것도 자연스럽구요. 처음엔 대략 클리셰들처럼 시작하는 각각의 캐릭터들에 차근차근 살을 붙여가며 끝날 때 쯤엔 다들 매력적인, 살아 있는 인간으로 완성해내는 솜씨도 좋아요. 진짜로 처음엔 누구 하나 호감 가는 인간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끝날 때쯤엔 그 비호감 덩어리들에게 어느새 정이 들어 있더라구요. ㅋㅋ


 덧붙여서 그림이야 뭐 말할 게 있겠습니까. '서부극이 모름지기 이래야지' 느낌으로 멋진 그림을 내내 잡아주는데... 보다 보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생각나는 장면들이 많아서 또 놀랐습니다. 이 영화를 그것보다 훨씬 먼저 보고서 까맣게 잊어 버린 상태로 '...아메리카'를 봤었나 봐요. 그 영화를 볼 땐 전혀 생각 못했는데. 이제사 이걸 다시 보니 그런 느낌이 드네요. 


 음악 이야기는 손가락이 아파서 생략합니다. ㅋㅋㅋㅋ 모리코네옹은 그저 어메이징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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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나오는 이 술집 장면은 딱 그냥 무협 영화의 '객잔' 장면인 것인데요. 서부극이 중국 무협물에 영향을 준 것이려나요.)



 - 여러 번 했던 얘기지만 넷플릭스가, 최소한 한국 기준으로는 사실 묵은 영화들 들여 놓는 데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이죠. 애초에 영화 쪽에 크게 힘을 쓰지 않는 데다가 한국 OTT들마냥 '뭐 이런 걸 다' 라는 생각이 드는 어중간한 작품들이 엄청 많구요. 그래서 가끔씩 이런 영화들 올려놔 주면 참 반갑고 좋습니다. 아무래도 국산 OTT, IPTV들보단 화질이나 음질도 확연히 나은 편이라 더욱 좋구요. 그러니 이런 작품들이 올라오면 저 말고 다른 분들도 많이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어지간하면 장르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 없이 즐겁게 볼 수 있을만한 영화였어요. 완성도야 말할 것도 없지만 재미 측면으로도 훌륭해서 두 시간 사십 분이 넘는 런닝 타임이 그냥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러니 시간 나고 체력 여유 있으실 때 한 번 틀어봐 주시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정말 재밌다구요. 4시간 2분, 2시간 28분에 이어 2시간 46분짜리 영화까지 재밌게 보고 나니 이제 긴 영화를 봐도 괜찮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ㅋㅋ 그렇습니다. 서부극을 봅시다 여러분!

 ...으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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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 고인이 되신... 이라고 적으려다 확인해 보니 클라우디아 카디날 여사님께선 86세의 나이로 여전히 생존해 계시군요. 심지어 현역이십니다. 또 큰 실수 할 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시간 순서 생략하고 그냥 싸잡아서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을 해보지요.


 프랭크의 뒤에는 기차 운송 사업을 하는 사업가 모턴이 있었습니다. 골결핵으로 살날이 얼마 안 남은 이 양반은 미국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선로를 완성하겠다는 꿈 하나로 버티고 있었는데요. 본인이 기차길을 깔고 역을 만들어야 할 요지... 에 해당하는 지역이 맥베인 일가가 들어와 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프랭크를 시켜 겁을 주고 그 땅을 싸게 매입할 생각이었는데 적당히를 모르는 이 프랭크놈이 그냥 일가를 몰살해 버린 것. 모턴의 심부름꾼으로 끝날 생각이 없었던 야심가 프랭크는 이렇게 함으로써 그 땅을 주인 없는 곳으로 만들어 헐값에 사들일 생각이었는데... 문제는 우리의 질 여사님. 이 분이 결혼하러 마을에 찾아오긴 했는데 사실은 맥베인의 자식들에게 서프라이즈를 하겠다며 이미 다른 지역에서 혼인 신고를 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맥베인 일가의 집과 땅을 질이 상속해 버렸고. 프랭크는 해야할 일이 더 많아져 버린 거죠. 그리고 프랭크를 노리는 하모니카, 프랭크에게 누명을 뒤집어 쓴 샤이엔이 차례로 질을 찾아와 곁을 맴돌게 되니 간단히 처리해 버릴 수도 없게 되었고. 뭐 그랬습니다만. 


 프랭크의 뒤를 캐던 하모니카와 샤이엔이 일이 꼬여서 좀 멀리 가서 삽질을 하는 동안에 프랭크가 쳐들어와서 질을 잡아가 버립니다. 그러고는 질에게 자신이 상속 받은 모든 재산을 헐값에 경매에 넘기도록 강요하죠. 그래서 경매를 시작하는데, 당연히 헐값 낙찰이 실현되기 직전에 하모니카가 등장해 거액을 제시하며 그 재산의 주인이 됩니다. 그럼 그 거액은 어디에서 얻었냐... 고 하면 샤이엔의 현상금이에요. 다짜고짜 샤이엔을 경찰에 넘겨 버리고 돈을 지불하는데, 당연히 이건 프랭크의 계략을 망치기 위해 둘이 짠 거였고. 잡혀가던 샤이엔은 자기 부하들을 호출해서 금방 후다닥 탈출해 버리죠. 그리고 하모니카는 질에게 맥베인의 생전 꼐획을 알려줍니다. 맥베인은 모턴의 기차 사업 진행을 예측하고 일부러 모턴이 기차역을 지을 장소를 미리 사들였던 거에요. 그리고 그 곳에 기차역을 비롯한 자기 자신의 마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맥베인이 죽기 전에 미리 사 두었던 마을 건설 자재들을 갖고 인부를 고용해서 건설을 시작하는 질이구요.


 그런데 그 시각에, 이제 야욕을 드러내고 자신의 사업을 가로채려 하는 프랭크를 제거하기 위해 모턴이 프랭크의 부하들을 싹 다 매수해서 출동 시키구요. 프랭크보다 먼저 그 낌새를 눈치 챈 하모니카는 그 배신자들을 자신이 처리하기도 하고, 또 프랭크에게 도움을 주기도 해서 다 제거해 버려요. 그걸 보고 경악한 질이 화를 내자 시크하게 "내가 쟤를 살려준 게 아니야. 남이 죽이지 못하도록 막은 것 뿐이지." 라고 말 하네요.


 그래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프랭크가 모턴을 처치하기 위해 그 본거지로 찾아가자... 이미 그 곳은 샤이엔에 의해 초토화 되어 있었습니다. 다 죽어가며 땅바닥을 기는 모턴을 멀리서 바라보며 비웃다가, 총을 거두고 그 곳을 떠나는 프랭크. 모턴은 그대로 기력이 다해 사망하구요. 프랭크는 자신의 앞길을 다 망쳐 버린 하모니카를 찾아 질의 집으로 향합니다.


 질의 집 근처는 이제 마을 공사가 본격화되고 있었구요. 하모니카는 프랭크가 찾아올 것을 예상하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샤이엔은 질에게 '너는 여러모로 우리 엄마를 떠올리게 만드는 여자다'라며 연심을 드러내지만 질은 이미 하모니카군에게 마음이 가 있군요. 


 그리고 프랭크가 찾아와 드디어 마지막 1:1 결투가 시작됩니다. "대체 넌 나에게 왜 이런 거냐."라고 프랭크가 묻지만 여전히 뜻 모를 미소만 지으며 "니 숨이 끊어져갈 때 알려주겠다"고 말하는 하모니카. 그럴 줄 알았다며 결투를 벌이고, 그때 하모니카의 회상으로 이 양반의 동기가 밝혀집니다. 간단히 말해서 프랭크의 패거리에게 하모니카의 형이 살해당했어요. 그리고 그때 이 양반을 조롱하며 프랭크가 입에다 하모니카를 물려줬구요. 당시에 소년이었던 하모니카는 그 원한을 잊지 못하고 그 하모니카를 늘 들고 다니면서 프랭크를 찾아 헤맸던 거죠. 


 당연히 결투는 한 방에 하모니카의 승리. 쓰러져 죽어가며 "대체 이유가 뭐냐..." 는 프랭크에게 하모니카는 말 없이 입에다 하모니카를 물려줘요. 그제서야 과거의 일을 기억해낸 프랭크는 경악하며 그대로 사망. 이렇게 정의 구현은 이루어졌구요.


 결투를 마친 하모니카는 집으로 들어와 자신의 짐을 챙기고는 "난 떠나겠소" 하고 나갑니다. 질은 그런 그에게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줘요." 라고 말하고, 하모니카는 애매하게 "언젠가는..." 이라며 떠나는데, 그 뒤를 샤이엔이 자신의 말을 타고 따릅니다. 근데 금방 말에서 내리더니, 미안하지만 너 혼자 가라. 난 여기 좀 머물러야겠다고 말해요. 이때 샤이엔의 상태가 안 좋은 걸 눈치 챈 하모니카가 확인해 보니 총을 맞았네요. 언제? 라고 묻는 하모니카에게 샤이엔은 자신이 모턴 본거지를 털러 갔을 때, 겁쟁이 사업가에 총도 못 다룰 거라 생각하고 방심했다가 모턴에게 총을 맞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너는 언젠가 총을 맞아야 한다면 급소도 맞힐 줄 모르는 바보에겐 맞지 말라고." 라고 말하고, 질이든 너에게든 내가 죽는 꼴은 보이기 싫으니 어서 떠나라고 말해요.


 하모니카는 시키는대로 떠나려 하지만 뒤돌아서자 마자 샤이엔은 숨을 거두고. 하모니카는 샤이엔의 시신을 말에 싣고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혼자 남은 질이 집에서 음식과 음료수를 들고 나와 인부들을 격려하는 모습. 활기찬 마을 & 기차역 건설 현장의 모습을 오래 비추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 워낙 유명한 영화니 별 할 이야기는 없고...갑자기 궁금해요. 도대체 왜 서부 영화에 환장하게 된 걸까? 아니 6-7살이 총이 뭔지 칼이 뭔지 뭘 알아요 그런데도 총싸움 나오고 칼싸움 나오면 그렇게 좋았으니 누가 진화론적으로다 설명해줬으면 좋겠네요.  

      • 키워보니까 6~7살이면 총 칼 매우 좋아할 나이더라구요... ㅋㅋㅋㅋ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경찰 따위 신경 안 쓰고 맘대로 정의구현 하는 모습이 나름 로망이었을 수 있었겠다 싶습니다.
    • 어릴적 tv에서 봤어요. 흥미진진하게 봤고 특히나 오프닝이 충격적이서 그런지 도입부가 생각나네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도 그렇지만 서사적인 엔리오 모리코네 음악. 이들 영화의 아이덴티티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 네 오프닝이 참 멋지죠. 끝까지 다 보고 나서도 가장 인상적인 건 도입부더라구요. 와 정말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잘 찍었냐... 라고 생각했습니다. ㅋㅋ
    • 유명한 영화라 볼 거리도 많고 음악은 훌륭하고 다 좋지만, 서부극과 같이 가는 남자들의 세계가 별로인 저는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나올 때가 아니면 무척 심드렁하게 보았습니다.  그래도 '셰인'픙으로 남자들이 싸우는 동안 집과 아이를 지키거나, '하이눈'풍으로 아무리 옮은 일이라도 죽으면 다 무슨 소용이냐고 발목 잡는 서부극 여인들만 보다가 이런 여주인공을 보는 건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 처음엔 그냥 고전적인 희생자 여성 캐릭터인가 했다가, 잠시 후엔 당당한 여장부 캐릭터인가 했다가... 이렇게 계속 헷갈리게 만드는데 그래서 다른 서부극 여성 캐릭터 대비 더 인상적이고 개성있는 캐익터로 느껴졌습니다. 결국 최후의 승자(?)이자 미국의 미래가 되기도 하구요. ㅋㅋ
    • 본 지 한참 된 영화인테, 하모니카 멜로디가 아직도 귀에 들립니다.  황량하고 비정하고 메마르고 햇빛 쨍한  서부의 분위기를 모리코네옹이 너무나 잘 뽑아 내신 듯 합니다.  '원스어픈어타임 인 아메리카'의 주제곡도 너무나 좋죠.. 이태리인의 음악적 재능은(특히 애잔하고 호소적인  멜로디) 전통이 깊나 봅니다. 한 백년 전에 태어났으면, 모리코네옹은 '푸치니'급이 되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들죠. ㅋㅋ 이렇게 팍팍 꽂히는 음악을 쓰던 시절 영화판이 가끔 그립기도 합니다. 모리코네옹이야 뭐, 현대에는 푸치니보다 대중들에게 더 유명하고 인기 많은 곡들 써낸 사람이 됐으니까요. 하하.
    •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다시 한번 더 봤는데도 역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장면장면 하나 진짜 대단하다고 할까요....이 영화를 본 이후 한동안 유튜브에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부극을 순회했던 생각도 나네요. 말씀하신 장면 외에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1. 온가족이 한명씩 죽음을 당하는 장면: 그 고요함 속에 밀려드는 두려움과 공포라니.


      2. 마지막 두 남녀가 헤어지는 장면: 정말 애틋하면서도 눈으로 백마디 말을 교환하는....크....


      웅장한 주제가가 펼쳐지면서 철도공사가 한창인 장면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그 옛날옛적...야만에서 문명의 길로 접어들던 그 시대의 활력이 로맨틱한 날것으로 느껴졌던...

      • 맞아요 보는 내내 참 어쩜 이리 잘 만들었냐... 하면서 봤어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프로토타입이란 생각도 많이 들었구요.


        일가족 몰살 장면은 보면서 감독님 호러 만들었어도 장인 됐겠다 싶었습니다. 사운드 활용, 연출, 편집 다 완벽하더라구요.
    • 90년대 비디오시절까지만 해도 명성은 자자하지만 구할 수 없는 '환상의 영화'였죠.


      비디오로 출시된 적이 있다고는 하는데 실물을 구경한 사람이 없었다고합니다.


      비슷한 취급을 받았던 영화들이 '샤이닝'과 '할로윈'이죠.


      그나마 할로윈은 VHS로 출시가 확인되었고 인터넷에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이 영화가 DVD로 발매될 당시 관련 커뮤니티의 열기가 어마어마했었습니다.


      국내 DVD가 부가영상이나 음성해설까지 모두 한글자막을 달고 빵빵하게 나와서 더 열광하는 분위기였죠.




      지금이야 8~90년대 영화도 VOD나 OTT로 구해보기 어렵다 푸념하지만 진짜 비디오밖에 없던 90년대에는 이런 고전들은 아예 구할 방법 자체가 없었죠.


      PC통신에서 업자들이 판매하던 원판 비디오, LD 복사본도 대부분 국내 수입 불가된 호러, 컬트, 일본영화 위주였으니까요.


      그렇다고 그 당시에 해외직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니 그저 영화잡지나 관련 서적들 보면서 손가락만 빨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 제목이 너무 길어서였을까요. 이 제목 저 제목 버젼마다 다양하기도 하더라구요. ㅋㅋ 전 '옛날 옛적 서부에'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젠 또 그냥 음차가 오피셜인 듯 하고...


        아무래도 한국에선 서부극이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음악, 캐릭터, 컨셉 다 인기 많았는데 정작 그 소스인 영화들은 그렇게까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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