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애들 보라고 틀어준 '와일드 로봇'을 함께 보고 그만...

 - 2024년작이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42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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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장판 포스터 이미지보다 이게 맘에 들어서 골라봤습니다.)



 - 배경은 미래이겠고, 유니버설 다이나믹스라는 회사에서 척척박사 만능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 로봇을 대량 생산하는 세상인 듯 합니다. 근데 그 회사의 로봇을 수송하던 배(?)가 사고가 났는지 사람 하나 없는 무인도에 로봇 수송 컨테이너가 떨어졌고. 그 중에서 유일하게 덜 망가져 작동 가능한 로봇 '로줌 7134'의 작동 버튼을 동물들이 눌러 버리는 바람에 이 로봇은 동물 뿐인 섬에서 고갱님을 찾으며 헤매고 다녀요. 그러다 어차피 여긴 동물 뿐이라 말이 안 통하니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로줌7134는 한동안 작동을 중지하고 동물들의 언어를 학습한 후 다시 고갱님을 찾으러(아니 뭘 굳이 ㅋㅋ) 다닙니다만. 어찌저찌하다 불곰의 공격을 받고 절벽에서 추락. 죽지는 않았는데 본의 아니게 갈매기 둥지를 덮치면서 일가족을 사망 시키고 부화 직전의 알 하나만 습득해요. 잠시 후 깨어난 아기 갈매기는 처음 본 존재인 로줌7134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라다니고, 이 난감한 상황에 당황한 로줌7134는 한동안 슬랩스틱 시트콤을 연출하다가... 당연히 엄마 노릇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죠. 원래는 알을 훔쳐 먹으려 했던 얄미운 여우 '핑크'와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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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같은 이미지인데, 포스터 버전보단 극중에서 실제로 나오는 장면 버전이 훨씬 귀엽고 감동적이고 그렇네요.)



 - 제목 그대로, 애들이 오전에 할당된 게임 시간도 다 썼고 오후엔 숙제랑 공부할 것도 다 끝내고 심심해하길래 '영화나 하나 보렴' 하고 틀어줬는데요. 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평가가 대단히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걍 스토리 자체가 너무 전형적이잖아요? 이제 이런 스타일의 드림웍스 or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볼만큼 봤지... 라는 생각에 원래는 그냥 넘길 작정이었던 영화였습니다만. 어차피 틀어 놓는 김에 뭐 딱히 다른 할 일도 없는데... 조금만 볼까? 하고 봤다가 그만 애들보다 몇 십 배로 몰입해서 봐 버렸습니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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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간 사랑 이야기이고, 핸디캡을 안은 아싸의 성장담이면서 상처입은 자들이 모여 가족을 이루고 서로를 구원하는 대안 가족 스토리이기도 하고...)



 - 이유는 간단하게도, 이게 결국 애 키우는 부모 이야기였기 때문이죠. 영화는 그거 말고도 이것저것 다양한 이야기를 합니다만 어쨌거나 전체 이야기의 기둥은 그거에요. 처음에 '니가 갸 엄마야!' 라며 아기 갈매기를 키우라는 주머니쥐에서 로즈가 '전 아기를 키우는 기능은 없는데요'라고 대답하거든요. 이때 주머니쥐가 툭 던지는 한 마디가 대충 이런 겁니다. '그건 원래 누구나 다 그런 거야.' 이 대사를 보는 순간부터 아니 이게 은근 진심(?)인 이야기 같은데?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는데요. 이후로 중요한 순간이 등장할 때마다 어익후, 어익후... 하다가 클라이막스 즈음엔 기어이 눈물이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정작 자식놈들은 걍 시시껄렁한 농담 주고 받으며 낄낄대며 즐겁게 봤는데. 아버지란 놈은 옆에서 울컥 울컥하고 있었단 말이죠. 뭐 애들이 못 봤으니까 상관은 없습니다만. 암튼 이게 그런 영화이니 감상하실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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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여웠던 아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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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자라서 이렇게 안 사랑스러워지는 것까지 구현한 걸 보면 진지한 육아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 로봇이 나오지만 딱히 뭐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이거나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애초에 어린이용 소설이 원작이라고 하구요.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된 로봇' 클리셰에서 대충 넘어가는 비약들을 이 이야기도 그대로 따라갑니다. 동물들 생태계 같은 것도 딱 어린이용 소설 내지는 디즈니스런 분위기를 뿜뿜하구요. 종종 꽤 큰 문제들을 은근슬쩍 샤샤샥 비약 & 급전개로 건너 뛰기도 하구요.


 정말로 아무 대책 없는 수준은 또 아니긴 해요. 로즈가 동물과 소통하게 되는 것도, '감정'이란 걸 습득하게 되는 과정도 가만히 뜯어 보면 나름 핑계가 있구요. 동물들 생태계도 기본적으론 야박하고 냉정한 원리로 돌아가는 걸 보여주긴 하거든요. 다만 그런 걸 그렇게 디테일하게 다루는 편은 아니고, 또 아주 중요한 부분에서 슥슥 대충 넘어가기도 한다는 겁니다. 아니 뭐 일단 서로 다른 종의 동물들이 서로를 이름 붙여 불러가며 소통하는 이야기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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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 나오는 애니메이션 보면서 현실성 따지면 안 되는 겁니다!! ㅋㅋㅋ)



 - 암튼 그래서 다 큰 어른이 이성적으로 따져가면서 볼 때 구멍도 많고 느슨하고 편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조금 모자란 부분들을 메워주면서 감정선을 팍팍 건드려주는 게 바로 그림과 연출, 그리고 음악입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정말로 그렇거든요. 이게 다 아주 고퀄이에요. 


 먼저 마치 손으로 붓질해가며 그린 듯한 느낌으로 구현한 그래픽이 아주 보기 좋을 뿐더러 그런 질감을 잘 활용해서 멋지게 표현한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로즈와 브라이트빌, 핑크가 감정을 나누는 장면들에선 따뜻한 느낌으로 참 잘 어울리구요. 후반에 나오는 대규모 전투 장면들에선 또 역동적인 느낌으로 잘 활용이 되구요.


 장면 연출들도 왕년의 드림웍스 명성들이 떠오를 정도로 멋진 게 많아요. 갈매기 떼의 비행 장면들은 하나 하나 다 장관이구요. 두 번 정도 나오는 전투 장면들은 그냥 본격 액션 애니메이션(?)이었나... 싶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리고 매번 이런 장면들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음악들이 정확하게 튀어나와서 감정에 마구마구 펌프질을 해요.


 진짜 알면서도 당하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느낌이랄까요. ㅋㅋㅋ 클리셰가 아닌 게 없어 보이는데 그 클리셰들이 다 최고급으로 반짝반짝 다듬어져 있어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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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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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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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고 다 합니다. 역시 애니메이션은 일단 그림이 멋져야죠!!!)



 - 성우들도 좋습니다... 만. 저는 애들 때문에 더빙으로 봐서 한국 성우님들 버전으로 봤거든요. 요즘 한국 성우들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다들 연기 충분히 좋았고 분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캐릭터 역할로 구자형 이름이 박혀 있는 걸 보면 다른 분들도 다 잘 나가는 분들이었겠죠. ㅋㅋㅋ 

 다만 영화가 끝나고 자막 올라갈 때 보니 원래 음성 맡은 사람들이 루피타 뇽오에 페드로 파스칼, 캐서린 오하라, 빌 나이, 마크 해밀이라구요? 아니 이런. 이 분들 때문에 언젠가 한 번 다시 봐야 하나... 라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네요. ㅋㅋ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어떤 버전으로 감상할지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쿠팡플레이에 두 가지 버전이 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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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건전한 이야기지만 무시무시 악당도 나오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도 나오고 할 건 다 합니다.)



 - 대략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대체로 왕도를 익숙하게 걸어가는 이야기입니다. 나름 SF 쪽으로나 자연계 묘사 쪽으로나 대충은 아니지만 특별히 리얼할 것도 없는 '어린이 동화'에 가까운 이야기구요. 하지만 그 익숙한 이야기를 참 매력적이고 재미나며 흡입력 있게 풀어낸 제작진의 만렙 능력치 덕에 아주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귀엽고 관계가 애틋하며 장면장면이 멋지고 감동적이에요. 마치 드림웍스 제작진들이 '우리가 맘만 먹으면 이 정도 하는 놈들이라고!!!' 라며 무력 시위하는 느낌? ㅋㅋㅋ 그래서 거의 모든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아주 잘 봤어요!!!




 + 작년에 학생들에게 극장 가서 이걸 보여줄까 '로봇 드림'을 보여줄까 고민하다가 '로봇 드림'을 골랐는데요. 음. '로봇 드림'이 매우 좋은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잘못 골랐었구나... 싶네요. ㅋㅋㅋ 학생들은 이 쪽을 훨씬 좋아했을 거에요.



 ++ 쿠키가 있습니다. 그냥 가벼운 농담이고요. 크레딧 전부 다 내려간 후 화면 암전 직전에 아주 짧게 나오니 vod로 보시는 분들은 넘겨 보셔도...



 +++ 속편이 이미 제작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원작 소설이 현재 3권까지 나와 있는데 이 영화는 딱 1권 끝까지의 내용이래요. 속편이 있다는 정보를 모르고 보면 그냥 그게 엔딩이라고 생각해도 될만한 마무리이긴 한데, 그래도 역시 속편이 나와야겠다 싶은 결말이기도 했기에 반가운 소식이네요.

 다만... 작가님께선 이제 4권 집필 들어가셨다고? ㅋㅋㅋㅋ 



 ++++ 주인공 로봇 디자인의 레퍼런스가 라퓨타 거신병이라는 건 얼핏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만. 막판에 가면 디자인에 살짝 변형이 생기면서 지나치게 닮아져서 좀 웃음이 나왔습니다. 애초에 따라하기로 맘 먹은 거 작정하고 오마주를 보낸 거겠죠.



 +++++ 스포일러 겸 초 초 초 초 초 간단 요약을 의도했으나 적다 보니 또 다시 망해 버린 대충 요약입니다.


 처음에 로즈7134는 그냥 서비스 로봇이고 감정 같은 건 없습니다. 아기 갈매기를 돌보기로 맘 먹은 건 순전히 그때 지나가던 주머니쥐 아줌마가 '이제부터는 갸를 돌보는 게 니 의무가 된 거야'라고 던진 한 마디에서 '의무'라는 단어가 키워드로 작동해서 그런 거였구요. 여우 핑크가 여기에 동참하게 된 것도 사실은 로즈7134의 엄청난 능력을 보고선 '아, 얘 따라 다니면서 적당히 이용해 먹으면 내가 매일매일 포식할 수 있겠다'고 잔머리를 굴려서인데요. 당연한 공식대로 세상 귀여운 아기 갈매기 '브라이트빌'과 함께 하면서 이들은 점차 변화를 겪겠죠.


 그러다 브라이트빌이 꽤 컸어요. 이제 하늘을 날게 만들어서 자기 동족들과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나 보내면 로즈 입장에선 임무 완료인 것인데요. 일단 헤엄치는 연습이라도 시켜보겠다고 애를 쓰다가 얘가 동족들이 무리지어 있는 곳에 들어가 버리는데... 당연한 수순으로 "괴물이 키운 놈", "날개가 작아서 잘 날지도 못하는 머저리" 등등의 폭언을 듣고 심지어 폭력까지 당합니다. 그리고 바로 출동한 로즈가 구출을 해주긴 하는데 그 와중에 이 나쁜 갈매기놈들이 출생의 비밀(?)을 말해 줘 버려요. 사실 니 부모랑 형제 다 죽게 만든 게 저 괴물놈인데 그것도 몰랐냐??


 이 말에 상처 받은 브라이트빌은 로즈와 핑크를 멀리합니다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임무를 다 해야 한다는 로봇으로서의 기능과 그동안 생존과 육아를 위해 스스로 규정 외의 업데이트를 계속 해오다가 생긴 '감정'이 힘을 발휘해서 브라이트빌을 설득. 하늘을 나는 맹훈련에 들어가요. 그러다가 멋진 송골매 교관 쌤을 만나서 날개가 작은 것을 장점으로 발휘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또 갈매기 떼의 리더 할아버지의 영입 오퍼도 받게 되죠. '갈매기들은 대체로 좀 못 되고 생각이 없어서 너 같은 리더가 필요하단다.'


 그래서 결국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하늘을 맘껏 나는 데 성공한 브라이트빌은 동족들과 함께 섬을 떠나가고. 남겨진 로즈는 로봇스런 원래의 말투로 핑크에게 '이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야죠. 당신은 다시 원래대로 고독한 삶을 살면 되구요!' 라는 드립을 날리고는 자신을 생산한 유니버설 다이나믹스 회사의 회수팀을 호출하는 신호를 보냅니다만... 막판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신호를 중단합니다. 언젠가 섬으로 돌아올 브라이트빌을 꼭 다시 만나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여행을 떠난 브라이트빌은 무리가 잠시 쉬어가기 위해 들린 인간들의 본거지(?) 같은 곳에서 로즈와 같은 모델의 로봇을 발견하고 로즈인 줄 알고 말을 걸다가 인간들의 비상 출동을 일으킵니다만. 로봇을 접해보지 못해 공포에 질린 동족들에 비해 별로 놀라지 않고 당황하지 않는 브라이트빌을 본 리더님이 '너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며 새로운 리더의 중책을 맡기고 자신을 희생.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브라이트빌은 동족들을 모두 인도해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 시각에 로즈가 머무는 섬에는 비정상적인 한파가 몰아 닥쳤어요. 그래서 섬의 동물들이 다 얼어 죽을 판이 됐는데... 이때 로즈는 핑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구해내겠다고 맘을 먹습니다. 그래서 섬의 나무, 땅 속, 물 속, 들판, 굴을 다 뒤져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데려다가 자신이 지은 모닥불 활활 타는 집에다 옮겨 놓구요. 그러다 동력원이 다 되어서 거의 작동 정지되기 직전인데... 이놈의 동물들이 기껏 데려다 살려놨더니 지들끼리 잡아 먹겠다고 난장판을 벌입니다. 사실 야생 동물들이고 서로 잡아 먹는 게 정상이니까요. 하지만 일이 완전히 망하기 직전에 핑크가 일장연설로 애들을 조금 진정 시키구요. 그래도 말을 안 듣던 녀석들은 마지막으로 구조되어 온 불곰의 카리스마 넘치는 "겨울이 끝나 이 집을 나가기 전까지 난 아무도 해치거나 괴롭히지 않겠다"는 선언에 다들 침묵하고 겨울잠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돌아온 봄. 집안으로 들어온 햇살로 태양광 충전을 한 로즈가 깨어나 밖으로 달려 나가 보니 갈매기 떼가 돌아왔겠죠. 당당한 리더가 된 브라이트빌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는 로즈는 다 이루었도다... 라는 맘이라도 들었는지 말 없이 사라져서 다시 회사를 호출하는데요. 데리러 온 로봇에겐 당연히 감정 같은 건 없는 것이고. 이대로 끌려가서 평범한 로봇으로 돌아가는가! 하는 순간 핑크가 달려와 브라이트빌이 널 꼭 만나서 직접 전해주고픈 말이 있다며 설득을 하네요. 그러자 "아, 좀 중요한 걸 두고 와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라며 도망치는 로즈. 함께 도망치던 핑크는 "와, 너 방금 거짓말 한 거야? 최곤데? ㅋㅋㅋㅋ" 라면서 즐거워 하네요.


 하지만 로즈가 브라이트빌을 만나려는 찰나에 회사의 비행선에서 출동한 전투 로봇들이 로즈에게 덤벼들구요. 그러자 목숨을 로즈에게 빚 진 섬의 동물들이 집결해서 대난투를 벌입니다. 이때 그동안 학습한 갖가지 동물들의 기술을 시전하며 적들을 물리치던 로즈가 "넌 로봇이면서 왜 이러는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는 와일드 로봇이니까!!!!!" 라고 외치며 포효하는 장면이 참 낯간지럽게 멋있습니다. ㅋㅋㅋ


 암튼 그래서 다 물리치긴 했는데, 이번엔 그 전투 로봇들이 자폭을 하면서 섬의 숲에 큰 불이 나요. 그리고 그 와중에 비행선이 날아와서 로즈를 샥샥 납치해 갑니다. 그러고는 로즈의 전원을 끄면서 기억칩도 가져가 버리는데... 섬의 불은 (이미 글이 너무 길어져서) 대충 동물들이 서로 화합하고 힘을 합하면서 진압에 성공하구요. 브라이트빌이 자신의 갈매기떼를 끌고 비행선을 쫓아가서 유리를 깨고 들어가 로즈를 만나는데... 로즈는 죽은 듯이 늘어져 있고. 그런 로즈의 어깨 위에서 슬퍼하던 브라이트빌이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엄마." 라고 말하자 짜자잔~ 하고 부활한 로즈. 마지막까지 방해하는 비행선 리더까지 물리치고 비행선에서 뛰어내리는데... 이때 "전 다쳐서 날 수 없어요!" 라고 외치는 브라이트빌. 로즈는 그냥 "넌 날 필요 없단다." 라고 말하고는 아들은 잡고 뛰어내려요.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며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던 로즈의 머릿 속에 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브라이트빌의 모습들이 좌라락 스쳐가구요. 자신의 배를 열고 동력 기관을 뽑아내는 로즈. "엄마 그거 중요한 거잖아요!" 라고 외치지만 "필요한 건 이미 모두 있어!" 라며 뽑아낸 기관을 던져 버리고 그 안에 브라이트빌을 품은 채 보호하면서 추락합니다.


 하지만 우리 튼튼한 로즈는 무사히 아들을 지킨 채 착륙에 성공했고. 섬의 동물들은 화재 진압에 성공했어요. 하지만 황폐해진 숲의 모습을 돌아본 로즈는 "그들은 나를 찾으러 반드시 돌아올 거야." 라며 섬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돌아올 거야." 라고 동물들에게 약속하며 모두를 끌어 안은 후 로즈는 신호기를 발동시켜 섬을 떠나구요. 섬에 남은 동물들은 이전과 달리 싸움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섬을 구해낸 영웅 로즈의 이야기를 전해갑니다.


 그리고 또 그 다음 해. 아까 브라이트빌이 동족들을 구해냈던 인간들 기지에서 로즈가 평범한 로봇의 모습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돌아다니며 말을 건 관리자에게 자기 이름을 '로줌7134'라고 정확하게 말 하구요. 그런데 그때 기지 밖으로 갈매기 떼가 지나가고, 그걸 로즈가 잠시 바라보는데... 어느샌가 숨어 들어온 브라이트빌이 머뭇거리며 로즈에게 다가갑니다. 그러자 양손으로 브라이트빌을 잡아 들어올리며 "하지만 넌 그냥 로즈라고 부르면 돼."라고 말한 후 이마를 맞대는 로즈의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 이거 제가 보려고 찜찜찜 해뒀는데 훌륭한 애니메이션의 덕목을 두루 갖줬다니 보기 전부터 흡족하네요. 로봇 드림을 먼저 볼까 이걸 먼저 볼까 하던 참이에요.
      • 둘이 나온 시기가 비슷해서 그렇지 전혀 다른 작품이니 둘 중 먼저 땡기는 것부터 보시면 됩니다. ㅋㅋㅋ 아주 고퀄로 잘 만든 헐리웃식 온가족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으시면 이 작품이구요. 살짝 고독한 작가주의(?)와 함께 달콤 쌉싸름한 어른의 맛을 즐기고 싶으시면 '로봇 드림'이고... 제 느낌은 그렇습니다. ㅋㅋ

    • 아이들과 보다가 혼자 울컥하셨다니ㅋㅋㅋㅋ귀여우십니다ㅎㅎㅎㅎㅎ

      뻔한 이야기를 잘 만드는 거 그게 진짜 어려운게 아닐까 합니다. 언젠가 울고 싶을 때 봐야겠어요ㅎㅎㅎ
      • 저는 소파에 앉고 애들은 그 아래 바닥에서 떡볶이 먹으며 봤거든요. 게다가 거실에 불도 꺼 놔서 아무도 제 상태를 보지 못했습니다. 음핫하.


        다만 아들래미가 계속 쉬지 않고 레알 노잼의 드립들을 쳐대는데 참고 참고 계속 참다가 눈물 터지려는 순간에 딱 한 번 "말을 좀 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ㅋㅋㅋ 말 해놓고 나서 삐졌으려나? 하고 걱정했는데 딱 그 장면 지나가자마자 다시 시작하길래 안심했습니다. ㅋㅋ (밖에서는 안 이럽니다!!)

        • “말을 좀 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로 사춘기 아이를 다스리셨다니… 굉장한 내공을 지니신 분이었군요…
          • 뭐든지 남들보다 조금씩 늦는 애라 사춘기는 아직입니다. ㅋㅋㅋ 원래 말 잘 듣고 순한 아이이기도 하구요. 밖에서 참은 수다와 장난을 늘 집에서 폭발시키는 것 같아서 원래 잘 뭐라 안 하는데 영화 내내 단 5초도 사운드를 비워 주질 않으니 나중엔 좀 힘들더라구요(...) 하하하;

    • 앗, 영화관에서 대성통곡하면서 본 그 영화군요. 루피타 뇽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로봇답게 기계적으로 흘러나오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개성과 감정을 찾아서 변화하는 연기가 놀라왔습니다. 특히 '나는 와일드 로봇이다'하는 부분의 포스가 정말 멋졌는데요. 더빙판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걸 본 이후에 '마당을 나온 암탉'이 재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처음 보았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면서 둘이 또 비슷한 점이 있는데 놀랐던 기억도 납니다.  

      • 대성통곡할만 하죠. 집에서 봐도 이 정도인데 극장 사운드! 스크린!! 과 함께 했다면 정말... ㅋㅋㅋ 


        영화 보고 나서 호기심에 자막판도 이 장면 저 장면 조금씩 틀어봤는데요. 말씀하신 연기 톤의 변화는 더빙판에도 존재합니다만, 전문 성우들 특유의 어조 같은 게 들어가고 / 안 들어가는 차이가 작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정말 자막판도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안 그래도 애들 보여주면서 '마당을 나온 암탉'도 한 번 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ㅋㅋㅋ 물어보니 얘들은 이미 학교에서 다 보여줬다고 그래서 접었습니다. 흠...

    • 제 기억에 작년 언젠가 극장에서 로봇드림을 재감상 하셨다고 글 올리셨을 때 당시 극장에서 로봇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실 거였으면 이걸 보셔도 좋았을 거라고 댓글을 달았던 것 같아요. ㅎㅎ 마침내 자녀분들하고 같이 보셨다니 더 잘됐네요. 아무래도 아이들은 그냥 재밌게 보겠지만 부모들이 더 울컥하고 감동받을 작품이긴 하죠? ㅎㅎ




      쓰신대로 브라이트빌을 맡게 됐을 때부터 어떻게 흘러갈지 진단서 다 나오는 스토리이고 후반부에 밝혀지는 빌런 정체부터 모든 것이 다 뻔한데 그럼에도 엄청 몰입해서 그 뻔한 감동까지 맥시멈으로 안겨주는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애니메이션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거의 최상급이고 감독님이 '릴로 & 스티치' 만든 분이시더군요. 올해 이것도 '실사판'이 나온다는;;;




      언제 자막판으로도 재감상 해보시길 강추합니다. 루피타 뇽오의 안드로이드 목소리 연기가 정말 일품이었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기계적이다가 묘하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감정이 스며드는 과정이 설득력이 대단했어요. 저는 쿠플에서 더빙으로 한번 더 봐야겠군요.




      그럼 이제 이 대단한 작품을 제치고 오스카를 수상한 '플로우'를 보실 차례입니다! ㅋㅋ 

      • 저도 고민은 했었는데 이 영화의 한국판 포스터 이미지가 맘에 안 들었어요. ㅋㅋㅋ (이런 하찮은 이유!!) 뭔가 포스터부터 너무 뻔하고 식상해 보여서 그랬는데... 실제로 보면 이런 느낌일 줄은 상상도 못했죠. 하하. 그래도 애들이 살다 보면 요 '와일드 로봇'은 어떻게든 한 번씩 보게 되더라도 '로봇 드림'을 찾아 볼 애들은 없을 테니 저는 좋은 일 한 걸로 정신승리 하겠습니다!




        릴로와 스티치 실사판이라구요? ㅋㅋㅋㅋㅋ 아니 디즈니님하... 너무 아무 생각 없이 무슨 의무 방어전처럼 차례로 찍어내는 게 아닌가 싶네요. 저번 '인어 공주'랑 이번 '백설 공주'의 반응 때문에 실사화 프로젝트들 중단 내지는 재검토 들어간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요. 뭐 만들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저는 확실히 안 볼 것 같네요. 하하;




        '플로우'도 보고 싶은데 언제나 그렇듯 OTT의 찜 목록만 해도 이미 1년치인데 굳이 따로 vod를 구해서 볼 필요가! 라는 논리로 미뤄두고 있습니다. ㅋㅋ 근데 딸래미가 분명히 좋아할 영화라서 어쩌면 조만간 볼 것 같기도 해요. 딸이 고양이에 완전 빠져 살거든요.

    • 작년 극장에서 아이랑 같이 더빙으로 봤는데... 저희 아이는 10살이나 되었음에도 자막으로 보는 것을 매우 싫어하네요. 인사이드 아웃2를 자막으로 봤는데 별 감흥 없다가 디플에서 더빙판으로 보니 재미있다고 몇번 더 본.. (....)


      저는 핸드폰/노트북 배터리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불안해 하는 사람이라 극장에서 계속 '로즈 배터리 충전 좀.. 제발.. 충전 좀..' 이라고 몇번을 생각 했는지.. 

      • 어려서부터 더빙에 익숙해진 게 있으니 옵션으로라도 더빙 선택이 있으면 더빙을 고르는 게 보통이더라구요. 저희 애들도 자막 읽는 데 아무 어려움은 없지만 가능하면 더빙을 선택하곤 합니다. (사실 그래서 영화를 같이 잘 안 봅니...;)




        ㅋㅋㅋ 저도 그랬어요. 태양광 충전이라고는 하는데 로즈가 평소에 하고 다니는 일들을 보면 이게 태양광으로 커버될 리가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더욱 충전 생각이 간절했지요.




    • 본 작품으로 오스카 음악상 후보에 오른 크리스 바워스 관련 유튜브 클립 하나 올립니다. 오스카를 수상한 [브루탈리스트]의 대니얼 블룸버그도 좋았지만 바워스의 스코어는 작년의 최고 작품들 중 하나였지요.  




      참고로 바워스는 작년에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라스트 리페어 샵]의 감독으로서 오스카 상을 받았었지요. 음악도 맡았는데, 디즈니 플러스에 있으니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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