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10탄] ‘이키루’, ‘나는 고백한다’

1. 이키루
1952년작으로 2시간 20분이 넘어서 좀 깁니다.
30년동안 무결근출근으로 포상까지 받은 와타나베씨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시청 시민과의 과장으로 아들이 어릴적에 부인이 죽고 아들만 키우면서 살았어요. 갑작스레 위암 판정을 받고 충격을 받은 그는 거액의 돈을 인출해서 우연히 만난 소설가와 술을 마시고 스트립쇼도 가고 파친코도 가고 여자도 만납니다. 주변에서는 그런 그의 행동을 의아스럽게 여기면서도 그저 늙그막에 여자를 만나서 그럴거라고 치부해버립니다. 여자를 만나긴해요. 부하직원으로 일하던 어린 여직원이 사표 결제를 받기 위해 찾아왔는데 우연히 그녀와 시간을 보내면서 그는 뭔가를 깨닫습니다.

구로사와 감독의 현대극이 궁금해서 선택한 영화입니다. 갑자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정확히 알려주진 않아요. 그저 그가 상황으로 짐작할 뿐) 그저 살아오기만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삶은 소중하고, 그의 본심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그런 짠함을 보여주죠. 그런데 중반 이후 표현 방식을 바꾸면서 영화에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 와타나베 역의 시무라 타키시의 연기가 장난아니었어요. 구로사와 감독의 페르소나였다는데 그냥 멍한 표정도 많은 얘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특히 눈빛이 최고였는데 어떤 눈빛이나 표정은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에도 무척 잘 어울리겠다 하면서 봤습니다.
리빙: 어떤 인생으로 리메이크 되었는데, 전에 보다가 말았었어요. 이참에 다시 보려 합니다.

2. 나는 고백한다
1953년 작으로 90분 정도입니다.
사제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신부에게 살인을 고백해요. 그런데 알고보니 피해자가 신부의 옛사랑을 협박하던 사람으로 이 때문에 신부가 용의자가 됩니다. 신부의 옛 연인이 그의 알리바이를 입증해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요. 설상가상으로 진짜 범인마저 신부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네요.

일단 영화 시작할 때 감독님이 너무 태연히 나와서 푹 하고 웃었고요ㅋㅋㅋ 진짜 범인을 처음부터 대놓고 알려줘서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까 하면서 봤습니다. 형사의 심문 방식이 너무나 요즘 방식이라 놀랐습니다. 주인공이나 옛 연인이 자꾸 “그건 말할 수 없고, 이 사건이랑 상관도 없다”라는데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고”하는데 그게 짜증나지 않고 유능해보였어요. 진짜 범인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몽고메리 클리프의 굳은 표정에 비해 성격이 확실히 보였어요.

iptv vod로 영화 보고 수다 후기글 쓰면서 숫자를 쓰다보니 ‘그래도 10까진 해야지!’했는데 이번 글이 10탄입니다. 장하다 나 자신. 20일까지 아직 좀 시간이 있으니 찜 해놓은 거 가능한 많이 봐야겠어요.
    • '이키루'는 저도 중반 이후 가면서 더 집중해서 보게 되었어요. 고전이 달리 고전이 아님을 보여 주는 영화 중 한 편인 거 같습니다. 장례식장 장면 특히 기억에 남아요.

      • 무려 70년전 영화인데 아니 이럴수 있다고?!하게 해줬어요. 그냥 예상대로 흘러가면서 무난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역시 거장은 거장이었네요. 장례식장 장면 뿐 아니라 그네 장면에선 좀 울컥했었어요.
    • 히치콕/트뤼포를 보면 히치콕이 몽고메리 클리프트 지도하는데 약간 애를 먹었던 거 같더라고요


      히치콕은 아니지만 악의 손길 ㅡ 이게 또 검은 함정으로도 나옴 ㅡ 추천드려요
      • 완전 긍정적으로 보면 그런 연기 스타일 덕에 범인의 광기가 더 잘 드러난거 같고요ㅋㅋㅋ 감독님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굽히지 않은 배우님의 의지도 존중합니다.

        추천작 감사해요. 고전 영화 데이타 베이스세요!!!

        (저의 이해력에 맞춰주신 친절한 댓글도 감사드려요!!!ㅎㅎ)
    • 시무라 타키시가 구로자와 영화에 큰 역할을 했지만 페르소나는 미후네 토시로가 더 유명하지 않을까요. 둘이 다 나온 '주정뱅이 천사'를 보면서 미후네가 너무 파릇파릇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구로사와와 미후네의 첫 영화였거든요.
      • 누구신가 하고 검색해보니 장수 그 분이시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렇게 아는게 없어요ㅎㅎ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영화입니다. 일본 특유의 관료주의문화나 자기부처소관이 아니라는 식의 뺑뺑이는 우리나라에도 많죠 하하..ㅜㅜ 구로사와 아키라와 합을 맞춘 배우는 ally님 설명처럼 미후네 토시로가 유명하고 특히 맥베스를 일본에서 만든영화에서는 실제로 화살을 쐈다고 하죠. 카게무샤, 란, 요짐보, 7인의 사무라이(여기에는 시무라 타카시도 같이 나왔죠)들이 많은데, 정작 저도 아직 다른 영화는 많이 못봤네요. 라쇼몽도 아직..

      • 저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게 더 소름이었습니다.

        저도 그동안 제목만 듣고 거의 안 봤어서 이번에 밀린 숙제하듯이 보고 있는데 진짜 참 좋네요. 대단하신 분이에요
    • '이키루' 참 좋죠.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면서도 현실의 냉정, 살벌함도 충분히 보여주고 그러면서 블랙 코미디까지. 이런 오파츠 같은 감독이 있었기에 일본 영화 수십 년간의 유세와 지금의 저력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히치콕 영화들 꾸준히 보시는군요! 저도 지니 티비에서 히치콕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건 싹 다 찜 해놓은 게 대략 3년 전인데... (쿨럭;) 영원히 함 속에서 혼자 빛나는 보석으로 방치하지 않기 위해 조만간 시작은 해야 할 텐데요. 지니 티비에 작품이 하도 많아서 손 대기가 겁이 납니다. 하하;

      • 나레이션의 유머 감각마저 취향이었어서 이 분은 대체 어떻게 되신 분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길긴 긴데 참 좋았어요.


        고전은 지금 아니면 못 볼 거 같아서 남은 시간동안 두 감독님거 최대한 보는게 목표입니다. 보는 만큼 쌓여가는게 문제라면 문제…
    • 10편 보시고 후기까지 올리신 거 축하드려요. 뭘 보지 생각 하다가 쏘맥님 글 보고 그래, 고전도 둘러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뭘 어디서부터 봐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요.
      • 저는 가장 단순하게 히치콕, 구로사와 아키라 검색해서 안 본 것 중에서 골랐어요(대부분 안 본ㅋㅋㅋ) 듀나님 후기중에도 고전들이 꽤 많으니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고전 보면 아 이래서 유명한 거구나와 아니 저때 어떻게 이런 걸?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더라구요.

        모쪼록 잘 보시고 후기글도 남겨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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