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이번주와 지지난주 좋네요 / 민주당에 대한 어떤 걱정 혹은 불안
계엄 그리고 넉달만의 탄핵심판 윤석열 파면
4.4 전후 방송사에서 만들어진 여러 다큐들이 있는데 PD수첩의 저력을 보여주는 내용이어서 추천합니다.
PD수첩의 지지난주 '다시, 서울의 봄 - 윤석열 파면의 날' 은 윤석열이 파면되기 바로 전날부터 파면선고 당일 저녁까지 24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파면선고를 지켜보는 광장에 있던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방송분 '깃발 꽂고 전진- 광장에선 청년들' 은 계엄의 밤 12.3부터 파면선고가 이루어진 날까지 계엄군에 맞서고 남태령을 뚫어낸 청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직면하게되는 고단한 삶의 모습들을 비춥니다. 과연 대선을 치루고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그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12월 4일 처음으로 집회에 참석한뒤 이어진 여의도 집회들 마다 숫적으로나 시위에 참여하는 자세면에서 도드라진 존재감이 크게 다가온 많은 청년들을 보면서
내가 좋아서이기도 했지만 그들을 위해서라도 머릿수 하나 보태야 겠다는 사명감으로 마흔번 넘게 집회에 참여했었어요.
이 젊은이들이 이번에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게 된다면 - 즉, 이 싸움의 끝에 내란수괴를 끌어내고 대통령을 새로 뽑았는데
바뀌는게 없다면, 자기 삶이 나아지는게 없다면
여전히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살아내야 하고 여전히 희망없는 오늘을 살고 여전히 불안한 내일에 잠 못이루는 그런 삶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그런 현실을 맞닥드리게 된다면 과연? 정치에 관심을 갖고 또 필요할때 광장으로 나오게 될까?
이번에 당선될 것이 가장 유력해보이는 대선후보의 행보와 공약에 벌써부터 청년이란 존재가 지워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더군요.
일단 정권교체부터 급하니까 하고 양해를 해주는 분위기가 있긴 한데
그저 조마조마한 느낌이 듭니다.
그 전에는 노무현도 문재인도 대통령이 될때 그들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었지만
반면, 기대에 못미친다 해도 딱히 욕을 하진 않았어요. 기대치 자체가 매우 적었기 때문입니다.
나름 양해를 해준거였죠.
민주당이라는 기회주의적인 보수정당에 대한 나의 기대치란,
저 개같은 민정당의 후예들에게 정권을 넘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거든요.
민주당보다 진보적이고 멀쩡한 정당이 집권할 가능성은 없으니 그렇게 타협하는거죠.
하지만 이번에 12.3 이후 넉달동안의 광장에 나가면서 느낀 것은
이젠 임계점에 다다른게 아닌가? 이제 더 이상 저 개같은 민정당의 후예들에게 정권을 넘기지 않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사회모순이 임계점에 다다른게 아닌가? 저 청춘들이 자기들 삶을 살아내기에도 벅찰 저 어린 친구들이
나라를 살려보겠다고 정치인들보다 먼저, 정치인들 보다 더 험한 위치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데…. 이게 맞나? 하는 생각에 너무 미안하고 괴로웠어요.
사실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주욱 해외에 나가 살게 되면서
사실상 1987 이후, 광장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겪게 되다보니 제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노무현 탄핵반대시위, 이명박 정권 수입쇠고기 반대투쟁, 박근혜 정권 세월호 진상규명 시위와 박근혜 탄핵시위를 모두 해외에서 랜선으로만 인지하면서
그 38년의년의 시간을 건너 뛰어 마주한 민주의의 광장인지라 뭔가 맥락을 놓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오늘 PD 수첩을 보고나니 아무래도 내가 광장에서 느낀게 오바가 아니었다 싶었어요.
광장 한켠에서 깃발을 수습하고 , 방석과 응원봉과 피켓을 백팩에 주섬주섬 집어넣고 다시 한명의 개인이 되어 각자 터벅 터벅 집으로 걸어가던 청춘들의 뒷모습이
뿌옇게 마음속에 남아 있어요.
그 개인들이 아둥 바둥 살아가면서 어쩔수 없이 좌절하고 상처받게 만드는 이 사회의 모순들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어야만 하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저 정치인들이 과연 제대로 할까? 불안하고 걱정되고
또 큰 실망을 주고 시대적 냉소를 만들어내고 또 윤석열같은 괴물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저 엄청난 에너지를 펑펑 터트리던 젊은이들이 과연 계속 씩씩하게 살아낼 수 있을까?
민주당이라는 기회주의적 정당을 위협하거나 견제할 수 있는 진보적인 정당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라 더욱 답답한거 같아요.
감탄, 걱정, 염려 다 동의합니다. 젊은이들이 짠합니다.
저 어렸을때도 전태일, 이한열을 보고 연민을 느끼던 어른들이 있었던 걸까 잘 모르겠습니다..
생전에는 딱히 없었던거 같고 그래서 그가 분신하신 뒤에 조정래라는 서울법대 대학생이 찾아와 친구가 되어 전태일평전을 쓰죠.
생전 근로기준법을 읽고 해석해줄 대학생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죽어서야 실현된....
이한열의 경우 더할나위 없이 많았던거 같아요. 시청앞 노제에 200만이 모였던것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대학생의 반독재 투쟁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이 두려운 가운데서도 꽤 우호적인 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