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북 오브 클라렌스]
[더 하더 데이 폴]의 감독 제임스 새뮤얼의 다음 작품인 [북 오브 클라렌스]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길래 한 번 봤습니다. 서기 33년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라이프 오브 브라이언] 비슷한 풍자 코미디를 하려고 하는데,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에서 이리저리 헛걸음하다 보니 결과가 맹맹하더군요. 출연 배우들 대부분이 흑인인 점에서 주목할 만하지만, 실력 있는 배우들을 그리 잘 활용하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더 실망스럽습니다. (**)

[계시록]
연상호의 신작 [계시록]을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그의 어두컴컴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에서 보여진 지옥도가 실사 영화 영역으로 넘어오면 어떻게 보일 지 궁금했는데, 결과물은 딱 기대한 정도였습니다. 결말이 좀 약한 게 걸리지만, 어느 정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미야케 쇼의 전작들 중 하나인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이야기와 캐릭터보다 분위기로 죽 밀고 가는 청춘 영화입니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투박하다보니 보면서 간간히 답답해지곤 했지만, 쇼의 나중 작품들에서도 보여지는 생생한 사실적 분위기는 인정할 만합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들이 좀 텁텁하게 느껴지지만, 그의 경력을 더 따라가다 보면 더 익숙해지겠지요. (**1/2)

[The Boys in the Boat]
조지 클루니의 최근 감독 작품 [The Boys in the Boat]는 매우 전형적인 스포츠 감동실화 드라마였습니다. 영화는 1936년 미국 워싱턴 주립 대학교의 조정 팀의 극적인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야기와 캐릭터가 꽤 평탄한 탓에 그냥 별 느낌 없이 따라가기만 했습니다.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그 옛날에 클루니가 감독으로서 상당히 잘 나갔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더군요. (**1/2)

[The Iron Claw]
션 더킨의 신작 [The Iron Claw]는 미국의 한 유명 프로레슬링 선수 가족의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아들들을 통해 이룩하려고 그들을 통제하고 갈아버리는 아버지를 보다 보면 더킨의 두 전작들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이나 [더 네스트]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니 간간히 소름끼치곤 합니다. 후반에 가서 좀 덜컹거리는 것이 문제이지만, 출연배우들의 호연이 이를 어느 정도 보완해주니 어느 정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나는 마녀가 아니다]
룬가노 니오니의 2017년 장편 영화 데뷔작인 [나는 마녀가 아니다]를 뒤늦게 챙겨 봤습니다. 잠비아의 한 시골 마을에서 한 어린 소녀가 마녀로 몰리면서 별별 부조리한 일들을 겪는 과정을 영화는 담담하면서도 차분히 따라가는데, 처음엔 어이없고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이게 현실과 그리 멀지 않다는 걸 고려하면 섬뜩하기도 하지요. 전반적으로 소박하지만 예상 외로 상당한 여운을 남겼고, 그러니 니오니의 다음 작품 [On Becoming a Guinea Fowl]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생겼습니다. (***1/2)
조지 클루니는 '굿 나잇 앤 굿 럭'으로 오스카 주요부문 후보 오르고 '킹메이커' 같은 재밌는 스릴러 영화도 만들고 하던 때만해도 진짜 사기스럽다 싶었는데 어느새부턴가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 괜찮은 작품을 본 기억이 없네요.
저 일본 영화 짤의 맨 왼쪽 배우님은 또 '브러쉬 업 라이프'의 락커님 아니십니까! ㅋㅋ 이렇게 보니 또 반갑네요. 다만 이 영화는 소개글로는 별로 제 취향은 아닐 듯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