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그럭저럭 볼만 하려다가 만, '패트릭' 잡담입니다
- 2013년작이랍니다. 구글 검색으론 런닝타임이 2시간인데 왓챠에 있는 버전은 1시간 35분이에요. 스포일러는 오늘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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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부제 스포일러!!!)
- 대충 현대입니다. 장소가 어딘진 모르겠지만 호주 영화이니 호주의 외딴 바닷가 어딘가이고. 딱 봐도 공포 영화용 저택 그 자체인 건물에서 닥터 로제라는 양반이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대충 뇌사 상태인 사람들을 모아다가 죽은 뇌를 되살려내는 연구를 하는 모양인데 후원자들로부터 성과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얼른 뭐라도 해내겠다는 야심으로 매드 사이언티스트 모드가 되어 불타고 있네요.
이런 최악의 직장에 캐시라는 매우 가방 끈 긴 간호사가 신입으로 들어옵니다. 방금 말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원장님과 딱 봐도 음험하게 큰 비밀을 숨긴 수간호사 겸 원장님 따님이 면접을 보니 바로 도주해야겠지만 과학적 호기심에 불타는 캐시는 취업을 확정 짓고 영화와 안 어울리게 홀로 깨발랄한 윌리엄스 간호사를 동료로 맞는데요. 이 곳의 뇌사자들 중엔 꽃미남 패트릭이란 청년이 있었고. 원장님의 가혹한 실험이 진행되는 가운데 캐시는 이 녀석이 사실 의식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어떻게든 자기 의사 표현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구해줘보려 애를 쓰지만 원장님은 가차 없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도우려고 애를 써 보는데 그러다가 캐시는 패트릭의 무시무시한 비밀을 알게 되지요. 그게 무엇인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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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의료진들로부터 가련한 꽃청년 환자를 구하라! 라고 뻥을 치고 싶지만 포스터가 스포일링을 다 해놔서... ㅋㅋ)
- 그냥 찰스 댄스가 미치광이 과학자로 나오는 것 같길래 봤습니다. 게다가 주인공 캐시를 맡으신 분은 '유 아 넥스트' 주인공을 맡았던 분이구요. 무시무시 원장 따님 역을 맡은 분도 얼굴이 익숙하다 했더니 '식스 핏 언더'(숀다랜드!)에서 고정 배역 맡고 전 시즌 전 에피소드 출연하셨던 분... 마지막으로 패트릭 역을 맡은 미남 청년님은 제가 열심히 봤던 넷플릭스 호주 드라마 '착오'에 나왔던 분이더군요. 뭐 듣도 보도 못 했던 B급 호주 호러 영화에 이 정도면 호화 캐스팅이죠. ㅋㅋ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보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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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람 상태를 보고도 취업을 결정하는 주인공의 무신경함이 잘못인 겁니다. 대체 뭘 믿고...)
- 그러니까 도입부는 전형적인 '비밀이 어린 공포의 저택에 취업한 가련한 젊은 여성' 호러 스토리 느낌이잖습니까. 실제로 그렇게 시작을 하구요. 거대하고 낡았으며 음침하기 그지 없는 호러 저택에서 미치광이 과학자와 그와 한 패를 보스로 모시고서 이 집에 숨겨진 비밀을 뒤쫓다가 봉변을 당하는. 뭐 그런 식으로 시작을 하는데요. 그 저택의 분위기도 좋고 미치광이 부녀의 포스도 좋으며 배우 캐스팅도 좋습니다. 그에 비해 이야기는 좀 모자라요. 아주 뻔하기도 하고, 또 그 와중에 살짝 산만하게 흘러가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계속 점프 스케어로만 일관하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일단 분위기는 잘 잡았고 호러 영화란 게 원래 분위기로 먹어주는 장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한동안 나름 즐겁게 잘 봤죠.
그러다 패트릭의 비밀이 밝혀지고 본격적으로 뭔가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부분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어차피 왓챠에 적힌 시놉시스에도 다 나오는 내용이니 얘길 하자면, 패트릭은 초능력자에요. 정확히는 원장의 반인륜적 실험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죠. 그래서 영화는 침상에 누워 움직이지도 못하는 초능력 꽃청년을 미치광이들로부터 구해보려는 정의의 간호사 캐시의 이야기로 흘러가는데, 여기에서 또 왓챠 시놉시스에도 다 적혀 있는 작은 반전이 펼쳐집니다. 이 패트릭이란 청년이 별로 좋은 사람은 아닌 듯 하다... 라는 게 그것이고. 결국 캐시는 원장 부녀와 패트릭의 싸움에 말려들어 개고생을 하게 되죠. 뭐 역시 여기까지도 허허실실 재밌게 봤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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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현대임에도 골동품 느낌 물씬 나는 비주얼, 분위기는 썩 괜찮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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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님들도 참 영화 분위기와 역할에 잘 어울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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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하게 잘 뽑아놨는데 말입니다. 다 보고 나니 캐스팅이 아깝단 생각이...)
- 클라이막스 즈음에 가서 영화가 갑자기 엉망이 됩니다. ㅋㅋㅋ 일단 우리 패트릭군의 능력이 너무 막강해요. 그러니까 이게 귀신 호러도 아닌 초능력자 이야기인데 그 능력이 너무 다재다능하단 말이죠. 집 안의 물건들을 휭휭 날려 버리는 거야 기본이겠습니다만. 거기에 덧붙여서 모든 전자 제품들을 자기 맘대로 조작할 수 있고 심지어 사람을 해킹(?)해서 맘대로 조종할 수 있기까지 해요. 마지막으론 천리안(?)까지 보유했는지 퇴근하고 집에 가 있는 캐시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다 체크하면서 주변 환경을 조작해대요. 그럼 대체 얘를 어떻게 상대하는데요? 당연히 마지막엔 나름 파훼법을 찾아내긴 합니다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망해 버린 겁니다. 요 패트릭은 계속해서 더 더 강한 능력을 뽐내며 차력쇼를 하고 나머지 등장 인물들은 패트릭의 이런 상태를 다 알면서도 택도 없는 멍청이 짓을 하다가 줄줄이 당하는 식이에요. 넘나 강력한 패트릭의 능력 퍼레이드는 무섭다기 보단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고. '날 잡아 죽여 주세요'라고 달려드는 듯한 사망전대의 행각들은 헛웃음이 나오구요. 그러는 가운데 편집이나 이야기의 호흡에도 심대한 문제가 있어서 (역시, 산만합니다.) 그나마 있을 뻔한 긴장감까지 다 잡아 먹어 버리네요. 허허. 정말로 피식피식 웃으면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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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아 넥스트' 이후로 딱히 상승의 기회를 잡지 못하셔서 아쉽... 이라고 적다 보니 좀 웃기네요. 그 영화도 큰 성공작은 아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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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을 위시로 한 여러 배우들의 비주얼이 나름 그래도 이 영화의 좋은 점이겠습니다만. 캐릭터들이 무섭지도 않고 재미도 별로...)
- 그래서 빠른 비추천입니다. ㅋㅋㅋ
참 아깝죠. 귀신이 아닌 초능력자가 나오는 호러가 그리 흔한 건 아니어서 잘 끌어가면 재밌겠다 싶었고. 또 배경이나 건물 풍경, 배우들 캐스팅까지 이야기 외적인 부분들엔 꽤 훌륭한 것들도 많았거든요. 그냥 적당히 무난하게 마무리짓기만 했어도 '이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네'가 될 수 있었는데 계속 삐그덕거리면서도 그래도 준수하게 버텨 온 이야기가 한 순간에 와장창 무너져 버리니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었죠. 심지어 찰스 댄스의 미치광이 과학자는 비중도 은근 작아요(...)
그리하여 '내가 본 중에 가장 괜찮았던 호주 호러 영화는 뭐였더라?' 같은 뻘생각을 하며 대충 마무리합니다. 여기 출연한 배우들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안 보셔도 됩니다. 아니 그냥 보지 마세요. ㅋㅋ 그러합니다.
+ 알고 보니 1978년에 나온 같은 제목의 호주 호러 영화를 리메이크한 거더라구요. 확인해보니 그 역시 딱히 명작이나 숨은 수작급과는 거리가 먼 B급 호러 영화였던 모양입니다만. 그래도 호주 영화팬들에겐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나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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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혹시?했는데, 리메이크였군요. 이 영화 리메이크한 거 처음 알았네요.
원작은 수작까진 아니지만 나름 평가받는, 컬트 비슷하게 소비되는 영화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무슨 호러 리스트에 종종 들어가더라고요.
꽤 인기가 있는지 4k 블루레이도 나왔고요.
(뭐, 필름으로 만들어진 온갖 영화가 리마스터링되는 세상이긴 합니다만..)
제게 가장 괜찮은 호주 호러는 매드맥스 시리즈입니다. 미래 야만인 너무 무서움..
맨날 공포 영화만 찾아 다니는 놈이 그런 영화가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부끄럽습니다. ㅋㅋ 검색을 해 보니 이런저런 글들 나오고 말씀하신 그런 기운이 느껴지고 그렇습니다만. 아래 oldies님 댓글을 읽어 보니 요 리메이크는 망작이 맞는 것 같아 부담(?)이 좀 덜어지구요. 하하;
잘 만든 아포칼립스 영화들이 그렇죠. 영화로 보니 망정이지 정말 그 세상 속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 그지 없는 것...
위의 원조 영화가 78년 나왔다니, 엑소시스트 아류 영화가 아닐까요?
침대에 누운 젊은이가 요사스런 짓을 벌인다는 점에선 닮기도 했는데, 이야기는 많이 다릅니다. 오컬트라기 보단 sf에 가깝구요. 그게 너무 과해서 오컬트나 진배 없긴 합니다만... 하하.
괜찮은 소품이 될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소재이고 초저예산 치고는 캐스팅도 좋은데 마무리가 그런 식이라니 안타깝군요. 찰스 댄스 옹의 레어한 주연작이다 싶었는데 비중이 은근히 작다니;;;

원장님 딸로 나온다는 레이첼 그리피스는 '뮤리엘의 웨딩'에서 뮤리엘의 단짝 역할로 나온 모습으로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으로 단번에 빵 뜨신 토니 콜렛과는 달리 그러지는 못하셨는데 그래도 여태 꾸준히 오래 활동 중이시니까 된 걸로!
안그래도 원장님 따님 얼굴을 보면서 식스핏언더 말고 다른 유명 출연작이 있었는데 싶었는데 그분이었군요. 토니 콜렛과 함께 헐리우드에서 대성할 줄 알았는데 식스핏언더 이후에 드물게 보기는 했네요.
와 이건 또 얼마만에 듣는 제목인가요. ㅋㅋ 영화 내용도 다 까먹어서 배우님 출연까진 당연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호주 배우들이 그런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아요. 어쩌다 이름 알려도 헐리우드 입성 & 성공까진 허들이 많이 높달까요. 갑자기 내내 호주인 드립을 쳐대는 엊그제 본 드라마 생각이 나네요. ㅋㅋ
저 포스터 이미지랑 되게 닮은 만화 캐릭터를 본 기억이 분명히 있는데 생각이 안 납니다. 말씀대로 요즘 센스로는 뭔가 코믹한 느낌이 들죠. ㅋㅋ
본업은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 쪽인 것 같은데 다큐멘터리들은 거의 호평인 가운데 극영화인 이 작품은 평가가 망... 나중에 하나 더 만든 극영화도 평가가 망... 말씀대로 극영화 쪽이랑은 안 맞는 분이신가봐요. ㅋㅋ
말씀대로라면 제가 본 리메이크는 원작과는 아예 다른 영화인 것인데요. ㅋㅋ 이야기를 짜다 보니 원작이랑 닮은 구석이 있어서 그냥 리메이크로 하기로 했다. 라고 해도 믿을 법 하겠다 싶을만큼 전혀 다르네요. 이 영화 감독님이 이전에 만든 영화들을 보면 호러 영화에 애정이 꽤 크신 분 같던데. 같은 나라 선배의 작품을 재조명 받게 하려는 아름다운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원작과 달라서야 그게 의미가 있겠나 싶네요. ㅠㅜ
설명해주신 내용을 보면 원작은 제가 즐겁게 볼만한 영화인 것 같은데요. 마지막에 적어주신대로... 볼 수 있는 곳이 없는 듯 하네요. 함께 적어 주신 원작 감독님의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구요. 이제 50년 되어가는 호주 호러 영화를 OTT나 다른 vod 서비스들이 들여 놓을 것 같지도 않고... 아쉽습니다. 흑.
...까지 적다가 확인해 보니 유튜브에 영화 본편이 통째로 올라와 있네요. 근데 화면비도 엉망이고 당연히 한글 자막도 없고... 다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