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참으로 난폭한 그 시절 로맨스, '위니종정' 잡담입니다

 - 1985년작이네요. 런닝 타임은 1시간 28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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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고 당연히 바람둥이 장국영이 여자 셋을 두고 바람 피우는 코미디 영화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ㅋㅋ)



 - 클럽 DJ로 먹고 사는 젊은이 천푸수이씨. 아빠와 여동생과 함께 셋이 적당히 서민스럽게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허세가 좀 쩝니다. 노는 데엔 돈을 펑펑 쓰면서 생활비는 쪼들리는, 뭐 그런 캐릭터구요. 고아 출신의 자동차 정비사 사피, 넉넉한 집안의 외아들 하이단과 셋이 절친으로 지내고 있네요.

 그러다 천푸수이가 우연히 길에서 발견한 미녀 위리전에게 첫눈에 반하구요. 근데 또 우연히도 위리전이 하이단네 옆집에 사는 친구네로 하루 자러 왔다가 천푸수이와 마주치면서 로맨스 비슷한 게 시작되긴 하는데... 이게 로맨스가 맞는 건지 보는 내내 참 아리까리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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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끼고 중국 본토말 따라하며 공부하는데 따라하라는 대사가 '어서 나에게 뽀뽀해줘요'라니 대체 무슨 교재를 쓰고 있었던 걸까요...)



 - '개심귀'를 보고 나서 거기 나온 배우들 출연작을 훑어보다가 발견한 영화입니다. 어라? 장국영이 주인공이네? 근데 1985년작이면 '영웅본색'보다 먼저네? 라는 생각으로 그냥 재생을 눌러 버렸죠. 생각해보니 제가 영웅본색 이전 장국영 출연작을 본 게 없더라구요. 그러니까 배우 구경차 고른 건데...

 허허. 이게 참 난감합니다. 고작 1년 차이니까 영웅본색 1편 시절 그 비주얼이에요. 게다가 상큼 발랄 젊은이들의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이니 옷도 그 시절 스타일로 알록달록 샤방하게 입고 나오고 캐릭터가 멋쟁이 바람둥이라서 매력적이고 폼나는 표정도 많이 짓고 로맨틱한 행동도 많이 합니다. 이러니 배우 구경으로선 충분히 보람찬 영화라고 봐야 하는데... 문제는 캐릭터가 쓰레기에요. ㅋㅋㅋㅋ 아 정말 인간 말종입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짜증이 난단 말이죠. 그러니 이게 배우 구경 영화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인지 아닌지 난감해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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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같은 개그 상황이 계속 나오지만 주인공이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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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이 개연성이다'라는 드립을 치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주인공이 쓰레기!!)



 - 캐릭터가 쓰레기... 라는 건 당연히 시대의 변화 탓이 큽니다. 사람들 가치관이 참 많이 변했죠. 근데 그런 시대 차이에다 덧붙여서 '그 시절 기준으로도 이기적이고 못돼 먹은 녀석' 캐릭터란 말이에요. 이런 못된 놈이 인생 연인 만나고 주변 친구들 도움 받아서 그나마 정신 차리게 되는 이야기라서요. 


 그래서 1985년 홍콩 영화 기준 이기적이고 못돼 먹은 녀석이 어떻냐면요. 막무가내로 이사 와서 무작정 빌붙어 사는 자기를 허허 웃으며 받아주는 친구를 완전히 호구 취급하구요. 자기 동생이랑 몰래 데이트했다고 절친을 막 때리다가 역으로 신나게 두들겨 맞게 되니 뒤에서 짱돌을 머리통에다 집어 던져요. 좋다고 죽어라고 따라다니던 여자랑 한 번 해 보려고 계속 거짓말을 해서 속이고. 한 번 하고 나서는 바로 여유만만 배째라 모드. 기껏 그 여자랑 다시 만날 기회를 잡았는데 그 앞에서 다른 여자들이랑 뽀뽀하고 엉덩이를 두드리고(...) 하다가 함께 온 그 여자의 절친이 열 받아서 술을 끼얹으니 두 배로 끼얹어주고선 버럭버럭 화를 냅니다. 그러다 여자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찾아가지도, 먼저 연락하지도 않고 버티고...; 물론 그러면서 자기는 억울하고 자기가 피해자라고 진심으로 짜증부리는 건 디폴트겠죠.


 이러니 보면서 드는 생각이란 게, 저 놈 얼른 정신 차려서 잘 됐으면 좋겠다... 가 아니라 "도망쳐 위리전! 의절해 친구들!!!" 이 됩니다. ㅋㅋㅋ 엄연히 장르는 코미디 & 로맨스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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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만의~ 우정이라는 것이이~~ 어떤 건지 구웅금하다며~ 넌 말해 달라즤이이~~~ 라는 노래 가사가 문득 떠오릅니다.)



 - 의외로 로맨스와 절친들과의 우정 이야기 비중이 반반 정도 됩니다. 그냥 로맨스가 아니고 '철없던 우리 천푸수이가 어른 됐어요.' 라는 성장담을 의도한 것이기도 하고. 또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같은 걸 다룬 청춘 영화이기도 한 거겠죠. 

 위에서 주인공 캐릭터의 무시무시함에 대해 길게 투덜거려 놓았지만... 그런 로맨스 장면들 중 몇몇은 먹힙니다. 요즘 봐선 참 민폐에 정신 사납지만 '그 시절 기준으론 로맨틱'인 장면들이 몇 개 나오는데 당연히 눈쌀이 찌푸려지면서도 '그래 저 시절엔 저런 것도 로맨스였지'라는 생각은 드니까 대략 추억은 방울방울 모드로 즐길만 했어요. 게다가 그런 장면마다 리즈 시절 비주얼의 장국영이 미모를 대폭발 시키고 있으니까요.

 (남성) 젊은이들의 우정! 부분 역시 비슷해요. 그다지 리얼한 느낌 없는 그 시절 드라마 속 남자애들 우정 느낌에다가, 사실 그냥 너무나도 착한 남자애 둘이 진상 친구 하나에게 배려와 이해와 희생을 쏟아 붓는 식이긴 하지만 역시나 '저 시절엔 저런 것도...' 라는 느낌으로 그럭저럭 즐길만은 했어요.


 하지만 결론은 돌고 돌아 또 다시... 주인공 저거 너무 진상 빌런이잖아!!! 라는 벽에 가로막힙니다. ㅋㅋㅋㅋ 아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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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겨운 우리 진상님의 모습을 보라!)



 - 이렇게 주인공 캐릭터의 문제에 대한 부분... 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잘 뽑은 로맨스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아니 로맨스는 둘째 치고 그냥 잘 만든 이야기가 아니에요. 특히 막판에 갑작스럽게 펼쳐지는 신파 같은 부분은 영 쌩뚱맞기도 하고. 또 그게 구제불능 주인공 캐릭터를 한 방에 개심 시켜 강제 해피 엔딩을 시전하려는 의도임이 너무나도 빤히 보여서 불쾌하기까지 했네요. 차라리 주인공이 장국영이 아닌 그 희생양 캐릭터였다면 복장 터지더라도 슬프기라도 했을 텐데.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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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권 이야기에서 신파란 필수 요소인 것인가!!!)



 - 굳이 좋은 점을 찾아 보자면, 캐릭터 꼬라지를 잊고 그냥 시각 정보에만 집중한다면 장국영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이 분 대표작들이 대체로 어둡고 컴컴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렇게 하하 웃고 즐거운, 그러면서 망가지지 않는 캐릭터를 별로 못 본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선 귀한 영화겠구요.

 또 '개심귀'와 마찬가지로 잘 먹고 잘 살던 시절 홍콩 젊은이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 같은 것도 아예 없진 않아요. 워낙 다들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뽀송뽀송 샤방하게 보기 좋은 것들이 많이 나오고 특히 여배우들이 다 예뻐요. (쿨럭;)

 하지만 그래도 보지 마세요. ㅋㅋㅋ 장국영 배우 인생 최악의 진상 캐릭터를 체험해 보고 싶으시다면 바로 이 영화! 가 되겠습니다만. 그런 걸 굳이 체험해서 뭐하겠습니까. 인생은 소중하니까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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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장국영은 아름다웠습니다...)



 + 친구 '사피' 캐릭터가 자꾸 자긴 무술 배웠다고 그러더니 대충 개싸움이 되어야 할 장면에서 진짜 무술인 같은 액션들을 가볍게나마 선보여서 이건 또 뭔가... 했더니 그 역할 배우님이 액션 전문가셨군요. '맹해'라고 적혀 있던데, 배우보단 액션 연출, 스턴트로 많이 인정 받으셨던 분이랍니다. 물론 전 잘 모릅...



 ++ 영화 제목이 장국영의 앨범 제목이라는군요. 동명의 타이틀곡이 영화 속에 나오구요. 배우보다 가수로 먼저 성공했던 장국영을 활용한 팬 장사 영화... 정도의 기획이었나 봅니다. 근데 팬무비에서 왜 캐릭터가 이 따위야...;


 아. 그러고보니 의도치 않게 4월이 가기 전에 장국영 영화 글을 하나 올리긴 했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절친네 집에서 파티를 하다가 자기가 반한 여자가 같은 아파트에 있는 걸 목격한 주인공은 당분간 아예 그 집에 눌러 살기로 하는데요. 바로 다음 날 여자가 배달온 신문을 집으려다 문이 잠겨 버려서 속옷 차림으로 도와달라고 벨을 누르는 것... 으로 인연을 시작합니다. 좋게 말해 장난기 있는, 요즘 기준으로 엄격히 말해 분명히 성희롱스런 행동으로 데이트 약속을 받아낸 주인공은 그러고서 여자가 응답이 없자 여자가 일하는 병원까지 찾아가서 의사 가운 훔쳐 입고 어쩌고 난리를 쳐서 결국 데이트에 성공해요. 그 과정에서 불쌍한 우리 친구 사피는 고갱님이 맡긴 멋진 BMW 차를 데이트용으로 갖다 주다가 다 긁고 찌그러뜨려서 신나게 쥐어 터지지만 당연히 주인공은 1도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ㅋㅋ


 첫 데이트 당일에 한밤에 분수대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다가 키스를 나누는 등 역시 현대 기준으론 그냥 더럽고 축축해 보이는 짓들을 아주 낭만적으로 완수한 주인공 커플. 여자는 마침 그날이 본인이라며 엄격한 홀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으니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하지만 여자를 보내기 싫었던 주인공은 갑자기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등의 만행으로 여자를 자기 집, 정확히 말해 자기가 맘대로 얹혀 사는 집에 끌어들여 기어이 섹스를 하고야 말고 그 덕에 불쌍한 친구들은 밖에 주차된 차에서 밤을 새네요. 위에도 적었듯이 섹스를 마친 후 완전 무심하게 대해서 여자는 상처 입고 집에 돌아가고. 찬물로 세수를 하며 엄마를 끌어 안고 꺼이꺼이 웁니다.


 이 일로 여자는 며칠간 주인공의 연락을 받지 않는데, 그래도 계속 친구들에게 '어허 그 여자란 말이지~' 라고 허세를 부리며 사과도 않는 주인공님. 친구 사피와 여주인공 친구 등등이 다리를 놓아서 주인공이 디제잉을 하는 클럽에 그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관계 회복을 노려보는데. 헤헤 실실 웃으며 고갱님들과 뽀뽀하고, 끌어 안고 춤 추고, 그러는 걸 여주인공이 봐도 전혀 신경도 안 쓰는 만행을 시전한 끝에 여주인공은 집에 돌아가 버리구요. 따라왔던 절친이 화를 내며 술을 끼얹자 그걸 두배로 돌려주는 상남자 포스(...)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그날 절친 사피가 자기 여동생과 몰래 데이트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동생은 건드리지 말라 그랬드아!!!!" 라며 다짜고짜 폭행을 시전하지만, 오히려 신나게 두들겨 맞고 이도 하나 부러지고 그래요. 그래놓고는 무조건 자긴 억울하다며 난리를 치는데, 열받아서 집을 나서던 사피가 갑자기 배를 부여잡고 쓰러집니다. 고아라서 가족도 없고 하니 주인공과 집주인 친구가 함께 병원에 갔는데... 음. 신장이 양쪽 다 심각하게 망가져서 이식을 안 하면 조만간 죽는다네요? 그래서 뒤늦게 인간미라는 걸 장착하기 시작하는 주인공님. 자기 것 이식이 가능한지 검사를 받지만 불가능 판정. 그래서 사피는 이제 시한부입니다.


 그래서 퇴원하는 사피를 위해 친구들을 몽땅 긁어 모아 생일 파티(생일이 없어서 퇴원 기념으로 그냥 합니다.)를 열어주고 자기 여동생도 데려와 뺨에다 뽀뽀도 시켜 주는 주인공입니다만. 커다란 케이크를 놓고 소원을 빌라 하니 사피가 비는 소원인 즉, 첫 번째는 이미 이루어졌고 (뽀뽀...) 두 번째는 주인공이 여자 친구랑 화해하는 거래요. 이 무슨 아낌 없이 줘버리는 나무 시추에이션이... 암튼 그렇게 즐겁게 파티를 하다가 결국 파티에 참석한 모두가 오열하는 심란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파티의 주인공 사피는 야야 니들 이러지 마~ 이러면서 "우정을 위하여!!!" 라고 외치며 다 함께 건배를 합니다. 이후엔 세피아톤으로 영화 속 사피 등장 장면들이 주마등 모드로 흘러가고. 그게 끝나고 나면 이미 땅 속에 묻혀 있네요.


 장례식을 마친 주인공들이 말 없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어색하게 인사를 건넨 후 사라지는 주인공. 여주인공이 무심한 척 집에 들어가다 말고 밖으로 뛰쳐나와 거리에서 장국영을 찾는데, 가는 척 하고 저쪽 차 뒤에 숨어 있던 장국영이 살포시 걸어 나와 샤방한 미소를 날리는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 미남 쓰레기 vs 착한 옥동자... 밸런스가 맞나요?  ㅋㅋ  여성들은 누구를 택할까요?    최근 들어서 더욱 느끼는 것은, '잘생겼다,예쁘다'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현생의 축복인 것 같습니다.    

      • 아무래도 비주얼 출중한 쪽이 인생 난이도가 조금이라도 내려갈 확률이 높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ㅋㅋ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걸 따져 볼 정도로 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기도 합니다. 하하.

    • 캐릭터 설정부터 뜨악하고 기본 줄거리 자체도 거시기한데 스포일러 읽어보니 정말 가관이군요. ㅋㅋㅋ




      당시 홍콩 제작환경 때문에 공장장처럼 굴려지던 스타배우들 필모를 보면 허접한 망작들도 많은데 그래도 상대적으로 꽤 깔끔하게 관리한 것 같았던 장국영도 초기에 이런 흑역사가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하여간 참 사진만 봐도 아름답고 새삼스레 또 그립습니다. 요즘 양조위가 곱게 나이든 모습으로 여기저기서 공로상도 받고 그러는 모습을 보면 또 생각나고 그러더라구요...

      • 주인공 하나 철들게 하기 위해 온 우주가 힘을 모으는 이야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ㅋㅋ




        원래 가수가 본업이었던 분이라 그런지 배우로 출연작을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인기 대비 적게, 신중하게 골랐다는 인상이 있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환경의 한계로 뒤져보면 이런 영화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기도 하구요. ㅋㅋ 




        양조위는 제게 선구안과 노력의 승리... 라는 이미지가 좀 있습니다. 젊을 때 홍콩 영화판에선 다른 화려한 외모의 스타들에게 가려서 조금은 뒤쳐지는 인상이었는데 이젠 이렇게 되다니. 참 열심히 살았다고 해야겠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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