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120시간이라니... '옥토패스 트래블러2' 잡담입니다

게임이니까 또 트레일러부터...



생각해보면 영화 뻘글 적을 때도 예고편도 올리면 좋겠다 싶긴 한데요.

왠지 그걸 굳이 재생해 볼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싶어서 안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위 영상도 그럴 거라고 보구요. ㅋㅋ


뭔가 요즘 시대의 대세는 복고, 추억팔이, 우려 먹기 같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든 음악이든 게임이든 다들 80~90년대 비주얼이나 스타일, 혹은 그 시절 원작을 갖고 업데이트 해서 새로 내놓는 게 저엉말 많죠.

근데 뭐 당연한 일인 것 같아요. 지금 그런 작품들 뽑아내는 산업 전선에서 진두 지휘하는 위치의 사람들이 대략 30~40대에서 많으면 50대 초반 정도가 많을 거고. 그 사람들이 한참 감수성 대폭발하던 시절이 80~90년대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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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일러스트를 그려 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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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래픽을 들이미는, 뭐 그런 작품 되겠습니다. ㅋㅋㅋ)



특히 게임판으로 가면 그게 좀 더 그런 편입니다. 아예 그 시절 게임의 속편이나 리메이크도 쉬지 않고 나오고 있고. 그런 게 아니어도 그 시절 풍으로 기획되어 나오는 게임들이 참 많아요.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기도 하구요. 왜냐면 게임은 영화와 달라서 80~90년대 스타일을 선택하면 돈과 수고가 엄청 절약되잖아요. 그래픽에 그렇게까지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ㅋㅋ 오히려 영화는 배경을 그 시절로 잡아 버리면 시대 고증하느라 돈과 수고가 추가로 들어가겠죠.


암튼 이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스퀘어-에닉스가 그냥 스퀘어이던 시절. 그 시절 파이널 환타지나 로맨싱 사가... 같은 게임들을 즐기던 사람들을 위한 기획 상품 같은 물건입니다만. 사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도 좀 웃겨요. 일본 게임판은 좀 옛날 것에 천착하는 습성이 강한 편이라 최신 게임이라고 나오는 것들 중에 정말 그래픽만 좀 좋아지고 게임 플레이는 옛날 그대로 거의 변화가 없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그렇게 새로울 건 거의 없는 게임인데요. 다만 잘 만들었어요. 그것도 아주 잘 만들었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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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트 같아 보이지만 사실 거의 3D 그래픽이고 실시간으로 광원이 적용됩니다. 근데 그게 되게 자연스러워서 묘하게 감동적이에요.)



그러니까 게임 플레이부터 그래픽 스타일, 음악 같은 부분들까지 뭐 하나 빠짐 없이 그 시절 스타일인데 그 와중에 또 뭐 하나 빠짐 없이 다 현대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놨거든요. 전투는 빠르고 쾌적해졌고, 게임 플레이는 그 시절 스타일 그대로지만 유저 편의성을 최대한 배려한 시스템으로 불편한 느낌을 거의 없애주고요. 음악도 그 시절 느낌 가득한 선율이지만 빠방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흘러 나오고, 그래픽은 도트인 척 하는 3D 그래픽을 선택해서는 도트 느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보기 좋게 잘 꾸며 놓았습니다. 


특히 그래픽이 참 대단한데요. 말하자면 '다중 스크롤' 같은 게 기술 혁신이던 시절의 화면 연출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그 안에 실시간 광원을 넣고, 전투할 때 이펙트를 넣고,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장면에선 3D 그래픽이기에 가능한 연출을 살짝 넣어서 임팩트를 주고요. 그렇게 밸런스가 잘 맞게 정성들여 만들고 연출해 놓아서 실사풍 그래픽의 최신 게임들보다 오히려 인상적인 느낌을 자주 받게 됩니다. 기획 & 연출한 사람 센스가 참 좋은가 봐요.


그리고 뭣보다 그냥 재밌게 잘 만든 게임이에요.

'일본식 알피지'를 좋아하는, 좋아했던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빠짐 없이 잘 챙기면서 고퀄로 만들어 넣었는데... 그냥 그걸로 끝이 아니라 전투 시스템을 상당히 잘 만들어 놨습니다. 평소엔 별 생각 없이 걍 노가다로 키운 캐릭터 파워로 몹들 쓸고 다니지만 보스전에 들어가면 확 다른 게임이 돼요. 캐릭터 직업, 무장을 어떻게 설정하고 배치할 것인가에 따라 난이도가 엄청나게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골치 썩어가며 열심히 머리를 굴려가다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재미가 있구요. 또 그 해결책이란 게 정답 하나 정해 놓고 그게 아니면 안 돼... 이런 식이 아니고 게이머들이 각자 다른 방법을 찾아내서 클리어할 수 있도록 짜놓았다는 점에서 참 훌륭하다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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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시간 반이 걸려 간신히 해치운 이 보스를 5분 컷으로 끝내는 유저들 영상이 유튜브에 널려 있는데 각자 방식이 다 다릅니다. ㅋㅋㅋ)



뭐 그래서 애초에 일본식 알피지를 안 좋아하던 사람들이 굳이 건드려 볼 필요는 없는 게임이 되겠습니다만. 그쪽에 추억도 있고 애정도 있는 사람들이면 흐뭇한 기분으로 즐기기에 충분한 수작이었네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건드렸던 저도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플레이 타임이 100시간이 넘어 있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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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켜놓고 딴 짓 하던 시간이 꽤 있었다는 걸 감안해도 최소한 영화 50편, 드라마 열 몇 시즌을 보고도 남을 시간을 쏟아 부어 버렸... orz


그런데 갑자기 마소가 '33 원정대'니 '둠: 다크 에이지'니... 등등 해보고픈 게임들을 게임패스에 마구 쏟아 붓고 있으니 참 난감합니다. 대체 이걸 언제 다 하죠. 정말 월급 받는 백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치밀어 오르는 요즘입니다. ㅋㅋㅋ



뭐 어차피 듀게엔 게임하는 분들이 별로 없어서 이런 글 길게 적어 봐야 큰 의미는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100시간을 넘게 처박았으니 글은 하나 남겨 봅니다. ㅋㅋㅋ


이제 당분간은 또 영화 봐야죠. 흠.

코브라 카이는 도저히... 하루에 한 편씩 보는 것도 힘겨워서 아예 미뤄뒀는데 이게 마지막 시즌이 유독 힘든 건지 그냥 제 집중력이 떨어진 건진 모르겠으나 역시 뭔가에 집중이 잘 안 될 땐 게임이 최고라는 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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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러합니다.

즐거웠어요.


끄읕.




 + 어쩌다 보니 칭찬만 잔뜩 적어 놨는데... 사실 스토리는 구립니다. ㅋㅋㅋ 8명의 주인공 중 원하는 사람 아무나 선택해서 시작할 수 있단다! 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서 거기에 선형적인 스토리를 들이 밀다 보니 이야기가 아주 하찮아져 버렸어요. 아마 이건 3편이 나오고 4편이 나오고 해도 해결이 안 될 듯.

    • 오 히든 보스까지... 도전과제 전부 달성하셨네요. 전 레벨 노가다 하고 시간 더 쏟긴 좀 그래서 마 됐다하고 스토리 엔딩만 봤습니다만.. ㅠ

      이게 은근히 타격감, 손맛이 좋은 게임이더라구요. 약점 맞춰서 브레이킹 들어갈 때 연출이 좋아서 그런지...

      지금은 33 원정대 중인데 패링 감각은 세키로와 같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옥토패스 트래블러랑 굉장히 닮았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스토리 어설픈 것까지..;;
      • 캐릭터별 스토리를 마무리한 후에 재미 삼아 인터넷에 널린 팁들(exp 100배로 뻥튀기 해주는 npc! ㅋㅋ) 따라해 봤더니 두어 시간만에 전 캐릭터가 레벨 80대가 되어버려서... 막보스를 잡으러 갔더니 아무 전략도 없이 걍 두들겨 패고 회복하고 좀 반복해서 5분 컷이 되어 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이 정도면 히든 보스도 잡겠네? 했다가 순식간에 궤멸 당하고, 오기가 생겨서 캐릭터들 직업 배분, 스킬과 장비 배분을 연구해서 서 너 번 들이대니 그게 또 클리어가 되더라구요. 그러고 나니 도전 과제가 셋 밖에 안 남았길래 공략 보고 한 시간만에 마무리하고 1000점을 찍었습니다. ㅋㅋ




        맞아요 턴제 전혀 안 액션 RPG 주제에 브레이킹 손맛이 되게 좋죠. 그것도 게임의 재미에 크게 일조했던 것 같구요.




        33 원정대는 나오자마자 설치해놓고 30분만 해봤어요. 패링을 집어 넣으니 요즘 대세인 소울류 게임 느낌이 들어가서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나... 싶은데 지금은 그걸 할지 둠을 먼저할지 고민 중입니다. ㅋㅋ 방패 든 둠가이라니 어색하지만 재미는 있는 것 같더라구요.

        • 하하, 그 '둠' 조차도 패링 시스템이 들어가서 어느 쪽을 하시든 소울류 게임을 하시게 되겠군요.ㅋㅋ
          • 아직 시작을 안 했는데 둠에도 패링이라뇨... 패링 시스템이 싫은 건 아닌데 좀 난감하네요. 천하의 둠가이가 방패 들고 패링이라니!! ㅠㅜ

    • 저번에 글이 뜸하셨을때 학교업무가 너무 바쁘신가보다 하고 오해를 했었고 이번엔 게임을 하시나보다 했는데 역시나 ㅋㅋㅋ 그새 100시간을 넘게 투자하셨다니 수면시간 밸런스는 어떻게 되시는 건지 또 걱정이 되네요.




      저는 어렸을때 집에 메가 드라이브를 소장하고 있었어서 그 시절 RPG 중에서 파판, 드퀘는 게임잡지로만 접해봤고 실제로 정말 열심히 했던 건 샤이닝 포스랑 랑그릿사였어요. 해설집을 눈 뚫어져라 보면서 대사와 스토리를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었는데 다 추억이군요.

      • 아앗 이제 패턴을 읽혀 버렸나요... ㅋㅋㅋㅋ 근데 저번 어린이날 장기 연휴 때 & 주말 이용해서 주로 달렸기 때문에 수면 시간에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30분 정도씩 늦춰지긴 했지만 어쨌든 즐거운 시간이었으니 크리티컬은 아니었던 걸로...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와 메가 드라이브! 전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만 만져 볼 수 있는 환상의 기기였습니다. ㅋㅋ 그래서 시간 오래 걸리는 말씀하신 게임들은 해 보지도 못했죠. 훗날 친구랑 돈 모아서 슈퍼 패미콤을 사긴 했는데 친구 쪽 투자 지분이 훨씬 커서 역시 그 집에 놀러가서만 할 수 있었습니다. 부러운 추억을 갖고 계시네요!! 하하.

        • 친구분 집에서만 할 수 있으셨다니 한 3:7 정도의 투자비율이었나요? ㅎㅎ  RPG 장르만큼 시간은 안들어가는 베어너클, 시노비, 아랑전설 시리즈 등도 재밌게 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랜드 스토커'라는 타이틀을 어렵게 구했는데 초반부에 막혀서 별의별 뻘짓을 다해봐도 진행이 안되고 당시 제가 구할 수 있었던 국내 게임잡지 중에서도 다루는 데가 없어서 어린 맘에 엉엉 울면서 게임팩 가게에서 다시 교환했던 아픈 기억도 ㅠㅠ

          • 이제 거의 40년 다 되어가는 일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저는 혼자였고 친구놈은 형제가 함께 출자했거든요. 아마 말씀과 비슷하게 1:2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라도 슈퍼 패미콤을 영접하고 싶어서 기꺼이 투자하고 파판6 오프닝을 보며 전율을 느끼고... 뭐 그랬던 추억의 90년대네요. ㅋㅋ 랜드 스토커도 기억이 나요. 당시에 명작이라고 막 칭찬하는 기사들은 봤는데 제가 메가 드라이브가 없었기 때문인지 공략을 읽은 기억은 없네요. 하하;

    • 좋아요 리스트에 넣어놓고 할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올드한 재미는 확실한 것 같군요 ㅋㅋ.


      플레스테이션 사고 나서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내 취향이고 싶었던 게임과 내 취향이었던 게임이 서서히 갈리는 것 같아요. 나이든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수치스럽기도 해서 후자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받아들이고 나니 편하고 즐겁게 게임을 하게 되더군요 ㅋㅋ. 이 게임도 확실히 재미나 보이지만 옛날 사람(?)처럼 보이는게 좀 부끄럽더라구요.

      • 맞아요. 올드한 갬성과 재미는 그대로 살리면서 21세기답게 편의성을 대폭 추가해서 쾌적하게 만들어 놓은 게 핵심 포인트 같았습니다.




        에... 사람 취향이라는 게 나이 먹고 나면 잘 바뀌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ㅋㅋ 뭣보다 취향 안 맞는 우주 명작보단 취향 잘 맞는 단점 투성이 평작이 훨씬 재밌다는 건 영화든 게임이든 음악이든 다 마찬가지인 것 같더라구요. 이제 부끄러움은 버리시고 솔직한 즐거움의 세계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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