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호기심이 고양이를...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 잡담입니다

 - 2022년작이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51분. 원작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와 이 작품 쌍방의 중대 스포일러가 있어요. 글을 안 읽고 사진만 보셔도 폭탄을 밟게 되니 혹시 요 원작을 아직 안 보신 분들께선 스크롤 내리지 말고 그냥 한 번 보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원작도 쿠팡플레이에 들어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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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바뀌었죠. 번역기 돌려 보니 '컷!' 정도 되는 의미인가 봅니다. 언어 유희인 거죠.)



 - 의외로 속편입니다. 원작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의 세계관을 이어가요. 전작의 그 요절복통 초난감 온라인 생방 좀비 영화가 화제가 되고 돈도 꽤 벌어들인 모양이고. 그 영화의 제작, 투자자 할머니가 이번엔 프랑스 버전을 만들게 된다는 얘깁니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가상의) 영화 감독 '레미'라는 양반이고. 전작의 감독과 사정이 똑같습니다? 싸고 빠르게 주문 받은 영상물을 후다닥 찍어 완성해 납품하며 살아가는 B급 연출자이죠. 이어질 이야기는 당연히 나사 빠진 배우들과 스탭들을 잔뜩 끌어 안고 어떻게든 온라인 생중계 호러 영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레미와 기타 등등의 개고생 코믹 휴먼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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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시면 좌측 단발 안경 쓴 여자분이 얼핏 보이죠. 1편에도 나왔던 투자자 캐릭터가 그 배우 그대로 나옵니다.)



 - 컨셉이 좀 괴상합니다.

 그러니까 전 당연히 똑같은 이야기의 프랑스 버전일 줄 알았어요. 근데 '일본에서 히트한 컨텐츠를 프랑스 버전으로 만든다'는 얘길 하면서 전작의 투자자 할머니가 또 등장하고 1편의 '원 컷 오브 더 데드' 영화가 그대로 튀어나와요. 그렇다면 당연히 속편인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 투자자 할머니를 제외하면 새 등장 인물들의 설정과 역할이 1편과 똑같습니다. 저렴이 영상물 외주 받아 납품하는 감독과 그의 과도한 메소드 연기 와이프, 열정에 불타는 영화 감독 지망 딸래미 모두 나오구요. 무리수 프로젝트라 생각해서 거절했다가 자기 작업물을 무시하는 딸이 좋아하는 남자 배우가 캐스팅된 걸 알고 바로 승낙하고. 배우 둘이 눈 맞아 사라지는 바람에 감독 부부가 당일에 배우로 현장 투입되고 알콜 중독 배우에 물 가리는 배우, 허리가 안 좋은 촬영 감독 등등등... 그냥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일부러 이치에 안 맞는 형식으로 만들어 버린 영화인 것인데요. ㅋㅋ 굳이 따지자면 그냥 리메이크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거기에다가 전편이 존재하는 현실... 이라는 설정만 농담조로 살짝 얹어 놓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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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보셨다면 이 짤들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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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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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떤 캐릭터들이고 무슨 상황인지 다 떠오르실 겁니다. ㅋㅋ 그만큼 원작 그대로 번안해서 만든 리메이크에요.)



 -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맘 먹은 이유는 대략 두 가지였는데요. 일단 제가 좋아하는 영화 '리벤지'의 주연 배우 마틸다 루츠가 나와요. 원작의 발연기 아이돌 출신 주연 배우 역할을 이어 받았고 이게 프랑스이다 보니 본업이 아이돌이라는 설정은 사라졌네요. 암튼 그 분 출연작 뭐 더 없나... 하고 찾다가 발견했구요.

 또 하나는 감독입니다. 무려 '아티스트'의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거든요. 아니 그런 양반이 이런 영화는 왜 만드셨대. 라는 생각과 더불어 그런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니 뭔가 자기 방식으로 독특하게 해석한 게 많겠네. 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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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잘 나가는 배우로 뜰 줄 알았는데에에에!!!!!!!!)



 - 보다 보면 당혹스러울 정도로 성실한 리메이크입니다. 전 하다 못해 '프랑스에서 장르 영화 만들기'에 대한 디테일들이라도 좀 들어갈 줄 알았지만 그딴 거 없어요. 자비심 없이 원작 그대로 갑니다. ㅋㅋㅋ 근데 그렇기 때문에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죠. 이럴 거면 굳이 왜 만들었지?


 차이점이 없지는 않아요. 런닝 타임도 프랑스 버전이 15분 가량 기니까요. 뭔가 조금씩 추가된 디테일들이 있고 그게 주로 중반부에 몰려 있습니다. 영화 제작의 준비 과정 말이죠. 근데 그게... 정말 조금이구요. 런닝 타임이 길어진 진짜 이유는 그냥 도입부와 마무리를 맡은 좀비 영화 & 그 촬영 과정이 원작보다 살짝 늘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냥 템포가 조금씩 조금씩 느려요. 결국 거의 똑같은 이야길 하는데 아마 감독님의 성향엔 원작의 템포가 너무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ㅋㅋ 그래서...


 결론은 정말 별 차이 없는 영화라는 겁니다. 뭐라도 더 추가되고 새롭게 고쳤을 걸 기대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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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영화 촬영 현장의 풍경, 디테일 같은 건 조금 더 드러나는 편이긴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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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차이가 매우 미세해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습니다. 그냥 거기서 거기인 걸로.)



 - 그리고 의외로 발목을 잡는 포인트가 하나 있더라구요. 


 원작은 시민 대상 영화 학교 같은 데서 진행한 프로젝트였죠. 배우들은 연기 공부하는 아마추어거나 아마추어나 다름 없는 무명 단역 배우들이었고 출연료는 모두 무료. 감독 역시 장편 영화를 찍어 본 일이 없는 사람이었고 제작비도 엄청 가난했고... 자연스런 수순으로 때깔이 거칠고 투박합니다.

 근데 이 영화는 감독님부터 그러하신 관계로 배우들도 다 경력 탄탄한 분들이고 연기를 잘 하죠. 촬영도 매끈하고 화면 때깔도 좋아요. 영화 컨셉상 좀 모자란 연기, 모자란 촬영을 많이 보여주긴 하는데 그마저도 정말 모자란 느낌이라기 보단 잘 하는 사람이 좀 모자라 보이게 찍었구나... 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오리지널이 훨씬 좋았어요. 그러니까 원작은 뭔가 이것저것 모두가 혼연일체라는 느낌이거든요. 조금 부족한 제작진이 모여서 많이 부족한 제작비로 만든 부족한 퀄리티가 눈에 그냥 보이는 영화... 인데 그게 이야기랑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니까요. 특히 그 마지막의 피라미드 쌓기도 배우들의 정체(?) 때문에라도 원작 쪽이 훨씬 감동적이고 흐뭇하게 와닿고 그럽니다. 요 프랑스 버전은 상대적으로 멀쩡한 여건과 퀄리티 때문에 오히려 감동이 죽는 느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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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만 놓고 봐도 원작 쪽이 훨씬 훈훈하고 즐겁고 그랬어요. 현실과 극중 장면이 절묘하게 싱크로가 되면서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였으니까요. ㅋㅋ)



 - 결론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원작 대비 새롭거나 더 낫거나 하는 부분을 거의 찾기 힘든 리메이크라는 겁니다. 심플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죠.

 뉘신지도 모를 감독에 무명 배우들만 잔뜩 나오는 저예산 일본 영화는 보고 싶지 않은 관객들도 이 재미난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주는 정도... 의 의미를 억지로 갖다 붙일 순 있겠습니다만. 또 이게 일본 코미디 특유의 그 뚱하고 마가 뜨는 개그를 서양인들이 똑같이 시전하니 뭔가 덜 웃기더라... 라는 단점도 있거든요. 

 결국 원작이 더 재밌으니 그걸 보는 게 낫습니다. 감독이든 배우든 프랑스풍이든 어느 쪽으로든 기대는 마시구요. 원작을 이미 봤는데 '그게 프랑스 버전으로 옮겨지는 게 너무 궁금해!!' 라는 분이거나. 감독님이나 유명 출연자들의 팬이시거나... 와 같은 분들이라면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 저도 분명히 보면서 웃긴 했거든요. ㅋㅋㅋ

 뭐 그러합니다. 끄읕.




 + 이 버전을 다 보고 나서 원작과 좀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려고 일본판을 틀었다가 그냥 그대로 끝까지 다 봐 버렸습니다. ㅋㅋㅋ 확실히 오리지널 쪽이 더 재밌어요.



 ++ 원작과 스핀오프, 그리고 이 프랑스 버전까지 다 나오신 유일한 배우 타케하라 요시코님은 1960년생이라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데뷔작이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이신 분입니다. 데뷔작 이후로 이런저런 일본 드라마, 영화에 작은 역할들 맡아서 꾸준히 활동 중이시구요. 덧붙여서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에서 주역급 캐릭터를 맡으신 배우 전원이 그 작품으로 사실상 데뷔를 한 경우인데 이후로 빅스타까진 못 됐어도 여기저기 자주 얼굴 비추며 현재까지 활동 중이에요. 참 여러 사람 살린 작품 되겠습니다. ㅋㅋㅋ



 +++ 아. 리메이크 버전의 치명적 단점 하나를 빼먹을 뻔 했군요. "퐁!" 이 안 나옵니다. 아니 감독님 대체 무슨 생각이셨던 겁니까. "퐁!"을 빼다니!!!!!!



 ++++ 갑작스런 저격 죄송합니다만, LadyBird님께선 이 영화를 한 번 들여다 보실만한 이유가 하나 있는 것인데요... 여기서 주인공 감독 맡으신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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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소감 올리셨던 요 '나이트 콜'에도 출연하셨을 뿐만 아니라... 젊은 시절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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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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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영화의 주인공들 중 한 명을 맡았었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당연히 후속작들에도 개근해서 재작년에 나온 아마존 프라임의 시리즈 버전에까지 같은 캐릭터로 출연하셨네요.

알고 보면 엄청난 시리즈 아닙니까 이거... 하하.

    • 프랑스 버전이 조금 궁금했지만 왠지 보고싶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상세하게 남겨주신 글을 보니 너무 좋네요. 잘 보았습니다. 

      • 그 느낌이 아주 정확하셨던 겁니다. ㅋㅋㅋ 근데 정말로 영화를 못 만든 건 아닌데, 원작을 너무 그대로 따라가니 별 의미를 못 찾겠더라구요.


        늘 적는 뻘글이지만 보탬이 되었다니 보람찬 기분이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 원전격인 일본판은 "스파이의 아내"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정도와 함께 저희 어머니가 좋게 보신 일본 영화입니다. 


      한국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일본에서 리메이크 되었는데, 일본판은 대입이 아니라 고입으로 바뀌었고 나름 디테일의 변화가 있긴 했는데 프랑스 판은 그 정도의 변화도 거의 없는 기분이로군요. 


      머 계약적인 측면에서 내용을 건드리지 않는 식의 조건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냥 똑같은 일이 두번 일어나기 보다는 일본 비디오 영화 시장 종사자들 만큼이나 프랑스 영화 시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들도 영화를 좋아한다는 자기 증명과 프랑스 쪽에서 만든 시티헌터 실사판 리키 라슨 같은 식으로 자기네 코드에 수용하는 것에 대한 집착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DAIN_EOM.

      • 구로사와 기요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과 나란히 서다니 이런 영광이!! ㅋㅋㅋ 근데 정말 전 이 작품 원작이 되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서 동의 가능합니다.


        영화 속에서 '일본 투자자 쪽에서 원작 존중을 요구한다'는 설정이 나오긴 합니다. 극중 감독이 어떻게 좀 바꿔보려다가 말 실수 하나 해서 트집 잡히기도 하고, 그래서 열받은 투자자가 '극중 이름도 바꾸지 마!'라고 명령하는 바람에 프랑스인들이 모두 일본 이름을 쓰며 연기하고 그래요. 하하하. 어쩌면 진짜로 그런 요구를 해서 각본으로 디스한 걸지도 모르겠단 의심이 들기도 하네요.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요.

    • 갑자기 저격탄 맞아서 아파요! ㅋㅋ 프랑스의 로망 뒤리스 배우님은 언급해주신 제가 좋아하는(아직도 공식 명칭이 없는) 그 시리즈 주인공이라서 자연스레 호감이 됐는데 그 아마존 프라임 시리즈는 제가 여기 찾았다고 글 올린 다음에 다 봤는데 여기서는 그의 아들, 딸이 주인공인 가운데 또 작지만 중요한 역할로 우정출연을 해주셨습니다.




      저도 이거 프랑스 버전이 나온다는 소식은 봤는데 정말 감독, 배우진이 다들 급이 되시다보니 진짜 아마추어 배우, 제작진이 뭉쳐서 만들었던 원작의 그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써주신대로라면 역시 어려웠나 보군요. 그렇다고 프랑스만의 개성이 녹아난 것도 아니라니 그냥 생각난김에 일본 오리지널판이나 다시 볼까 싶네요. ㅋㅋ 그나저나 퐁!을 빼놓다니 물론 그게 다른나라 언어로 이식하기 애매한 건 이해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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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님이 '아티스트' 만드셨다길래 찾아봤는데 역시 포스터에 로망 뒤리스랑 나란히 주연급으로 이름 올린 베레니스 베조가 거기 출연한 계기로 감독님이랑 결혼하셨다는 분 맞군요.



      • 아 아마존 시리즈에는 우정 출연이었군요. 그렇게 포맷을 갈아탄 걸 보면 그걸로 계속 이어 나갈 욕심도 있었나 본데 참 신기합니다. 말씀대로 매 편마다 제목을 완전히 갈아 가며 스텔스로 명맥을 유지한 영화 시리즈가 어떻게 그런 기회까지... ㅋㅋㅋㅋ




        네 정말 좀 아쉬웠는데, 말씀대로 스탭들이 화려해(?)지다 보니 아쉬울 수밖에 없었구나. 라는 참으로 오묘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라구요. 원작이 워낙 작품 내적인 요소와 외적인 요소가 환상적으로 결합되어 만들어진 작품이었으니까요.




        전 그냥 '아 이 감독님이랑 많이 하셨네' 하고 말았는데 부부셨군요. ㅋㅋㅋ 근데 어째 이십 년 전 사진보다 이 영화에서 더 젊고 예뻐 보이십니다. 배우들의 외모란...;

    • 저도 원작이 훨씬 좋았어요ㅎ 퐁을 빼다니ㅋ 원작보고 헐리우드(?)진출판인 2편도 봤는데, 2편도 1편보다는 아니지만 재밌었는데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요ㅎ
      • 네 저도 2편 '헐리우드 뭐뭐' 까지는 1편에 대한 애정으로 즐겁게 봤는데 이건 좀... 그렇더라구요. 정말 '퐁!'을 뺀 건 용서할 수 없구요. 그거 하나 넣는 게 뭐 어렵다고! ㅋㅋㅋ

    • 이런! 원작을 너무 좋아해서 은근히 끌렸는데 과감하게 커트 쳐야 하는 거로군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 제가 이걸 보고 나서 1편을 다시 봤는데 보고 또 봐도 원작(1편)이 확실히 더 재밌습니다. ㅋㅋ 이걸 보시느니 그냥 나아중에 1편을 한 번 더 보시는 쪽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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