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3 감상...그냥 돈벌려고 만든 드라마(스포는 없음)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캐릭터를 만들되 조종하려 들지 마라.'죠. 누가 말했냐면...당연히 내가 한 말이죠.
1.제목은 저렇게 썼지만 그야 모든 드라마나 영화는 돈벌려고 만드는 거긴 해요. 문제는 제작자는 돈에 눈이 멀어도 괜찮지만 작가나 감독은 그러면 안되거든요. 둘다 돈에 눈이 멀면 뭔 결과물이 나오겠어요? 돈에 눈에 먼 제작자. 그리고 돈에 눈이 멀지는 않은 감독이 우당탕탕하면서 2인 3각을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거죠. 케이팝 데몬헌터스처럼요.
사실 스포랄 게 뭐가 있겠어요. 이 드라마의 문제는 등장인물들의 영혼이 자주 교체된다는 점이예요. 임시완 같은 캐릭터는 중간에 어떤 악령이 그 캐릭터의 몸을 차지해서 다른 캐릭터가 된 거라고 봐야 하죠. 모든 캐릭터가 그냥 '감독이 이 타이밍에 이런 대사와 행동을 하라고 했으니까'한단 말이죠.
2.한데 캐릭터는 작가나 감독의 부하가 아니예요. 무슨 말이냐면, 캐릭터라는 걸 '만든'건 작가가 맞지만 그 캐릭터를 '조종하는'건 작가가 해선 안된단 말이죠. 일단 캐릭터를 만들어 놨으면 그 녀석이 지닌 자유의지를 존중해야만 해요. 알아서 굴러가도록 말이죠.
그 캐릭터의 행동이나 성격을 정 바꾸고 싶다면 그 캐릭터가 겪는 상황이나 사건들을 조정해서 바꿔줘야 하고요. 스티븐 킹처럼, 일단 캐릭터를 만들어서 풀어놨으면 더이상 개입하려 들면 안된다고요. 그건 마치 서울대 법대에 갈 수 없는 아이를 낳아 놓고, 넌 서울대 법대에 수석으로 가야 한다고 20년동안 가스라이팅하는 부모와도 같아요.
3.그리고 오징어게임의 서브플롯은 대체 뭐죠? 이건 '작가'가 아니라 '작가 기술자'정도만 되어도 이런 바보짓은 안 해요. 서브플롯은 어느 순간에는 메인 서사와 멋지게 랑데뷰를 시켜줘야만 해요. 왜 꼭 그래야 하냐고 물으면 더이상 할말은 없지만요. 하지만 오징어게임의 서브플롯은 그냥 시간 때우기예요. 2시즌으로 끝내도 되는 드라마를 어떻게든 나눠서 3시즌으로 만들려고 물을 탄거죠.
한데 물을 타려면 원액을 좀 진하게 만든 뒤에 물을 타야지, 안 그래도 농도도 약한 싸구려 원액에 물을 들이부으니...최악의 음료가 되어버린거죠.
4.휴.
5.어쨌든 오징어게임은 성공은 했어요. 여러 지표도 좋고 시청시간도 쭉쭉 올라가죠. 하지만 이게 못 만든 드라마라는 건 바뀌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