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본 픽사 ‘엘리오‘(더빙) 후기(스포많음)

뒤늦게 본 엘리오(더빙)(스포많음)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갔습니다.

총평은 ‘픽사 답지 않은 스토리 구성’ 입니다.
지금까지 픽사의 작품은 대부분 아이와 부모가 같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스토리가 너무 구멍이 많고 듬성듬성이어서 어른은 저는 ‘이거 뭐지? 원래 아동 대상의 동화책 원작이 있는 작품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한번 갈아 엎으면서 감독이랑 주역 성우가 그만둔 작품이라는것을 알게 되니 이 삐걱거리는 스토리 구성이 이해가 좀 갔습니다.

일단 아이에게는 쉽게 영화 감상을 물어보기 힘들었는데, 주인공인 엘리오의 부모님에게 무신 일이 생겨서(왜인지 안나오지만 아마 사망한 것으로 나옴) 고모랑 같이 사는 아이로 나옵니다. 10세 아이에게 부모님이 없어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 ㅎ..

고모는 (아마도 우주군이나 공군)군대 소령으로 우주 쓰레기를 감시하는 부서의 책임자로 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의 사망으로 이사를 와서 고모와 같이 살게된 엘리오는 박물관을 갔다가 외계인에 빠져서 외계인이 자신을 데리고 가줬으면 하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이부분이 굉장히 뜬금이 없었습니다. 이사하는 장면도 없고, 부모님의 사망(혹은 부재, 실종?)으로 슬퍼하는 장면도 나오지 않고, 낮선 환경(고모가 근무하는 부대 주변의 군인주거단지에 사는 것 같음)에 힘들어 하는 장면도 없고, 그냥 ‘난 외톨이니까 외계인이 날 데리고 가줘‘ 라는 아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아마도’ 라는 말이 많이 붙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설명이 나오지 않아요.
고모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지만, 엘리오를 키우기 위해 그 꿈을 포기하는데, 그부분도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군에 들어가 소령까지 진급하고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커리어 및 공부를 해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조카 때문에 그 꿈을 포기하는데 어떤 갈등도 없고, 엘리오에게 남은 친척은 고모 뿐이라는 언급도 없습니다.

메인빌런의 행동도 그냥 짜여진 극본대로 흘러갈뿐, ‘왜?‘ 라는 의문이 드는 캐릭터입니다. 메인빌런의 아내이자 엘리오와 친구가 되는 외계인의 엄마는 다른 곳에서 전쟁을 하느라 못 본지 오래 되었다는데, 어린 아이에게 엄마가 사망했다는 말을 못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부분도 언급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것은, 원래의 설정은 엘리오가 퀴어였고, 고모가 아니라 엄마였고, 빌런은커뮤니버스내의 강경파였는데, 시사회를 하고 흥행하기 힘들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갈아 엎으면서 설정이 바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 원래 설정이라면 좀 이해가 가더군요. 엘리오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와서 외톨이가 되어 외계로 가고 싶어 하는 아이이고, 엄마는 아빠의 부재(이혼이든 사망이든 실종이든)로 꿈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고, 빌런은 왜 갑자기 커뮤니버스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마 3개월후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올텐데, 저희 아이가 또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어차피 요즘 픽사 애니메이션을 안 보고 살아서 스포일러 무시하고 그냥 읽었습니다. ㅋㅋ


      아 그런 설정이 있었군요. 요즘 세상에 그게 뭔 대수일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래도 부모가 자식들 데리고 가서 보는 경우가 많을 작품이다 보니 전세계에서 돈 벌려면 그럴만도 했겠네 싶기도 하구요.




      근데 픽사 전성기엔 정말 해마다 '올해는 픽사가 또 어떤 걸 내놓을까' 라며 기대하게 되던 패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그 쪽에 관심이 없어져서 그런지 남들도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관심이 거의 죽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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