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영화] 잠

오늘 밤 10시 OCN채널에서 유재선 감독,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영화 <잠>을 방송합니다. 


imdb 관객 평점은 6.6점으로 그냥 그렇지만 metacritic 평론가 평점은 80점이나 되네요. 


2023년 칸영화제 Critics' Week Grand Prize (비평가주간) 후보작, Golden Camera (신인감독상) 후보작이고  


2023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작, 2024년 백상예술대상 각본상 수상작입니다.  


공포+미스터리+스릴러 장르의 영화이니 아마도 꽤 무서울 것 같아요. 


예고편을 좀 찾아보다가 예고편 없이 바로 영화를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안 가져 왔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궁금하신 분들 같이 봐요. 




예고편을 안 가져오니 어쩐지 좀 허전해서 붙여봅니다. 


손성제 -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손성제 - Never Let Me Go



손성제 - All The Way 

    • 재밌기도 하고 섬짓하기도 하고 꽉찬 소품같은 영화였습니다. 정유미 최고의 연기작 중 하나로 꼽고 싶어요. 지금 다시보면 고 이선균 배우 때문에 좀 그렇겠군요.

      • OCN에서 조금 소개해 준 부분만 봐도 섬뜩한 느낌이 들었어요. 


        잠을 자는 밤 시간, 잠 잘 때의 무의식적 행동은 공포영화의 배경과 소재로 참 잘 어울리네요. 


        배우는 아무래도 출연한 영화로 기억되는데 이선균 배우는 <기생충>, <끝까지 간다>, <화차> 등 


        좋은 영화와 함께 기억될 것 같아요. 

    • 아래 글에 이 영화에 대한 제 맘대로의 해석이 있습니다. ^^ 




      영화 중반부터 궁금했어요. 부적을 구겨버리던 수진이 왜 어느 순간부터 돌연 무속신앙에 빠져들게 되었을까. 


      왜 남편의 몸에 아랫집 할아버지 귀신이 들어간 것으로 철썩같이 믿고 그 귀신을 제거하려고 하는 걸까.


      수진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할 문제는 없다"고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죠. 


      멀쩡하던 남편이 잠자는 동안 전혀 딴사람이 되어 무섭고 혐오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수진은 남편을  


      다른 곳으로 가게 하거나 자동차에서 자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남편의 병을 함께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그녀에게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었죠. 


      그만큼 그녀가 남편과 한 집에서 지내며 밤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견뎌야 하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커져만 가고요. 


      갓 태어난 아기에게 언제라도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남편에 대한 두려움과 미움을 수진은 어떤 식으로든 발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남편이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남편에게 다른 사람의 귀신이 씌었다고 믿는 것이 편했을 거예요.   


      귀신이 들어간 상태의 남편은 실제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이기에 남편을 향한 두려움과 혐오, 증오를 숨길 필요도 없고     


      남편에게 그런 두려움, 혐오, 증오를 갖는 것에 대한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으니까요. 


      남편이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상태에 있는 남편을 마음껏 미워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남편을 


      미워하지 않을 수도 없는 복잡한 심리상태를 견뎌야 하는데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할 문제는 없다'는 그녀의 믿음은  


      그런 괴로운 상태가 지속되게 만들기 때문에 남편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남편이 귀신에 씌었다고 믿는 것이


      현재 그녀의 심리적 고통을 줄이는 방법일 거예요. 


      수진의 무속 신앙은 그녀의 양가적인 감정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고,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병을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남편의 병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죠. 


      수진은 남편이 언제 귀신에 씌었고 그것을 무속의 방법으로 어떻게 막아왔는지 조목조목 남편에게 설명해요. 


      몸을 긁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었던 남편의 행동이 처음엔 수진에게 수면장애 환자의 증상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나중엔  귀신이 들어간 사람의 행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동일한 현상이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각기 다른 논리로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죠. 


      이해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현상에 부딪혔을 때 느끼는 두려움을 무속신앙의 방법으로 제거하려는 시도는 


      어쩌면 모든 현상에 대해 인과적인 설명을 찾으려 하고, 그렇게 원인을 알아내고 제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간의 뿌리 깊은 욕망과 맞닿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아래층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게된 이후로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착착 맞아떨어지는 것이 더 그런 극단적인 확신을 부추겼을 것 같아요.

        • 남편이 왜 강아지를 죽였는지 병원에서는 설명해 주지 못하지만 무속신앙은 설명해 주죠. 


          고통을 견디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왜 그런 고통을 겪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데 


          과학은 아직 그 인과적 설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겪고 있는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제 나름의 고통의 원인을 찾아내고 (만들어내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나름의 의식을 치르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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