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제가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거든요. '플라이트 플랜' 잡담입니다

 - 2005년작이니 20주년이군요. 런닝 타임은 1시간 38분. 조디 포스터가 미친 건지 아닌 건지에 대한 스포일러가 본문에 있습니다. 이게 스포일러일진 모르겠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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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 보기에도 진심 무성의해 보이는 포스터였네요. 그 시절 조디 포스터의 존재감이 있었기에 이런 배째라 디자인도 가능했겠죠. ㅋㅋ)



 - 조디 포스터의 이름은 카일. 항공기 엔진을 설계하는 기술자인 모양인데 1주일 전에 남편을 사고로 잃고 미국으로 가서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6살 딸래미 줄리아와 함께 비행기를 타요. 세상 거대하고 호화로운 2층 비행기에 탑승하여 딸래미를 재우다가 본인도 잠시 꿀잠을 자고 일어나니 이런. 딸이 보이질 않습니다. 처음엔 그냥 좀 난감해하며 승무원들과 함께 비행기를 돌아 보지만 딸은 보이지 않고. 점점 심각한 걱정에 빠져 승무원들을 닥달하며 수색을 벌이는데... 어라. 상황이 이상해지네요. 딸이 탑승객 명단에 없어요. 승무원이든 근처 승객들이든 간에 딸을 봤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졸지에 미친 녀성(...)으로 몰리는 카일이지만 조디 포스터의 형상을 한 스릴러 주인공답게 절대 흔들리지 않고 개진상(...)을 시전하며 비행기 전체를 혼돈으로 몰고 갑니다. 과연 카일은 미친 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이 환상적인 사건의 진상은 대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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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사실은 딸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게 이리저리 소소한 떡밥들을 열심히 풀어 주는 게 재밌었구요.)



 - 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아마 어려서 '환상의 여인' 소설을 읽고 완전 빠져 들었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그렇게 흔히 나오는 게 아니어서 실제로 접한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구요. 또 이 장르(?) 이야기들의 공통적인 한계란 게 있잖아요. 뒷감당이 매우 대단히 어렵다는 거... ㅋㅋ 도입부에선 정말 신나게 사람들 혼란스럽게 하고 악몽 같은 분위기 자아내고 맘껏 써먹을 수 있는 설정인데, 이야기를 맺기 위해 수습을 하려고 들면 그 난이도가 너무 강력하죠. 그래서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내는 걸 숙명으로 안고 있는 이야기이고 이 영화도 예외가 아닙니다만. 뭐 괜찮았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망할 거라는 건 감안하고 전반부라도 재밌게 만들어다오! 라는 마음으로 본 거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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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로 하여금 늘 생사를 걱정하게 만드는 마법의 연기자 숀 빈님도 나오고. 제가 맨날 '스카스가드'와 헷갈리는 '사스가드' 배우님도 나오시고...)



 - 그래서 도입부 부터 중반까지는 기대만큼 해 줍니다. 특히 이야기가 전개 되는 장소가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 그것도 대형 여객기 내부라는 게 포인트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밖으로 나갈 길도 없고 누가 들어올 방법도 없는 장소에서! 라는 옵션이 붙으니 사태의 신비로움이 몇 배로 강화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또 비행기를 잘 골랐어요. 2층 짜리 여객기에 내부에 이런저런 휴게 시설 같은 것들도 있고 되게 넓고 공간도 다양합니다. 그러니 주인공이 딸래미를 찾으러 다닐 액션의 공간도 확보가 되고. 또 관객 입장에서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뭣보다 주인공 캐릭터를 잘 잡았어요. 그냥 딸래미를 무척 사랑하고 걱정하는 엄마... 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살짝 더 나가는데, 그게 어떤 방향으로 나가냐면 '와 정말 진상이다!' 라는 쪽으로 갑니다. ㅋㅋㅋ 이렇게 표현해 버리면 좀 안 맞는데. 그러니까 되게 위험한 인간입니다 이 사람이. '자식 잃을 위기에 처한 부모니까' 라는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용납이 안 될 정도로 위험한 짓을 자꾸만 저지르는데 이게 이 양반을 비행기 전문가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더 조마조마 아슬아슬해지구요. 또 오만가지 합리적인 이유로 예의바르게 자제를 요청하는 직원들을 엄청 공격적으로 몰아 세웁니다. 차라리 이 양반이 정신 이상인 게 맞는 걸로 하고 후반부를 구성하는 게 훨씬 자연스럽고 재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ㅋㅋ 근데 이런 부분 때문에 전반부가 더 스릴 있게 잘 살아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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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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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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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 ...ㅋㅋㅋ 암튼 참 여러모로 선을 넘는 주인공이라서 재밌었습니다.)



 - 그에 비해 이제 진상이 밝혀지는 후반부는... 뭐 당연히 허술하고 맥 빠집니다만. 그게 좀 화끈하게 허술해서 피식피식 웃게 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ㅋㅋ

 그러니까 갑자기 빌런이 관객들에게 정체를 드러내며 음모의 진상을 알려주는 순간... 까진 괜찮았는데요. 이 음모와 그걸 실행한 방법이란 게 워낙 황당해서 '혹시 작가가 후반부는 그냥 제대로 쓰기를 포기해 버렸나?'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듭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게 보통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잖아요. 근데 그걸 대사 두어 줄로 요약해서 끝내버립니다. 그나마도 주인공과 술래잡기 액션을 하는 와중에, 굳이 그럴 상황도 아니고 주인공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마치 독백 하듯이 막 얘기해요. 마치 되게 급한 일이 있어 곧 나가봐야 해서 자세한 건 생략하고 결론만 간단히 외쳐대는 사람 같은 느낌. ㅋㅋㅋ 그러니까 작가들도 이걸 말이 되게 설명하는 걸 포기해 버린 거죠.


 그 후부터 엔딩까지 이어지는 클라이막스는 더 많은 웃음을 줍니다. 우리 빌런님은 멍청한 데다가 싸움도 못하고 운까지 없어요. 그냥 일방적으로 주인공에게 끌려다니다가 정말 무기력하게 끝장이 나는데 음... 대체 이런 능력치로 어쩌자고 그런 큰 일을 벌였단 말인가. 역시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하고... 등등의 생각을 하며 흐뭇하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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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조디 포스터 사진만 올리게 되는데 어쩔 수가 없는 게 이 분이 혼자 다 해먹는 영화라서 그럽니다. 또 잘 하구요.)



 - 아마도 이런 허술한 이야기를 보고도 욕이 안 나오는 건 제가 어제 워낙 강력한 영화를 봤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후반부에 너무 대놓고 느껴지는 작가님의 포기 선언 때문에 낄낄 웃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조디 포스터의 공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전반부의 그 의외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영화를 멱살 잡고 잘 끌고 가 주고요. 또 막판의 그 허술하기 짝이 없는 액션씬에서도 위풍당당한 위엄 같은 게 느껴져요. 그래서 이런 큰 일을 저지른 범인이 그렇게 허탈하게 탈탈 털리는데도 '그래, 니가 잘못 걸렸지...' 라며 아주 조금은 납득할 수 있었던. ㅋㅋㅋ

 그 외에도 이미 적었듯이 전반부의 그 아리송한 분위기는 꽤 좋았습니다. 그러니 후반부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전반부만 즐기겠다. 뭐 이런 마음으로 보신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절대로 잘 뽑힌 스릴러라는 말은 못 하겠네요. 하하. 저는 그렇게 관대한 마음으로 대략 잘 보았습니다... 끝.




 + 요즘 같아선 인종 차별로 찍힐까봐 절대 써먹지 않을 전개와 대사가 좀 나와요. 하지만 2005년 영화니까요. 911 테러가 미국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면 영화 속의 그런 장면들은 그냥 현실 반영 수준이었지 인종 차별의 의도 같은 건 없었겠죠 당연히도.



 ++ 그레타 스카키 여사님이 작은 역할로 등장하십니다. 추억의 그 이름!!! 그리고 중간에 짧게 지나가는 근무 태만 승무원은 무려 맷 보머였네요. 제가 지금까지 본 맷 보머들 중에 가장 덜 잘 생긴 맷 보머였습니다.



 +++ 월드와이드로 제작비의 네 배 정도 벌어들이며 흥행 성공했구요. 감독님은 이후에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만들고 'RED'도 만들고 하면서 한동안 잘 나가셨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 카일이 승무원들에게 불을 뿜으며 닥달을 하자 카일 근처에 앉던 인상 좋은 훈남 승객이 '내가 보안요원인데 말이죠.' 라며 나서서 중재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카일의 기세가 워낙 살벌하기 때문에 카일 편으로 이야길 많이 해주고요. 기장 불러달라니까 불러주고, 수화물 칸이랑 기계실 수색까지 할 수 있게 해주고. 하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고. 그 와중에 '니 딸 탑승 기록이 없다' 에 덧붙여서 '기억을 떠올려 봐라. 방금 받은 연락에 따르면 지난 주에 니 남편이 죽을 때 니 딸도 같이 죽었다거든?' 이라는 반박까지 추가가 되니 슬슬 카일도 맛이 가기 시작합니다... 만. 그러다 승객들 중에 무슬림으로 보이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다시 불타올라요. 당신들 어제 우리 집 건너편에서 나랑 딸을 쳐다보고 있었지!! 내가 분명히 기억하거든!!!! 이라고 마구 달려들고 그 승객들은 어이구 그래 우리 민족은 그냥 다 테러리스트 같지? 라며 화를 내고 또 다른 승객들은 역시 쟤들이 그럼 그렇지라며 주인공 편을 들고... 그러다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결국 수색은 거기까지. 카일은 수갑까지 채워져서 자기 좌석에 앉혀집니다. 


 그리고 마침 비행기에 타고 있던 심리 상담가 한 분이 다가와서 상냥하게 카일 상담까지 해 주는데 이 분이 그레타 스카키 여사님이구요. ㅋㅋ 그러자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열심히 경청하던 카일은 대화가 끝나고 나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 공간은 너무 사람이 많다. 화장실을 보내달라'고 해서 화장실에 들어간 후 천장으로 빠져 나가서 비행기 배선을 요롷게 조롷게 막 조작하고. 전 좌석의 산소 호흡기가 튀어나오고 비상 경보가 울리는 아수라장을 만들어 보안요원님과 승무원들의 시선을 돌린 후 수화물 칸으로 달려가서 이 짐 저 짐 뜯어 보고 자동차 한 대를 발견하고선 유리를 다 때려 부숴서 안을 살피고 트렁크도 열어 보고... 하다가 구역 끝에 있는 남편의 관을 발견합니다. 조마조마하며 열어 본 그 관엔 당연히 남편 시신만 있었고. 어쩌면 좋으냐며 남편에게 한탄을 하는 중에 보안요원님이 쫓아와서 잡아 가요. 


 그렇게 다시 자리로 끌려 왔지만 포기를 모르는 녀자 카일은 '근데 이상하잖냐. 니들 말에 따르면 내 딸도 죽었어야 하는데 왜 화물칸엔 남편 관 밖에 없는 거냐. 엉? 정말 조금만 더 찾아보게 해주면 안 될까? 응? 응응????' 이라고 계속해서 요원님을 괴롭히는데... 역시나 성격 좋은 인상의 요원님은 한참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자기 대신 승무원 리더쯤 되는 분을 감시역으로 앉혀 놓고 기계실로 가요. 그래서 대신 수색을 해주려나... 했는데. 그 끝 부분, 그러니까 기수 쪽에 짜잔~ 하고 잠들어 있는 딸래미가 보입니다. ㅋㅋ 요원님이 범인이었구요. 이 분은 주머니에서 폭탄 두 개를 꺼내 딸 근처에 설치해 놓고 라랄라 실내로 돌아와요. 그러고는 기장을 불러다가 "지금 저 여자가 본색을 드러냈다. 사실은 폭탄 테러범이다!! 다음의 계좌로 얼마를 입금하지 않으면 다 터뜨린댄다!!! 보안요원으로서 내 추천은 일단 돈은 보내고 승객들, 승무원들을 내리게 한 다음에 여자를 처리하는 건데 어때?" 라는 매우 갑작스런 구라를 치네요. 덧붙여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랑은 절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 넌 아무 질문도 하지 마." 라고 얘길 하는데... 음... 뭐 그러려니 합니다. ㅋㅋ


 그리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이번엔 방금 전의 그 승무원 리더격 여자를 불러다가... 둘이 공범이라는 걸 관객들에게 알려줘요. 기장이랑 이렇게 얘기 됐으니 나중에 사람들 다 내리게 하고 나랑 카일 둘이 비행기에 남은 상태에서 내가 카일을 쏴 죽이고 손에 기폭 장치를 쥐어줄 거다. 넌 걍 표정 관리 잘 하고 카일 감시 잘 하다 내리기만 하면 된다... 라는데. 여자는 사람은 안 죽을 거라고 얘길 듣고 끼어든 건지 카일은 물론 딸까지 폭탄으로 죽게 될 거라는 얘길 듣고 난감해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일단 그대로 고고.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고. 승객, 승무원들 다 내리고. 카일은 자기가 폭탄범으로 오해 받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보안요원이랑 둘이 있다가 자기에게 분노에 찬 눈빛을 쏘며 내리는 기장에게 "나중에 내 딸 찾으면 니들 다 나한테 사과해!!"라며 화를 내요. 이 말을 듣고 기장이 당황하자 보안요원이 대충 무마하고서 비행기에서 내리려는데... 방금 전의 이상한 분위기가 꺼름칙했던 카일이 "넌 내리지 말고 나랑 같이 기다린다!" 라고 요구해요. 그래서 아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오는 요원님이시구요. 그러고 비행기 문이 닫히자마자... 카일이 소화기로 헤드샷을 날려 쓰러집니다. ㅋㅋ 그러고 기폭 장치도 빼앗기고, 자기 수갑으로 문고리에 결박 당해 버리는데요. 이때 안 내리고 숨어 있던 공범이 나타나... 지만 역시 카일이 날린 분노의 펀치 한 방에 멘탈이 나가 간신히 요원님 수갑만 풀어드리고 비행기에서 내려 버립니다.


 이후야 뭐... 둘이 열심히 숨바꼭질 하다가 카일이 딸을 발견하구요. 뒤늦게 쫓아온 요원보다 한 발 앞서서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간 후 기폭 장치를 눌러 요원님을 내세로 보내드립니다. 그 전에 요원님이 "사실 폭탄을 숨기기 위해 관짝 하나가 필요해서 내가 니 남편 죽인 건데 니가 또 이렇게 활약해줘서 운이 좋았네 ㅋㅋㅋ" 같은 식으로 아주 중요한 정보를 대충 흘러가는 대사처럼 처리해줬다는 얘기... 까지 그냥 적어 보구요.


 암튼 밖에서 대기 타고 있던 승객들과 경찰, FBI 병력들은 비행기 앞부분이 폭발하며 폭삭 주저 앉으니 당황하다가, 먼지와 연기를 뚫고 나타나는 카일의 모습을 보다가... "우왕. 진짜로 딸을 안고 있네!!?" 라면서 깜짝 놀라겠죠. 카일은 인근 나라 하나라도 정복하고 돌아오는 듯한 의기양양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걸어 와 타이밍 좋게 잠에서 깬 딸과 훈훈한 대화를 나누고. 아까 먼저 내린 공범 체포되어 끌려가는 꼴 좀 보구요. 잠시 후 기장님이 찾아와서 오해해서 미안했다며, 내가 장의사에 연락해 봤는데 아마 그 쪽도 한 패인 것 같다는 관객들만을 위한 대사 한 마디 쳐 주고요. 이런 장면들 처리하느라 참으로 늦게 출동한 구급차에 카일과 딸이 탑승해 공항을 떠나는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아. 그리고 카일 때문에 테러범으로 몰려서 승객들에게 욕 먹고 고생했던 무슬림 아저씨가 마지막에 카일에게 다가와서 가방을 들어주며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밉니다만. 우리 카일씨는 아무 미세하게 고개 한 번 끄덕하고 끝이네요. 아니 사과를 하라고 인간아. 니가 니 혼자 착각으로 사람들 앞에서 테러, 유괴범으로 몰아 세웠잖아. ㅋㅋㅋㅋㅋ


 + 다른 모든 것들을 다 용서해 주더라도 300 몇 명인가 되는 그 비행기 승객들과 수십 명에 달하는 승무원들 중에 그 누구도 딸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건 정말 초현실적이죠. 심지어 그 바로 앞자리에 참으로 정신산만하고 시끄러운 초딩 둘도 타고 있었고 얘들 때문에 편히 자 보자고 카일이 딸을 데리고 뒷자리로 이동도 했었고... ㅋㅋ 작가님의 목소리를 입은 카일의 해명에 따르면 '나는 경찰이니까 뭘 해도 아무도 의심을 안 하지롱! 그래서 애기를 음식 카트에 넣고 기계실로 옮기는데도 아무도 몰랐지롱!!!' 이라는데... 뭐 따지기도 귀찮을 정도로 무의미한 해명이죠. 하하.


    • 자칫하면 인종 차별의 의도로 느껴질 수 있는 그 상황과 대사는 사실 그 사람들이 억울했다는 결론이어서, 오히려 인종 차별을 비판하는 메세지로 받아들여졌어요.


      그런데 왓챠 사용자 리뷰에 조디 포스터가 아랍인한테 왜 사과 안 하냐고 미국인들의 오만함이 느껴진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너무 일차원적으로 영화를 보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

      조디 포스터와, 다른 승객을 보면서 그게 잘못된 행동이란 걸 관객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잖아요. 영화가 그들을 옹호하는 태도도 아니었구요.


      뭐 사과하는 장면을 대놓고 넣었다면 개운은 했겠지만 영화가 너무 설명적이 아니었을지...

      (안 그래도 범인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왜 그랬는지 자기 입으로 밝히는 판에요. ㅋㅋㅋ 일급 배우가 나오고 나름 a급 스릴러를 표방했을텐데 그렇게 대놓고 '그냥 이렇게 마무리하자'를 보여줘서 신기했습니다.. ㅋㅋㅋ)


      전 이 영화를 보면 늘 세트로 레이첼 맥아담스랑 킬리언 머피가 나오는 '나이트 플라이트'(원제는 'Red eye'인)가 떠올라요.

      비행기에서 범죄가 일어난다는 소재와 영화 개봉 시기가 비슷했고, 그래서 '접속 무비 월드'에서 같이 소개해줬던 기억이 진하게 남아서요.


      어렸을때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반복해서 보곤 했는데, 덕분에 정작 그 영화를 보지도 않고 본 것처럼 느껴지는 영화들이 몇 있는데, '플라이트 플랜'도 그랬고 이번 넷플릭스 업데이트로 드디어 실제로 보게 됐습니다. ㅋㅋ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딱 몰입해서 재밌게 봤고 그래서 만족했어요. 국면 전환이 일어나는 계기인 비행기 창에 입김을 불어서 그린 그림 아이디어는 좋았습니다. ㅎㅎ
      • 의도는 그게 맞지요. 그 상황에서 '우우~ 이 테러리스트 놈들~' 이러면서 인종 차별하는 승객들 모습을 보여주고 그러니까요. ㅋㅋ 근데 모든 것이 다 완벽하게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헐리웃 장르물 성격상 그 아랍 사람이 가방 들어주며 먼저 사과의 액션을 보였으니 주인공도 가볍게 한 마디라도 해 주면 더 깔끔한 기분이긴 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영화들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이런 게 더 신선(?)해 보였던 것 같기도 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었다면 아마 막판에 그 아랍 사람들이 결정적인 어시스트도 해주고 아주 멋지게 나왔을 테니까요. 하하.




        범인 진짜 웃기죠. ㅋㅋㅋㅋ 그것도 얼굴 마주보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은 숨어서 보이지도 않는데 혼자서 제발 들어달라는 듯이 막 얘기하잖아요. 작가님이 정말 다 내려 놓았구나... 라는 느낌에 진짜로 웃어 버렸습니다.




        오 반갑습니다. 사실 저도 그 두 영화가 늘 세트로 떠올라서 사족으로 적으려던 걸 깜빡했거든요. ㅋㅋㅋㅋ 심지어 전 늘 제목도 헷갈립니다. 둘이 합체해서 나이트 플라이트 플랜! 저는 나이트 플라이트 쪽이 좀 더 재밌긴 했어요. 젊은 레이첼 맥아담스, 킬리언 머피, 아만다 사이프리드 구경하는 재미도 있구요.




        그 그림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도대체 뭘 계기로 각성하려나 했죠) '저게 몇 시간 동안 안 지워지고 남아 있네?' 라는 생각이 잠깐 들긴 했습니다. 비행기 안은 따뜻할 텐데요... ㅋㅋㅋ

    • 이런 이야기의 원조격으로 '환상의 여인'이 있지만 이동 중인 운송수단에서 누가 사라졌는데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히치콕의 'The Lady Vanishes'도 유명하지요. 알고보니 이것도 원작 소설이 있는 각색물이군요. 영화 리메이크도 많이 나왔고요.
      • 오. 나름 히치콕 영화들 챙겨 본다고 봤는데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네요. ㅋㅋ 혹시 볼 수 있는 곳이 있나 찾아봐야겠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 지니 티비에 반드리카 초특급이란 제목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 으아니. 원제로 한글 검색을 하니 '사라진 여인'이라고만 떠서 그걸로 검색하고 없구나... ㅠㅜ 이러고 있었는데 '반드리카 초특급'이 그 영화였군요. ㅋㅋㅋㅋ 왓챠에도 있어서 오래 전에 찜 해놨어요. 감사합니다! 조만간 보는 걸로!!!

    • 저도 이 영화하면 고 크레이븐 옹의 '나이트 플라이트'가 세트로 떠오르더군요. 같은 해 개봉에 비행기 안에서 여주인공이 고생한다는 공통점이 있죠. 둘 다 중반까지 긴장감 있는 전개는 좋았는데 후반에 마무리가 허술했다는 기억이 있어요. 그 영화에서는 킬리언 머피가 섹시한 나쁜 남자 역할에 딱이었는데 마지막엔 맥아담스에게 당하는 모습이 코믹했던 것 같아요. 차이점이라면 거기선 킬리언 머피가 초반부터 정체를 드러내는 것 같고 여기선 중반까지 조디 포스터가 제정신인가 아닌가로 서스펜스를 유지했다는 점일까요.




      감상한지가 너무 오래되서 스포일러를 긁어봤는데 빌런의 계획이 너무 쓸데없이 복잡하고 실행하기도 힘들어요. 그냥 평범한(?) 유괴극 같은 걸 벌이는 게 훨씬 낫겠죠. 나이트 플라이트에서도 영화적 허용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의 직업 관련해서 그럭저럭 납득은 될만했던 것 같아요. 대신 여기선 막판 둘의 대결이 상황설정도 그렇고 너무 황당했어요. 스크림에서 고스트페이스와의 대결 느낌도 나고 ㅋㅋ




      조디 포스터는 오스카 여주 2회 수상했던 80년대말~90년대초도 대단했지만 흥행스타로서의 위상은 2000년대가 절정이었던 느낌이에요. 특히 중반쯤 넘어서면서 원래 여배우 흥행 보증수표였던 줄리아 로버츠가 조금씩 하향선을 탔던 것 같은데 당시 안젤리나 졸리, 산드라 블록과 함께 원톱으로 규모있는 영화를 캐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스타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포스터 주연작은 뭔가 믿고 볼 수 있다는 신뢰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핀처의 '패닉 룸'이랑 이 작품 그리고 흔치 않았던 여성 자경단 복수극 '브레이브 원'이 당시 대표작으로 기억납니다.

      • 아래 돌도끼님도 그러시고 이런 분들이 저 말고도 아주 많은 걸 알게 되어서 보람찬 게시물입니다! ㅋㅋㅋ 그래도 '나이트 플라이트'는 그 정도면 마지막까지 잘 맺은 편이었죠. 당시에 나오던 B급 스릴러들 중에서 비교할 때 매우 준수한 편이었달까요. 하하.




        웃기는 건 작가님이 후반부 전개를 아예 포기해 버리고도 마지막 자존심처럼 중간중간 쉴드를 넣어놓더라는 겁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냥 평범한 유괴극' 대사가 나와요. 그렇게 하는 게 훨씬 편한데 왜 이런 뻘짓을 하겠어? 라구요. 그리고 막판에 이게 자신에겐 이게 더 편한 이유도 딱 한 문장 정도로 설명합니다. 물론 설득력은 전혀 없지만요. ㅋㅋㅋ




        조디 포스터는 전성기에도 뭔가 참 꾸준히도 필모그래피가 들쭉날쭉했던 느낌인데. 말씀대로 흥행 스타로서의 포스 같은 건 그때가 가장 강해 보였던 듯 하구요. '양들의 침묵' 같은 건 워낙 다들 안소니 홉킨스 얘기만 해서... 지금 다시 보면 클라리스 캐릭터가 잘 받쳐주니 렉터도 더 눈에 띄고 이런 식으로 보게 되는데 당시엔 안 그랬으니까요.

    • 오직 조디 포스터땜에 본 기억이 ㅋㅋ 그렇게 재밌게 보진 않았는데 로이배티님 글을 읽고 나니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왓차나 쿠팡플레이 찾아볼 거예요.
      • 그냥 조디 포스터가 좋아서라면 충분히 다시 볼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워낙 혼자 다 해먹는 영화라서 아주 배부르게 구경할 수 있으니까요. ㅋㅋ 




        괜한 호기심에 검색을 해 봤는데 쿠팡플레이엔 유료 vod로 있고 왓챠, 티빙, 아마존 프라임에 다 없네요. 음(...) 솔직히 유료로 다시 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구요. 하하;

    • ................숀 빈이 살아남은 게 무엇보다 큰 충격이었습니다

      • 이 댓글을 보고 킬킬거리며 '분명 누군가 정리해놨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검색을 했더니 정말로 아예 기사가 뜨는데요.


        아쉽게도 2024년 기준으로 24번 밖에 안 죽었다고 합니다. 지금껏 인생 필모그래피가 120편이 넘으니 1/6 정도 밖에... 라지만 아마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보면 이것도 엄청 많은 거겠죠. 하하.

    • 저도 윗분들이 이야기한 그 영화를 머리속에 떠올리며 클릭했다 포스터를 보고 잠시 '어 거기 조디 포스터가 나왔나...?' 했었습니다.


      근데 나이트 플라이트는 대충 기억나는데 이 영화는 기억에서 거의 삭제되어 있네요.

      • 그럴만도 한 것이 '나이트 플라이트'는 어쨌거나 흥미롭게 잘 짠 스토리에 평가도 꽤 높은 편인데 이 영화는 흥행만 잘 됐지 평가는 아주 많이 낮아요. 다들 '조디 포스터 나오는 스릴러래!' 하고 보러 갔다가 극장 나온 후 잊어 버리게 만드는, 많이 희미한 인상의 범작이었던 거겠죠. 

    • 이 작품과 패닉룸에서의 조디 포스터가 제 안의 조디 포스터에요. 멋지게 나오잖아요. 어느 각도에서 뭘 해도요. 내용이야 초반에 주름 잡은 분위기에 비해 뒤가 파사삭 할 거란 걸 그 때는 모르고 순진하게 기대하면서 봤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방학은 알토란 같이 보내고 계신가요.
      • 맞아요 조디 포스터는 멋지고 이 영화에서도 멋집니다. 그러면 됐죠. ㅋㅋ




        방학이 짧아요... 이제 한 주 정도 밖에 안 남았습니다. ㅠㅜ 그래서 애초에 별 기대 없이 시작해서 거기에 맞춰 걍 적당히 빈둥거리며 쉬는 방학으로 보내고 있어요. 그 목표를 생각하면 나름 성공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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