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산 책들

[돈키호테]

[돈키호테]를 제대로 안 읽었습니다. 어릴 때 어린이용으로 본 이후 미루고만 있었어요. 

많은 작가들이 소설의 원형이라고 할 때마다, 곳곳에서 이 책의 인용과 비유를 마주치면 흐린 눈으로 보면서, 언젠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일단 샀습니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완역판을 선택했고 1, 2권 합계 1700페이지입니다. 책을 받았는데 삽화 구성이 예상과 좀 다르네요. 저는 내용과 관련 삽화가 연속되는 식일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있지만 대부분 삽화가 몇 곳에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실물을 보기 전에 책의 페이지 수에 기가 눌리는 한편으로 삽화가 많이 차지할 것이야, 라고 기대했는데....그렇지 않습니다. 삽화가 많지만 고마울 정도로 많은 비중은 아니었어요. 

이 책은 세르반떼스가 전후편 두 권을 십 년 간격으로 냈다고 합니다. 인생 후반에 집중적으로 창작 활동을 했는데 청장년 시기는 참 화려하시네요. 해적에게도 잡혀 포로생활하고 몇 번의 범죄로 수감생활도 하고요. 본인이 돈키호테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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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소개를 아래 붙여 봅니다.

'작품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읽어야 그 작품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완역 정신을 세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돈키호테> 2권까지 총 6,700여 매(200자 원고지 기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정확한 번역 작업을 마쳤다.
열린책들은 1605년 출간된 전편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El ingenioso hidalgo don Quijote de la Mancha>는 <돈키호테> 1권으로, 1615년 출간된 후편 <기발한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El ingenioso caballero don Quijote de la Mancha>는 <돈키호테> 2권으로 출간하여, 원작이 갖고 있는 물성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다. 책 두 권 모두에는 현재까지 그려진 <돈키호테>의 삽화 중 가장 세밀하고도 유명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브 도레의 삽화 1백 점을 수록했다.'


'원작이 갖고 있는 물성을 그대로 재현'이라는 대목에 원작을 못 봤으면서도 이의를 달지 않고 수긍하게 됩니다. 혹시 읽지 않아도 책 자체를 좋아하신다면 돈을 좀 쓰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께와 만듦새에 비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거 같아요. 요즘 나오는 다른 책들이 워낙 값이 뛰어서요. '소장가치'라는 말 잘 쓰지 않는데 이 책에는 써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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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이 책도 받아들고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책이 넘 예쁩니다. 하드커버인데 판형도 제가 좋아하는 사이즈고(140*210) 표지 디자인도 본문 글씨체도 다 마음에 드네요. 신간인데 문학동네에서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들었다는 게 느껴집니다. 역시 책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 발저의 책이라면 관심 있으신 분들은 사시길.

저는 로베르트 발저의 책은 [벤야멘타 하인학교]와 [산책자]를 읽었고 [연필로 쓴 작은 글씨]는 모셔두고 있습니다. [산책자]가 에세이인지 단편 소설인지 모호한 짧은 글 위주였는데 이번 책은 에세이로 못박아 나왔네요. 긴 글 읽기에는 숨이 찬 요즘 날씨에 딱 알맞은 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책과 병행해 읽기에도 좋을 거 같고요. 후다닥 읽어치우는 것 보다 느긋하게 읽기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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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  

이 책은 인터넷 서점 독서가들의 추천에 혹해서 샀습니다. 책 소개를 보니 관련성이 크진 않지만, 학교 다닐 때 설핏 들은 화용론이 떠오르네요. 언어 자체보다 맥락이나 환경과 연관시켜 언어를 이해하는 거였나 그랬죠. 학교 다닐 때는 '해야만 한다'는 게 넘 싫어서 공부를 대충했던(안 했던) 게 많았고 그래서 어떤 분야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 것도 많은 거 같습니다.(이것도 학점이니?) 늦게라도 마음을 열고! ㅋ

소개를 조금 옮겨 봅니다. 

'인류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케일럽 에버렛은 아마존, 태평양, 오세아니아에서 이루어진 생생한 현장 연구를 근거로 시간, 공간, 색깔, 냄새와 같은 감각 단어들을 표현하는 방식은 언어마다 다르고 이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각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수천 개의 언어가 만들어낸 다채로운 인간의 세계를 탐구하는 이 책은 언어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꾸어놓는다.'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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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더 샀고 지금도 사려고 시동을 거는 중이지만(돈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이만한 기쁨을 주는 지출이 암만 봐도 없네요..) 다음에 또 소개하겠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얼마 전에 샀던 [모스크바의 신사]입니다. 

반 정도 읽었는데 아껴 읽고 싶네요. 비유나 상징으로서 읽을 필요 없는 작품이고요, 읽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이 상당하네요. 작가를 처음 접했는데 이분의 다른 책이 벌써 궁금해졌습니다. 완독 전이지만 추천드립니다. 











    • 돈키호테는 어렸을 때 읽은 책이 다이제스트판임을 나중에 깨닫고 제대로 읽으려 생각만 하고 있던 책 중의 하나입니다. 무거운 책이 싫어서 하드커버를 좋아하지 않는데 삽화가 있고 종이질이 좋다니 마음이 흔들리는군요.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 본문 종이질은 특별히 좋은 건 아니고 무난한 거 같아요. 그런데 무거운 책이 싫으시면 숙고하셔요. 두께가 있으니 매우 무거워요. 명성에 걸맞은 중후함? 대신 가지고 다닐 수 없고요, 들고 읽기는 힘듭니다. 책상에 올려놓고 읽어야 합니다. 실물 확인하고 사시는 게 좋겠습니다.   

    • 개인적으로 돈키호테에는 thoma님과 반대 방향의 추억이 있습니다. 친척에게 얻은 어른용 삽화 하나 없이 매우 글자 작고 두꺼운 두 권 짜리 버전으로 읽었는데 당시 제 나이 12세... ㅋㅋㅋ 당연히 뭘 이해하고 읽지도 못했고 그냥 동심만 파괴된 추억이죠. 티비 애니메이션은 그리도 즐거웠건만 원작은... 심지어 엔딩은... 하하. 이 작품이랑 걸리버 여행기까지 그렇게 어른 버전으로 읽고 나름 충격을 받았지요. 이제 나이도 잔뜩 먹었으니 제대로 다시 읽어 봐도 좋을 텐데 제 게으름이...
      •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으셨다니 대단하시네요. 이해 못하셨다고 해도 다 읽어 내신 것은 유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지금의 글빨은 다 그때 저장된 자양분인 걸로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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