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망한 선택 2종 세트. '355', '엠파이어 레코드' 짧은 잡담

 -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몰아서 흰 글자로...


1. 355 (2022년. 2시간 2분. 왓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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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의 감독이라면서 어떤 엑스맨인지 안 적어 놓은 포스터 담당자의 센스가 사악합니다.)



 - 세상 모든 걸 즉각 해킹해서 맘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신비의 해킹 툴이 짜잔~ 하고 나타납니다. 시작부터 그걸 노린 악의 무리와 정보 기관의 총격전이 한 번 벌어지구요. 결국 악당 손에 들어간 그 물건의 밀거래 현장을 덮치려는 CIA요원 세바스찬 스탠 & 차여사님 콤비의 임무가 시작되지만 독일의 다이앤 크루거 요원님이 끼어 들면서 미션은 대멸망. 스탠은 제 3의 누군가의 난입으로 살해 당해요. 하필 임무 시작 직전에 스탠에게 청혼까지 받았던 차여사님은 더더욱 분기탱천하여 복수 미션에 나서는데 일은 계속 꼬이고. 그렇게 꼬이는 상황을 핑계로 루피타 뇽오, 페넬로페 크루즈, 판빙빙까지 집결하여 여성들의 연대! 액션!!! 칙칙하고 저열한 아재 스파이들은 가라!!! 뭐 이런 전개를 보여주게 되겠죠. 중요한 건 이게 잘 되었냐... 일 텐데 글 제목이 저 모양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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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없어도 재밌게 볼 수 있을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가 이 작품을 과소 평가했다는 걸 깨닫는 데엔 오랜 시간이 필요 없었...)



 - 감독을 맡은 게 사이먼 킨버그. 이 이름 분명 익숙한데? 하고 확인해 보니 제작사로서 경력이 꽤 화려하군요. 안전빵 흥행작들 비중이 크긴 하지만 괜찮은 영화들 많이 만들었구요. 그런데 본인이 감독으로 연출한 건 딱 셋 뿐인데 이 영화를 제외하면 '환상특급' 2020년 버전의 에피소드 하나.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엑스맨... 그 중에서도 바로 '다크 피닉스'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이런. 이걸 봐도 괜찮은 걸까? 라고 고민했지만 제시카 차스테인이잖아요. 나머지 배우들도 저렇게 무시무시하잖아요. 그럼 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배우들 연기랑 매력 뜯어 먹는 보람이라도 챙길 수 있겠지. 이러면서 틀었습니다. 그랬는데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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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검색을 해 보니 차 여사님이 5살 연상이시군요. 계기는 모르겠으나 액션 스타의 길을 한 번 파 보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 일단은 영화가 시작부터 끝까지 밍밍하고 싱겁습니다. 


 액션씬을 예로 들자면 보통 '재미난 액션씬'이란 건 대략 기승전결 같은 게 존재하잖아요. 포인트가 되는 멋진 장면 몇 개에다가 화끈하게 터지는 마무리 액션 하나를 구상하고 이 장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평이한 액션 장면들이 그 사이에 배치되구요. 이 영화의 액션은 싹 다 그 '평이한 액션'들 뿐입니다. 탕탕! 쏘면 윽! 하고 쓰러지고 권총 들고 분주하게 복도 뛰어다니다가 탕탕! 쏘면 윽! 하고 쓰러지고... 그냥 그 수준이에요. 그런데 액션씬이 많기는 또 되게 많습니다. ㅋㅋㅋ 그러니 영화가 지루해질 수밖에 없구요.


 캐릭터들은 어떨까요.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제시카 차스테인에 다이앤 크루거, 루피타 뇽오, 페넬로페 크루즈란 말이죠. 비주얼에다가 연기력까지 갖춘 어마어마한 캐스팅인데도 캐릭터들이 싹 다 무매력에 서로 화학 작용도 없어요. 모두 다 배경 설정은 있지만 영화 속 장면들로 살려내질 못하구요. 다들 프로페셔널의 표정 연기를 하고 있지만 행동은 아마추어. 각자 사연들은 있지만 각본으로 안 살려주고. 그러면서 정말 쉽게 싸우고 쉽게 화해한 후 쉽게 동지가 되고...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겠죠. 여기저기 배경 옮겨다니며 볼거리를 주려고는 하는데 그 보람을 찾을만큼 멋진 그림도 안 나오고. 이야기는 정말 억지 전개로 일관하는데 그마저도 저 액션씬들처럼 싱겁기 그지 없구요. 그러다 막판에 포인트를 주고 싶었는지 갑자기 엄청 살벌한 전개가 나오는데... 전 당연히 무슨 속임수일 줄 알았거든요. 그때까지의 톤과 전혀 안 맞으니까. 근데 그게... ㅋㅋㅋ 그래서 그전까진 무매력으로 재미 없던 영화가 불쾌하게 재미 없는 영화로 파워업을 합니다. 어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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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런 식으로 폼은 잘 잡고 또 그걸 잘 잡아 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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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액션'이 벌어지면 뭔가 다 어설프고 모자라고 싱겁고...;;)



 - 근데 제일 큰 문제는 그 뒤에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이게 기본 컨셉만 봐도 알겠지만 매우 건전하고 바람직한 메시지를 깔고 있는 영화란 말이죠. 여성들끼리 모여 연대해서 악을 물리치는 페미니즘 스파이 액션물인 거잖아요. 근데 영화 완성도가 이렇게 개판인 가운데 후반으로 가면 쌩뚱맞다 싶을 정도로 이 메시지만 엄청 강조가 돼요. 그리고 그 부분이 가뜩이나 모자란 이 영화의 장면들 중에서도 완성도 최악을 자랑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쓰는 표현으로 손 발이 오그라들어 죽어 버릴 것 같은 기분(...) 감독이 '다크 피닉스'로 엑스맨 이야기를 멸망 시켰다면 이 영화로는 여성 중심 액션 영화 유행을 끝장내 버리려고 시도한 게 아닌가! 라는 망한 드립을 치고 싶을 정도로 난감했습니다. 제가 가끔 하는 얘기지만 이런 건전하고 바람직한 메시지를 강하게 밀고 싶은 영화들에겐 늘 이런 위험이 있거든요. 완성도가 떨어져 버리면 메시지까지 우습게 보이면서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버린다는 거. 이 영화가 딱 그런 사례였습니다. 최고봉에 올려 놓아주고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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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 영화로 메시지도 전달하고 싶으면 일단 영화는 재미있게 뽑아 내고 볼 일인 것입니다.)



 - 결론은요.

 이 영화에 비하면 '미녀 삼총사3'은 아주 잘 뽑힌 수작입니다. 미녀들이 모여서 남자들 두들겨 패는 영화를 보고 싶으시면 차라리 그 쪽을 보세요.

 며칠 전에 보고 투덜거려 놓았던 '아이 킬 유' 있잖습니까. 진심으로 요 '355'가 그 영화보다 나은 점은 화려한 캐스팅 뿐이고 그 외의 모든 면에서 그쪽보다 못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 지경이에요. 정말 차라리 그걸 보세요. 배우들 포스와 화면 때깔로는 못 당하겠지만 액션 연출과 성의 측면에선 그쪽이 압도할 겁니다.

 아무튼 뭐가 됐든 다른 걸 보세요. 딱 주연 배우들의 매우 열렬한 팬들에게만 어쩔 수 없이 체념하듯 추천 가능할 수준의 뭔가 뭔가뭔가뭔가 싶은 영상물입니다.

 우리 차 배우님께서 '에이바'도 그렇고 제작자로서 살짝 액션 히어로의 길에 관심을 보이시는 것 같은데,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길이 아닌 것 같아요 배우님!



 + 제목인 '335'는 미국이 독립 전쟁(!) 하던 시절에 활약했던 여성 스파이의 코드 네임이라고 합니다. 아무 자료가 안 남아 있어서 이름도 모르고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고. 영화의 주제와 연결되는 제목인 것이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일장 연설로 설명해 줘요.


 ++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데. 극중 해커 역할인 루피타 뇽오의 캐릭터가 어디 숨어서 해킹을 하다가... 적 해커에게 발견되어 역해킹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내 위치가 노출됐어! 이동한다!" 라면서... 정말로 물리적으로 위치 이동을 합니다. 농담이었을까요?




2. 엠파이어 레코드 (1995, 90분. 넷플릭스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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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갬성으론 재미가 없을 리는 없다는 느낌의 포스터이지만...)



 - 너드 느낌 가득한 고딩 하나가 9천 달러 현금 뭉치를 들고 라스베가스에서 승부를 걸어요. 이거슨 운명의!!! 뭐라뭐라 그러면서 힘차게 주사위를 던지지만 딱 두 판 만에 다 털리고요. 알고 보니 이 고딩은 50년 전통의 동네 레코드 가게 '엠파이어 레코드'의 최고참 알바였고. 이 가게의 주인이 대형 체인 레코드점에 요 가게를 매각하려 한다는 얘길 듣고 그걸 막아 보려고, 가게를 아예 사 버릴 돈을 만들기 위해 이런 짓을 했던 거네요. 그리고 이 9천 달러는 당연히 가게 매상(...)

 다음 날 이 멍청이의 동료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하루 안에 이 돈을 다시 만들어내지 않으면 얘는 감옥에 갈 것이고, 레코드 가게는 대형 체인점이 될 것이고, 그러면 맨날 지들 취향 음악을 꽝광 틀어대며 세상 힙하고 쿨한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일하던 자기들의 행복은 사라질 것이고, 성격 좋고 이해심 많은 가게 사장님(오너와 별도입니다)은 실직하게 될 것이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돈을 벌지? 라고 머리를 굴리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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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억 돋는 배경 & 소재를 선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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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이만큼이나 쏟아 붓고서 계속해서 개그를 해대고, 좋은 음악들을 깔아대는데도)



 - 그러는 가운데 가게엔 요란스런 좀도둑이 들고. 알바 중 하나는 삭발을 하고 와서는 죽고 싶단 얘기만 늘어 놓고. 한 물 간지 오래인 할매들 상대로 돈 버는 퇴물 팝가수가 사인회를 오고, 근데 알바 중 하나는 또 얘 팬이어서 자신의 첫경험(...)을 바칠 작정이고, 그런데 다른 알바 남자애 하나는 갸한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할 작정이고... 그 외에도 얘랑 쟤는 사이가 안 좋고 쟈는 또 무슨 사정이 있고 뭐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담으려고 한 이야기가 엄청 많아요. 이렇게 다 늘어 놓지 않고 분류(?)를 해서 좀 심플하게 만들어 본다 해도 1) 비인간적 자본주의에 맞서는 동네 서민들 2) 풋풋 애잔한 짝사랑 3) 성향과 환경이 전혀 다른 청춘들끼리의 갈등과 화해 4) 인디 대중(이라 적고 '락'이라 읽는) 음악에 대한 불타는 애정 5) 너드 코미디 등등의 주제를 담은 성장담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 것인데... 간단히 말해서 욕심만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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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서 남는 건 리브 타일러, 르네 젤위거, 로빈 튜니의 앳된 미모 뿐, 그 외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 이런 이야기 옛날에 많았잖아요. 평범 소박한 사람들이 뭉쳐서 거대 자본, 기업에 맞서 평범 소박한 방식으로 저항을 하고. 그걸 우리의 민중(?)들이 뭉쳐서 지지해주고. 그래서 기적이 일어나고... 이것도 대략 그런 이야기입니다만. 세상에 그걸 이렇게 싱겁고 무감동하게 연출한 영화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캐릭터는 다 얄팍한 클리셰들인데 그마저도 5분에 한 번 씩 인격을 갈아 끼우며 괴상한 행동들을 하구요. 얘들의 고민이란 건 대략 각자 대사 30초 가량만 발사하고 나면 영문을 알 수 없게 다 해소되어 사라지구요. 짝사랑 이야기도 [사랑해! -> 난 안 해!! -> 으앙!! -> 생각해 보니 나도 사랑해!!] 로 끝. 심지어 정황을 놓고 보면 '생각해 보니 나도'는 아무리 봐도 거짓말로 밖에 안 보인단 말입니다. ㅋㅋㅋ 아니 아무리 클리셰 설정이라 해도 '갈등'이란 걸 설정해 놓았으면 그걸 푸는 건 말이 되어야죠. 이건 정말...


 암튼 더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그냥 이야기가 엉망진창입니다. 작가 18명이 모여서 서로에게 관여하지 않고 각자 5분씩 각본을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서 대체 이걸로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수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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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실 청춘물 스토리에 꽤 약한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이토록 아무 감흥을 못 주는 청춘물이 존재할 줄은 몰랐죠.)



 - 그래도 남는 게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면 결국 리브 타일러와 르네 젤위거의 풋풋한 비주얼 정도가 남습니다. 캐릭터가 개차반이라 있는 비주얼까지 깎아 먹긴 하지만 그래도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르네 젤위거 쪽은 조금 남는 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 외엔 정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게 '볼륨을 높여라' 감독님의 작품이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구요. 그냥 보지 마세요. 두 배우 팬이시라 해도 이거 말고 다른 훨씬 좋은 게 많을 겁니다. 굳이 확인해 보실 필요도 없어요... orz 끝입니다.




 + 근데 사실 이렇게 막 무시해 버리기 좀 위험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게 결국 소수의 열성 팬들에게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살아 남아 30년이 흐른 지금에도 팬층을 자랑하고 있거든요. 근데 알게 뭡니까. 그 분들이 정확히 무엇에 그리도 꽂혔는진 모르겠지만 그냥 일반적 시각에서 볼 때 괴상망측할 정도로 모자란 영화라는 건 달라질 이유가 없으니까요.



 ++ 그래서 이제 스포일러 구간인데...


 1. 먼저 '355'의 스포일러입니다. 제가 적긴 하지만 굳이 읽어 보실 필욘 없어요. 재미 없는 이야기가 요약한다고 재밌어질 리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차여사님은 미션을 훼방 놓은 독일 스파이 다이앤 크루거가 스탠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복수심에 불타서는 이미 은퇴한 해킹 전문 요원 루피타 뇽오를 끌어들여서 크루거를 추적하구요. 하지만 사실 그 만능 해킹 툴은 다른 스파이가 가지고 숨어 있었는데... 이 놈이 정신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본부에서 정신과 의사를 급파해요. (아니 왜;) 이게 페넬로페 크루즈이고 이 분은 요원이 아니십니다. 그냥 해킹 툴 가진 놈을 설득해서 그 물건 내놓으라고 꼬시기 위해 보낸 거죠. 암튼 그래서 설득에 성공하고. 둘이 해킹 툴을 갖고 이동하는데 그걸 다이앤 크루거가 쫓고 또 그걸 차 여사님과 뇽오가 쫓고 또 다시 나타난 제 3의 무리들이 쫓습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크루거를 쥐어 패기 시작해 버린 차여사님 덕분에 제 3의 무리들이 해킹 툴을 갖고 튀어 버려요. ㅋㅋㅋㅋ 그러자 차 여사, 크루거, 뇽오, 크루즈 4인은 '이러다 우리 일 다 망치고 죽겠으니 일단 힘을 모으자' 라고 합의한 후 해킹 툴을 들고 튄 남자를 추적합니다. 어떻게 쫓냐면 뭐, 뇽오 여사님은 천재 해커라서 누구든 얼굴만 보이면 바로 다 분석해서 추적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모로코의 마라케시로 날아간 4인조는 곧바로 타겟을 찾지만 또 제 3의 무리가 덮치는 통에 한참 동안 '어쌔신 크리드'스런 잠입 액션을 펼친 후 물건 획득에 성공하고. 이걸 갖고 있으면 너무 위험하니 일단 가장 빠른 쪽 기관에 넘기자... 라며 근방에 있던 CIA 지부를 찾아가 차 여사님의 상관에게 전달 완료. 이야 우리가 해냈다! 라며 술 마시고 다정한 대화도 나누고 각자의 쓰라린 과거 이야기 배틀도 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 시각에 차 여사님 상관은 중국인 자객을 만나 살해 당하고 또 해킹 툴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참으로 납득이 안 되게도 상관 살해의 누명을 다 함께 뒤집어 쓰고선 '이 물건을 우리가 되찾아야한다!' 라며 아까 자기들을 방해했던 제 3의 무리 중 하나를 찾아내서 (역시나 해킹 파워!) 신나게 고문한 후 적들의 행선지를 알아내서 상하이로 향해요. 고문 당한 애는 아무리 봐도 고급 정보 같은 거 모를 졸개 캐릭터이지만 그냥 그러려니 합시다.


 상하이에선 경매가 벌어집니다. 중국 고대 미술품 중 하나에 해킹툴을 숨겨서 관계자들이 고액 입찰하는 방식으로 거래한다는데. 그래서 우리 주인공들도 폼나는 드레스로 갈아 입고 경매장에 잠입해서 물건을 노리겠죠. 근데 이 경매를 진행하는 여자가 아까 차 여사님 상관을 죽인 중국 스파이이고, 배우는 판빙빙인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스탠 씨가 살아서 나타납니다! 당연히 악당 편에 포섭되어 죽은 척 하고 이러는 거라는데. 어떻게 사망 처리를 한 건지, 차 여사님은 왜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또 넘어 가구요. 그래서 이제부턴 스탠 씨가 빌런이고 우리의 주인공들은 돈에 넘어간 흑화 스탠과 부하들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리고 뭐... 설명하기도 귀찮은 정도로 개연성 없고 볼 것도 없는 액션 끝에 주인공들은 판빙빙의 부하들에게 포위 당하는데, 이때 갑자기 판빙빙이 공격 중단 명령을 내리고 주인공들을 모셔 가요.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설명합니다. 중국 측 정보 요원. 그 물건은 너무 위험해서 우리가 가져다 없애려고 했음. 아까 낙찰 받은 스탠이 가져간 건 모조품이고 진짜는 나에게 있지롱~ 그리고 니 상관 죽인 건 갸도 스탠과 한 패인 악당이라서 그랬어. 이해 하지? 그래서 이해의 ㅇㅇ을 날린 후 다시 모두가 친구가 됩니다. 이제 푹 쉬고 내일 각자 직장으로 돌아가세!!!


 ...라는데 가짜를 가져가서 보스님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고 열받은 스탠이 다짜고짜 판빙빙의 본거지를 기습합니다. (어떻게 알고?? 이렇게 빨리???) 허를 찔린 주인공들은 저항 한 번 못하고 제압 당하구요. 해킹 툴을 숨긴 장소를 안 알려주니 갑자기 화면에 뭘 좌라락 띄우는데... 어느새 킬러들이 주인공들의 가족, 친지들을 찾아가서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얼른 말 하면 얘들 죽일 건데? 라고 해도 바로 답을 안 하자 곧바로 명령을 내리는 스탠. 하나씩 죽어 나가고 페넬로페 크루즈의 남편과 어린 아이 둘만 남았을 때 판빙빙이 gg를 치고 해킹 툴을 넘깁니다. 진작 그러지. ㅋㅋㅋ 라며 악당들은 주인공들을 아주 멀쩡히 냅두고선 판빙빙만 붙들어 떠나 버리구요. 졸지에 가족, 친지, 상사를 잃은 요원들은 복수심에 불타서, 판빙빙이 착용하고 간 스파이 안경을 추적해서 적들이 모여 있는 호텔로 쳐들어 가요.


 그 곳에서 딱히 합도 안 맞고 타이밍도 못 맞추며 화려하고 멋지지도 않은 액션으로 적들을 거의 다 처리한 주인공들이 해킹 툴을 들고 라랄라~ 하는 순간 스탠이 나타나 차 여사님과 격투를 벌이고. 이때 넉넉하게 승리한 차 여사님이 마무리를 안 하고 그냥 해킹 툴 챙기러 가는 바람에 다이앤 크루거가 스탠의 총에 맞습니다. 하지만 그때 나타난 크루즈가 스탠을 쏘면서 상황은 정리 되는데. 이 때도 확인 사살을 안 하고 자기들끼리 어화둥둥하다가 다 경찰에 끌려가는데... 스탠은 안 죽었네요.


 몇 개월 흘렀답니다. 근데 스탠이 CIA에서 무려 승진까지 해서 잘 살고 있어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설명도 없어요. 대충 스탠이 거짓말로 둘러대서 그랬다는 모양인데 그럼 주인공들은 왜 싹 다 지명 수배가 되어 숨어 사는지 궁금해지고. 하지만 설명은 없습니다. 얘들한테 누명 씌웠나 봐요.


 암튼 그렇게 잘 살고 있던 스탠에게 차 여사님이 나타나 유혹한 후 독을 먹여 마비 시키구요. 숨어 있던 나머지 멤버들이 나타나 대형을 맞춰 서서 폼을 잡는 가운데 차 여사님이 '355'를 언급하는 감동적인 연설을 상당히 길게 한 후에 또 안 죽이고(...) 그냥 일어나요. 지금 오는 팀이 너를 끌고 가서 죽을 때 까지 가둬두고 고통스럽게 할 거라는데 그 팀이 어디의 팀인지도 모르겠고 자기들 누명은 풀 생각도 안 하면서 서로 멋진 미소 나눈 후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갑니다. 끝이에요.



 2. 엠파이어 레코드 파트인데... 이거 뭐 요약이 불가능해 보이니 끝만 적겠습니다.


 주인공들은 가게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전혀 안 하고 자기들끼리 말싸움이나 해대다가 런닝 타임이 부족한 위기 상황에 처합니다.

 이때 초반에 레코드점에 와서 도둑질하다 걸린 애가 이번엔 권총을 들고 와서 난사해대며 "왜 난 여기서 알바 안 시켜주는데!!!" 라며 막 화를 내요. ㅋㅋㅋㅋ

 얘는 금방 경찰에 체포 되고. 리포터가 와서 사건 소식을 생중계로 전하는데 알바들 중 하나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있다며 리포터에게 가서 인터뷰를 자청합니다. 그래서 리포터가 발언 시간을 주자 갑자기 이 놈이 "엠파이어 레코드를 도와주세요! 오늘 자정에 뜨거운 파뤼~ 입장료도 없으니 모두 와서 놀아 봅시다~~" 라고 외치네요.

 그래서 모든 고민은 단박에 해결. 음악을 사랑하는 동네 젊은 주민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돈을 마구 들이밀며 파티를 즐기고 필요한 액수는 순식간에 모금 완료. 착한 가게 운영자님은 이렇게 모은 돈을 오너에게 들이밀며 "이거 받고 나에게 팔라고!!" 라며 폼을 잡고 오너는 그냥 오케이 하네요. 그 후로 막 던지는 대사 몇 마디에 짝사랑은 이루어지고, 싸웠던 애들은 화해하고, 인생 힘들었던 애는 다 잊고 즐거워지고 등등... 그러고선 영문을 알 수 없게 레코드점 건물 옥상에서 뮤지컬 하듯 다 함께 춤을 추는 주인공들 모습을 보여주다 엔딩입니다.

    • 1. 봤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A급 스튜디오의 고예산 실패작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계약 문제에 얽힌 배우들이 애매한 예산의 영화에 단체로 출연한 느낌이 강합니다. 단순히 액션 연출뿐만 아니라 촬영, 컷편집 등등 모든 제작요소들이 미묘하게 비루합니다. 총을 쏘든 주먹을 휘두르는 액션에 맞고 쓰러지는 리액션컷이 대체로 없다든지, 액션씬의 컷편집의 리듬이 장면마다 제멋대로라든지, 추격씬에서 이동방향의 일관성이 없다든지 하는 액션 연출의 기본이 아예 지켜지지 않은 영화였어요. 세계액션영화협회같은게 있다면  장르에서 액션이라고 표기 못하게 했을거에요.

      • 확인해 보니 제작비는 7천 5백만 달러로 나오는군요. 박스오피스 수입은 2천 5백만(...)


        맞아요. 액션도 기본이 안 되어 있고 그냥 장면(?)들도 다 부실한 느낌. 근데 감독님의 전설의 전작 '다크 피닉스'랑 좀 닮은 느낌이 많아서 제작비 보다도 감독 본인의 역량 문제가 아닌가 싶구요. 죄송한 얘기지만 그냥 제작에만 전념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연출 하지 말라고!!! ㅋㅋㅋ

    • '355' 개봉 때 쯤 주연 여배우들이 나란히 서 있는 포토콜을 보면서 저 면면만 제대로 살려도 입장료 값은 할텐데 왜 이리 평이 나쁠까 궁금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군요. '오션스 8'이 이전 삼부작만은 못해도 볼만하게 나온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다국적 다인종 여배우 조합이 먹힌다는 인식이 생겼는데, 이 영화가 그런 종류의 프로젝트가 (기획이 성실치 않으면) 망하기도 쉽다는 것도 보여준 나쁜 예가 된 것 같아요. 여배우들을 생각해서 봐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는데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시간을 희생해 주신 배티님께 감사드립니다.

      • 그렇습니다. 면면을 제대로 못 살렸는데 나머지도 다 못했거든요. ㅠㅜ 심지어 배우들이 평소 다른 영화에 나왔을 때 대비 예쁘지도 않아 보여요. 차라리 미녀 삼총사4로 만들어서 배우들 예쁘게라도 찍어 줬음 이 정도로 실망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이 영화 이후로 사이먼 킨버그가 연출 욕심은 버린 것 같으니 그런 의의는 조금 있다고 할 수 있겠구요. 차 여사님도 액션 스타 쪽 길은 접으신 듯 하고. 이제 모두들 각자의 길에서 아름다운 모습 많이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하하;

    • 이 출연진이면 아무리 내용이 별로라도 배우들 얼굴 구경만해도 재밌을텐데 이걸 완전히 망작으로 뽑는 게 가능한가를 정말 가능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는데 '355'가 안타깝게 거기에 들어간 케이스죠. 뭐가 별로였는지 일일이 지적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만큼 총체적으로 난국이었고 이 훌륭한 배우들이 주어진 민망한 각본, 대사를 소화하는 모습들을 보는 게 괴로워서 배우들 얼굴 구경마저 힘들더군요;;




      이거 제작발표를 칸에서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체 언제 완성되나 꾸준히 소식을 체크해왔었기에 실망감이 더 컸어요. 올려주신 사진에 있듯이 원래는 마리옹 코티아르가 캐스팅 됐다가 어떤 사정으로 빠지고 다이앤 크루거로 바뀌었는데 나중에 총알 하나 피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습니다. ㅋㅋ




      기획에서부터 제작 전반에 참여한 제시카 차스테인이 이 프로젝트 얘기를 바로 그 '다크 피닉스' 촬영중에 사이먼 킨버그에게 꺼내서 진행이 됐다고 하는데 당시 협업이 배우 본인에게 맘에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도 그대로 밀어붙인 게 놀랍네요. 이미 각본포함 모든 준비가 끝나서 멈출 수 없는 배였던 것인지... 




      사이먼 킨버그는 제작, 각본만 참여한 엑스맨 영화들은 간간히 망작도 있었지만 좋은 작품들이 더 많아서 나름 실적이 괜찮았는데 연출에 도전한 이후부터는.... 차여사님은 '헌츠맨: 윈터스 워'하고 '에이바'라는 20년에 나온 영화에 이 작품까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액션물을 연달아 말아먹은 뒤 깨달음을 얻으셨는지 이후로는 그냥 원래 하던대로 정극에만 집중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하;;

      • 도대체 이 배우들이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캐릭터를 맡아 저런 대사들을 하고 요런 연기들을 하고 있어야 하나... 싶었지만 각본을 잘못 고른 죄라고 생각하기로 했네요. 특히 차 여사님은 기획을 잘못하신 죄까지(...)




        무려 칸에서 공개였다니 그것은 좀 더 난감해지는군요. 그래도 마리옹 코티아르는 탈출했다니 다행이지만 다이앤 크루거는... 뭐 그래도 나중에 다른 작품으로 큰 상도 받고 했으니 괜찮으려나요. ㅋㅋ




        암튼 배우님들 모두 이제 좋은 작품들 잘 골라서 멋진 활동 이어나가시길 빌 뿐입니다. 이 작품은 어둠의 역사로 묻어 두고... ㅠㅜ

    • '엠파이어 레코드'는 저도 제작년인가 감상한 뒤에 이거저거 찾아봤는데 원래는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야기를 초기 편집본을 본 스튜디오에서 이거 너무 길고 난잡하다 싶어서 하루에 일어나는 일처럼 편집을 바꿨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지적하신 일관성 없는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여러 스토리라인들은 여기서 오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원래 각본부터 부실했을 가능성도 있구요. ㅋㅋㅋ




      작품성으로 진지하게 평가하자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이것도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후에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X세대 갬성을 나름 그럭저럭 잘 구현해낸 면이 있어서 노스탤지어 점수 플러스해서 좋아하는 팬들이 꽤 생긴 것이 아닌가 싶어요. 흥겹게 듣기 좋은 그 시절 삽입곡들도 있고...




      출연진들도 다 나름 풋풋하고 매력있는데 이후 커리어가 그닥 기억이 안나는 남배우들에 비해 확실히 여배우들이 더 인상이 깊었죠. 귀여운 르네 젤위거에 삭발이 잘 어울리는 로빈 튜니도 다 좋았지만 리브 타일러의 아우라는 확실히 남다르더군요. 리즈시절 이분의 미모야 원래 유명하지만 유독 더 매력적으로 이쁘게 찍힌 출연작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 분명 하루라는 시간이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 내기엔 무리수가 심한 설정이긴 했지만, 지금 상태를 보면 원래 버전도 크게 좋았을 것 같진 않고 그렇네요. 상태가 좀 심각해야 말이죠. ㅋㅋ




        비평가들 평과 일반 관객들 평가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경우였는데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유로 컬트 팬층이 형성되어 그런 듯 하더라구요. 다만 뭐랄까. 그 컬트 팬이란 것도 아주 많이 미국(혹은 서구) 성향의 팬들인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가 어지간히 엉망진창인 이야기들은 거의 그러려니... 하고 소화하는 편인데 이건 너무 멀리 가더라구요. '그 시절 추억 돋는' 장면들에도 그렇게 감정 이입하긴 힘들었구요. 한국엔 없던 문화나 정서 같은 게 많았나 봐요.




        리브 타일러의 미모를 말씀하시면 








        이것이 바로 떠올라 버리는 것인데요. ㅋㅋ 


        지금 보면 참 난감하기 그지 없는 스토리지만 어쨌든 두 분의 미모는 전설이었을 뿐이고.


        이 엄청난 미모의 젊은이가 스티브 타일러의 딸이란 걸 뒤늦게 알고 경악했던 추억도 있네요. 하하.



        • 저도 저 뮤비 처음 알게된 후로 여러번 봤었죠. ㅋㅋㅋ 그러다가 자연스레 노래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여기 같이 나왔던 알리시아 실버스톤은 에어로스미스 뮤비에 두 편 더 출연했었더라구요. 딸보다 더 편애를 받은 클루리스의 위엄 ㅋㅋ




          분명히 큰 입 같은 스티브 타일러의 특징도 얼굴에 남아있긴 한데 다행히(?) 엄마의 미모가 기반이 되서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부분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ㅋ

          •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곡 & 뮤직 비디오는 사실 이거였습니다.








            그 시절 갬성 cg들이 촌스러워 웃음 나오긴 하지만 뭐 정겹구요. 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제 취향이었어요. 하하.



    • 355 저거 ocn에서 되게 자주 해줘서 ‘그래 제시카 차스테인이잖아’하면서 보려고 몇번이나 시도했는데 10분을 넘긴 적이 없었어요… 제가 왠만한건 다 재밌게 보는 사람인데ㅜㅜㅜ
      • 본능적으로 잘 감지하신 겁니다! 10분 이상 보셨으면 정말 후회하셨을 거에요... 앞으로도 보지 마시길. ㅋㅋㅋ 저도 어지간한 건 어떻게든 즐기는 편이지만 이건 정말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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