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연쇄살인 영화와 포르노배우 게이 연쇄살인 영화 연달아보기


현재 영상자료원에서 뉴 프렌치 익스트리미티 라는 기획전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 표현의 수위가 극으로 치닫는 폭력적인 프랑스 영화들을 묶어놓은 기획전인데요.
고어한 표현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다만 신체를 훼손하는 건 또 좋아하는 저의 요상한 취향 때문에 이번 기획전은 꼭 챙겨보고 싶더군요.
한편으로는 영화가 어떤 표현을 어디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묘한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이번 8월은 제 인생 최고로 영화를 열심히, 많이 봤던 한달이라 다른 작품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일단 토요일 날 두 작품부터 우선 봤습니다.
영상자료원은 갈 때마다 이 곳만의 독특한 인상을 받습니다.
이를테면 극장은 문화상품을 향유하는 대외적 공간으로서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요.
미술관 정도는 아니지만, 동네 편의점보다는 더 갖춰입고 멀쑥해보일 사회적 압력이 작동합니다.
영상자료원에서는 집 앞에 마실나온 차림의 노년층 관객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저 분이 저 영화를...? 하고 어떤 편견을 부수게 된달까요.
제 아무리 씨네필들의 독점적 공간인 것 같아도 영화라는 건 결국 공평하게 향유되는 것이겠죠.
한편으로는 제가 꿈꾸는 미래이기도 합니다.
상암쪽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노년을 시네마테크와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끔씩은 박찬욱 감독도 볼 수 있습니다ㅎㅎ 요새는 바쁘시겠지만...
이번에 봤던 두 편의 영화, [익스텐션]과 [칼+나이프]는 작품적 완성도와 무관하게 나름 흥미로운 영화들이었습니다.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익스텐션]은 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물씬 느꼈다고 할까요.
어딘지 모르게 제가 디브이디 방에서 보던 그런 묘한 아우라가 있었습니다ㅎㅎ
헐리웃 영화에서는 아이는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금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도 가차없이 무시해버리더군요.
물론 죽이는 장면을 실제로 보여주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헐리웃 영화의 관습으로 에이 저 아이는 이제 도망치겠네~ 라고 했는데 죽어버려서 좀 당황했습니다 ㅎㅎ
[칼+하트]는 뭔가 어수선하고 정돈이 안된듯한 느낌이 특이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뭔가 끔찍하고 처절한 사건들은 이어지는데, 그게 관객에게 전달된다기 보다는 표현으로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더 특이한 건 감독과 편집자가 그걸 충분히 의식하고 그대로 영화를 밀고 나간듯한 느낌이랄까요.
김경묵 감독은 이 영화를 캠피하다고 표현했는데, 예전에 듀나님도 자주 쓰던 표현이라 이런 게 캠피하다는 거구나 하고 좀 배웠습니다.
한편으로는 퀴어를 소재로 영화를 찍는데 영화 자체가 퀴어하지 않을 수 있는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지점에서 김경묵 감독과 이동윤 평론가는 대척점에 서있는 영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들었는데 속으로 좀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영화가 부유한 집안 자제의 비엘스러운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와 너무 다르게 느껴졌거든요.
이제 화요일에는 그 악명 높은 [티탄]과 [마터스]를 봅니다.
[티탄]은 일찍이 한번 봤지만 그 때 정말 정신못차리고 영화에 두들겨 맞은 느낌이라 아예 따라가지도 못했습니다.
TRANS라는 단어를 이 영화가 어디까지 밀고나가는지 이번엔 정신 차리고 봐보겠습니다 ㅎ
크로넨버그의 [크래쉬]도 보았으니 이제 이 '살점유린'의 유망한 후계자님이 뭘 보여주고 싶어했는지 제대로 만끽해봐야겠습니다.
[마터스]는... 좀 걱정스럽긴 하네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보다가 뛰쳐나올 뻔 했다는 이야기들만 들었어서...
독한 영화를 하루에 두편씩 보니 의식세계가 좀 피로해집니다 ㅋㅋ
이런 영화는 하루 한 편도 버거울 수 있는데 두 편을 보시는군요. 저는 감당이 어려운 분야네요.ㅎ
8월에 극장을 많이 찾으셨다니 내공 쌓는 기간이 되셨겠습니다.
마실나가듯, 시네마테크 있는 동네에 살기가 저도 희망사항입니다만 실현이 어렵게 느껴지네요. Sonny 님은 실현하시길.
오죽하면 김봉석 평론가도 강연을 하면서 시네마테크에 이렇게 경고문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건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ㅎ 아마 취향이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거의 정신적 고문이 될 듯 합니다.
thoma 님도 저도 시네마테크 있는 동네에서 살 수 있으면 더 할 나위가 없을 텐데요...ㅎㅎ
엇! 인사 잘 받아주시던가요? 저는 인사드렸더니 굳은 미소로 "예에..." 하고 지나가서 좀 겸연쩍었어요 ㅋㅋㅋ
ㅎㅎ 다행입니다 저는 다시 인사드릴 엄두는 안나네요 이번 작품 흥행 잘 되면 좋을텐데요
'엑스텐션'을 보셨고, '마터스'도 관람 예정이시라면..
'프론티어'와 '임프린트'도 어떤 경로든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미 보셨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ㅎㅎ
헐 영화 끝나고 지브이 할 때 김봉석 평론가가 그 계보의 대표적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던 작품들이군요
뭔가 무섭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