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바낭_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오랜만의 위스키 바낭입니다.
요즘 평일에 사람을 만나거나 같이 밥 혹은 술을 마실 기회가 별로 없는데 어제는 일이 좀 일찍 끝나는 바람에 라이 위스키 한 병 들고 나가서 돼지고기 모듬과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들고 나간 위스키는 라이 위스키만 전문으로 만드는 사가모어라는 증류소의 캐스크 스트랭스(CS) 였습니다. 50도를 훌쩍 넘는 도수에 버번과는 달리 허브 향, 풀향이 나는 산뜻한? 술이죠. 니트로 먹기에는 좀 독하기도 해서 콜라 타서 라이콕으로도 마시다가 니트로도 마시고.. 적당히 취해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안주를 먹으면서 마셨는데도 대략 80밀리 정도의 술에도 꽤나 취해서 물도 마시고 이온 음료도 마시고 적당한 취기를 느끼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요즘 위염 기미가 좀 있어서 커피라던가 도수가 높은 술은 끊어야 하는데 그 게 잘 안됩니다. 며칠 쉬다 보면 또 괜찮은 거 같고 그러다 보면 또 술을 마시는 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담배 못 끊는 사람을 뭐라고 할 것이 아닌게 술도 상당히 중독성이 강하고 위험도로 평가하면 오히려 웬만한 마약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더라구요.
생할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주변에 민폐를 끼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근거로 위스키 취미를 계속하고는 있는데 이 취미는 지갑과 통장에 굉장히 큰 폐를 끼치므로 해로운 취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술 살 돈으로 주식이나 코인을 샀으면.. 아니지 안전한 금을 사서 모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방바닥에 널부러진 위스키 병들을 보며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언젠가 더 이상 술을 마시기 힘들어 지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간이든 위든.. 고혈압이나 당뇨 등등이 덮쳐 오든 그날이 오면 지금 쌓여있는 술들도 부질없겠죠.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 보면 건강 문제로 술도 못 마시게 되는 날에 코인이며 금덩어리가 또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합니다. 팔아서 치료비에 보태면 되지 않느냐 싶지만 뭔가 마음속에서 그 게 납득이 안된다고 할까요. 흠..
그러니까.. 조심 조심.. 술이든 취미 생활이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심 조심 즐길 일입니다. 요즘 침 삼키다가도 사레 들리는 일이 있는데 이 것도 노화 현상의 일종이라고 하더군요. 젠장..
말은 이렇게 하면서 어제도 술을 한 병 질렀습니다. 뭔 놈의 한정판을 그렇게 많이도 자주 내는 아드벡에서 앤솔로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베티어스 테일이라는 15년 숙성 피트 위스키를 출시했구요. 역시 생각한 대로 3-4분만에 품절이 되버렸습니다. 우리 나라에 이렇게 위스키에 미친 인간들이 많은가 봐요.
한 병에 20만원 넘는 고가지만 영국 현지에서 사도 비슷한 가격일거기 때문에 어머 이 건 꼭 사야돼..라는 마음의 소리대로 단련된 클릭 실력을 뽐내 봤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지갑도 망했고 통장도 망했다는 보고를 드리며. 이만.
여러분은 저를 반면 교사로 삼으셔도 좋습니다. 다들 부자 되시고 건강하세요.
망한 지갑과 통장을 살리려면 위스키를 내다 팔아야 합니다만.. 한국에서는 주류의 개인 거래가 불법이라서. 난망한 일입니다. 주류 선진국 일본에서나 가능한 일인지라. 위스키.. 시작은 쉬워도 빠져 나가기는 어려운 독한 취미가 아닌가 싶네요. 축하는 감사드립니다.
이번 베티어스 테일은 하피스 테일, 유니콘스 테일에 이어 세번째로 나온 꼬리 시리즈고 아마 마지막 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니콘스 테일은 있는데 하피스 테일을 못 구했어요. 가격이 나날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서 이 또한 구하기 어렵구요. 어차피 까서 마셔 버리면 한정판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위스키 취미라는 게 피규어 취미랑 비슷하기도 해서 없으면 서운하고 그렇습니다.
사실 테일 시리즈는 좀 모으기 저렴한 편이고.. 복각시리즈나 트라이반을 배치별로 모으는 게 훨씬 돈이 많이 들죠. 그정도 깜냥은 안되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 걸 보니 아직은 메타인지가 괜찮은가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자체가 이제 그 지독한 사랑의 한고비를 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위스키에게 안녕을 고할 마음의 준비 과정이 아닌가 짐작을...
위스키가 가고 나면 건강이나 지갑에 덜 치명적인 뭔가가 또 오지 않을까요. 걷기라든가 달리기라든가 마라톤이라든가...
그러게요. 좀 시들해 지는구나 싶은데.. 또 한정판이 나오면 무지성으로 지갑을 열고 그러는 걸 보면 지독한 앓이의 끝에 남은 잔열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른 취미라.. 동적인 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즘 백패킹은 좀 끌리긴 하더라구요. 심심하면 백패킹 텐트 언박싱 영상을 가만히 보고 있습니다.
노안이 온 흐린 눈으로 '워쇼스키 바낭_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라고 읽고선 매트릭스 글일 거라고 생각하고 클릭했습니다. (쿨럭;)
착각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저도 노안이라 너무 이해가 되네요.
혹시 미국이시면 싱글몰트 보다는 버번이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코스트코에 들어오는 버번중에 평이 좋은 것만 골라도 국내에 오면 가격이 두배 세배 뛰거든요. 가장 최근에 풀린 걸로는 일라이저크레이그의 배럴프루프, 줄여서 ECBP 라고 하는데 여기서 B525 라고 2025년 5월에 출시된 한정판이 아주 평이 좋아요. 코스트코 가격 70불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점점 하잎이 붙고 있어서 정가에 구하기 힘드실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미국 계시면 라세니나 일라이저크레이그의 배럴 프루프도 좋고(배치 관계없이) 잭 다니엘의 싱글배럴 배럴스트랭스도 좋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