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를 보고(스포 있음)

올해 부국제에서 봤습니다. 원래 가장 1지망으로 노리던 작품은... 웃기게도 케데헌이었습니다. 아직도 안봤거든요. 그리고 극장에서 보고싶었는데 한국에서는 그나마 기회가 부국제 1회상영뿐이었어요. 그런데 놓치고 말았죠! 2차로 노리던 영화들은 요아킴 트리에의 신작 센티멘탈 벨류와 이 영화였는데 2지망으로 이 영화가 걸린거죠. 다행..


올해는 30주년이라 시작 로고가 좀 달랐습니다. 저는 이전 시작도 좋았는데요. 언젠가 갈매기가 날아오르는 오프닝을 다시 볼수 있을..까요?



1

영화는 3부작이고 셋 모두 연관성은 없습니다만 구성이 비슷합니다. 세 편 모두 부모님 집을 갑니다. 첫번째는 톰 웨이츠가 연기하는 아버지집이 있는 뉴저지의 어느 산골로 향하는 아담 드라이버와 누나역의 마임 바이알릭입니다. 아버지가 많이 궁핍하셔서 전화도 끊겼고, 가난하게 사시는 중이지요. 아들은 여전히 아버지에게 돈을 보태드리고 있어요. 세 사람은 처음에 물을 마시면서 건배를 합니다. 이상하지 않아요? 누나가 그러는데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안락의자에서 보이는 풍경은 평화롭습니다. 엄마는 몇년 전 돌아가셨고,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그때 아버지는 엄청 격정적인 행동을 했던 것으로 묘사됩니다. 두번째는 커피였나 차를 마시면서 또 한 번 건배를 하는데 이때 아들 아담은 아버지의 손목에서 시계를 봐요. 아버지 그거 롤렉스... 진짜에요? 아니 당연히 중국산 가짜지.. 하면서 아버지는 말합니다. 아들과 딸이 생각보다 일찍 떠나자, 아버지는 집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낡아보이는 소파 시트를 치우자 왠걸, 소파는 모더니즘 풍으로 말끔해보이고요. 아버지는 이제 시골할아버지가 아니라 양복을 빼입와서는 끊긴 유선전화를 바라보다가 스마트폰을 꺼내듭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여자에게 만나자고 하고 아까 아들이 주고 간 용돈으로 유흥을 하려고 하죠. 나서려다가 잠깐, 가장 중심에 크게 놓인 아내의 사진을 봅니다. 그리고 자식들이 안락의자에서 보면서 평안해진다고 말했던 집앞 호수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아버지는 결국 밖으로 나가서는 아들이 치워주려고 했던 무너진 담장쪽에서 숨겨둔 천을 치우자 드러나는 빈티지 올드카를 몰고(...) 유흥을 하러 떠납니다.


2

두번째는 자매 빅키 크리앱스(팬텀 스레드에서 그 여주인공 알마를 맡았죠)와 케이트 블란쳇이 더블린에 사는 엄마 샬롯 템플링을 만나러 갑니다. 엄마는 아빠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아요. 중요한 건 이들도 티타임을 가지고, 중간중간 부모와 더 애정이 각별한 자식이 있고, 롤렉스가 진짜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으며, 가족 중 한명은 거짓말을 능청스럽게 합니다.


3

시스터와 브라더는 파리에 사는 쌍둥이 남매입니다. 이들의 경우는 두 부모님이 얼마 전 돌아가셨어요. 남매중 남자가 환각버섯을 구해오고, 부모님 집에 가는 길에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집에 가서 부모님과의 추억, 과거를 그리워 합니다. 하지만 전의 두편과 달리 이들은 서로만을 의지해야 할 형편이 되었죠. 부모님의 짐을 다 빼온 창고에서 엄청난 양의 물건더미에 감당못한다고 선언한 여자와 남자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짐 자무시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영화는 한편으로 가족영화로서 꽤 흥미롭게 접했어요. 황금사자상 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추천합니다.



    • 그 팔레스타인 소재 영화를 주느냐 마느냐에 정치적인 관심이 너무 쏠리니까 일부러 피해서 무난한 작품을 줬다는 그런 분석도 많이 나오더군요. 어쨌든 오랜만의 자무쉬라서 정식개봉하면 보러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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