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이쯤 되면 사료 그 자체. '노스페라투' 원작 짧은 잡담
- 1922년작이니 무려 100년이 넘은 영화네요. ㅋㅋㅋ 런닝 타임은 1시간 34분. 스포일러는 따로 없이 대충 막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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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아이코닉'이랄까요... ㅋㅋㅋ 뭘 설명하기도 귀찮아지는 포스터 이미집니다.)
- 꽤 여러가지 버전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제가 그 옛날에 처음 VHS로 접했던 건 걍 순수 흑백에 런닝 타임도 짧은 버전이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까지 적고 갑자기 확인해두고 싶어져서 검색을 해봤네요. '시네마떼끄'에서 발매했고 런닝 타임은 75분. 기억이 틀리지 않았네요. ㅋㅋㅋ 암튼 그렇구요.
그래서 이번에 본 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버전으로 런닝 타임도 길고 화면에 색도 입혀져 있는 버전입니다. 재밌었던 건 이게 컬러 버전이란 뜻이 아니고, 모노톤인 것은 끝까지 그대로인데 장면 분위기에 따라 그게 흑백이었다가 세피아 톤이었다가... 이런 식으로 바뀌는 식이네요. 처음엔 당황해서 그냥 흑백 버전을 찾아 보려다가 이게 런닝 타임도 가장 길고, 또 좀 보다 보니 적응이 돼서 이것도 괜찮아 보이니 그냥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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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영화 잡지들에서 노스페라투를 다룰 때면 맨날 이 짤을 올려 놓았던 기억이 나요. 아주 그냥 기억에 콱콱 쑤셔 박혀 버려서 빠지질 않는 그 장면!)
- '유명하다' 라는 표현이 하찮아 보일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니 쓸 데 없이 남들 다 아는 잡지식 같은 건 고이 넣어 두고 그냥 재감상 소감만 간략하게 적으면요.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어디에 무엇이 변한 것일까. 라는 뻘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ㅋㅋ 분명히 제 기억에, 이걸 처음 봤을 땐 '아주 인상적이지만 재미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막 '나의 통통 튀는 강렬한 개성과 실험적 스타일을 보아줘!!' 라는 식으로 만든 영화들이 각광 받던 세기말 감성에 젖은 채로 봤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워낙 전설의 레전드 소리 듣던 작품이라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1920년대 영화니까 이게 재밌지 요즘엔 별로...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분명한데요. 그게 지금 와서 다시 보니 그냥 재미가 있습니다. ㅋㅋㅋ 아니 뭐 '무서운 영화'는 분명히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 볼 때 재밌는 포인트들이 여럿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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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인 거 뻔히 아는데 저 귀여운 모자는 무엇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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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짝은 내가 나른다!! 라는 소탈한 상남자 올록 백작님 모습에 웃음짓기도 했구요.)
- 일단 100살이 넘은 영화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어도 그냥 '이건 사료다!' 라는 생각이 막 들면서 흥미롭게 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아요. 배우들의 분장, 옷차림, 연기 톤. 그리고 '기차의 도착'이 첫 상영된지 30년도 안 된 시점에서 이렇게 멀쩡한 이야기를 넣고 그걸 또 흥미롭게 보여주려고 당시 사람들이 고안해낸 연출, 촬영 방식들이라든가... 어떤 것들은 참으로 요즘 영화에서 보기 힘든 정말 옛날 방식이어서 재밌고. 또 어떤 건 놀랍게도 요즘 영화들에도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들이라서 재밌구요.
예를 들어 카메라의 이동이나 앵글 변화 없이 늘 딱 고정된 시점으로 찍어 내는 옛날식 촬영은 당연히 박진감은 떨어지지만 대신에 주루룩 이어지는 회화 작품들 전시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줍니다. 요즘 영화들 기준으로 봐도 부족함이 없는 화면 구성이 이런 감상에 힘을 보태구요. 확인해 보니 무르나우가 미술가 까진 아니었어도 미술사를 전공했다니 그런 본인 지식들을 많이 활용해서 만들었겠구나... 싶었구요.
목소리 없이 온몸으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해야 했던 무성 시대 배우들 특유의 과장된 연기는, 물론 보기에 따라선 웃음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워낙 환상적 & 회화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보니 그냥 영화와 어울리는 '퍼포먼스'처럼 느껴져서 역시 보기 좋구요. 물론 감정 이입까진 무리
조명을 열심히 활용해서 강렬한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내서 연출해내는 무서운 분위기들은 지금 봐도 근사하고. 또 그 유명한 그림자 놀이(...) 장면들은 정말 요즘 영화에서 그대로 써먹어도 칭찬 받겠다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꿈틀거리는 미생물의 현미경 장면(?) 같은 건 어떻게 찍었는지 신기하고. 남편이 올록의 성에서 위기에 빠지는 동안 아내가 친구 집에서 악몽을 꾸는 장면 같은 건 이미 이 때부터 이렇게 깔끔한 교차 편집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감탄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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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그림자를 활용해 손가락이 주욱 늘어나는 것 같은 연출을 보여주는 게 참 멋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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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백년 전 영화니까! 고전이니까!! 라는 맘으로 보면 배우들의 이런 무성 시절 연기들도 매우 인상적이고 즐겁습니다.)
- 그래서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던 재감상이었습니다. 최근 버전 '노스페라투'를 보기 전에 예습 겸 복습 삼아 봤던 거였는데 둘 다 보고 나니 이걸 먼저 봐두길 잘 했다 싶기도 했구요. 아무래도 이야기의 공식, 연출 방식 같은 게 요즘과 완전히 다른 시절이었다 보니 요즘 영화들에서 느낄 재미 같은 걸 기대하면 좀 난감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아 역시 클래스는 영원한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재밌게 봤어요.
게다가 뭐 이제 저작권 같은 것도 남아 있지 않아서 유튜브에도 여러 버전들이 풀로 올라와 있으니까요. 혹시라도 아직 안 보고 제목만 지겹도록 들으며 한평생을 살아 왔다... 라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부담 없이 틀어 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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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이 답이다!!!)
+ 방금 적은대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풀무비' 들은 각각 런닝 타임도 다르고 어떤 건 원조 흑백, 어떤 건 분위기 따라 색이 달라지는 모노톤, 어떤 건 아예 채색 버전에 어떤 건 정말 그 시절 느낌 나는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오고 또 어떤 건 대략 80년대스런 음악들이 깔리고 어떤 건 효과음 같은 걸 입힌 데다가 중간중간 들어가는 대화 텍스트를 영상에 자막처럼 덧입혀 놓고... 다양하기 짝이 없는데요. 그 중에서 제가 이번에 다시 본 건 이 버전이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처음 봤던 건 VHS 비디오는
이것에 가까운 버전이었겠죠. 뭐 취향대로 골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ㅋㅋ
++ 이걸 보고 나니 문득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도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당연히 풀버전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니 조만간 이것도 보려구요. 어차피 첫 감상이 볼록 티비 & VHS 비디오 조합이었으니까 뭐... 하하.
+++ 그렇게 명작이 되긴 하셨지만 그래도 저작권은 소중한 겁니다!! ㅋㅋ 애초에 지금 이런저런 판본이 존재하고 그 중 무엇도 콕 찝어 오리지널이다! 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판권 분쟁에서 (당연히) 패배해서 필름을 다 수거 당한 덕분(?)이라고...
저는 저 위의 유명한 짤을 어릴 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처음 봤었습니다. 영어를 모를 때였으니 영화 장면인지, 진짜 외국의 괴물인지, 잡힌 뱀파이어 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짜 저런 사람이 있나 보다 하면서 좀 무서워 했었습니다. (전함 포템킨의 시체 장면도 그 때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 두려워서 그쪽 페이지로는 다시는 안 열어봤다는...). 이렇게 노스페라투는 저한테 각인되었는데.. 조니뎁 딸 나오는 버전은 (2024) 엄청 실망했죠.
하하 재밌는 사연이네요. 그러고 보니 저 사진의 느낌이 마치 네시, 사스쿼치 사진 같은 것들이랑 비슷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2024년 버전도 재밌게 봤지만 엄청 실망하신 분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그 감독 영화들이 취향을 많이 타는 편이어서요. ㅋㅋ
백년 전을 강조하시니 다음 번엔 '기차의 도착'이라도 찾아 봐야 하나 싶구요. ㅋㅋㅋ
정말 그렇죠. 이런 건 당연히 도입된지 얼마 안 됐을 것 같은데? 싶은 게 이미 오래 전에 존재하기도 하고. 요즘엔 쉽게 써먹는 연출, 효과들을 옛날 사람들이 그 시절 방식으로 비슷하게 구현해내는 걸 보면서도 참 많이 감탄하고 그럽니다.
쌩뚱맞지만 이런 거 말이죠.
그 시절에 이런 장면을 찍을 생각을 한 것도 대단하고 방법을 찾은 것도 대단하고 그걸 또 이렇게 해내는 프레드 아스테어도 대단하고... ㅋㅋㅋ
얼마 전에 나온 리메이크 버전 이전에 헤어초크 영감님이 리메이크하셨지요. 이 영화의 노스페라투는 (유감스럽게도) 클라우스 킨스키.
황당하지만 섬뜩하게 재미난 설정으로 무르나우의 영화 제작과정을 극화한 영화도 있지요. 윌렘 드포 옹은 본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킨스키의 올록이라니 유감스럽지만 유감스러운만큼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기도 하네요(...)
뱀파이어의 그림자는 꽤 오래 전부터 그냥 보고 싶어만 하고 있습니다. ㅋㅋ 생각해 보니 재밌네요. 결국 데포 옹은 올록 역할도 하고 올록 잡는 박사 역할도 한 거잖아요. 이렇게 '노스페라투' 관련 영화에 두 편 이상 출연한 배우가 또 있나 괜히 궁금해지구요.
저는 학력고사 세대여요. 영화 동아리(써클!)에 들어갔더니 영어판 [영화의 이해]로 스터디 했거든요. 다음해 번역판이 나왔어요ㅠ.ㅠ
그 책도 내용이지만 거기 사진들이 그 '자체'로 영화사 잖아요. 이 영화처럼 그 영화들 극장에서 보면 아직도 설레이고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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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나우의 다른 영화 [선라이즈]와 [타부]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았는데 좋은 의미에서 영화 엄청나요!
겨우 42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게 안타깝죠.
드라큘라의 첫번째 극장판인, 노스페라투를 32살에 감독하며 유명해진다. 브램 스토커 사후 그의 부인인 플로렌스 스토커에게 영화화 판권을 얻는데
실패한 후, 원작을 각색하여 노스페라투를 만들었으나, 후에 그녀에게 발각되어 필름 채로 불태워진다. 하지만 해외 수출판이 남아서 지금까지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하 반갑습니다. 저도 '영화의 이해'로 처음 영화 스터디를 시작했거든요. 다만 저는 번역판으로 했지요.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번역이 되게 별로였던 것 같아요. 설명이나 문장들이 뭔가 애매하게 어색한 것들이 되게 많아서 읽는 데 시간과 집중력을 꽤 많이 잡아 먹었던 기억이. ㅠㅜ
전 그 전설의 '마지막 웃음'을 아직도 못 봐서 말입니다. 이것도 옛날엔 iptv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봐 둘 걸... 뒤로 미뤄뒀더니 이것도 사라지고 없더라구요. 요즘 기억력이 많이 쇠해서 정말 있었는지 확신은 못 하겠지만 일단은 그렇습니다. ㅋㅋ
원조 올록 영화는 어디서 봤던가 기억이 희미한데, 일단 뱀파이어의 그림자는 DVD 출시판으로 갖고는 있습니다. 저도 뱀파이어의 그림자는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DAIN_
다들 호평이신데 당연한 듯이 그 영화는 지금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요. ㅋㅋ 디비디 시장은 망한지 너무 오래 되어서 그런지 이제 정상적인 가격으로 파는 곳도 별로 안 보이구요.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