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바낭] 일본 영화의 미래는 희망차군요. '해피엔드' 잡담입니다
- 작년 영화구요. 런닝 타임은 1시간 53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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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다시 보니 참으로 친절한 포스터였구나... 싶습니다.)
- 정확한 연도가 나왔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암튼 근미래 일본의 한 도시입니다. 주인공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로 지낸 지긋지긋한 인연의 고3 남자애 둘, 유타와 코우구요. 더불어 함께 빈둥거리며 놀러 다니는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지만 대체로 이 둘이 중심이에요. '이 세상은 이미 망했는데 고민이 뭔 쓸모냐'며 늘 즐거움만 추구하는 팔랑팔랑 유타. 재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받게 되는 차별과 스트레스를 나이 먹어가며 점점 더 실감하게 된, 그래서 점점 심각하고 어두워지는 코우. 이 둘이 허허 웃으며 잘 놀다가, 뭔 일 때문에 싸웠다가, 어색해졌다가, 다시 화해했다가... 를 반복하며 졸업식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에요.
아. 왜 굳이 미래이고 SF냐면 이게 전국민의 얼굴 정보를 국가에서 가지고서 스마트폰 하나로 신원 파악부터 별의 별 것을 다 해버리는 상황의 일본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초반의 어떤 사건 후로 학교 내에 cctv가 설치되면서 전교생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며 비행 발견 시 실시간으로 벌점을 매겨 버리는 시스템이 교내에 도입되는 상황이 극중의 중심 사건으로 전개되기도 하구요.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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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음악 동아리 군단. 좌측부터 코우, 유타, 밍, 톰, 아타... 이고 이 중에서 '진짜 일본 시민'은 둘 뿐이네요.)
- 전에도 적었던 적이 있는 얘기지만 전 그냥 매일 OTT의 신작 리스트를 훑다가 뭔가 포스터 이미지가 성의 있어 보이는 작품이면 일단 눌러 보고 시놉시스 읽고 찜을 하고 그럽니다. 이것도 포스터가 세련 깔끔한 느낌이었고. 읽어 보니 장르는 SF에다가 이야기는 청춘 성장물이고... 하니 그냥 봤죠. 그래서 감독이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들이란 것도 다 보고 나서야 알았어요. ㅋㅋ 네오 소라라니. 새로운 하늘이란 뜻일까요. 뭐 어쨌든 그랬구요.
바로 전에 본 중국 영화는 조선족 마을과 사람들을 소재로 삼더니 이번엔 재일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본 영화를 보게 되네요.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영화를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쓰잘 데기 없는 즐거움이 찾아와서 좋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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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없어서 웃었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이 사건을 빌미로 교장이 학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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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 버리면서 이야기는 더욱 어두운 풍자극이 되어가구요.)
- 암튼 영화는... 대충 봐도 딱 보이듯이 SF의 틀을 활용해서 현재의 일본 사회를 풍자하고. 그 안에서 자라나는 청춘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뭐 그런 식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발상이야 아주 일반적인 것인데 그걸 청춘물과 결합한 일본 영화... 라는 건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신선한 느낌이 있었어요.
극중에서 묘사하는 일본 사회의 모습은 뭐 당연히 새로울 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날로 먹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금 현재의 일본 모습 그대로. 극우 잉여들의 차별과 혐오 뿜뿜 집회가 일상이고 정치인들 역시 대놓고 그걸 활용해서 먹고 살며 재일로 대표되는 사회 소수자들은 늘 억울한 눈칫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거죠. 게다가 은근히 많은 일반 시민들이 또 여기에 동조하거나 최소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니 사회적 통제와 압력은 계속해서 상승하는데 사람들은 그냥 거기에 다 적응해 버리고...
아마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가 청춘물이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아직 세상 물이 덜 들어서 그나마 이런 막장 상황에 투덜거리고 화를 내며 미약한 반항이라도 해 보는 것. 그게 청춘들, 젊은 세대들이다... 혹은 그래야만 한다. 뭐 이런 의도가 들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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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 앉아 계신 저항하는 젊음의 상징 '후미'라는 캐릭터를 박열의 아내였던 가네코 후미코를 모델로 삼아 만들고 이름까지 따왔다는 점에서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지... 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블루 하와이잖아요. '썸머 필름을 타고!' 어찌나 반갑던지... ㅋㅋㅋ)
- 두 주인공의 관계는 그래서 사실 꽤 도식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늘상 인생에 아무 고민이 없고 '어차피 망한 거 왜 신경 써?' 라며 순간의 즐거움에 집착하는 쪽이 순수 일본인인 유타이고. 태생과 그간 축적한 경험들 때문에 그런 사회적 문제들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며 생각도 많고 저항도 고민하는 쪽이 재일 코우니까요. 게다가 이 둘이 다니는 학교는 국제 학교인가? 싶을 정도로 외국인 or 외국계 일본인 학생들이 엄청 많아요. 역시나 근미래, SF라는 걸 핑계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설정을 마음껏 던져 놓고 흘러가는 작품입니다만.
이런 부분들이 편의적이라든가 도식적이라든가 하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도록 만들어 놓은 게 이 영화의 장점이자 감독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비결은 뭐 별 게 아니라, 그냥 캐릭터들을 쉽게 받아들여지고 쉽게 정 줄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놓았어요. 딱 그 또래 애들답게 거칠고 그 또래 애들답게 귀여운 아이들이 주루룩 나와서 그 또래 애들답게 순수하고 짠하며 정이 가는 짓들을 합니다. 사실 엄밀히 따져 보면 참 일본 영화스럽게 겉으로만 거칠고 정작 내면은 온순하고 착한 애들인데. 거기에 갖은 양념을 해서 현실의 질감을 잘 부여해 놓으니 이야기도 납득이 되고 감정 이입도 잘 되구요.
그렇게 캐릭터에 정을 붙이게 되니 당연히 이들의 성장담에도 쉽게 납득하고 이해하면서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다행히도 이들이 겪는 고난 역시 현실적으로 암울하면서도 현실적인 수준으로 험한 것들이라 막 극단적으로 불편해지는 느낌도 없고. 마지막의 현실적으로 훈훈한 마무리에 적당히 감동하면서 희망도 갖게 되고.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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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선계들이 겪는 수난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는 대체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싶지만 미국을 보나 한국을 보나 어딜 봐도 그럴 일은 절대 없을 듯 해서 더 답답하구요.)
- 다만 SF로서 바라볼 때엔 좀 물음표가 생기는 면이 있기도 했어요. cctv와 개인 생체 정보를 통한 사회적 통제... 라는 테마를 다루는데 영화 속에 이게 나오는 걸 보면 일단 현재 기술로도 상당 부분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라 SF적인 느낌이 약하기도 하고. 또 요게 주인공들의 성장담을 비롯한 다른 이야기들과 잘 붙지를 않습니다. 사알짝 따로 노는 느낌이라서 굳이 이런 부분이 필요했을까 싶었죠. 그냥 설정을 좀 잘 짜면 SF 요소를 떼어 버리고 만들어도 큰 차이는 없을 이야기였는데. 뭐 이 이야기를 쓸 때 감독님이 이 테마에 꽂히셨었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ㅋㅋ 메인 스토리랑 잘 붙진 않아도 그렇다고해서 메인 스토리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럴 수 있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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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봐도 곧바로 캐릭터가 보이도록 잘 된 캐스팅이 인상적이었구요.)
- 레전드 음악가의 아들답게 음악을 잘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음악은 다른 사람이 담당했습니다. ㅋㅋ) 태생부터 성격까지 거의 모든 게 다른 두 주인공 사이의 공통 분모 역할을 해주는 게 음악이라는 설정이라 음악이 쾅쾅 크게 울리는 장면들이 많은 영화인데 일단 이들이 듣는 음악들이 좋기도 하고. 관객에게만 들리는 OST 곡들도 분위기에 맞게 잘 들어가 있는 편이었구요. 다만 전 초반에 워낙 음악을 강조하다 보니 당연히 클라이막스에서도 음악이 큰 일을 해 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어서 좀 당황했구요. ㅋㅋ
특수 효과 같은 건 최소화하면서 그냥 현재의 일본 풍경을 '낯설어 보이게 찍기' 스킬을 시전하면서 미래라고 우기는 가난한 영화입니다만. 그 '낯설어 보이게 찍기'가 꽤 근사해서 SF 느낌은 충분히 조성해냈다는 점에 조금 감탄했습니다. 감독님 그림 잡아내는 센스가 좋더라구요.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극영화는 처음이라던데,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 기대해 볼만 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들도 좋습니다. 대부분 초짜들이고 주인공 둘을 맡은 배우들은 모델 출신이라던데. 뭐 대단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역할들은 아니지만 다들 맡은 역할에 어울리게 잘 해냈어요. 생김새부터 딱 역할 그대로인 느낌으로 캐스팅을 잘 한 부분도 분명 있겠구요. 특히 코우 역을 맡은 배우님은 실제로도 한국쪽 혈통이 아주 조금은 흐르는 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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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이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본인들도 알지만 관객들은 더욱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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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처럼 심드렁하게 볼 수 없게 되는, 참으로 갸륵한 아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 뭐... 그래서 전반적으로 참 깔끔하고 준수한 느낌으로 뽑아낸 소품이었습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굳이 찾자면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강력한 한 방 같은 것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며 끝내 버렸다는 건데, 그 역시 이야기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냥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사알짝 아쉽긴 했지만, 뭐 괜찮았구요.
사회 풍자에다가 청춘물을 결합해서 결론적으로 미래 세대에 대한 응원과 기대의 마음을 담아낸 창작자의 진심이 느껴졌달까요. 이런 의식에 매우 공감하는 요즘이라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만 보면 우리의 세상은, 그리고 미래 역시 시궁창이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요. 제발... ㅋㅋㅋㅋ
+ 근데 대체 우리의 주인공님들은 그 자동차를 어떻게 세운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설명이 안 되는 미스테리... ㅋ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처음 적었듯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움만 추구하는, 하지만 사실 사람은 착한 유타. 그와 유치원생 때부터 절친이며 재일 한국계라는 정체성 때문에 일상화된 차별에 시달리며 점점 반골 기질을 키워가는 코우. 악의 없이 심하게 까불거리는 분위기 메이커 친구 아타, 중국어를 거의 못하는 중국계 소녀 밍과 완전한 흑인 혈통이지만 어려서부터 일본에서 자라 그냥 일본인처럼 사는 친구 톰... 까지가 주인공 팀이구요. 나중에 반골 기질 폭발하는 카리스마 저항 소녀 후미라는 녀석이 코우와 엮이면서 러브 라인이 형성되고 그래요.
술 먹고 담배 피우며 어른들만 입장 가능한 라이브 공연을 보러 다니고. 학교에서도 늘 교칙을 어기고 다녀서 전교의 골칫거리지만 남들 괴롭히고 못되게 구는 것 없이 알고 보면 착한(...) 애들인 이 녀석들이 어느 날 재수탱이 교장이 새로 뽑은 노오란 자동차를 장난 삼아 1자로 세워 놓으면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교장이 다음 날 바로 늘 준비된 용의자 그 자체인 유타와 코우를 불러다 다그치지만 이미 예상했던 터라 매우 태연하게 잡아 떼는 둘이구요. 그때 갑작스레 덮친 지진 때문에 서 있던 자동차가 거꾸로 쓰러지며 크게 파손이 되자 분기탱천한 교장은 그에 대한 응답으로 cctv로 전교 구석구석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그냥 감시만 하는 게 아니라 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인식해서 곧바로 벌점까지 부과하고, 그게 어느 정도 누적되면 단계별로 이런저런 처벌들을 시전하는 무시무시한 시스템이죠. 처음엔 일부러 교칙을 어겨가며 시스템을 놀려 보기도 하지만 결국 순식간에 일상으로 스며들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받게 된 학생들이지만 굳이 크게 저항할 생각은 않고 어느새 적응을 해 버려요.
그러는 와중에 코우는 저항 소녀 후미와 가까워져서 둘이 함께 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 모임에도 참석하고, 그러다 시위도 나가고 합니다만. 어차피 극우와 한 편인 정권에 의해 이 시위들은 '폭력적 소요로 변질되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코우와 후미, 그리고 이들의 담임 교사가 시위에 나갔다는 이유로 교장에게 불려가 문초를 당하는데요. 그래도 양심 있는 멋진 교사였던 담임이 혼자 다 뒤집어 쓰고 학교를 떠나는 걸로 일단락은 되지만 가정 형편 상 특별 장학금을 받아야 대학에 갈 수 있는 코우는 교장에게서 그걸 빌미로 협박을 듣습니다. 얌전히 다니라고. 엉??
그리고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코우는 유타와 함께하던 지금까지의 일상을 거부하며 유타에게 따지고 듭니다. 넌 대체 어쩜 그렇게 생각이 없냐?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해야지?? 하지만 유타는 이미 망해 버린 세상인데 그런 게 뭔 소용이냐며 즐길 수 있는 거나 즐기자며 피식피식 웃고요. 이렇게 둘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어느 날엔 코우가 다른 친구에게 '과연 우리가 대학교나 성인이 된 후에 유타를 만났다면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라며 회의를 표하는 걸 유타가 듣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차근차근, 하지만 확실하게 소원해지는 둘이구요. 하지만 그 또래 친구들이 그렇듯 다시 살짝 화해하고 가까워져서 둘이 함께 한밤중에 낑낑대며 커다란 우퍼를 옮기며 먼 길을 가는데요. 유타가 심심하다고 그걸로 음악을 틀자마자 경찰이 와서 검문을 하고. 시키는대로 음악을 끄고 사과까지 했는데도 둘 중 코우만 콕 찝어서 신분증 좀 보자고, 지금 없으면 같이 집으로 가서 보자며 끌고 가 버려요. 4대째 일본에서 살고 있다는 설명 따위 당연히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코우는 항의하는 유타를 진정시키고 순순히 따라갑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학교에 무슨 교육을 한다며 자위대원이 교실에 들어오는데.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며 비 내국인 학생들을 다른 교실로 이동 시키자 분노한 후미의 주도로 다수의 학생들이 교장실로 쳐들어가 항의하며 점거 농성을 시작합니다. 요구 사항은 cctv 감시 철폐구요. 이때 코우는 후미와 다른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고민하다가... 결국 교장의 협박에 굴해서 점거에 참가하지 않아요. 사실 그날이 또 톰의 생일 잔치가 있는 날이라 주인공들 멤버는 모두 참가하지 않고 모여서 생일 파티를 하는데. 자신의 선택이 내내 마음에 걸리던 코우는 한밤중에 남은 파티 음식을 싸들고 교장실로 갑니다. 그 와중에 자신임을 들키지 않으려고 오토바이 헬멧을 바이저를 내린 채로 들어간 코우가 전달해 준 김밥(정말로 한국 음식 취급을 받는지 '김밥'이라고들 말합니다. ㅋㅋ)을 먹고 지쳐가던 농성 학생들은 힘을 내고, 결국 교장으로부터 사실상의 항복 선언을 받아내는데요.
다음 날 졸업식 리허설을 위해 3학년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교장은 그래, 니들이 원하는대로 감시 시스템 철거를 진행하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으니 그건 바로 내 자동차에 테러를 저지른 녀석들이 자수하는 것. 그런 위험(?)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하니 반드시 이게 선행 되어야 철거해준다... 라고 우기구요. 점거 농성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일어나 화를 내며 따지는 가운데... 사실 우린 감시 시스템 오히려 좋은데? 일본인의 예절을 익히지 못한 것들 때문에 학교 생활 불편하던 중에 이 시스템 생겨서 편하고 좋았는데?? 라며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일어나 발언을 하며 분위기는 개판이 되구요. 이때 유타가 홀연히 단상으로 올라가 교장에게서 마이크를 빌려 모두의 앞에서 발언합니다. 사실 그 자동차는 저 혼자 한 거고 그냥 장난이었어요.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런 유타의 모습을 바라보며 놀라는 코우. 왜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냐며 내내 잔소리 했던 자신은 결국 장학금과 대학 진학 때문에 세상에 굽혔는데 그딴 거 관심 없다던 유타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서서 저항을 한 거죠. 그것도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서.
그 여파로 유타는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형사 처벌은 면해 주겠지만 합의금은 내놓으라는 교장의 요구 때문에 열 받은 엄마에게 '너 생일이 다음 주라고? 그럼 어른 다 됐네?' 라며 집에서 쫓겨나요. 그러고는 알바 하는 악기 상점에 가서 우울하게 키보드 건반을 두드리는 유타를 보고 사장님이 '뭐야. 연주를 하려면 신나는 걸 하라고!' 라며 출동해서 완전 폼나게 디제잉 음악을 연주하고, 유타는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음악을 즐깁니다.
드디어 졸업식 날. 무난하게 진행되던 중에 등판에 반토막 난 교장 차 그림을 붙이고 졸업장을 받으러 올라간 아타의 퍼포먼스 때문에 학생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촌극이 벌어지구요. 이제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가 살게 된 톰을 다 함께 배웅하며 꽉 끌어 안습니다. 그 후엔 아타와 밍이 밍 부모님과 식사를 한다고 빠져서 다시 둘만 남은 유타와 코우. 별 거 아닌 소소한 일상 대화를 나누고 육교 위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찢어지기 직전에 유타가 코우를 부르더니 장난스럽게 주먹으로 가슴을 툭 치는 순간. 한참 동안 모든 게 정지됩니다. 당황했다가, 설마 이대로 엔딩인가... 라는 생각을 조금 하고 있으면 정지는 풀리고, 두 사람은 당장 내일이라도 오다가다 만날 사이처럼 편하게 인사 나눈 후 각자의 길로 가요. 이걸로 정말 엔딩입니다.
덕택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하구요!!
그랬군요. 그냥 단순하게 '아빠가 레전드 뮤지션인데 아들도 음악 좋아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넘겼는데 이런 사연과 사정이 있었네요. 류이치 사카모토가 젊은 시절에 그런 무서운 사람(?)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ㅋㅋ 역시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라는 인생의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하하;
쿠플에 뜬 거 보고 '어라? 개별구매네...조금 더 기다렸다가 나중에 꼭 봐야지'했는데 그새 제목을 까먹었더랬습니다.
뭐지? 뭐더라? 끝까지 기억해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똭!!!!!!!!!!!! ㅎㅎ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소품이란 걸 감안하고 즐겁게 봐야겠군요. (조금 더 가격 내려갈 때 쯤....)
제목이 너무 흔하고 뻔하죠. ㅋㅋㅋ 저도 처음엔 그냥 '나중에 꼭 봐야지' 했다가 제목이 기억 안 나서 최신 vod 목록을 처음부터 주루룩 훑으면서 찾았지 뭡니까(...)
소품이라고 하지만 애초에 스케일이 큰 이야기가 아니니 결과물이 작고 가난해 보이진 않구요. 그냥 딱 적절하게 잘 뽑아낸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언젠가 재밌게 보시길!
아버지에 관한 다큐였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상당히 감명깊게 봤는데 서사영화를 연출했다길래 어떤 스타일인가 궁금했었죠. 감상해보니 최근 미야케 쇼 등과 더불어서 제목대로 일본 영화계의 미래에 기대해볼만한 감독이 하나 더 등장했다는 느낌이었어요. 음악 활용도 좋고 인터뷰 찾아보니까 참 올바르게 깨어있는 젊은 감독 같아서 맘에 들더군요.
찾아보니 출생 자체는 뉴욕이고 이후 도쿄를 오가면서 자랐다고 하던데 그런 정체성이 이 작품의 반은 외국인이자 반은 일본인인듯한 나름 독특한 관점과 색깔에 녹아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일본은 이미 사회에서도 그렇고 학교에 외국인이나 혼혈 청소년 비중이 꽤 높다고 하던데(우리나라가 뒤늦게 따라가는?) 그렇다면 이렇게 상상한 근미래의 모습이 제법 그럴듯한 것도 같아요. SF 요소는 소소하게 하나만 들어갔다고 할 수 있지만 재밌었구요. 그런데 진짜 차는 어떻게 한? ㅋㅋㅋㅋ
진짜 말씀대로 얼굴만 봐도 캐릭터를 알 수 있는 찰떡 캐스팅이 좋았죠.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나머지 친구들도 그랬고 비중도 적절히 분배됐어요. 당연하겠지만 캐스팅이 정말 중요한 게 이렇게 이미지와 느낌을 잘 매치하면 출연진이 딱히 대단한 명연을 하지 않아도 관객 입장에서 몰입이 쉽게 되고 재밌으니까요.
저는 정말로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감독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게 된 경우라... ㅋㅋ 아빠는 음악, 아들은 영화로 분야가 다른데 어쨌든 둘 다 능력자라니 부러운 집안입니다. 물론 아빠가 지나치게 위대해서 아직은 밸런스가 좀 안 맞는 느낌이지만 두고 봐야 알 일이겠죠.
감독의 신상(?)에 대해 알게 되니 영화 속의 낯선 느낌이 거기에서 온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같은 동네를 바라봐도 그 동네 원래 사는 사람이 보는 것과 이방인이 보는 건 다르게 보이니까요. 근데 그런 낯선 느낌이 '저렴하게 SF 분위기 내기'에는 정말 딱 적절해서 좋았구요. 영화 속에 외국인이 많이 나오긴 하는데 갸들이 하나 같이 다 조나단 같은(...) 캐릭터라는 게 살짝 재밌었습니다. 자국어보다 일본말을 훨씬 잘 하고 입맛이나 행동도 딱 그렇고... ㅋㅋ
어쩌면 일본이 만화책의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캐스팅을 잘 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 캐스팅들이 '대략 이런 느낌?' 정도라면 일본 영화들 캐스팅은 정말로 그 캐릭터와 성격이 다 외모로 뿜어져 나오는 식의 캐스팅이 많이 보인다는 느낌이라서요. ㅋㅋ
한국이든 일본이든 미국이든, 학생들의 얘기는 개인적으론 재미있게 봅니다 . 진지 or 코메디거나... 이상하죠? 부모 마음이 투영되어서 그런 걸까요?
부모 마음의 투영이라니 그런 어른스러우신 말씀을! ㅋㅋ 저도 학생들 얘길 재밌게 보지만 부모 마음도 아니고 직업병(?)도 아니고 그냥 '저러던 시절이 좋았지...' 라면서 좋아합니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