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만든 사람이 싫어지는, '랜드마인 고즈 클릭' 짧은 잡담입니다

 - 2015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4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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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게 얼마나 정신나간 포스터인지 알게 되는데요. 그게 조악한 퀄리티 때문이 아니고...)



 - 곧 결혼할 커플 다니엘과 알리시아 + 둘의 절친 크리스가 미국 도시 말고 러시아 인근의 국가 조지아로 여행을 갔어요. 아마도 트래킹을 간 듯 해요. 텐트랑 짐을 잔뜩 짊어지고 가서 야영도 하거든요. 근데 알리시아와 크리스는 어쩌다가 얼마 전에 섹스를 한 번 했던 모양이고, 크리스는 그 관계에 대해 진심이지만 알리시아는 다 잊고 묻고 다니엘과 결혼하고 싶어하죠. 그런데... 제목 그대로, 다음 날 기념 사진을 촬영하려던 와중에 크리스가 지뢰를 밟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예상했던 사건과 전혀 생각 못 했던 온갖 사건들이 예상을 초월하는 불쾌하고 불쾌하며 불쾌하고 불쾌한 방식으로 펼쳐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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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정하고 어색한 세 사람이 어쩌다 지뢰를 밟으면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서바이벌! 일 줄 알고 봤는데요.)



 - 보지 마십시오. 어차피 제가 글을 적지 않았다면 아무도 관심 조차 가져 본 적이 없는 영화겠지만 아무튼 보지 마세요.

 엄청나게 못 만든 영화라서는 아닙니다. 오히려 만듦새는 꽤 준수해요. 와 감독님 능력자! 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준수하긴 합니다. 특히 긴장감 연출 하나는 상당히 훌륭하긴 한데, 이야기가 정말 악의적으로 불쾌합니다. 그 어떤 의도나 핑계 같은 것도 갖다 댈 것 없이 그냥 불쾌하라고 만든 설정에 불쾌하라고 만든 이야기이며 매우 성공적(...)이에요. 무슨 고어 같은 것도 없고 신체 노출도 없지만 참 최선을 다해 보는 사람 기분을 잡치는 재주가 상당합니다. 대략 30분 쯤에 꺼 버릴까 하다가 대체 어떻게 끝을 내나 보자... 라고 오기를 내서 다 봤고 그래서 기분이 대략 좋지 않습니다. 

 아무튼 보지 마세요. 끝!




 + 그래도 이 저주 받을 영화에 딱 하나 유익한 면이 있긴 합니다. 스포일러라서 흰 글자로 적을 게요.

 그게 뭐냐면요, 영화 중후반 쯤에 결국 크리스가 지뢰에서 발을 떼게 되는데 그게 터지지 않아서 처음부터 이게 가짜 지뢰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빌런 놈이 이야기해요. 미국 영화들 때문에 다들 착각하는데 지뢰란 건 밟으면 터지는 거지 발을 뗄 때 터지는 게 아니야...


 ++ 아. 그리고 저 포스터가 황당한 건 뭐냐면... 역시 스포일러라 오른 쪽에 흰 글자로요. 포스터의 저 여자분 이미지는 성폭행 당하는 장면에서 오려다 붙여 놓은 겁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자세히 적기도 짜증나서 초간단 요약으로.


 크리스가 지뢰를 밟자 다니엘과 알리시아는 당연히 야단 법석이 나겠죠. 깡촌 시골의 깊은 산속이라 전화도 안 터지고 얘들은 여행객이라 무전기 같은 것도 없고 구해달라고 인력 부르려면 최소 네 시간을 산을 내려가야 한다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다니엘이 전화가 되는 척하는 연기로 알리시아를 황당하게 만들더니만, 왜 이 시국에 이런 이상한 장난을 치냐는 알리시아에게 쌍욕을 하며 외칩니다. "뭐 어때 이 창x야! 둘이 붙어 먹으면서 좋았냐!!!"


 그러니까 다니엘은 둘의 관계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미리 지뢰를 준비해다가 크리스가 밟게 만들었다... 뭐 이런 상황입니다. 그러고 한참 동안을, 아무리 사안이 사안이라 해도 도가 많이 넘는 느낌으로 욕설을 해대며 화를 내다가 삽 하나 던져 주고는 혼자 산을 내려가 버려요. 그걸로 지뢰 옆에 땅을 기잎게 파서 곧바로 뛰어들면 살 수도 있을 거라나 뭐라나. 


 남겨진 둘. 알리시아는 열심히 삽질을 하고 크리스는 열심히 사과를 해요. 크리스가 지 멋대로 털어 놓는 바람에 다니엘이 알게된 거였거든요. 그리고 혼자 내려가던 다니엘이 도중에 만난 다른 사람과 뭐라뭐라 대화를 하다가 밝혀지는 사실이, 그 지뢰는 가짜였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알고 몇 시간 개고생하다 둘이 내려오든 말든... 뭐 이런 맘으로 지른 거였다네요. 어쨌든 자긴 이제 진탕 마시고 스트리퍼 구경이나 할 거라는 의지를 다지며 다니엘은 퇴장합니다.


 크리스는 얌전히 서 있고 알리시아는 열심히 삽질을 하는데...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사람 충분히 들어갈만큼 넉넉하게 깊이 판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진짜 힘들죠. 그래서 지쳐가는 와중에 현지인 아저씨 한 명이 개를 데리고, 어깨엔 길다란 총을 하나 메고 지나가요. 둘은 당연히 너무나 반가워하며 도와달라고 하는데, 음... 그러니까 이 현지인 아저씨가 바로 이 영화의 메인 빌런입니다. 등장하고 나서 대략 30여분 동안 크리스를 모욕하고 알리시아를 성희롱, 성추행하고 존엄성을 훼손하며 갖고 놀다가 급기야는 성폭행까지 하구요. 이때 크리스가 어찌저찌 총을 빼앗아 쏘게 되는데 그게 빗나가서 알리시아만 사망하고 크리스는 기절. 의식이 흐릿해져가는 가운데 빌런의 대사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유익한 것이 등장합니다. "지뢰란 건 발을 떼면 터지는 게 아니라 밟으면 바로 터져요 이 양반아. 그것도 몰랐어?"


 장면이 바뀌면 갑자기 시간이 한참, 최소 1년 이상 흐른 듯 합니다. 멀끔한 차림새의 크리스가 라랄라 어느 집 현관을 두드려요. 안녕하세요 미국 여행객인데... 아. 왜 이걸 또 길게 설명하고 있죠. 그래서 그 집은 당연히 크리스가 그동안 수소문해서 찾아낸 빌런의 집입니다. 빌런이 이 집 남편 겸 아빠인 거구요. 크리스는 빌런의 다리를 총으로 쏴서 거동을 못하게 만들어 놓고선 가족들 앞에서 스스로 진상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또 빌런의 아내와 딸을 온갖 방법으로 겁주고 괴롭혀서 빌런이 꺼이꺼이 울게 만들구요. 마지막엔 빌런 딸(학생입니다...)에게 알리시아가 당했던 거랑 비슷하게 옷을 하나씩 벗도록 시키는데, 하나 벗을 때마다 자기가 러시안 룰렛으로 방아쇠를 당기겠다네요. 그런데 허무하게도(?) 첫 방에 바로 총알이 나가서 빌런 딸은 즉사. 빌런과 아내는 오열하고 크리스도 뜻밖이었는지 넋이 나가서 (아니 왜 ㅋㅋ) 한참을 멍... 하니 있는 표정을 보여주다 그대로 엔딩입니다.


 쓸 데 없이 불쾌감을 전염시키고 싶지 않아서 많이 생략했습니다만. 대략 전반부 중 40분 가까이가 괴롭힘 장면이고, 후반부 중 30분 가까이가 괴롭힘 장면이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그리고 그 런닝 타임 내내 여성 캐릭터가 정신적, 육체적, 성적으로 말도 못할 수모를 겪어요. 걍 이 정도로만 설명하고 끝내겠습니다.

    • 로이배티님의 강력 비추라니 오히려 흥미로워! 하며 일단 스포일러 구간을 봤는데 이것만 봐도 뒷골에 느낌이 오네요. 그냥 안볼게요. 고생많으셨습니다.
      • 어차피 안 보실 거였겠지만!! ㅋㅋㅋ 그래도 보람찬 걸로 하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 기본 설정은 흥미로울 수 있었는데, 디테일이 고약한가 보네요.  기분 잡치는 영화.. 

      • 실제로 그런 평들이 많습니다. 기본 설정 재밌고 연출도 좋은데 담겨 있는 내용이 쓰레기라고... 백번 공감하구요.

    • 스포일러 읽어보니 정말 너무하네요. 어떤 경로로 알고 감상하게 되셨는지는 모르지만 심심한 위로를...




      그런데 검색해보니 왓챠피디아도 레터박스도 유저들 평점이 그렇게 낮지는 않고 기분이 더럽지만 완성도가 기본은 한다는 것 같네요;; 뭐 그래도 보진 않을거지만

      • 그냥 왓챠 신작들 하나씩 다 눌러 보다가 격하게 심플한 설정에 끌려서 봤는데 이런 핵폐기물일 줄은... ㅋㅋㅋ




        맞아요. 극저예산임을 감안할 때 연출력은 확실히 보통 이상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직접 써서 연출하는 사람이니 별로 기대는 안 되구요....

    • 예전에 'Land of Mine'(2017)이라고 2차 대전 소년병들이 지뢰 제거하는 내용의
      실화 바탕 영화를 본 다음에는 지뢰 나오는 영화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건 건전한 내용으로 잘 만들어서 지뢰가 얼마나 끔찍한 무기인가를 알리는 교육적인 면도 있었는데 스포일러를 보니 이 영화는 그런 진지한 내용과는 거리가 백만년 되는 거네요;;;;

      • 그거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다크' 주인공 배우도 나오고 평가도 되게 높았던 작품이잖아요. 이거랑은 정말 비교가 안 되는 작품입니다... 하하하; 진짜 뭐 이리 악의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놨나 싶었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지간하면 포용해주시는 로배님께서 이정도로 평한 작품은 당췌 어떤 모양새길래....


      궁금해지는 건 저뿐인가요....

      • 멀쩡한 솜씨를 갖고 가진 모든 힘을 쥐어 짜내서 보는 사람 기분 잡치게 하려고 최선을 다 했다. 라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생전 본 적도 없는 먼 나라 영화 감독에 증오심을 가져 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해드릴 수도... 하하.

    • 로이님 글 보면서 제가 본 거 아니면 스포일러는 잘 안 보는데(나중에 볼 수도 있으니까) 이건 너무 궁금해서 봤습니다. 근데…어우 포스터 실체부터 ‘이게 뭐야’하게 만들어버리네요… 이것도 접근금지 딱지(독극물에 붙이는 해골딱지) 붙여서 영원이 봉인해야겠어요. 고생하셨습니다ㅜㅜ
      • 정말 굳이 그런 장면을 따다가 포스터에 시침 떼고 박아 넣은 센스부터 너무 괴악해서 말이죠. 검색해 보니 감독 본인이 레딧에 나타나서 질문 받고 답도 해주고 그러면서 열심히 영화 변호 및 홍보도 하셨던데. 실행에 옮길 의지와 성실함은 없지만 "왜 제게 똥을 주셨어요." 라고 묻고 싶었습니다. ㅋㅋㅋ

    • '푼돈 도박꾼의 노래'를 보고 투덜거린 저를 반성하게 되네요. 이런 영화도 일단 끝까지 보신다는 점. 살신성인의 정신이겠죠!!

      • 호기심이 고양이도 죽이고 저도 피곤하게 만들고 그렇습니다. ㅋㅋ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보자는 주의가 이렇게 슬픈 결과를... ㅠㅜ

    • 아이쿠 다른건 몰라도 제목이 영화를 아주 잘 설명하고 있나 보군요…
      • ㅋㅋㅋ 그렇게도 이야기가 되겠네요. 영화가 제목 그 자체입니다. 지뢰!!! ㅠㅜ

    • [인간 지네] 자막 제작자가 영화 끝에 이런 문구를 넣어뒀었죠. "영화 진짜 쓰레기네요. 자막 만든 게 후회됨." (영화를 본 건 아니고 2da님이 이글루스에서 리뷰한 적 있어서 그거 보고 아는 것) 로이배티님 감상 글과 스포일러까지 다 읽고 나니 위 문구가 생각이 나네요. ㅋㅋㅋ  그나마 지뢰의 성질에 대해서 확실히 알게 되긴 하는군요. 참... 

      • 그래도 '인간 지네'는 (저도 안 봤습니다만) 그 막장 아이디어 하나 때문에 나름 전설이 되기라도 했지만 이건 그런 것도 없어서요. orz


        네. 그게 유일하게 건진 유용한 부분 되겠습니다. 지뢰의 성질! ㅋㅋㅋ 알고 나서 생각해 보니 너무 당연해서 바로 납득이 되더라구요. 나아쁜 헐리웃 사람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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