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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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병 걸린 킬러들 이야기ㅂ니다.
2인 1조로 행동하는 자칭 홍콩 최고의 킬러들인데, 흑사회의 거물을 암살하러 가서 타겟과 주변인들을 다 죽이고는 상대방 킬러 하나만 남았을때, 형이 빨리 끝내고 가자니까 동생넘이 한다는 소리가,
"다 죽이면, 이 작업을 우리가 했다는 걸 세상 사람들이 모르잖아. 얘는 살려둘 거야"
그리고는 두 사람은 목격자, 그것도 라이벌 킬러를 두고는 그냥 가버립니다.

암살이라는 개념을 송두리째 뒤집어버리는 저 정신나간 대사를 누가 썼냐면, 왕정이요.

왕정 제작, 각본에 감독은 곽요량.
저 조합으로 [적나고양] 같은 히트작이 나오기도 했지만, [적나고양]은 구숙정이 예뻤던 거지 영화가 좋았던 건 아니잖아요. 곽요량은 그림 뽑아내는 센스는 있지만...... 항상 영화꼴은 저게 뭔가 싶었던...

영화 처음엔 형동생하는 사이인 두 킬러가 외제 스포츠카 타고 탱자탱자 하는걸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킬러란 일을 하면 저렇게 돈 펑펑 쓰면서 '폼나게' 살 수 있는가 보죠.
이른바 홍콩반환이란 걸 앞두고 있던 시기의 홍콩영화는 사회도덕이나 정의같은건 지나가는 개나 먹어라하는 영화가 많이 나왔긴 한데, 이 영화는 그거보다 살짝, 늦게 나왔어요. 1998년작. 이미 '홍콩 느와르'라는 것도 유행 지나간 시기가 아닌가 싶은데.... 거기다 반환 '이후'니까 중국 눈치봐야 했던 때일텐데....?


이 인간들은 결국 좋은 꼴은 못보게 됩니다. 살려줬던 그 킬러부터 시작해서, 의뢰를 했던 조직까지 왕창 달려들어서 탈탈 털리고, 지들 입으로 범인이라고 떠벌린 꼴이니 경찰 수배명단에 오르고, 결국은 숨어사는 신세가 되어 푼돈받고 사람을 죽여주는 삼류이하 인생으로 전락합니다. 영어제목이 [싸구려 킬러]

이때부터 이 영화는 타락한 두싸나이 중 형의 절절한 헌신을 보여주는데, 이게 홍콩 느와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리 보다는 동성애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서양 사람들은 중국문화의 영향권에서 볼수 있는 싸나이 으리라는 개념을 이해 못해 걍 무조건 동성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진짜로 의리보다 동성애에 더 가깝지 않은가 싶어요.
근데, 참 처절하게 '타락'하지만, 그게 다 지팔지꼰이라 딱히 동정심이 들지도 않고요. 그러다보니 그 헌신이 그닥 와닿지도...(걍 [영웅본색2] 베꼈다는 생각만...)

영화의 주인공이 한명 더 있는데 중이병 킬러의 여친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이 여자의 일대기라고 볼수도 있는데, 외모 말고는 아무 것도 없던 여자가 남자를 갈아치워가며 점점 신분상승을 해서 흑사회의 실질적인 대빵까지 올라갑니다. 그와중에 자기 남친을 희생시키고.
근데 이 여자의 행동 동기가, 본인의 신분상승욕과 허영심도 있지만, 두 킬러들 중에 형이 자기를 여자로 보지 않고 동생만 바라봤기 때문입니다(이 여자도 동성애일 거라고 의심하는 듯...) 어찌보면 '수호전'에서 무씨 형제와 반금련의 관계에서 따온것 같기도...?

뭐 어쨌든 나중에는 조직의 보스(와 그 위에 군림하는 여자)와 라이벌 킬러까지 다 몰아서 와장창 총질하고 끝.

킬러 형제에 방중신과 진금홍, 나쁜 여자역에 주해미. 풍덕륜이 홍보에서는 주연급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딱히 필요하지는 않은 역으로 나옵니다(나중에 주인공들이랑 같이 편먹고 총질할 줄 알았더니 붙잡힌 공주님 기믹이었음....)

원제는 [유타락유영웅]인데 뭔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울라나에선 몇글자 빼고 [타락영웅]으로..
추천은 안합니다.


    • 컨셉은 바보 같지만 재밌어 보이는데 그 개그스런 컨셉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한 모양이군요. 아쉽습니다... ㅋㅋㅋ

      • 만든 사람들은 진지하게 생각하고 만든 것 같습니다.

    •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읽으면서 뭔가 그랬는데 동영상 보며 감 잡았어요 :)


      말씀 해주신데로 영미권에서는 남자들의 우정과 동성애에 대한 관점(?)이 다르더라고요.


      [첩혈쌍웅]은 동성애적 코드로도 평하더라고요.




      다른 이야기지만 저는 '서울아트시네마' 다니면서 임달화를 주인공으로 하는 두기봉(토니 토!)


      영화를 보게되었는데요. 딱 제 스타일이어요 ㅎ 황추생이 나오면 더 좋고요.



      • 장철영화도 오우삼영화도 다 동성애로 해석했었던 같아요

    •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록 더욱 영웅에 가까워진다? 중국 위키를 번역기로 돌려보니.../ 미국 영화 분닥세인트랑 비슷한가 싶어 찾아보니 그건 또 아니군요

      • 저런 내용으로 진지하게 후까시를 잡고있는게 홍콩영화스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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