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추] 악마가 이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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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빠져들던데요... 뭐 작중에 주인공들이 한강에 빠지는 씬은 나옵니다만



- 개봉 당시 애매한 평가에 관객들 입소문은 안좋은 편이었고 흥행도 안됐다고 해서 스킵했었는데 최근 넷플에 올라왔길래 그래도 '엑시트'의 감독과 윤아가 다시 뭉쳤다니까 뭔가 기본 재미는 있겠지 싶어서 기대치를 적당히 조절하고 봤습니다.


전작 엑시트는 '헬조선'에서 취업난을 겪으며 살아가는 청춘들이 진짜 재난상황을 헤쳐나간다는 사회적 메시지와 재난액션물로서 장르적 재미를 둘다 거의 완벽하게 잡은 아주 훌륭한 오락영화였죠. 잔재미를 주며 몰입도를 높여주는 깨알같은 상세한 디테일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컸구요.


한국영화 흥행공식을 크게 비켜나가지 않으면서도 실력과 개성을 적절히 보여준 놀라운 데뷔작이었는데 비슷한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인지 이번엔 공감가는 현실성 이런 건 버리고 오로지 오컬트(?) 로맨스 코미디 장르성에만 몰빵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뭐 창작자가 항상 작품에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이래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전작에 비해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너무 대충 뭉개고 가는 부분이 많다보니 보면서 계속 짜치는 기분은 어쩔 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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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셨던 분들은 대충 아시겠지만 평소에는 멀쩡하게 착하고 청순한 윤아가 새벽만 되면 악마에게 빙의 당해서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고 다니는데 이걸 어쩌다 우연찮게 알게된 남주가 너무 감당할 수 없는 큰일까지는 나지 않도록 새벽에 같이 다녀주면서 투닥투닥거리다가 점점... 뭐 그런 얘기입니다.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오컬트 요소가 양념처럼 들어간 '엽기적인 그녀' 느낌이 강합니다. 2000년대 초에 그 영화 대박나고 나서 뭔가 정상이 아닌 여주 캐릭터와 호구같은 남주 캐릭터를 내세운 아류작들이 많이 나왔었잖아요?


위에 썼듯이 전개가 디테일이 거의 생략되고 설정이 많이 대충날림입니다. 윤아가 이사온 아파트에 하필 바로 위층에 사는 남주가 '우연찮게' 진상을 다 알게되는 과정도 참 편의적이고 윤아의 사실상 1인2역 연기와 남주와의 로맨스/코미디에 방점을 찍는 작품인데 안타깝게도 유머 타율마저 감독 전작에 비해 엄청 낮습니다.


그리고 후반부 들어서야 이 악마의 사연이 나오면서 진중한 분위기에 나름 애절한 로맨스로 감동을 주려고 하는데 이 부분이 더 최악입니다. 차라리 그냥 헛웃음이라도 나오면서 볼 수 있는 전반부가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히 저 사연도 아주 긴~ 플래시백과 윤아의 보이스오버로 다 처리하는 방식도 맘에 들지 않았구요.


캐릭터들 마저도 영 별로입니다. 윤아 캐릭터는 '악마'라는 설정이 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의 하위호환에 불과하고 중요한 후반부 클라이막스에서 그냥 울고 있는 것 밖에는 하는 게 없습니다. 전작에서 간만에 국내 액션물에서 좋은 여성캐릭터를 보여줬다는 평을 많이 받은 감독이 같은 배우에게 준 역할이 겨우 이거라니 많이 실망스러웠고 남주도 별로 나을 게 없습니다. 그냥 착하고 선한 의지로만 가득찬 인물이라 호감은 가도 재미가 1도 없어요. 단역들까지 다 기억에 남던 전작과 달리 성동일 등의 조연들도 다 낭비됐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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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미모와 매력만큼은 최고!



- 결국 남은 건 윤아의 1인2역 열연 뿐입니다. 민망하기만 하고 재미는 별로 없는 설정에서 배우가 참 애썼다 싶은 생각만 들었어요. 그래도 촬영현장에서는 다들 웃었을까 그것마저도 아니었으면 참 뻘쭘했겠다 싶은...


그래서 결론은 간만에 깔끔하게 비추! 되겠구요. 나는 윤아가 너무 좋아서 윤아 얼굴만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그런 분들에게만 권하는데 그런 분들은 이미 보셨겠죠. 하하;;


    • 극장에서 보다가 30분을 못참고 나온 영화입니다. 이렇게까지 재미가 없을 수 있나 싶어서 놀랐습니다. 아무리 재미없어도 참고는 보는데 이 영화는 정말 안되겠더군요
      • 그래도 요즘 티켓값이 얼만데 30분만에 나오시다니 정말 심하게 별로셨군요! 넷플릭스에서 보면서도 중간에 한번만 끊었다가 완주한 저를 칭찬 ㅋㅋㅋ

    • 반전은 이 시나리오가 감독 학생 시절에 처음 쓴 시나리오이고, 엑시트는 그 다음이라죠..

      그래서 덜컹거리는게 있었나 봅니다.

      엑시트 후광(?)으로 첫 시나리오로 영화찍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2년간 창고에 있다가 개봉한 영화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래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봤습니다. 영화관이 아니라 OTT 였으면 20분안에 꺼버렸을 것 같은데, 영화관에서 봐서 그런지 끝까지 봐서 좀 나았습니다. 이런 영화라도 영화관에 가서 봐야 하는 이유랄까..
      • 저도 인터뷰에서 봤어요. 엑시트가 2019년이었고 차기작 준비하는데 코로나 터지니까 좀 소규모로 할 수 있는 걸로 생각하다가 이 시나리오가 떠올라서 윤아를 주인공에 염두해두고 고쳤다고 하더라구요.




        "엑시트의 감독, 주연이 다시 뭉쳤다!"라는 것만으로 이미 홍보가 될텐데 창고에 넣어뒀던 이유가 다 있더라구요. 저는 기대치를 많이 낮췄어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선한 인물들의 선한 영향력을 그리려는 소수의 감독님이시고 능력도 있으시다고 봐서 다음작에서 만회하길 바래요.

    • 저는 평가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안 좋은 글들만 봐서... ㅋㅋ 윤아가 작품 선구안이 딱히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연륜 쌓이면서 타율이 많이 높아졌더라구요. 올해에도 이 영화가 비평, 흥행 모두 폭망으로 끝났지만 비슷한 시기에 방영 시작된 타임 슬립 요리사 드라마가 대박을 쳐서 또 흥행 배우 이미지 이어가는 데 성공했죠. 역시 연륜이란 중요한 것입니다... ㅋㅋㅋ

      • 폭군 셰프인가 하는 그거군요. 저는 트위터에서 돌아다니는 짤들만 봤는데 재밌을 것 같긴 하지만 항마력이 딸릴 것 같아서 ㅎㅎㅎ 




        이 영화에서도 주어진 재료안에서 연기와 개인기로 어떻게든 살리긴 합니다. 이것도 연륜이 쌓여서 가능했나봐요. 물론 감독이 아예 배우에게 맞춰서 써줬으니 이걸 김고은이나 김다미 이런 급이 대신했어도 이 이상은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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