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가타카]
모 블로거 평
“Andrew Niccol’s 1997 film “Gattaca” still throws interesting questions for us. Even after more than 25 years after it came out, the movie remains to be a thought-provoking science fiction drama packed with fascinating ideas and details to observe, and it also touches us a lot as making some powerful points on how human spirit cannot be limited by technology.” (***1/2)

[기차의 꿈]
넷플릭스 영화 [기차의 꿈]은 아직도 국내 정식 개봉을 안 한 [씽씽]의 공동 각본가/제작자인 크레이그 벤틀리의 두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그가 [씽씽]의 감독 그레그 퀘다르와 함께 쓴 각본은 데니스 존슨의 중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는 20세기 초 미국 북서부 지역의 어느 마을에 산 한 평범한 벌목꾼의 인생을 담담하게 관조하지요. 꽤 소박하고 느릿한 명상적 분위기만 봐도 테렌스 맬릭 영화들 영향 받은 티가 절로 나지만, 나름대로의 개성과 깊이를 보이는 가운데 조엘 에저튼을 비롯한 출연배우들의 소탈한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다른 여러 최근 넷플릭스 영화들과 달리, 국내에서 미리 극장 개봉 안하고 그냥 넷플릭스로 가버린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1/2)

[주토피아 2]
모 블로거 평
“Disney animation feature film “Zootopia 2” has more animals and worlds to present, and I like it more. While it will still take some time for you to accept its rather shaky background premise, the film fills its animal fantasy world with an ample amount of humor and details to savor and appreciate, and you will soon enjoy another bumpy adventure of the contrasting duo at the center of the story.” (***1/2)

[척의 일생]
마이크 플래너건의 신작 [척의 일생]은 스티븐 킹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3막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처음엔 좀 어리둥절하지만 가면 갈수록 찡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고, 그러니 작년에 토론토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깜짝 수상한 게 이해가 가더군요. 한마디로, 플래너건에게서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준수한 스티븐 킹 작품 각색물입니다. (***)

[블루 문]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블루 문]의 주인공은 20세기 중반 미국 브로드웨이의 거물 작사가 로렌즈 하트입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리처드 로저스의 파트너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젠 로저스는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와 작업하기 시작했고, 영화는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오클라호마!]의 1943년 3월 브로드웨이 초연 직후 하트가 초연 축하 파티 열릴 근처 바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중심으로 드라마를 만들어가지요. 여러 모로 즐길 거리가 쏠쏠한 본 영화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건 에단 호크의 오스카 시즌 연기인데, 화면 안에서 실제 하트만큼이나 정말 키 작아 보이는 것도 신기하지만 한 문제 많은 예술가의 영혼을 절절하면서도 유머스럽게 그려가는 그의 연기는 분명 올해의 최고 성과들 중 하나입니다. (***1/2)
P.S. 해머스타인이 잠깐 하트에게 소개하는 영재 소년은 스티븐 손드하임이지요.

[한란]
[그녀의 취미생활]의 감독 하명미의 신작 [한란]은 제주 4.3 항쟁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오멸의 2012년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과 자동적으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는데, 정갈한 아트하우스 영화인 전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투박하지만 김향기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 등 여러 좋은 점들이 많은 수작이더군요. [돌들이 말할 때까지]를 비롯한 여러 제주 4.3 항쟁 관련 다큐멘터리들을 보셨다면, 여러 모로 상당한 여운이 남을 것입니다. (***)

[국보]
재일교포 감독 이상일의 신작 [국보]는 가부키를 소재로 한 backstage drama입니다. 일단 상영 시간이 3시간이나 되니 처음엔 좀 버겁긴 하지만, 볼거리와 드라마를 꾸준히 제공해주니 심심하진 않더군요. 너무 좀 평면적인 여성 캐릭터들 등 여러 결점들이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

[콘티넨탈 ‘25]
올해 초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라두 주데의 신작 [콘티넨탈 ‘25]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얌전한 편입니다. 루마니아의 어느 지방 도시를 무대로 영화는 어떤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상당한 죄책감에 빠진 주인공을 갖고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를 오가는데, 그 결과물은 간간이 좀 산만하지만 감독 실력이 돋보이는 순간들은 여러 개 있으니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배드 럭 뱅잉]이나 [세상의 끝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세요]에 비하면 덜 날선 편이지만, 상영 시간은 잘 흘러갔습니다. (***)

[석류의 빛깔]
모 블로거 평
“In my humble opinion, a good movie can reach to your heart and mind, no matter how vague and elusive it is in what and how it is about. In case of Sergei Parajanov’s 1969 film “The Color of Pomegranates” you will likely be left with a lot of bafflement on what it is really about, especially if you do not know anything about its main subject in advance. To be frank with you, my mind became befuddled again when I watched it yesterday, but my heart was also reminded again that its rough but mesmerizing cinematic beauty is definitely something singular to behold.” (***)

[쏘리, 베이비]
에바 빅터의 첫 장편 영화 [쏘리, 베이비]는 요즘 많은 주목과 지지를 받고 있는 어느 국내 영화처럼 가능한 사전 지식 없이 보는 게 좋습니다. 그러니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각본 및 주연도 담당한 감독과 다른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 등 여러 장점들이 많은 수작이란 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올해의 중요 데뷔작들 중 하나입니다. (***1/2)
P.S. 정말 찡한 고양이 간택 장면 나옵니다.
킹 덕후 플래너건이 결국 또 킹 원작의 영화를 만들고야 말았군요. ㅋㅋㅋ 한참 동안 신작 소식이 없길래 뭐하나 했더니 시리즈 말고 영화를 만들고 있었던. 사실 '오큘러스'를 플래너건 작품들 중 거의 최상위권으로 재밌게 봐서 영화도 좀 만들어 내지... 하고 있었는데 반갑습니다. 나중에 볼 수 있게 되면 꼭 챙겨봐야겠어요.
<가타카>의 핸섬한 젊은이와 <블루 문>의 땅딸막한 대머리 아저씨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빵 터졌습니다. <블루 문> 호평은 익히 들어서 기대가 큰데, 이렇게 극단적으로 외모 변신을 할 줄은 몰랐어요. 에단 호크가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키크고 잘생겼는데 분장의 힘이 놀랍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