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투자 잡담...


 1.전에 썼듯이 나는 주식을 그렇게 잘하지 못해요. 천만다행으로 말이죠. 내가 주식을 잘하는 사람은 되지 못한 대신, 주식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이 됐으니까 다행이죠.


 2.왜냐면 나는 20년동안 주식을 했거든요. 도박에 비유하자면 이래요. 1주일동안 카지노에서 살다가 돌아와야 한다면 어떨까? 도박을 잘 하는 사람이 돈을 따겠죠. 도박을 못하는 사람은 돈을 못따고 돌아올 거고요. 


 하지만 만약 20년동안 카지노에서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두 사람 다 20년동안 카지노를 떠나지 않기로 하고 그곳에서 도박을 하며 살아간다면? 높은 확률로 도박을 못 하는 사람이 승리자가 될걸요. 도박을 아무리 잘 하는 놈들이어도 20년씩이나 도박을 하면 큰 지뢰를 밟고 마니까요. 도박을 못하는 사람은 언제나 도박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이길 수 없는 테이블에는 앉지도 않거든요.


 그러니까 도박을 잘한다는 점은 그 사람에게 큰 약점이 되는 거예요. 왜냐면 도박사가 직업처럼 되어버리니까요. 도박은 취미로 해야 언젠가는 큰 승리를 거머쥘 수 있게 되는 거죠.



 3.똑똑한 놈들의 문제는 이거예요. 그들은 1주일 정도 똑똑할 수 있고 한달 정도 똑똑할 수도 있죠. 1년 내내 똑똑할 수도 있어요. 문제는, 그놈들은 자신들이 똑똑하다는 이유로 매번 좋은 성적표를 받으려 한단 말이죠. 그렇게 매번 좋은 성적표를 받으려 하다가 어느날 완전히 박살이 나는 거예요. 그게 주식을 잘한다는 놈들이 망하는 패턴이죠.


 어쨌든 걔네들의 바램은 이거예요. 오늘 써낸 답안지가 꼭 오늘 맞아야 한다는 거죠. 물론 그건 좋은거예요. 일시적인 부와 일시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죠. 물론 일시적인 부와 일시적인 명성을 얻고 적당한 때에 카지노를 떠나면 그들은 승자가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거든요. 다음 날이 되면 또 오늘의 정답을 맞추려고 하죠. 


 하긴 어쩔 수 없긴 해요. 승자였었던 사람으로 살고 싶은 인간은 없으니까요. 아침해가 뜨면 또다시 오늘의 승자가 되고 싶어하는 게 인간이죠.



 4.휴.

 


 5.오늘 써낸 답안이 꼭 오늘 정답일 필요는 없어요. 1년이나 2년 후에 정답이어도 되는 거죠. 내가 당장 정답을 써낼 정도로 똑똑하지는 않다는 걸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요.  


 그러나 그게 제일 어려워요. 아무리 도박을 못 하는 놈도 10~20년씩이나 구력이 붙으면 자신이 뭘 좀 안다고 생각하거든요. 20년동안 카지노에 있으면서도 20년 내내 자신이 도박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는 건 졸라게 어렵단 말이죠.



 6.뭔가 말이 길어졌지만 한 마디로 하자면 무조건 싼 주식을 사야 해요. 그냥 싼 주식이 아니라 안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싼 주식 말이죠. '좋은 회사의 주식이 어떻게 쌀 수가 있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주식은 많아요.



 7.오늘은 친구와 커피맨을 만나 식사를 했어요. 친구가 꽤 똑똑하다는 증권사 직원 친구를 만나서 이런저런 조언을 들었다고 했어요.


 'per이 낮은 주식을 찾는다고? 그런 생각 자체가 사람들을 바보로 여기는거야. 투자자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per이 낮은 데엔 낮은 이유가 있어. 이미 출발한 주식, per이 이미 높은 주식에 올라타는 용기가 필요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네요.


 사실 저 말은 어느정도 맞는 말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틀리면 어떡할거죠? 어떤 주식에 용기를 내서 올라탔는데 틀리면 그건 현실이예요. 게임 따위가 아니라 그냥 통째로 현실이란 말이죠.



 8.물론 저 증권사 직원의 말대로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예요. 그러나 똑똑한 놈들의 문제는 6개월이나 1년 정도. 단기적으로 똑똑하단 말이죠. 20년의 시간을 추적해 보면 그들이 멍청해지는 순간은 너무도 많아요. 좋은 회사가 말도 안되게 쌌던 사례는 내가 찾아낸 것만도 작년에만 10개 정도 있어요.


 그리고 위에 썼듯이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의 문제는, 20년 내내 자신이 머리가 나쁘다는 사실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지 못하는 게 문제예요. 차라리 20년동안 자신이 머리가 나쁘다는 걸 잊지 않고 우직하게 나갔다면 20년 후엔 부자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러나 그들은 어느날 깨달음을 얻었거나 갑자기 똑똑해졌다는 망상에 사로잡히곤 하죠.


 

 9.어쨌든 그래요. 주식은 무조건 쌀 때 사야 한다는거죠. 그냥 느낌적으로 싼 게 아니라 정신나갈 정도로 쌀 때 사야 하는 거예요.


 물론 달리는 말에 계속 잘만 올라타면 큰 부자가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1%의 확률로 큰 부자가 되기 위해 70%의 확률로 꽤 괜찮은 부자가 될 기회를 놓쳐야 할까?











    •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도 계속 똑똑하기도 어렵지요. 70%의 확률로 꽤 괜찮은 부자가 되는 기회를 잡고 그걸로 만족할 수 있으면 좋죠. 1%의 확률로 큰 부자가 될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자꾸 아쉽게 느껴지지만 않는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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