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나쁜 연애

 

제가 올해 늦여름에 문득 본 시가 있는데

항상 착한 연애만 해온 저한테도 저변에는 질나쁜 연애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봐요 ㅎㅎ

 

이걸 읽는데 어딘가 껄렁껄렁한 남자의 오토바이에 뒷자리에서 허리를 잡고 저 멀리 떠나가는 제 모습이 그려진걸 보니..

혹시 주변에선 다 뜯어 말리고,

이건 정말 아닌데 싶으면서도 계속 빠져들어가는 그런 연애 하신 분들 계시나요?

내가 이런 연애를 하게 될줄이야!

라는 생각을 할 정도의 그런 연애경험말이죠.

 

 

 

 

질나쁜 연애 - 문혜진

 

이 여름 낡은 책들과 연애하느니
불량한 남자와 바다로 놀러 가겠어
잠자리 선글라스를 끼고
낡은 오토바이의
바퀴를 갈아 끼우고
제니스 조플린의 머리카락 같은
구름의 일요일을 베고
그의 검고 단단한 등에
얼굴을 묻을 거야
어린 시절 왜 엄마는 나에게
바람도 안 통하는
긴 플레어스커트만 입협을까
난 다리가 못생긴 것도 아닌데
회오리바람 속으로
비틀거리며 오토바이를 몰아 가는
불량한 남자가 좋아
머리 아픈 책을
지루한 음악을 알아야 한다고
지껄이지도 않지
오토바이를 태워줘
바다가 펄럭이는
바람 부는 길로
태풍이 이곳을 버리기 전에
검은 구름을 몰고
나와 함께 이곳을 떠나지 않겠어?

    • 죄송합니다만 이 시만 봐서는.. 음 시가 아니고 노래 가사 아니면 산문 같아요. 주제가 문제가 아니라 단어 선택 같은 게, 시로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깊이 같은 게 없어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지만요.
    • 시가 좀 재밌네요 ㅋㅋ
      오토바이=불량한 남자 ㅋㅋ (비웃는거 아닙니다. ^^;;)
    • 전 이 시와 관련해서 어떤 추억이 있어요...
    • 재미있는 시네요. ^^
    • 제 뒤에 타실래...(퍽)
    • 무슨 귀여니류의 글인가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김수영 문학상까지 받은 시인이네요.
    • 푸른새벽/ 저도 검색해보니까 다른 시는 좋은 게 많은데 (지금 표범약국이라는 시를 보고 있어요), 요 위의 시는 왜 이렇게 가볍게 느껴질까요.
    • 이런. 위험하다고 남자친구 오토바이 다시는 타지 말라고 했는데
      이 시를 보니 제가 타고 싶어졌어요.
    • 지금 제가 그래요. 끊어야 되는데... ㅠㅠ
    • 이거 질나쁜연애 아닌데요 ㅎㅎ예쁜연애
    • 제가 아는 질 나쁜 연애의 남자들은 인문 사회 과학 계열 출신으로 바람 피울 때도 니체나 기든스를 인용하여 그 사실을 알리거나 합의해야할 사항이라고 하던데..저는 차라리 오토바이 뒤에 매달리고 싶네요.=_=
    • 아실랑아실랑님 댓글 보고 폭소 + 공감. 하하하.

      시에 나온 내용은 질 나쁜 연애가 아니고 귀여운 연애 같습니다.
    • loving_rabbit / 뭐 가끔은 깊이 음미하지 않아도 가슴팍에 확 느껴지는 청량음료같은 시도 괜찮죠.
      Pallaksch / 추억이라.. 궁금하네요
      아실랑아실랑 / 입만 살은 부류들인가요? 알꺼 같아요
    • '노래 가사'도 '산문'도 다 '시'가 될 수 있는 건데요 :-)
      <깊이에의 강요> 가 생각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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