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나 혼자 뽑는 영화 베스트, 워스트, 과소평가 등등.


듀게 영화상 투표도 이제 얼마 안남았습니다.
단 한표만 던진다는 게 참 힘든 결정이더군요.

어떤 부문에는 가장 훌륭하진 않아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어떤 부문에는 결점이 뚜렸한데도 응원하고 싶은 영화,
또 어떤 부문에서는 객관적으로 가장 잘만들었다 생각하는 영화...

음, 이렇게 적어놓보고니 완전 중구난방으로 투표를 했구만요.

투표 게시판에 한 표씩 던지다보니,
입이 근질근질해서 올려보는 나만의 2010 베스트.




2010년 영화 베스트.



예언자
그을린
허트로커
클래스
엉클분미
경계도시2
괴물들이 사는 나라
용문신을 한 소녀 (스웨덴판) {전형적인 "남들이 못 본 영화 나는 극장서 봤다고 자랑하는 경우"}
여행 (배창호 감독) {전형적인 "이건 내가 좋아하는 감독 작품이니 당신들이 까든 말든 난 모르겠다고 배째는 경우"}



여기에 넣을까 말까했던 12편
드래곤 길들이기, 인디에어, 소셜 네트워크, 셔터아일랜드, 
승리, 테트로, 하얀리본, 토이스토리3, 
인셉션, 우리 의사 선생님, 꼬마 니콜라, 그리고 무법자 (영웅본색 리메이크한 그 영화 말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알제리 독립 갱스터영화)



나 아직 안봤는데 만일 봤으면 이 목록에 포함시켰을 것 같은 영화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 나다에서 볼 예정. 하지만 해를 넘기겠네요.

오션스 - 그놈의 빵꾸똥꾸 더빙만 아니면 극장에서 봤을텐데...

유령작가 - 이 영화 꼭 보라고 추천한 바로 그 사람 일 도와주다가 극장에서 놓쳤다는.




올해 너무 과소평가받았다고 생각하는 영화들:

이층의 악당 - 다시금 말하지만 이 영화는 망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울프맨 - 이 영화가 어디가 어때서! 곰돌이같은 안소니 홉킨스 옹만으로도 낄낄대며 즐길 수 있었다구요! 

꼬마 니콜라 - 원작을 말아먹었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원작의 향수 속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만 니콜라 아빠가 대머리라는 건 여전히 원작 파괴라고 생각.

아웃레이지 - 평론가들이 폭탄을 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기타노 다케시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았기 때문인지도.

여행 - 종종 나이브한 부분도 있었지만, 제작 환경의 제약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편안하고 즐거운 영화. 
특히 엄마를 찾는 소녀의 챕터가 저는 가장 좋았습니다. 
디지털이 아닌 필름 촬영, 또는 요즘 나온 더 비싸고 좋은 카메라로 촬영했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2010년 워스트

황해 - 영화 외적인 건 그렇다치죠. 전 영화 자체에도 실망했습니다. 
높은 평을 주신 분들이 어느 부분을 좋게 보신 건지는 알겠는데, 전 그 부분들에 전혀 동의할 수 없어요. 
의도를 하나도 못살렸고 2부 초반부 빼고는 지루할 뿐이었습니다.

카페느와르 - 다양성과 작가주의라는 측면에서는 이 영화가 지나치게 비판받는 걸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금같은 일관된 호평은 어리둥절합니다. 정말 이게 최선이라고들 생각하는 건지.

타인의 뒷뜰 - 대체 왜 이 내용없는 영화가 왜 전 세계 영화제를 계속 돌고 있는 건지 이해불가. 
그리고 dv처럼 찍을 거면 그 비싼 레드 카메라 쓰지 말란 말이야.

그린존 - 의도는 좋을지 모르죠. 아직도 대량살상무기를 믿는 일반 대중들에게 사실을 폭로하겠다! 
아아, 의도만 좋으면 뭘합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이 영화는 
결국 본 시리즈의 열화 짝퉁으로 전락해버렸고, 열심히 연기한 배우들만 아쉽습니다.

킥애스 - 전 이 영화가 전혀 통쾌하지 않습니다. 액션 장면들은 밋밋했고, 
이 영화에 장점이 있다면 원작에서 가져온 설정들이 다일 뿐이었습니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 - 너무나 뻔뻔할 정도로 대충만든 이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지루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tv시리즈 파일럿같은 이 영화를 옹호해줄 수는 없죠. 
그나마 흑인 백인 동양인 아랍인 프랑스인 미국인 골고루 빼먹지 않고 까댄 건 칭찬해줄만합니다. 
적어도 전작 테이큰처럼 불편하진 않았으니까요.

스카이라인 -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 재미있는 장면도 있었고, 엔딩은 소문만큼 끔찍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문만큼이나 어이없긴 하더군요.) 
하지만 상도덕 무시하고 남의 영화 컨셉 빼온 주제에 겨우 이렇게 만들어서 낚시질이라니. 
이 사람들 앞으로 어떻게 일하려는 걸까요?







    • 코코아매스/ 맞아요. 근데 저도 그렇고 주변사람들도 저 제목 들으면
      "응? 그 송승헌 나오는 영웅본색 리메이크?"라고 묻더라구요.
    • 타일러/ 음, 정말 "뒤"뜰이네요.
    • - 정말 누가 등떠미는것도 아닌데 고민이 되긴 되더군요. 그 훌륭한 후보들 중 하나를 고르기란.
      - 예언자 저 포스터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와 멋진데요. 이 영화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 해를 넘기게 되더라도 우리 불쌍한 김복남을 꼭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층의 악당이 이렇게까지 흥행이 안될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재밌게 봤는데...
      - 황해. 워스트까진 아니고, 러닝타임 내내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고, 머리로는 잘 만들었다는걸 인정하지만 다시 보고 싶진 않아요.
      - 카페느와르. 일단 보긴 할건데 기대는 많이 접고 가려고 해요. 신하균과 정유미를 볼 수 있다면야. 흐흐.

      다른 사람이 뽑아놓은 이런 리스트 보는게 재밌어요. 놓친 영화, 몰랐던 영화들이 눈에 쏙쏙 보이거든요.
    • 쿠모/ 그래서 내년부터는 영화 베스트에 3편씩 꼽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근데 그거 집계는 누가 하고...? -_-;)
    • 베스트 보다도 워스트 초이스에서 미스란디르님의 작가적 결기 (?) 를 확인할 수 있군요. ^ ^

      [스카이라인] 같은 영화가 어쩌면 주류 상업영화의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데에 2000년대의 글로벌 영화산업의 가장 큰 특징이 있지 않을까요. 특수효과 데모 필름을 만들면 그냥 극장에 걸리는거죠. 젊은 관객들도 다 이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영화라고 인정해 주고.
    • Q/ 에, 뭐랄까. 결기라기보다는 땡깡... (같은 건가요 결국. ^^;)

      스카이라인에 대한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실 저 영화가 싫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죠.
      그냥 케이블에서 봤다면 오히려 "어랏, 이거 의외로 재미있는데?"라고 추천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생각해보면 특수효과 블럭버스터류 뿐 아니라 다른 장르,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네요.
      워낙 취향의 다양성이 인정되다보니 점점 '못만든' 것까지 그 혜택을 먹어버린달까요.
      (이거 또 쓸데없이 까칠한 망발을... ^^;)
    • 아웃레이지를 과소평가에 두시고 황해를 워스트에 두신 게 흥미롭네요.
    • 네, 저는 황해보다 아웃레이지가 훨씬 나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 아뇨. 비교우위를 얘기할려고 한 게 아니고, 아웃레이지랑 황해가 비슷한 느낌의 영화라고 저는 생각했기에....
    • 뜬금없이 악마를 보았다를 끌어들이자면...

      악마를 보았다는 장난치는 것 같지만 끝까지 자기 이야기에 진지한 영화였고,
      (물론 그 진지함을 올바른 방향으로 끝까지 가져갈 역량이 있었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만.)
      아웃레이지는 장난치겠다고 선언하고 끝까지 장난을 쳤기에 "그거 나름대로 진지했던" 영화였던 반면,
      황해는 진지한 얘기를 하는 척해놓고 계속 장난만 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써놓고보니 뜬구름잡는 소리네요. 그냥 글을 못써서 그런가보다 이해해주시길.
    • 아, 악마..를 얘기하시는 걸 보니 이제 좀 감이 잡히네요.
      저는 악마는 아웃레이지, 황해랑은 전혀 상관없는 영화라고 보는 쪽이거든요.
      제가 아웃레이지와 황해를 비슷한 느낌이라고 얘기한 건 두 영화를 관통하는 세계관이었어요.
      기타노다케시는 뭐 알아주는 마초잖아요,
      야쿠자들도 지킬 도리가 있어야한다, 근데 지금은 그딴 거 개나 주고 있다, 이게 아웃레이지라고 보거든요.
      황해 역시, 부자네 조폭이네 가오잡지만 알고보면 푼돈이나 삥땅치는 양아치들 물먹이는 얘기라고 봤구요.

      보는 관점이 서로 달랐을 뿐,, (계속 장난만 친 영화라고 보진 않지만...)
    • 오. '진지한 얘기를 하는 척해놓고 계속 장난만 친 영화'라는 표현 마음에 드는데요.
      1,2 부에서 구남에게 감정이입하고 보고있던 관객을 갑자기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전환이라는게... 그렇다고 기막힌 반전을 위해 깔아놓은거라면 황당하지도 않겠지만. 그저 각본의 짜임이 좋지 않았던거죠. 근데 사람들은 자꾸 이야기를 만들어내네요.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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