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콜드케이스 보면서 부러웠던 것

뭔 사건 나면 형사들이 창고로 가잖아요. 가보면 하얀 박스들이 쌓여있는데, 그냥 무식하게 쌓여있는 게 아니라 선반 위에 잘 정리되어 있지요. 열어보면 당시 사건 수사 기록 일체가 다 들어있고요. 보면서 되게 부러웠어요.

 

회사의 현실을 보면... 비슷하게 관리되는 문서가 있긴 해요. 회계팀의 장부. 법적으로 보존 의무가 있고, 루틴하게 생산되는 문서이다보니 차곡차곡 철하고 일관되게 편철해서 시기별로 번호를 붙이고 묶어서 보관해놓고 있습니다. 근데 그 외 다른 부서들의 문서는... 한숨이 나오죠. 펀치로 뚫어서 화일에 껴놨다가, 2~3년 그렇게 보관하며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고, 조직개편되서 일 넘어가다보면 몇 개 없어지고, 그나마 4~5년 되면 아예 행방불명. 그래서 한 10년 지나서 "그때 그 서류 찾아와" 이런 소리 듣고서 부랴부랴 담당자의 전임자의 전임자의 전임자의... 이렇게 올라가다보면 어느 시점엔가 없어져있어요. 다들 "내가 없앤건 아니"라고 하고요.

 

안그래도 요즘 담당 업무의 서류가 한 5년치가 쌓여서 캐비넷이 꽉 찼어요. 버리긴 그렇고 연도별로 묶어서 어디 보관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프로세스가 없네요. 과감하게 없애버리고 싶은데 나중에 누가 누구 맘대로 없앴냐고 하면 독박쓸 게 뻔해서 꾸역꾸역 밀어넣어놓으려고 해요. ㅡㅡ;

    • '콜드 케이스' 수준으로 정리가 되기는 쉽지 않지요.

      뭐든지 그렇듯이 기록관리도 적절한 규정, 프로세스, 매뉴얼, 보존시설, 시스템 및 도구, 전문인력 등이 필요한데
      이걸 사라지는 비용으로 생각할지 보다 나은 효율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할지가 1차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조선왕조실록 이후 기록문화가 사실상 사장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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