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들(심형래, 꿈, 국내방영 애니 주제가 하나)

* 심형래 감독을 보면 좀 착잡합니다. 한국 코미디 역사에서 손에 꼽힐만한 코미디언이고, 우뢰매와 영구 시리즈는 모두는 아니겠지만 그때 당시 아이들의 꿈과 희망(아오, 손발 오그라들어)을 키워주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그의 역량에는 의문이 남거나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이란 작품을 제외한다면 그의 작품을 거의 다 봤지만 그냥 그렇거나 재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이 얼마의 꿈과 열정을 가졌건 중요한건 작품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그의 작품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나름으로 얘기하자면, 그의 작품들의 연출력은 어린이영화가 한창 붐이던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수준에서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우뢰매나 영구와 땡칠이는 다른 감독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오랜 기간 작업해온 심형래씨가 감독이 되어 찍는 영화와, 김청기, 남기남 감독 등의 영화를 완전히 별개로 보는건 어려운 일이겠죠. 심지어 장르도 비슷하니까요. 아무튼, 그의 작품은 재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디워때도, 이번 라스트 갓파더때에도 TV에 출연해서 하는 이야기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아닌, 이전의 홍보 및 작품 설명 패턴들을 답습하더군요. 거대괴물이 나와서 때려부수는 영화를 좋아했던 저에게 오랜기간 나름 기대를 품게 만들었던 디워는 티켓비용의 아까움과 더불어 참담함만을 안겨줬습니다. 전개는 허술했고, 로맨스는 뜬금없었으며, (진중권씨가 지적했다시피)'팬던트 파워'는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애시당초 시나리오, 연출력을 제외하고 봐야한다고요? 그런 얘기가 있긴 합니다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영화에서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빼면 뭐가 남는지.

 

우베볼 감독이 찍은 최근 몇몇작품들의 평가가 나름 좋더군요. 악평도 있지만 '의외다', '우베볼이 이렇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류의 칭찬글도 많았습니다.  전 보지 않아서 모릅니다만, 호기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베볼이 찍은 영화;특히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은 한마디로 재앙에 가까웠던 영화들이었고, 그는 정말이지 언제나, 항상 조롱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몇몇 영화에서 이전보다 나은 평가를 받더군요. 관객은 그냥 관객입니다. 백보양보해서 일부 관객이나 평론가가 코메디언이라고, 가수라고, 혹은 이전 작품들이 별로라고 어떤 감독이나 배우에게 선입견을 가질지도 모르지만, 특별한 이권관계에 얽혀있지 않다면 결국 지금 자신들의 눈앞에 작품이 괜찮고 재미있다면 그냥 재미있다고 얘기하는게 관객입니다. 물론 재미가 없다면 '코메디나 해라' '가수나 해라' '하던거 해라'같은 악평이 줄을 이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건 해당 감독이나 배우를 진심으로 무시해서가 아니라, 작품이 재미가 없다를 둘러말하는 표현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똑같은 장르라도, 똑같은 감독이라도, 작품이 다르면 당연히 평가가 달라집니다. 전 오히려 이전 작품들이 안좋으면 안좋을수록, 다음작품을 찍는 감독에게 가지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할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이 얼마나 들까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건 관객이 얼마나 드냐가 아니라 그 관객이 영화를 얼마나 재미있게 봤느냐입니다. 전 아마 안 볼 것 같아요. 같이 볼 여자친구가 없거든요.  

 

p.s: 뭔가 지우려고 하는 흔적의 굵은 글씨를 보셨다면 그건 당신의 착시.  

 

 

* 오늘 꿈을 꿨습니다. 대학 3학년 때 혼자 살았던 좁디 좁은 자취방이 배경이었죠. 집에 들어갔는데 친구가 밥을 먹고 있더군요. 뭘 먹냐고 물어보니까 하마고기를 먹는답니다. 꿈속의 전 놀라움보다 호기심이 먼저 생겼습니다. 친구가 먹어보라고 권했는데, 전 유치하게도 먹어보지 않은 고기를 가지고 잘난척이 하고 싶어서 "그거 예전에 먹어봤는데 고래고기랑 맛이 비슷하더라, 내 입엔 별로"라고 짐짓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계속 권하더군요. 기름지고 비리긴 하지만 먹을만하다 였습니다. 그래서 받아 먹었는데, 정말 슬쩍 비릿한 생선내음이 섞인 돼지고기 맛이 나더군요.

 

어제 동물의 왕국을 본 것도 아닌데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하마고기가 꿈에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 만화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

 

 

 

국내방영 애니의 주제가는 뿅뿅슝슝 어린이틱하다는걸 깨준 주제가입니다.

    • 우베볼 악평만 듣다가 램페이지를 봤는데 생각보다 아주 괜찮아서 놀랬어요.
    • 우베볼은 굉장히 다작 감독이지 않나요 저예산으로 후딱 찍어버리는ㅋ(근데 캐스팅은 또 종종 괜찮으니 캐스팅 비용으로는 꽤 나갈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다작하면서 연출력이 늘지 않기도 힘들 것 같긴 해요. 저야 케이블에서 해주는 왕의 이름으로 잠깐 보다가 중세시대 분위기의 전투씬에서 왠 닌자-.-들이 떼로 튀어나오길래 황급히 채널 돌린 기억만ㅋㅋ

      심아저씨는 그에 반해 몇년을 두고 나름 공을 들여서(연출말고 CG나 특수효과 같은 부분에) 만드니 연출이 늘래야 늘 수가 없겠죠. 물론 인터뷰 보면 애초에 시나리오나 편집, 연출같은 부분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진 않지만..
      저번에도 한번 한 이야기지만 심아저씨는 이렇게 애써서 영화 만들지 말고 ILM같이 시각효과 전문기업으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 갓파더는 안봤지만 땡칠이와 영화의 전부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거 같군요.
      심형래의 변치않고 꿈을 쫒는 열정은 대단하고 땡칠이와 전생의 인연이 깊기도 해요.
      나 먹어봤어 하마 고기를 먹어봤다고 배짱부리다 권하니까 못이기는 척 먹어봤군요.
      심신 노래 같네요.
    • 저도 우베볼영화는 램페이지 딱 하나 봤는데, 왜 이 사람이 욕을 먹는거지? 의아했습니다.
    • 전 '하우스 오브 데드'를 봤을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어요!
    • 러시, 윤보현/
      하우스오브데드1 이나 블러드 레인, 던전시즈:왕의 이름으로 를 보시면 됩니다.
      물론 "어느 감독이나 괴상한 영화가 필모에 두세개 낄 수 있지 않냐"라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저 세개가 연작이거나 거의 이어서 만들어진 작품이었죠 아마.
    • 아...제목들부터 제 취향이 아니네요...
    • '하우스 오브 데드' 평 중에 재미나게 읽었던 것

      http://lezhin.com/694
    • 하마고기...? 하마고기?!
      죄송해요 몸이 안 좋아서 헛소리가...
      심형래는 도전정신을 높게 사야 하는건지 아닌지 가끔 헷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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