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송도에 가 보았습니다

연말을 맞아 송도에 놀러갔습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저 멀리에 높은 빌딩이 솟아있는 걸 보며 "아, 저게 송도구나" 하고 지나가기만 했지 정작 가본 적은 없었어요. 예전에 송도에서 오피스텔 분양하는데 며칠씩 사람들이 줄을 서고, 수백대일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뉴스를 보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지금 송도에 찬바람이 분다는 뉴스를 봤기에 실제로는 어떤가 궁금했습니다.

 

결론은... 대단히 황량하더군요. 호텔 창밖으로 노란 불빛들이 많이 보였는데, 다음날 밝은 상황에서 보니... 공터더군요. 건설 예정이던 건물이 안지어졌는지, 아예 토지 분양 자체가 안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위성으로 보면 여기 저기에 구멍난 느낌이겠더라구요. 창밖으로 보이는 차도는 텅 비어있고 가끔씩 차가 다니고. 서울에서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강남이나 종로 근처에서도 보기 힘든 초고층건물들이 여기 저기에 삐쭉 솟아있었습니다만, 오히려 그때문에 빈 공터들이 더 황량하더군요.

 

뭐 어느 도시이건 간에 처음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진 않겠지요. 앞으로의 개발계획에 따라 송도가 정말 본래의 의도대로 국제도시로 발전.... 할 것 같지 않아요. ㅡㅡ;; 여전히 이 나라는 모든 기능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데다, 그렇다면 송도가 서울에서 가깝다는 건 오히려 단점이 되어버릴 것 같단 말이죠. 1~2시간만 더 가면 서울인데 뭣하러 송도에... 게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거기서 인천대교를 건너가면 영종하늘도시, 영종도를 나올 땐 영종대교를 이용하면 또 청라지구. 이 셋 다 경제자유구역이라고 뭐 인천시가 개발한 도시 아니었던가요? 그냥 "이걸 어쩌려는 걸까?" 라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이번에 G20 할 때 한 지인이 "국제도시라고 송도 개발해놓고 거기서 하면 되지 왜 복잡하게 코엑스에서 하고 난리야?" 라고 툴툴거렸는데, 제가 대통령이라도 차마 주요 20개국 정상들 데리고 송도에서는 뭐 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체면이 좀...

 

나오면서 든 생각은... 이럴바엔 차라리 인천국제공항이 사실상 거의 유일한 국제공항이라는 점을 살려서... 국제 비지니스 도시가 아니라 관광지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지방에서 결혼식 올리고, 신혼여행 가러 어차피 인천공항 와야되는데, 송도에 호텔 잡고 하루만 쉬었다 가게 유도하면서 주변 관광지를 살려보는게...

    • 어쨌든 대마불사라고, 투자해 놓은 게 있으니 살려보려고 하지 않을까요? 꾸역꾸역 하다가 한 십년 후에 정신차려보니 서울과 합병???
    • 몇년전에 인천에 있는 경제자유지역에 대해서 글을 쓴적도 있는데, 송도에 있는 오피스 건물 호텔 컨벤션은 무모한 토목공사의 비참한 사례로 곧 교과서에 실리게 될 겁니다. 서울에서 1~2시간은 서울에서 절대 가까운게 아니죠. 주요 외국계회사(IB, 컨설팅등)들이 왜 4대문안에만 있을까? 왜 절대 강남이나 여의도에도 사무실을 두지 않을까를 생각해보면 송도는 그냥 아웃오브 안중입니다.
    • bankertrust / 아, 전에 본 것 같아요. 근데 말씀하신 '가깝다'의 기준점은 주요 클라이언트들과의 거리인가요? 제가 그렇게까지 치열한 회사를 안다녀봐서 그런 것 같은데, 송도가 아오안인것 이해가 되지만, 강남도 아니고 여의도 정도의 거리도 그들에게는 그렇게나 큰 손실인걸까? 싶어요.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금인 회사이기에 그러는지... 정말 그렇다면 그런 회사에 다니고 싶진 않네요. 얼마나 직원의 시간을 쥐어짜겠어요. ㅠㅠ
    • DH//예 주요 클라언트와의 거리죠. 흔히들 송도를 구상할 때 생각했던 팬시한 IB, 전략컨설팅, 로펌들의 종사자들은 연봉이 최소 6자리(U$기준)는 넘을 거고, 시간이 돈인 사람들인데 클라이언트 만나러 길에다 30분이상을 뿌린다는 건 도저히 말도 안되는 얘기죠. 이사람들이 일하는 오피스가 있는 빌딩은 사대문안의 몇개(파이낸스센터, 영풍빌딩, 흥국생명 빌딩 등)입니다. 건물의 수준과 입지를 생각하면 몇 개 안되죠. 그런데 최근 서울 도심에도 오피스가 공급과잉으로 흘러넘치는데 누가 인천까지 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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