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쪽 공부하시거나 종사하시는 분들 있으세요?

 

궁금한 게

 

그림을 그릴 때 비슷한 유형의 그림을 자꾸 그리게 되잖아요.

 

자신의 재능, 그러니까 사물을 정확히 보고 묘사를 잘한다던지, 어떤 느낌을 정확히 포착해서 그 느낌을 나타내도록 색을 조합시킨다던지

 

하여튼 그런 자신의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패턴의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보면.

 

그런데 혹시 갖가지 느낌의 다양한 그림을 끊임없이 창조해내는 그런 사람도 많이 있는가요?

 

한 사람이 창조해낼 수 있는 느낌의 범주에 한계라는 것이 있다고는 생각 안하지만

 

예를 들어 엄청나게 섬세하게 사물을 묘사하는 그림도 그렸다가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을 연상시키는 추상화도 그렸다가

 

단순하면서 감각적인 애니메이션같은 그림도 그렸다가

 

그렇게 다양한 느낌을 넘나들며 성공적으로 표현해내는 사람이 많이 있는지 궁금해요.

 

천재들은 다 가능하려나요.

 

 

 

 

    • 피카소의 정상적인;; 스케치를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그림보는 눈이 없어서 피카소가 뎃생천재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다 잘하는 건 1인 그래픽 회사를 차릴 게 아니면 별로 중요하지 않을 거 같은데요. 어차피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잖아요.
    • One in a million / 우리가 이름 흔히 아는 화가들은 그런 묘사같은 것은 대부분 마스터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취미로 그림(낙서)을 끄적거리는데 예전보다 발상이랄까 이런 거에서 비슷한 패턴을 반복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질문을 드려봤어요.
      다른 사람들도 나랑 비슷한가 싶어서요..;ㅋ 솔직히 가능한 한 많은 느낌들을 표현해내고 싶잖아요.
    • 저도 지금 피카소를 예로 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피카소식 추상은 후기 작품이 대부분으로 아프리카미술쪽 영향을 받은 작품들 입니다. 피카소의 스무살 무렵 초기 작품을 보면 인상파가 득세하던 시절이라 그런지 전형적인 인상파의 그림으로 보이죠. 피카소는 또한 일반적인 회화(painting)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조소(sculpture)또한 잘합니다. 그리고 피카소가 회화에서 보여주던 특성을 똑같이 조각이나 조소작품에서 보여준다는 것도 알게 될거에요. 거기에다가 더불어서 그가 얼마나 부피감(양감이라고 하나요?)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빼어난지도 알 수 있죠. 이정도면 장르를 넘나드는 천재 아닌가요?
    • ageha / 피카소는 정말 그냥 천재같아요. 피카소가 조각이나 조소를 잘한다는 거 처음 알았어요.ㅜ_ㅜ
      갑자기 괜한 욕심이 들며 조각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는..;;ㅋㅋ 어렸을 때 찰흙으로 사람 만들기는 잘 했는데 중얼중얼
    • dimer/그냥 천재죠. 그래서 건방지게 "피카소는 감흥이 없어.훗"하고 지껄이곤 해요ㅎㅎㅎ
      그렇다면 마티스나 달리도 있죠. 마티스도 초기에는 인상주의적이었지만 점차 벗어나서 정말 단순화된 꼴라쥬 작품을 남기죠. 형태만 보면 같은 사람 작품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물론 마티스의 색과 라인이 있기에 구별은 되지만요. 또 조소작품들도 유명하고.
      달리는 유명한 영화를 남겼죠. 안달루시안개였나...그 눈알을 면도칼로 자르는...윽... 생각보다 많아요. 음...근데 그 사이에 평생에 걸쳐서 남긴 거라서 좀 그런가. 시간이 오래 걸리니깐...다다이즘 작가들 중에서도 스케치가 좋았던 사람이 꽤 많았어요.
    • ageha / 옹 마티스 그림 정말 좋아하는데도 그런 것은 몰랐네요.
      그리고 달리가 영화에까지 관여했었군요. 달리도 참 마당발_-;;;이었네요. 보면 이 분야 저 분야 친구도 참 많았고 여러군데 관심이 많았나봐요.
    • 저도 피카소 생각하고 댓글 달려고 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
    • 어차피 미술을 하게 되는 부류가 재현적인 묘사능력(회화와 입체 표현 능력 모두 뛰어나다고 가정)에 뛰어난 애들이고(우리나라기준), 그렇다는건 미술 하는 애들 모두 일단 기본적으로 섬세한 세부묘사 능력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잖아요,그러니 감각이 되는 애들은 이후에 표현주의니 초현실주의에 대한 의미를 글로 깨우칠 수 있고, 그 의미를 안 이후에는 그 방법대로 똑같이 따라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죠. 기본적으로 묘사능력이 되는 사람은 얼마든지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입체주의 등등의 기법이 중시되는 사조는 다 '모방'할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사조들이야 어차피 그 발상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그걸 굳이 따라한다는 것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아요. 또 그 모든 작품에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을만큼 정신적으로도 수준이 높다고 해도 결국 자기 것이 아니니까 천재도 아니구요.

      입체물이 나오는 현대 추상 조각이나 다다이즘의 정신, 오브제 미술, 개념 미술 등등도 다 따라할 수 있겠죠. 외형적 아름다움이야 조형적 감각만 있다면 어느 정도 성취될 것이에요. 하지만 높은 정신성을 가지지 못했다면 결국 의미가 조악해겠죠.

      그러니까 결국 이 모든 미술적 표현은 기본적인 미술적 감각(기본적 감각의 정도는 보통 실기로 미대가는 애들의 과반수가 이 능력이 되는 거겠죠..-ㅅ-요즘은 점점 이 능력이 의미없어지고는 있지만)이 있다면 모두 한꺼번에 '가능'할 것이구요. 하지만 그것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표현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의 정신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고, 정신적 수준이 높다면 우수한 수준의 작품으로 여태 발견된 미술적 방법을 적용하여 훌륭히 모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라면 얼마든지 이런 미술인들이 많이 있을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여태까지의 모든 미술 사조들을 잘 모방하는 건 전혀 의미가 없고, 효율도 없으니 하지 않고 자기의 정신과 가장 부합하는 형태의 사조를 따라서 그 쪽으로 파게 되는 거죠.-_-

      아무튼 정리하자면 여태까지의 미술 사조에서 나타난 다양한 흐름들을 다 잘 표현하는 것은 그저 모방이기에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거구요, 그 작품의 질까지 높으려면 표현 능력이 아니라 작가의 정신적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이지만, 잘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여태까지의 미술사조를 아무리 훌륭하게 모방해봤자 그는 천재 소리 절대 못 들을 거라는 거죠.그게 의미가 없으니 하지도 않을 거구요.
      천재소리 들으려면 그 사조를 따라서 좀 더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 내거나, 아예 사조를 '창시'해야만 될 겁니다. 백남준처럼..


      만약에 질문하신 의도가 이게 아니라 미술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다양하고 새로운 표현 의도를 한꺼번에 창시하는 사람은 없냐,라는 것이라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현재 미술에서의 창조라는 것은 현대 미술의 다양한 형식 중에서 결국 어느 하나의 형식에 매료되거나 아니면 아예 새롭게 발견하고 그것을 좀 더 완전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의 내면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식의 한계를 깨닫거나 흥미를 잃어서, 다른 형식으로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다른 형식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그러한 과정이 정말 많아서 아주 많은 양식을 창안할 수 없는가.. 라고 한다면 그러기에는 예술은 너무 길고 인생은 너무 짧기에 아주 힘들 것 같습니당), 의도적으로 작가가 다양한 형식을 동시에 추구하여 창조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거에요. 피카소의 경우도.. 피카소가 재현적 스타일과 함께 입체파라는 장르를 한꺼번에 구사하려는 의도로 그것을 모두 보여준 것이 아니라 일단 처음엔 고전적 미술양식인 사실적 묘사방식으로 미술 수업을 받고 그것을 표현하다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입체주의 양식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잖아요..(조각도 잘하고 회화도 잘했다 수준의 다양성이라면, 그 정도는 너무 많을 거 같고요)
      그러니 새로운 표현 양식을 한꺼번에 '의도하여'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이라면, 글쎄요, 두가지 다른 시선을 동시에 갖기는 어려운 일이기에 힘들것 같아요.
    • 다양한 걸 할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이 인식하는 그 작가의 성격은 흐려지겠죠.
    • callas, 타일러 / 저는 여러 사조를 모방해낼 수 있는 사람이 많은가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 의도'를 창조해낼 수 있는 사람이 많은가를 질문드린 거예요. 제가 글에서 좀 표현이 부족했었던 것 같은데,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에 대한 태도까지 바뀌어서 그림이라는 것에 대해 완전히 다르게 인식하고 그 다르게 인식된 것을 다르게 표현하는 '내부적인 변환, 전환의 과정'이 한 사람 안에서 쉽사리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의문이랄까요. 초현실주의, 인상주의 등 모든 사조가 그 사조 내에서 자신의 궁극적 의도를 발현시킬 수 있을 거라 믿었던 화가들에 의해 발전된 것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궁극적 의도를 다양하게 가져 그걸 말 그대로 다양하게 발현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실현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네요. 저는 여태까지 그림에 관심을 가져오면서 저의 내면을 다각도에서 조명하여 다양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도전하고 싶어했거든요. 물론 저는 진짜 화가들같이 그런 표현의 수준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나름은 그런 시도를 항상 하고 있었어서 드린 질문이었구요. 어쨌든 그런 사람이 적다는 건 사실 같네요.
      도움되는 댓글 감사드립니다.
      물고기결정 / 그렇죠, 작가의 성격은 흐려지겠지만... '외부의 인정' 측면에서 본다면...제가 말씀드린 것이 '표현의 다양함'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라 '화가의 내부적 다양함'에 방점이 찍힌 것이기 때문에 만약 그걸 실현시키는 화가가 있다면 굳이 한가지로 정의되는 식의 인지도는 낮게 될지 몰라도 나름의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다들 말들이 기신데 되게 단순한 답밖에 나올 수 없는 문제아닌가요 이건;
      직장생활 하면서 능력 발휘 잘 하는 사람 수없이 많잖아요
      하지만 빌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는 그 시대 유일한 한 사람 뿐입니다
      역사가 기억하는 사람은 이들뿐이에요 예술은 말할것도 없고요
      표현의도? 그건 일반사람들이 살면서 다들 하고 사는 거구요 나이먹고 시대가 변하면 생각깊어지는건 누구나 마찬가지에요
      자의식만으로 예술하는거 아닙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이 시대 표현 의도를 이해할만한 가치가 있다 싶은 작가는 아무리 기존 형식 틀 안에서 놀았다 할지라도 작은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생각되는 작가들이겠죠. 그 변화가 정말 진정성이 있느냐 하는 문제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기치기 좋은게 예술이니까요
    • 타일러 / 내부의 변화와 전환의 과정을 거쳐 나온 표현 방식 이전의 표현 방식은 '발전'이라는 맥락에서의 것이 아니라 단지 시간적으로 이전에 위치에 있을 뿐 독립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표현방식을 말하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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