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기도 좋아하고 동물도 좋아해서 길 가다가 엄마등에 업힌 애기나 동물들을 보면 꼭 한번 웃어주고 쓰다듬어 주곤 하지만, 누군가 내 아기/동물 이쁘지 않냐? 라고 자랑하기 시작하면 싫어집니다. 여기 게시판에서 아기/동물 사진에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꼭 아기/동물을 싫어해서 그러는게 아니란 점도 알아 주십쇼.
꼭 아기를 싫어해서라기보다, 이쁜아기 사진 보는건 좋지만 이쁘지 않는 경우에도 올린다는데 불만이 있는것 같아요. 전 이 게시판에 올라오는 요리사진을 좋아하고 다 맛있게 보이지만, 만약에 제가 한 요리를 사진 찍어서 올리기 시작하면 콕 찝어서 저에게 말할수는 없고, "더럽게 맛없게 생긴 요리사진 좀 그만 처올려라, 입맛 떨어진다"라는 불만이 나올거라는걸 100% 확신합니다. 내가 봐도 욕나올것 같..
아기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게시물을 통해 만나는 아이들은 불편하지 않아요. 눈 마주쳐도 제 굳은 얼굴근육을 움직여 어색하게 웃어주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 밖에 싫을 이유를 모르겠어요. 사실 저도 저렇게 맞딱트렸을 때의 어색한 상황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지 피사체로서의 아가들은 사람이나 동물들이나 얼마나 예쁜지.
전 뭘 적극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요. 스스로의 기호가 취향이 소중하다면 다른 존재 자체도 인정해줘야죠.
작금의 출산기피현상과 관련이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러니까 무의식적으로 아기를 본다는게 출산과 육아라는 무의식과 연결되고 꼴보기도 싫어한다던가 말이죠. 아니면 아기 이쁘죠라는 말-꼭 말을 안해도 암묵적인 메세지가 들어있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그런 늬앙스까지 포함-에 대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야기하는 고도경쟁시대의 스트레스?? 어쨌거나 이런 현상에 대해서 연구한 학자들은 없을까요?
mockingbird// 증상(?)이 저와는 정 반대이시군요. 굳이 제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저는 아기나 동물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래서인지 이들은 상당히 제 감정을 자극하게 됩니다. 그래서 실물이든 사진이든 준비가 필요하지요. 게시판의 사진은 (제목에 따로 표시가 없으면) 그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보게 될 경우가 많아서 감정적으로 피곤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항에 대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공존하려면, 싫어하는 사람의 입장을 더 존중해 주는 것이 맞지 않나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같은 방에 앉아 있으면 금연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말이죠.
엔딤/흡연이라는 행위는 객관적으로 간접 흡연자에게 (흡연 주체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합니다. 즉, 건강상의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한다는 얘깁니다. 단순한 취향 문제로 미묘한 차이를 논할때 예로 들만한 얘기가 아니죠.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단순히 '앎'의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대상에 대해 제대로 잘 알수록 그 존재 자체를 싫어하기가 힘들어요. (성격이나 캐릭터 말고 순수하게 존재만을 놓고볼때요. 즉, 보통 '혐오' 동물로 구분하곤 하는 뱀이나 거미같은 동물만 봐도 그렇죠.) 그래서 무엇을 '무조건' 싫어한다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양상이 폭력적이라고 봅니다. 무엇을 싫어할 때 그 대상에 대해 적극적이든 보다 소극적이든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내게 되니까요.
타인의 취향에 대한 적절한 예의가 지켜진다면 (눈앞에 아기 사진을 들이대고 '정답'을 강요하는 식이 아니라면) 역시 적절한 선에서의 관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차피 타인과 부비며 살아야 되는 세상인데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면서 살아야죠.
>>대상에 대해 제대로 잘 알수록 그 존재 자체를 싫어하기가 힘들어요 어떻게 '싫어함 = 무지와 폭력' 이 되는지 도저히 그 논리가 납득이 안되는군요. 예를 들어 저는 가카에 대해서 제대로 잘 알수록 존재 자체가 싫어지던데요. 앞서 밝혔듯이 저는 아이/동물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만일 그렇다고 해도 그게 아이에 대해서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쪽이야 말로 무지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님과 같은 메카니즘으로 생각하고 느끼는게 아니라는 걸 모르시는 셈이니까요.
mockingbird// 어떤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지식이나 감정도 대개 개별적인 개체에 대한 경험,지식, 감정이 모여서 쌓이게 되는 것이죠. 아무튼, 긴 이야기 떠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남들도 좋아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 않으면 무지하고 폭력적인 것" 이라는 논리는 도저히 공감이 안됩니다. 그게 아기이던 강아지이던 말이지요.
엔딤/근데 어떤 존재 자체 (인간, 개, 뱀)에 대해 혐오를 표하는 경우를 보면 보통 피상적인 인상 (겉모습), 잘못된 지식 (뱀이나 거미는 다 독이 있다거나 쥐는 다 지저분해서 병을 옮긴다거나 게이가 성적 취향의 결과라거나)을 기반으로 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그 결과로 인한 폭력적 결과물은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죠. 뱀을 보면 무조건 잡아 죽인다거나 왜 게이가 될까 가정교육이 잘못된 거야, 라고 공공 게시판에서 비웃는다거나.
어떤 존재가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존재 자체에 대한 혐오는 지양하고 보다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