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박적으로 뇌리를 떠나지 않는 영화의 한 장면, 혹은 대사..

가 있어요.

 

여러 번 봤지만 워낙 오래 전의 일이라 명확하진 않지만 가물가물한 기억의 편린 속에서도  이 장면은 목에 걸린 가시처럼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바로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꾸는 그 유명한 꿈 장면이요.

 

명확한 배경은 기억나지 않는데 재판관들에게 주인공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나  재판관들은 그야말로

 

네 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이므로 너를 기소한다. 그것은,

 

바로

 

 

시간을 낭비한 죄이다.

 

 

라고 선고(? 혹은 얘기)하는 대목입니다.

 

 

 

 

악몽 비슷한 꿈도 종종 꿔요.

 

(주로 젊은 백수들이 많지만) 10~ 40대 초반 연령층의 남녀가 한 건물에 기숙하는, 고아원도 아니고 양로원도 아닌 '시설'에서 살고 있는 겁니다.

 

뭐 수용된 것 같진 않고 자발적으로 들어가서 살고 있는듯 하긴 했지만 꿈속에서도 참 암울한 심경이었던 것 같아요.

 

 

 

 

 


 

한동안 저 장면이 재판관이 아닌 저승사자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제 기억이 마음대로 각색을 했겠죠.

 

 

 

 

 

다른 분들은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이 강렬하셨나요?

 

    • 요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소셜 네트워크의 엔딩씬.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는 주인공의 얼굴이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더라고요.
    • 영화 블루에서 줄리엣 비노쉬가 주먹을 벽에 드드드드 긁으면서 걸어가는 장면.
      아...아파...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괴로웠으면...
      하면서 봤던 것이고 저 스스로가 괴로울 때면 그 장면이 자동적으로 리플레이 됩니다.
    • 샤유/친숙하게 그려지는 장면이랄까.
      시상식 같이 볼때나 격론의 장이 된 게시물에서 다음 댓글을 궁금해하며 했던 행동이라...
    • 얼룩이/아, 저도 기억나요, 그 장면. 세피아 푸른 빛 화면 속에서 비노쉬가 괴로워하던 그 표정이랑 행동들.
      전 이 영화에서랑 뽕네프의 연인이라는 영화에서 비노쉬의 낙망한 표정(뽕네프.는 지하철에 앉아있던 모습 같은 것)들이 저 역시 비감에 젖을때 종종 떠오르곤 합니다.
    • 피아니스트(미카엘 하네케)의 마지막 장면. 이자벨 위페르가 이전과 달리 자신을 굉장히 사무적으로 지나쳐가는 남자를 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가슴에 칼을 꽂았다가 뺍니다. 그리고는 건물을 빠져나와 유유히 어디론가 걸어가며 화면에서 사라져요.
      완전히 미쳐버리기에도 그렇다고 뻔뻔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기도 힘든때, 그 장면이 스쳐갑니다.
    • 언뜻 떠오르는 건 '포세이돈'에서 진 해크만이 뜨거운 증기에 달궈진 해치 손잡이에 매달려서 신을 향해 절규하는 장면, 아주 어릴 때 봤는데 정말 그 장면은 뇌리에 깊이 남아 있네요.

      '디어헌터'에서 크리스토퍼 월켄이 머리를 다친 뒤 병원 창가에서 메릴 스트립의 사진을 보는 장면, 간호사인가가 와서 누구 사진이냐고 물었던 것 같네요. 이건 참 잔잔한 장면인데도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어요. 마지막에 로버트 드 니로랑 러시안룰렛을 하는 그 충격적인 장면보다도 저는 더 인상적이었어요.

      케네스 브래너의 '프랑켄슈타인'에서 헬레나 본햄 카터가 괴물로 다시 살아난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고 불이 붙은 채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장면, 이건 정말 강렬하다는 단어에 딱 맞는 장면.

      '색,계'에서 탕웨이가 밤에 버스 창가에 앉아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았는지 손을 뻗어 비를 맞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 장면에서 Falling Rain 음악이 흐를 때... 영화 전체에서 가장 가슴을 파고든 장면이었어요.

      큭, 일단 한번 생각해보니까 막 떠오르는데 최근 영화는 별로 생각나는 게 없네요. 영화를 안 보기도 했지만.
      기억에서 오래 살아남은 것들만 떠오르니 역시 강렬하긴 했나 봐요.

      이 게시물 좋은데요?

      빠삐용 그 장면 저도 참 강렬했는데... 스티브 맥퀸도 그 대목에선 자신의 죄를 인정하죠.
      블루의 벽을 긁는 장면도... 저는 새끼를 낳은 쥐가 있는 방에 고양이를 던져 넣는 장면도 강렬했어요. 장면이라기보다는 행위 자체가 좀 충격적이었으니 뭐.

      앗, '피아노'에서 홀리 헌터가 도끼로 손가락 잘리고 풀썩 쓰러지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으, 갑자기 참을 수 없이 피아노가 보고 싶네요.ㅎㅎㅎ

      아, 폭주했다~
    • 저도 강렬한 것 밖엔 거의 기억이 안 나네요;;
      공포 영화라든지...으으으;;;
    • 아, 올려주신 클립 보니 제 기억에서보다 비노쉬가 더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었네요. 저는 이보다는 덜 먹먹한 분위기로 기억하고 있었고요.
      다시 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제 요즘 정서상... 잘 봤습니다.

      피아니스트,도 강렬한 영화지요. 네, 어떻게들 연기를 했는 지 배우들 정신 건강이 염려될 정도예요.
      전 엄마랑 같은 침대를 쓰는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절망감이 함께 떠오를 정도여서 아마 (한동안) 다시 보기는 힘들겠죠.

      차가운 달님, 폭주 아니에요.
      덕분에 저도 언급하신 영화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었어요. 특히 홀리 헌터의 연기, 다시 보고 싶어요. 전 이 영화 추석날 조조로 혼자 가서 봤는데
      첫 장면부터 왜인지 눈물 줄줄 흘리며 봤네요. 뭐 아마도 아름다운 화면과 어울리는 음악 때문이었겠죠. ost CD도 샀었는데 누가 빌려갔더라..;

      어둠 속의 댄서,는 음악이 좋았고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심은하가 돌 던지고 갔다가 다시 가게쪽으로 와서 안을 살피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어요.

      공포 영화라면 전 영혼의 카니발을 관통하던 음악이 떠오르네요. 이런 악몽같은 몽환적인 공포 영화는 좋아해서요.
      몇 십년 전에 AFKN에서 처음 강렬하게 보고는 영화 제목 까먹었다가 듀나님이 올리신 리뷰 발견하고 이거야,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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