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 봉제 인형을 보고 생각난 아버지.

어르신들 중 어떤 물건에 대해 수집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양주, 우표, 수석, 난 등등.(수석이랑 난은 수집이 아니군요.)

저희 아빠도 예전엔 양주를 모으시다가, 몸이 안 좋아지셔서 술을 안 드시고 더군다나 제가 어릴 적 다 퍼마셔버려서 더 이상 양주를 모으시지 않습니다. 대신 새로운 수집물품이 생기셨습니다. 한 2,3년 된 수집이신데, 저희 아빠는 곰돌이 푸 인형을 모으십니다.


뭐, 인형을 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모으실 때가 있으십니다. 저번에 여동생 보러 대구에 간 적이 있었는데 어느 아주머니 옷 파는 조그만 상점에 들어가시더니 엄마 옷을 사려나, 엄마가 저 옷들을 입기엔 10여년은 더 있어야 할텐데.. 생각을 했는데 푸 인형을 하나 들고 나오셨습니다. 뭐냐고 물어봤더니, 쇼윈도에 하나 있어서 사왔다. 옷집인데 인형을 파느냐 물으니 돈주는데 안 팔겠냐 하면서 5000원 주고 샀다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아빠는 컴퓨터를 모르시기에 인터넷 쇼핑도 모르시고, 저희 집은 인터넷도 안 됩니다. 쇼핑몰을 안하시는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기사, 아빠는 돈 쓰는 것을 정말 싫어하시는 분이시니깐.

어쨌든 집 거실 구석에 있는 아빠의 조그만 컬렉션입니다. 



곰 인형도 모으시긴 하는데 푸가 좋긴 좋으신가 봅니다. 자세히 보면 딱따구리 인형도 있는데, 이건 희귀한것 같아서 사왔답니다. 엄마는 저걸 굉장히 싫어하세요. 너무너무 싫어하는데 아빠는 들은척도 안하고.

    • 귀엽습니다. 쪼금 부럽습니다. 아는 언니한테 아버님이 키우는 강아지 옷을 만들어 입히신다는 얘기 들었을 때만큼 부럽습니다.
    • 모두가 잠든 시간에 쟤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엄청 무서울 것 같아요.
    • (어른에게 이런 말 하면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버님 너무 귀여우세요 ㅜ_ㅜ
    • 너무 귀여우세요. 푸 인형 택배로 보내드리고 싶어요 ^ㅡ^
    • 저희 아빠는 귀여움이랑 먼 사람이지만... 그래서 그런지
      이런 모습이 진지하게 이해가 안됩니다.;;
      아직 아빠 속을 몰라요.
      magnolia/일어난다면, 거실에서 주무시며 코고시는 아빠 코를 막아버릴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별가루/아빠가 엄청 좋아할텐데...ㅎ
    •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
    • 세상에 정말 푸를 모으신다는게 너무 멋지고 신선하고 귀여우세요(저도 실례가 안 된다면)!
    • 푸하하. 저도 왠지 기분이 좋아졌어요. 부럽기도하고.
    • 후후훗 재밌습니다.
      잘보면 푸인척 하는 빨간옷 입은 애들도 있는거 같습니다.

      근데 왜 똑같이 생긴걸 반복해서 사시는건지 궁금해요. 원래 콜렉터는 조금이라도 특이하고 다르게 생긴걸 모으는거 아니었던가요
    • Remedios/저 인형들만 고집하는 이유도 모르겠지만, 똑같이 생긴것만 사는것도 이해 안되요. 그렇다고 미친듯이 수집하는 것도 아니고, 길가다 보이면 사세요. 이젠 그러려니 하고 웃고 넘기죠. 엄마빼고.
      간첩 푸 인형은 아빠가 초창기에 산 인형들입니다. 개 인형 같은것들은 덤으로 받은 거라더군요.
    • 푸인척 빨간옷;; 진짜 귀여운 콜렉션이네요.
      인터넷을 아신다면 덕후의 세계로~~

      피천득 선생님이 연상이 되네요. 인형들을 애지중지 하시면서 밤에는 눈을 가려주기까지 하던 자상한 모습^^
    • 양주 대신 푸 인형이라니;; 반전이네요! 꿀대신 술 퍼먹는 푸가 연상되기도 하고 :)
      남자의 컬렉션은 뭔가 복합적인 욕망이 꿈틀대며 전시되는 대상같은데, 욕망이고 뭐고간에 일단 귀..귀여우십니다!
    • 그러고보니 가수 이승환씨도 인형 콜렉터죠. 마음속에 누구나 어린 아이 하나쯤 있는 것이라며 당당한!
    • 푸 인형 정도면 모을 만하지요. 푸근하고 귀엽고...
    • 와와 완전 귀여워요.
      말씀대로 비슷비슷한 인형들이니 효도를 위해 한정판 푸나 다른 아이템을 선물하세요.
    • 으하하 너무 귀여우시네요ㅠㅠ 디즈니랜드 같은데 놀러가시면 참 좋아하실듯..^^
    • 와 진짜 귀여우시다! 저라면 같이 모을 것같아요.나갔다 들어오면서 하나씩 보테고..토이스토리처럼 밤중에 저 아이들이 깨면 얼마나 재밌을까요. ㅎㅎ 똑같이 생긴 애들끼리 우르르.
    • 아 저 정말 소리내서 웃었어요. 웬만한 콜렉터 부럽지 않으시겠는데요. 아버님 멋지십니다.

      + 아버님이 푸 인형 수집하시는 방식이 저하고 비슷해서 왠지 반갑네요. 전 스누피가 그려져 있는 옷을 모으는 데 절대 일부러 찾지 않고 그냥 눈에 띄면 하나씩 사는 방식으로 모으고 있거든요.
    • 멋집니다. 부럽기도 하고.
    • 요즘 웹상에 자주 보이는 책광고가 생각납니다.<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맞나요? 우리 아빠가 귀엽거나 귀여울리 없는 사람인데, 모두들 귀엽다고 해주시니 기분 묘해요.헐헐.아빠한테 내일 얘기해주면 뭐라할지 궁금한데..자필로 고맙다고 글이라도 쓰라고 해야겠네요.ㅋ
    • 아 푸인척 빨간 옷 입고 있는 애들이 쟤들이군요 ㅋㅋㅋㅋ
      예전에 저희 아빠가 키우던 개님에게 집착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중(노)년남성들에겐 우리가 모를 무언가가 있겠죠.
    • 항상 귀찮아서 눈팅만 하다 가곤 하는데 이 글 때문에 정말정말 오랜만에 로그인했어요! 사진 보자마자 꺄악! 귀여워!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곰돌이 푸 컬렉션도 귀엽지만 말린해삼님 아버지 정말 귀여우세요. 그 아버지 우리 아버지랑 바꾸면 안 될까요? 우리 아버지도 되게 무뚝뚝한 성격이시고 잔정이 없으셨는데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시더니 강아지들의 슈퍼맨이 되셨습니다. 윗집 큰 개들이 내려와서 우리 강아지들을 문 적이 있는데 직접 윗집에 전화하셔서 항의하시고 ㅋㅋㅋ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들이 보이니 신기합니다.
    • 진짜 잘 보면 푸인척 빨간 옷 입은 애들 있네요:D 간첩이었어!
      꿀벌푸이랑 털달린파란모자쓴푸 특히 귀여워요. 그런데...아버지께 이것들 좀 야하지 않냐고 말해보세요ㅋ
    • 손주 보시면 할아버지 인기짱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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