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어드세요...발라드시든가,,,

저녁을 먹고 있었어요. 평범한 식사였어요. 된장찌게, 고등어 한 마리, 갓김치와 밑반찬류 몇 가지.
동생과 저는 조용히 밥만 먹었어요. 그러다가 웃긴 얘기가 생각난 거예요. 아, 기회다!

 

이런 거예요. 내가 물을 마시고 있을 때 동생이 웃겨요.
참지 못하고 물을 뿜으면 동생이 이기는 거고, 끝내 물을 삼키면 내가 이기는.
상금이나 상품같은 건 없어요. 그냥 명예로울뿐..
지금까지는 동생이 조금 앞섰어요.
고등학교때 포도 봉봉을 먹고 있는데 동생이 웃겨서 봉봉이 콧구멍으로 나왔거든요.-.-;
그 후로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뭐, 동생도 저도 이제 어른이고,
입에서 음식물을 뿜어대는게 근사한 장면은 아니니까 한동안 주춤.
그리고 이제 웬만한 걸로는 웃지도 않아요.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저녁.
조용히 밥을 먹던 동생에게, 시골에서 서울에 놀러왔다간 이모얘기를 해줬어요.
밥을 먹던 우리는 오랜만에 막 미친 듯이 웃었어요. 그러다가..동생이 '윽' 하는 거예요.
"야, 왜?"
동생이 오만상을 쓰면서 고개를 드는데...세상에...
입 주위가 꼭 쥐 잡아 먹은 것처럼 피로 흥건.
"야, 뭐야, 왜?"
"아바바 아바바"
아픈지 어버버하는 동생에 입 속을 봤어요.
저는 동생이 웃다가 혀라도 씹은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었어요.
뭔지 모를 것이...혓바닥을 뚫었어요!
동생과 저는 밥먹다 말고, 택시타고 응급실행.
의사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고등어 가시가 혓바닥을 뚫는지 궁금해 하셨어요. 낚시바늘도 아니고, 고등어 가시라니...고등어 가시라니...
집에 돌아왔어요. 동생은 오만상을 쓰면서 또 어버버 어버버 뭐라고 했어요.
아마도 한 번만 더 웃기면 죽여버리겠다..뭐 그런 거겠죠.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저는 명예롭게 이 장난에서 은퇴합니다.
지루한 이야기의 교훈은요..저녁밥은 되도록 일반외과가 문을 열고 있을 때 먹을 것(십 만원 넘게 깨졌어요ㅠ.ㅠ)
그리고 포도 봉봉은 꼭 씹어드세요~^^

 

 

 

 

 

 

 

 

 

    • 지금 깨끗한 얼음을 씹어먹고 있는데.. ㅎㅎㅎ
    • 어머... 이거 참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묘한 얘기군요... 그래도 고등어가시 너무 웃겨죠 죄송 ㅠ
    • 저는 그냥 녹여주세요..(에?)
    • 이제 동생분은 고등어에 대한 슬픈 트라우마가 생기고..
    • 고등어는 저도..이제는 통째 씹어먹는 과매기 같은 걸로..ㅠ.ㅠ
    • 비슷한 이유로 저는 생선전을 먹지 않습니다.
    • 덜덜덜..고등어 가시가 혀에 박히다니.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신혼인 아내가 화장실서 이를 닦고 있는데, 남편이 장난친답시고 뒤에서 어이! 하고 놀래켰어요.
      깜놀한 아내는 칫솔을 꿀꺽 삼켰죠; 그래서 응급실로 고고싱.
      응급실 의료진은 에이 설마 하며 엑스레이를 찍게 했는데...아아. 하루에도 몇 십 개 씩은 보던 매우 익숙한 가슴 엑스레이에서 보이는 그 생경하기 그지없는 선명한 칫솔모라니요. 칫솔대는 플라스틱이라 엑스레이 화면에 나오지 않더라고요.
      칫솔이 식도로 깔끔하게 들어가서 다행이었죠. 들어가다가 식도가 다치기라도 했으면 그건 정말 초응급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 내시경으로 무사히 빼냈습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케이스였기에 무척 황당하면서도 재미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 칫솔이라니...칫솔이라니...
    • 남자간호사 / 대박이네요!! 얼마나 놀라면 그 긴 칫솔이 삼켜지나요;;;; 아무튼 정말 하늘이 도왔나봐요 그 분... 다행이에요.
    • 얼마전에 생선가시가 입안 볼안쪽 부분에 박혀서 몇 분동안 어버버했을 때 그 잠깐도 아프던데, 혓바닥이라니ㅡ.ㅡ
    • 오렌지카밤 / 그런데 그 부부가 칫솔 삼킨 유일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거죠! 하늘이 사람들을 꽤 도우나봐요.
      아, 예닐곱살 남동생이 500원 동전 먹고 응급실와서 엑스레이 찍어서 장에 선명하게 드러난 동전 음영에 빵 터져서 깔깔 웃어대며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 찍기 바쁘던 중학생 누나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 이것도 생명에 전혀 지장없는 케이스라 재밌게 기억에 남았어요. 심지어 동전이라 내시경도 필요없죠. 나중에 밑으로 생리작용과 함께 자연스레 나올테니까요.

      필명없음 / 하하. 이제라도 제 덧글 지우고 도전해볼까요!
    • 제목만 읽었는데 왜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가 생각나는걸까요.
    • 제목 '발라드세요'가 더 맞지 않을까요.ㅎ
    • 가시 목에 한번 걸려보면 정말 죽다가 살아나요~
      생선가시 정말 조심해야돼요..
      남자간호사님 놀래킨 이야기 들어니 장난으로 여친 놀래켜줄려고
      집에 숨어있다 문열고 들어오는데 왁~ 이랬다가 여친이 너무 놀래 밖으로
      미친듯이 뛰쳐나가다 교통사고 나서 즉사한 사건도 있어요! 여자들한테
      놀래키는 장난 조심해야 됩니다!
    • 제가 젤 좋아하는 크리미 요거트 먹다 웃겨서 뿜었으니... 깨끗한 얼음님은 일타 몇 피인지... ㅠㅠ
      coffee香 / 그런 도시괴담같은 일이 있다니요.
    • 석류씨 목에 걸리면 아프진 않은데, 씹은 석류씨들이 목구멍에 달라붙어있는 느낌이 그렇게 괴롭더라구요.
      결국 기침 끝에 한숱가락 정도가 나왔습니다.ㅠㅠ
    • 근데 시골에서 서울로 왔다간 이모 이야기가 뭔지는 왜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겁니까??
    • 이모가 서울에 놀러왔다가 선을 봤는데 너무 긴장해서 냉면을 후후 불어서 먹었다 그런 얘기 아니었을까요??
    • 놀래켯다고 칫솔을 목구멍을 넘겨 뱃속으로 삼켜버렸다는 이야기는 상식적으로 믿기 힘들고, 아마 다른 이유로 넣었는데
      도저히 병원에서 사실대로 말하기 곤란해서 놀래켜서 그랬다고 환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닐까 짐작.
    • 엔딤/ 믿기 힘들 것 씩이나요.. 사고잖아요. 사고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죠. 딱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는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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